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12월 3주차(2)
문경수련원 & 송파/내서 법당 소식

문경수련원의 ‘법우’라는 이름으로 만나 ‘함께’라는 양념도 열심히 버무린 김장하기, 송파법당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의 기획법회, 내서법당 법륜성형외과에서 예뻐진 봉사제일 최유정 보살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문경수련원]

‘법우’라는 이름으로 만나 ‘함께’라는 양념도 열심히 버무린 김장하기쇼윈도에 걸린 옷들이 바뀌고 길거리에 따뜻한 호떡이 반갑게 겨울을 알립니다. 문경의 겨울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붉고 화려했던 단풍의 색이 바라고 대웅전 뒷산들이 고혹적으로 점잖게 바뀌면, 김장할 때입니다.

수련원에는 매달 하루, 공동체의 날이 있습니다. 이 날은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합하여 일하는 울력을 합니다. 그 외에 눈 오는 날, 김장하는 날에는 특별한 울력이 있습니다. 달력 가득한 계획에 바빠도 울력만큼은 모두의 1순위가 됩니다.

11월 19일, 문경 수련원이 분주합니다. 트럭이 배추를 가득 옮깁니다. 수련원의 농사는 20대 젊은 여 법우님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많은 수련원 농사, 눈물로 자란 배추도 함께 옮겨집니다.

행자들은 목재와 디딤새로 그럴싸한 김장시설을 만듭니다. 공양간은 도마와 소쿠리들이 모여져 있고, 공양주 법우님은 따뜻한 간식까지 준비를 마칩니다. 1,500포기 김장을 담그기 위해 열 명이 넘는 이들이 며칠 전부터 모임을 가졌습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김장 대작전.

김장하기는 백일출가 행자부터 노보살님, 법사님까지 모두가 참여합니다. 집에서는 배추 한 포기 씻어본 적도 없는 젊은 청춘들이 김치통을 씻고,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듭니다. 문경수련원의 생활은 겨울이 진짜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 번째 겨울을 맞은 저 역시 그 말에 공감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처음 맛보는 문경의 겨울이 고생스럽게 남아있습니다. 얼굴을 칭칭 감고 눈만 빠끔히 드러내고 했던 김장은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눈까지 내렸던 작년 김장하던 날, 지금 돌아보면 도반들이 남아있습니다. 그 날 내 옆에서 절인 배추를 같이 쌓았던 도반, 차가운 물속에 몸을 담가 일을 하던 멋진 도반들. 한 해가 지나 다시 한 김장. 날씨는 보다 따뜻했고, 도반들과 함께한 시간 역시 더 따뜻하게 지났습니다.

수련원에는 간편하고 매콤한 맛이 좋은 라면은 없습니다. 대신, 진하고 마음 따뜻하게 채워주는 ‘함께라면’이 있습니다. 이 ‘함께라면’의 힘으로 올해 김장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던 이틀 동안 우리는 법우라는 이름으로 만나 ‘함께’라는 양념도 열심히 버무렸습니다. 한 해 지나 다시 김장할 때가 오면, 우리의 수행 이야기도 더욱 무르익기를, 더 맛있고 건강하게 익어가기를……. Posted by 김미진 희망리포터

장화 옷을 입고 소금물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고 있습니다. 불사를 담당하는 황은희 법우의 밝은 모습~~
▲ 장화 옷을 입고 소금물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고 있습니다. 불사를 담당하는 황은희 법우의 밝은 모습~~

배추 양념 버무리는 중^^ 수련공양바라지팀장 정인숙 법우와 희망리포터 김미진 법우(오른쪽)
▲ 배추 양념 버무리는 중^^ 수련공양바라지팀장 정인숙 법우와 희망리포터 김미진 법우(오른쪽)

1500포기 김장 절이기 작업 마치고 잠시 휴식하며! 휴~와~!~~
▲ 1500포기 김장 절이기 작업 마치고 잠시 휴식하며! 휴~와~!~~

[송파정토회 송파법당]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의 기획법회12월 2일(화) 저녁 7시, 송파법당의 행복 모둠과 명행족 모둠이 공동으로 강동수도사업소에서 행복강좌를 개최하였습니다. 모둠원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어렵사리 장소와 일정을 잡은 날에 하필 한파주의보라니 낙담이 되고, 참석자가 얼마나 올까 걱정도 되었지요.

무거운 마음으로 강연 장소에 도착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불교대학 시절 동문수학 하던 보살님이 그곳 직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보살님 도움으로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직원 세 명이 참석하기도 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열여섯 명이 훈훈한 법회를 열었습니다. 나누기 시간에 엄마가 아이들과 싸우는 어리석음에 대해서 두 분이나 자신의 이야기라며 이젠 아이와 다투지 않고 ‘슬쩍슬쩍’ 지혜롭게 그 자리를 피하며 ‘진정한 갑’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여 한바탕 웃었습니다. 또 학교 선생님인 지인은 그동안 아이들에게 너무 잔소리를 퍼부은 것 같다며 빙긋이 웃으며 아이들을 바라보던 스님의 방법을 활용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법당 내에서도 힘든 기획법회를 8-3차 천일결사 실천과제로 법당 밖에서 지인을 대상으로 하려니 어려운 실정을 몰라주는 것 같아 분별심이 올라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3회에 걸친 기획법회를 잘 치르면서 모둠원들의 숨은 재능이 발굴되었고, 전법의 보람을 얻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번 남은 마지막 기획법회에서도 좀 더 능력을 발휘해 보자고 다짐해 봅니다. Posted by 최은희 희망리포터

우리 더 많이 행복해져요~^^
▲ 우리 더 많이 행복해져요~^^

[마산정토회 내서법당]

법륜성형외과에서 예뻐진 봉사제일 최유정 보살님내서법당에는 봉사활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최유정 보살님이 있습니다. 보살님은 2008년 정토회와 인연이 되어 마산법당에서 활동을 하다 지금은 내서법당 봄불교대학 담당자의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다음은 보살님의 수행이야기입니다.

“저는 술과 도박, 바람 등으로 무책임하게 가정을 내팽개친 남편과의 갈등으로 늘 일그러진 얼굴이었고, 결국은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행복을 찾기 위해 이 절 저 절 찾아다니기도 하고, 심리학 공부도 해보았지만 행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정토회와 인연이 되었고, 불교대학에 다니며 ‘깨달음의 장’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유애경 보살님에게 JTS 모금하는 방법을 배우고는 그날 바로 유 보살님을 따라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쉽지만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참 재미있었고 잘 쓰이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이후 일주일에 두 번씩 거리모금을 하면서 더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고개를 위로 들 줄만 알았던 도도하고 깐깐했던 제가 모금을 통해 저를 낮추는 법도 배우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도 많이 생겼습니다. 상냥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모금했던 것이 어느새 저에겐 큰 재산이 되었고, 수행과 봉사가 하나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워져서 그런지 저에게 인생 상담하러 오는 사람도 꽤 많아졌는데 물론 그럴 때마다 정토회를 소개한답니다.

지금은 잘 웃으니 ‘인상이 바뀌었다, 예뻐졌다’는 등의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럴 때면 법륜성형외과에서 했다고 농담도 합니다. ‘두려움과 잘하려고 하는 마음, 내 식대로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겸손하면서도 용감하고 씩씩하게, 말과 행동은 재바르게,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하게’를 마음에 새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20여 년간 요양원과 노인요양병원에서 이・미용 봉사를 하며 관리자들의 말과 행동에 속상했던 적이 많았고 그때마다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가 어떤 말을 하던 다 이해가 되고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여집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법당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그 길이 스승님과 모든 이들에게 은혜 갚는 길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저처럼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전법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네 명의 도반을 이번 가을불대로 이끈 활발하고 상냥한 성격의 최유정 보살님은 ‘너와 내가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으로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정토세상, 남북통일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서원으로 열심히 수행정진하고 있답니다. 전국사회복지 ‘나눔대회’에서 자원봉사부분 보건복지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한 내서법당의 자랑스러운 보살님입니다. Posted by 허명자 희망리포터

정회원 보고 때~ 왼쪽이 최유정 보살님, 이양옥, 정진희 보살님과 함께~^^
▲ 정회원 보고 때~ 왼쪽이 최유정 보살님, 이양옥, 정진희 보살님과 함께~^^

봄불교대학 학생들과 도반들의 JTS모금. 앞줄 가운데 빨간 조끼 환한 미소의 최유정 보살님~
▲ 봄불교대학 학생들과 도반들의 JTS모금. 앞줄 가운데 빨간 조끼 환한 미소의 최유정 보살님~

전체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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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석

추울때 김장맛 군침도네요<br />김장맛 보러 수련원에 바라지 가면 줄려나?<br />조은글 잘 읽었습니다.

2014-12-17 21:33:44

큰바다

수련원 함께라면 김치를 맛 볼 날을 고대합니다. ㅎㅎ

2014-12-17 10:09:03

공양행

소식을 통해 알게된 겨울 김장 내년엔 저도 마음내어 보겠습니다.

2014-12-16 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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