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법당
가마솥 같은 공양간, 그곳이 곧 극락이고 정토
[사하정토회 사하법당]
가마솥 같은 공양간, 그곳이 곧 극락이고 정토
사하정토법당은 가정법회를 시작으로 2012년 1월에 법당을 개원했습니다. 당리 새마을금고 버스정류소 바로 앞에 있는 사하법당은, 지하는 노래방, 1층은 닭집, 2층은 호프집 그리고 3층이 법당입니다. 18평 되는 공간에는 사무실도 따로 없고 공양간도 남쪽 베란다를 활용해 만들었는데 음식을 하느라 한두 명만 서 있으면 지나다니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공양을 준비하고 있는 송경희(왼쪽), 이월수(오른쪽) 보살
요즘처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면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음식을 하려고해도 불 앞에 서기만 하면 땀이 줄줄 흐르는데, 좁은 공양간에는 에어컨 실외기까지 자리 잡고있어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불가마다.’라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좁고 불편하고 여름에는 찜질방 이상 온도가 올라가는 공양간에서 음식을 하는 게 만만치 않을텐데, 매주 봄불교대 공양소임을 맡은 이월수, 송경희 보살은 과연 어떻게 해내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공양간 온도를 높이고 있는 에어컨 실외기, 그 앞에서 쓰레기 정리 중인 허성란 보살
처음에는 공양간 소임을 맡을 사람이 마땅치 않아 떠밀리듯 하게 되었지만, 공양을 준비하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맘으로 하니 줄줄 흐르는 땀도 감사히 여겨지고, 도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보람과 행복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힘들었던 점은 집에서 가족들이 먹을 적은 양의 음식만 하다가 많은 대중이 먹을 음식을 하려니, 처음에는 만드는 일 자체가 서툴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떤 음식을 선택할지가 재미난 고민거리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맛있게 잘 먹기를 바라는 엄마의 맘과 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정성껏 올린 공양을 맛있게 먹고 있는 봄불교대학생들
법륜스님은, 지옥 중생을 구하려는 마음을 낸 이에겐 지옥은 극락이며 정토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좁고 불편한 가마솥 같은 공양간도 전법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곧 극락이고 정토가 아닐까, 우리 법당 공양을 담당하고 있는 보살들의 웃음을 보며 생각하게 됩니다.
개원 당시 사하정토회는 회원이 20명 정도였으나 지금은 100명이 넘습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법당에 제대로 앉기도 힘들어 다닥다닥 붙어앉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더 많은 대중이 함께하기 위해서는 넓은 법당도 필요하고 활동가들이 상시로 이용할 수 있는 사무실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달 전부터 다른 곳으로 불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하루 빨리 사하법당이 원만 불사를 해서 공양간에서 대중을 위해 고생하는 보살들이 땀을 조금이라도 덜 흘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엄윤주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