정토행자의 하루

노원법당
나눔꽃 피어나는 주말 노원문화의 거리
4인4색 JTS 거리모금 수행담


[노원정토회 노원법당]
나눔꽃 피어나는 주말 노원문화의 거리
4인4색 JTS 거리모금 수행담

두 달 전에 ‘두 남자의 무(모)한 도전’으로 소식 전한 노원법당입니다. 오늘은 그에 못지 않은 무한도전의 주인공 네 분을 모셨습니다. 정토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마음 내어 해보았을 JTS 거리모금. 정말 마음공부가 되고 수행이 되지만 어떻게든 피하고 싶기도 한 JTS 거리모금. 이 활동으로 ‘일과 수행의 통일’을 이루어내고 있는 노원의 수행자들을 소개합니다.
노원법당은 매주 주말이면 JTS 캠페인이 열리는 곳입니다. JTS 캠페인의 메카 인사동에서도 한 달에 한번만 캠페인이 진행되던 2013년, 신생 법당이던 노원법당에서 매주 토요일 3시가 되면 꼬박꼬박 캠페인이 열리도록 만들었던 손연우 거사부터 만나보겠습니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처음에 시작할 때 누가 하래서 한 게 아니잖아요? 도대체 왜, 하라는 사람도 없는데, 노원문화의 거리에서, 주말마다 거리모금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손연우_ 그때는 불교대학도 안 다닌 천일결사자였어요. 총무님이 “거리모금 한 번 할래요?”라는 문자를 주셨어요. 그래서 한 번 나갔어요. 몇 번 참가자로 나가니 담당자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때 세계시민교육을 받고 담당자를 하면서 한 달에 한 번 하던 거리모금을 매주 하게 되었어요. 

괴로워서 정토회에 들어왔는데 스님 법문을 들어보면 봉사를 하면 좋아진다, 법문만 들으면 머리로는 되지만 몸으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 말씀을 듣고 JTS 활동이 나에게 치유책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뭔지 모르지만 치유책이 될 거다, 이렇게.

그때 통일축전 준비에도 참여했어요. 하라는 건 뭐든지 했어요. 봉사를 하고 참여를 하면 바뀔 수 있다고 하니까. 힘든데도 했어요. (힘들었어요?) 사실 힘들죠. 제 습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일요일이면 늦게 일어나 뒹굴고 3시쯤 일어나서 내일도 출근해야 하나 괴로워하고. 그런 생활을 십년 넘게 했던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바뀌겠어요? 

지금은 어떠세요?
손연우_ 음엔 직장생활이 너무 괴로워서 몸만 직장에 두고 정신은 정토회에 온통 쏟아 붓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직장에도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어요. (치유가 됐네요?) 네, 회사가 재밌어요 요즘엔. 그래서 회사에서 늦게 퇴근해도 피곤하지가 않아요. (정토회에 치료비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맞아 맞아 ㅎㅎ) 이젠 여기서도 좋고 저기서도 좋아요. 제가 미련한 구석이 있어서 어렸을 때도 어머니가 쓴 약을 주시면서 이거 먹으면 낫는다고 하면 써도 꾸역꾸역 먹곤 했어요. 그런 미련함으로 JTS 활동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거리모금은 숙여야 하는 일이잖아요. 저의 예전 모습과는 정말 맞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하고 나니 힘든 속에 해답이 있었어요. 그리고 일회적으로 하는 봉사가 아닌 꾸준히 한 봉사가 마음과 몸을 일치시켜줬던 것 같아요. 


▲ 매주 토요일 세시면 노원문화의 거리는 JTS의 나눔꽃이 피어났습니다.(기타를 들고 있는 손연우 거사) 

지금은 무슨 일 하세요?
손연우_  달에 한 번은 아직도 JTS 봉사 하고요, 저녁 불교대팀장을 하고 있어요. 

손연우 거사가 세운 매주 JTS 캠페인의 전통을 최인자 보살이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기로 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최인자_ 처음 거리모금을 한 건 추운 겨울이었어요.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렵고. 내가 처음 가서는 속으로 욕을 했다니까요.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어? 돈 벌어서 보시하는 게 낫지, 이렇게 생각되더라고요. 처음엔 다른 쪽으로 생각을 못하고 돈을 모은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법당을 다니다보니까 손연우 거사나 함께 하는 다른 이들이 너무 대단한 거예요. 매주 빠지지 않고 하니까. 그걸 보고 마음을 내게 된 것 같아요. 
제가 JTS 담당을 맡게 된 건 올 초부터인데 저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좀 여의치 않으면 그 주는 하지말자는 말도 나오지만 저는 아니다, 시민들과의 무언의 약속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아무도 안 나왔을 때 혼자 한 적이 있죠. 

오잉? 혼자서 캠페인을? ‘매주 JTS 캠페인’의 손연우 거사와 ‘혼자 JTS 캠페인’의 최인자 보살은 노원에 회자되는 전설이기도 합니다. 아래 최인자 보살의 ‘혼자 JTS 캠페인’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입재식과 희망 강연 홍보와 준비 등으로 법당이 정신없이 돌아가느라 봉사자들이 부족해서 드디어 나에게 거리모금을 혼자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일 힘들었던 물건 나르기도 법당에서 회의 중이던 도반들이 챙겨주고 도와주다보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가뿐하게 되었고 탁자 펴고 진행 순서대로 명심문하고 노래 부르고 열심히 멘트를 날리다보니(중략) 덩그러니 놓여진 커다란  모금함에 모금이 되고 안되고,에 잠시 흔들리는 마음을 바라보며 인간의 마음이란 이런 작은 것에 풀이 죽고 기운이 나고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지켜보았다.  

4월의 아름다운 봄날, 이제 태양의 뜨거움이 여름 못지않은 열기를 보내는 오후였다. 다음 담당자에겐 할 때 파라솔이나 챙 있는 모자를 준비하고 시원한 물을 챙기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금함에 쨍그랑 쨍그랑 넣어준 고사리 손들의 동전들에 한없이 감사하였다. 

언젠가 만약 내가 혼자 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이렇게 체험해보니 달랐다. 행동은 안하고 생각만 하면서 고민하고 상을 짓는 게 문제일 뿐, 실제 해보면 별것 아니다. 한다는 것이 그리고 산다는 것이 정말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고 가볍다. 지나고 나면 별 문제가 아님을 다시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이든지 하기로 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는 것이 내 의지처가 될 첫 걸음임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 4월의 어느 멋진 날, 혼자 한 JTS 거리모금 (최인자 보살)

이렇게 심지가 단단한 두 사람을 기둥으로 노원법당의 도반들은 JTS 봉사를 자기 수행처로 삼고 있는데, 그 중에도 특히 다른 모든 봉사는 할 수 있으나 JTS 봉사만은 시키지 말아달라며 손사래를 치시던 보살도 있었답니다. 노원법당의 배고픈 중생들을 어미닭처럼 거둬먹이는 법회팀장 홍경주 보살인데 어느날 엉겁결에 거리모금에 동참하고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습니다. 

내 까르마가 남한테 뭘 해달라고 절대 못하기에 JTS 봉사를 다음에, 다음에 하고 미룬 게 삼년이나 됐다! 하도 뜸을 들여 미안하고 이제는 해 봐야 되지 않나 싶을 때였다. 어느 일요일 집에 가려는데 JTS 모금 활동하게 짐이나 옮겨 달라고 했다, 미끼였네! 

마음에 준비도 없이 그냥 옆에 서있기만 해도 된다고 했다. 유지훈 법우가 마이크로 안내말을 읽는데 나는 옆에서 인사만 했다!

한 삼십분쯤 지나 유지훈 법우가 힘들어보여 교대했다! 몇 장 읽다보니 어느 새 내가 글 내용에 감동하여 열심히 호소하고 있었다. 날이 더워 목소리 내기가 힘들었다. 모금함에 누가 보시를 안 하면 힘이 빠졌다. 

삼십분 정도로 안내한 다음 모금함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시하는데 너무 싫었다.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기대하는 내 마음,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면 실망하는 내 마음. 저 커플은 좀 모금해줄까 기대하다가 주지 않으면 섭섭해하고, 차라리 내가 보시하는 게 쉽겠다, 등등 갖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불편했다.

천 원 한 장이 얼마나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바라는 맘을 내게 하는지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었다. 얼떨결에 모금 활동을 마치고 나니 그동안 봉사해온 도반들이 참 훌륭해 보였다! 얼마나 더 해야 나는 싫고 좋은 감정 없이 할 수 있게 될까! 정토에서 젤 힘든 봉사가 JTS 봉사인 거 같다!

▲ 싫은 걸 예, 하고 하는 게 업장 소멸! 업장 소멸 제대로 하신 홍경주 보살
 
또한 매주 캠페인이 열리는지라 종종 근처의 중고생들이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선생님과 함께 참가하기도 합니다. 학교의 학생들을 데리고 인사동에서만 거리모금을 하던 시절부터 캠페인에 참여해온 박선화 보살의 깨달음이 있는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오전에 비가 내려 거리모금을 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었으나 오후에는 날이 개어 기쁘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비 온 뒤의 시원하고 상큼한 날씨에 더 즐겁고 행복한 거리모금이었습니다.

늘 학생들 데리고 오면 애들 사진 찍어주고 왔다 갔다 하느라 제대로 모금에 집중하지 못했었기에 오늘은 온전히 참석하리라 마음을 내었습니다. 사방에 음악소리에 바쁜 발걸음에 멘트하기가 뻘쭘하여 머뭇거리다가 지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온전히 복을 비는 마음으로 공손히 허리 굽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아상이 강하니 한없이 굽히는 마음으로 허리를 굽혀 절을 하는 게 내 수행이다, 하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모금이 되고 안 되고는 크게 마음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한참 후에 오신 첫 손님은 아버지와 쇼핑 온 중학생, 아버지가 아들 손에 천원을 쥐어주고 멀찍이 흐뭇하고 바라보십니다. 가슴이 찡합니다. 훌륭하신 아버지 덕에 아들 마음에 선행의 씨앗이 심어지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다음에는 아까와 비슷한 또래의 딸을 데리고 나온 아버지가 역시 딸에게 천원을 쥐어 보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연인이 지나가다 남친이 기부하는 것을 여친이 멀리서 웃으며 봐주는 모습도 보기 좋고 꼬맹이에게 천원을 쥐어주는 애기엄마의 모습도 따스합니다. 예전엔 모금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져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오늘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따스해졌습니다. 

끝난 다음 학생들과 마음 나누기에 그런 얘기를 했더니 박수를 쳐줘서 기뻤습니다.  모금이 많이 되어 기뻤고, 외면당해 힘들었다는 나누기에는 공감도 했지만 우리가 모금을 통하여 굶주리는 아이를 살리는 일도 하지만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내 마음을 잘 살펴 상대와 관계없이 모금하는 게 내 삶의 행복이 되게 하자고 하니 여학생 두 명은 끄덕끄덕 합니다. 까불까불하던 남학생들은 알아들었을까요? 10년 넘게 학생들과 거리모금을 해왔지만 오늘은 온전히 감사함을 경험해서 기뻤습니다.

▲ 학생들과 함께 한 깨달음, 박선화 보살(뒷줄 왼쪽 네번째)
 
‘굶주리는 아이를 살리는 일도 하지만,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내 마음을 잘 살펴 상대와 관계없이 모금 하는 게 내 삶의 행복이 되게 하자.’ 

거리모금의 의미를 완벽히 담은 한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임을 알고 봉사를 하면서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이 정토행자의 수행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기사를 마칩니다. Posted by 정혜진 희망리포터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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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환

잘 읽었읍니다.♡♡♡

2015-09-18 23:19:48

최인자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훌륭하신 도반들이 많이 있어 자랑스런 노원법당입니다~^^

2015-09-18 10:34:51

대거화박순천

손연우거사님, 최인자보살님, 홍경주보살님, 박선화보살님 그리고 눈앞에 만난듯 맛깔나게 글을 써주신 정혜진보살님
당신들 덕분에 이 세상이 더 아름답게 느껴져요~^^

2015-09-17 18: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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