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용인법당
우리를 반짝반짝 빛나게 했던 시간들
가을 경전반 졸업생 이야기

졸업식과 입재식 무대에 오르는 등 숱한 추억을 함께했던 용인법당 경전반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용인정토회 용인법당]
우리를 반짝반짝 빛나게 했던 시간들
가을 경전반 졸업생 이야기

2013년 가을, 더위가 한풀 꺽였을 무렵, <힐링캠프>에 법륜스님이 나오신 덕분인지, 그 해 불교대학 입학생들은 다른 해보다 많았습니다. 


▲ 8-3차 천일결사 입재식 무대에서 다시 선 보인 뿌레무 공연 (2014. 10. 12)

가을 입학생들은 봄 입학생들에 비해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봄이 의욕과 활기가 넘친다면 가을은 삶의 슬픔까지도 품는 인생의 깊이를 아는 이들이 모이는 듯합니다. 전적으로 저만의 느낌이지만요. 주간반은 30, 40대의 젊은 주부들이 몇 있어 살림과 육아의 고민을 서로 얘기하면서 친해지고 의지하게 되곤 합니다. 반면 저녁반은 직장을 마치고 와 졸린 눈을 치뜨며 열공모드로 임하는 거사님들 덕에 자연스레 학구적인 분위기가 됩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난 2년간 있었던 많은 추억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인도춤 ‘뿌레무’ 공연일 겁니다. 30대 후반인 어여쁜 홍지영 보살님의 젊고 톡톡 튀는 안무로 2014년 가을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압도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에 매여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자유로웠던 보살님의 열정을 볼 수 있었던, 정말 다시 떠올려봐도 멋졌던 춤! 잊을 수가 없습니다.


▲ 2014년 가을불교대학 졸업식 무대에 오른 뿌레무 공연 (2014. 7. 20)

2년이라는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그 시간 동안 함께하며 무르익어간 나누기는 우리의 마음을 살찌우며 내면을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저녁반의 한은희 보살님은 불대입학 후 2년 과정을 마치면서, 장거리를 이동할 때면 기사 노릇까지 해주면서 적극 응원해준 남편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여보, 인생 후반에 이렇게 좋은 선물을 맘껏 누리게 해주어서 고마워요.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게요.” 낯설었을 엄마의 보살 변신도 여유롭게 받아준 두 딸들을 생각하며 가족이란 인연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가을 불교대학 담당을 맡게 되었는데 그 열정적인 모습은 정말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담당을 맡았던 박복순 보살님은 소임 덕에 수업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고 공부도 진척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자기 고민에만 함몰되어 무겁게 살아오다 새로운 관점을 배워 깃털처럼 가볍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졸업을 앞두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여전히 예전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은 2년 동안 수행으로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기틀를 마련한 것 같아 마음 뿌듯하더라고도 했습니다. 이 보살은 2년동안 한 분 한분에게 정성을 쏟으면서 보살심이 무엇인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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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반의 아리따운 보살님들 


그리고 김현정 보살님은 사춘기를 호되게 겪은 아들을 보면서 ’지켜본다’는 게 아이를 위하는 길이라는 걸 깨달았고, 또 아들이 깨달음의장을 다녀와 달라진 걸 보곤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넘쳐나 봉사를 거침없이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불교대학 다닐 때는 힘들어서 도움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경전반 수업을 들으면서는 스승님이 내 어깨를 밀며 ‘일어나라, 움직여라, 행하라’고 자꾸 말씀하시는 것 같아 스스로 자기 길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봄불교대학 소임을 맡았는데,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삶이 얼마나 보람되고 행복해지게 만드는지 조금씩 깨닫는 요즘이 너무 즐겁다고 합니다.

5세, 7세의 두 아들을 둔 김수진 보살님은 힘들지만 끈을 놓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했는데, 공부하는 지난 2년동안 가장 변한 것은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 ‘원래 나’라고 착각하고 ‘현재의 나’를 부정하다보니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요구하게 되어 괴로움에 빠졌었습니다. 당시엔 그게 욕심이라는 것조차 몰랐는데, 이제는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동기들과 함께 경전반 졸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다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좋고, 평생의 도반들이 있다는 게 참으로 소중하다면서 2년간 바라지해주신 이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 2015 가을 경전반 졸업식에서. 왼쪽부터 김지수, 조혜원, 손명옥, 강춘모, 박복순, 한은희, 김현정 보살님.

또 새벽이면 법당에 나와 항상 자리를 지켰던 조혜원 보살님, 2년전 가슴이 허해서 불교경전이나 읽을까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렸다며, 그때와 지금 별반 바뀐 것은 없지만 자신이 문제가 많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 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도 유연해지고, 내 꼬라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참 많은 피해의식과 허한 마음을 품고 살아왔구나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강박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부터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쉬워졌다고 합니다. 졸업은 수행의 연장선 상에 있는 한 과정이며 다음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매듭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직장다니며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저녁반 강춘모 거사님은 법륜스님을 유투브 즉문즉설을 통해 처음 뵙게 되면서부터 지금까지가 긴 시간으로 느껴지기도, 한 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깨달음의장에서 깨달음이란 ‘여실지견,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란 말을 듣고 충격과 희열을 맛보았고, 명상수련에선 생각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가슴 후련한 느낌으로 지난 2년을 되돌아보니 괴로움이 상당 부분 줄었고, 그 자리를 자유로움이 차지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세상에 더 잘 쓰이도록 하겠답니다. 이번에 거사님 부인도 가을불교대를 졸업하셨는데 함께 있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입니다.

충주에서 졸업식을 마치며 올라오는 길, 인생에서 가장 멋진 2년을 보냈구나! 그렇게 반짝 반짝 마음을 빛나게 했던 시간이었구나. 이제 졸업하면 다시 시작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따라 마음 속에 부처님을 안고, 신자가 아니라 수행자로 사는 삶에 발걸음을 내딛어봅니다.

도반들이 있어 이 길을 올 수 있었습니다. 비록 끝까지 함께 못한 도반도 있지만 서로의 가슴 속에 별처럼 빛나게 해주던 소중한 마음들에 감사합니다. 도반들의 글과 얼굴들을 다 실지 못한 점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린 이제 자신감 넘치고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 되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Posted by 김지수 희망리포터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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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보리안님, <br />8-3차 맞네요, 수정했습니다~ <br />감사합니다!

2015-07-30 05:43:52

보리안

수행담이 참 마음에 다가오네요. 저 춤... 뿌레춤. 8-3차 아닌가요? 그때 난타 공연도 있었지요. 암튼 수준이 확 높아진 공연을 보며 아주 많이 즐기고 격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도 공연 연습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지요.^^ 희망리포터님 즐거운 소식 감사합니다.

2015-07-30 02:11:42

무량덕

나누기를 통해 감동적인 수행담을 알게 되었습니다. 춤 사진이.참 멋있어요.

2015-07-29 15: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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