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12. 필리핀 민다나오 답사 1일째
“사춘기 큰딸과 눈물 많은 둘째딸,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필리핀 민다나오의 장애 아동 특수 학교와 원주민 학교 건설 부지를 답사하고, 교육청 관계자들과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스님은 비행기를 타고 새벽 0시 55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마닐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전 5시 10분, 마닐라에 도착한 후 필리핀JTS 대표 노재국 님을 만나 곧바로 카가얀데오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탔습니다.


오전 9시 30분, 카가얀데오로 공항에 도착하자 필리핀JTS 사무국장인 향훈 법사님과 활동가 김가영, 서은실 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첫 번째 학교로 향했습니다.


낮 12시가 되어 말릿뽁(Mailbog) 중앙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교육청에서 원주민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에드윈 님과 장애 아동 특수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롤렌 님도 학교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장애 아동 특수 학교 교실을 간절히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학교 부지를 꼼꼼히 살피고, 기존 학교와의 조화를 고려하며 말했습니다.

“장애인 학교가 너무 한쪽에 치우쳐 있으면 안 됩니다. 학교 중심에 있는 게 좋아요.”


학교 부지를 살펴본 후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다음 학교로 이동했습니다. 2시간 동안 울퉁불퉁하고 험한 산길을 달려 오후 2시 50분, 삑다삭(Pigdasag) 원주민 마을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학교를 둘러본 후 스님이 선생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학생이 몇 명입니까?"

"28명이라고 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을 살펴보던 스님이 다시 물었습니다.

“이 정도 교실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학교 관계자가 설명했습니다.

“이 곳은 마을 회관입니다. 임시로 빌려서 학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마을 주민이 학교 건축을 위해 기증한 땅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은 지대가 너무 높아서 자재 운반이 어렵고, 어린 아이들이 매일 오르내리기에는 힘들겠네요. 마을 가까운 곳에 학교를 지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회관 근처에는 땅이 없습니다.”

다행히 지대가 조금 낮은 곳에 대체 부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살펴본 후, 학교 건축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습니다.


땅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마을 주민들이 고구마, 카사바 케이크 등 정성껏 준비한 간식을 대접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담긴 간식을 나누며 학교 건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갔습니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3시 40분에 다음 학교로 출발했습니다.


울퉁불퉁한 길을 1시간 달려 오후 4시 40분, 깔라부가오 중앙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지만, 스님과 일행은 빗속에서도 특수 학교 부지를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학교를 둘러보며 장애 아동 현황을 파악한 스님은 물었습니다.

"22명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어떻게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합니까?"

"아직 수업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청에 특수 학교를 지어 달라고 요청을 드린 겁니다.“

"선생님은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나요?“

"네, 작년에 요청했는데 아직 배정이 안 됐습니다."

스님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있고 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교실 건축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교실부터 먼저 짓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부지 선정을 위해 학교 곳곳을 둘러보며 줄자로 직접 측정했습니다.


세 곳의 답사를 마치고 5시 30분에 숙소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은 더욱 험난했습니다. 물을 건너고,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돌을 옮겨가며 이동해야 했습니다.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달리다가 타이어가 일부 찢어졌습니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타이어를 새것으로 갈아끼우기로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교육청 담당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은 현실적인 문제를 솔직하게 제기했습니다.

“우선 5일간 시간을 내주어 고맙습니다. 그동안 학교 건립 요청이 많아 내부적으로 여러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사업인 만큼 가능한 요청을 다 들어주고 싶지만, 현재 JTS의 인력이 몹시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올해는 JTS 내부의 인사 이동이 있는 해입니다. 이곳에서 6년간 활동한 활동가가 교체되고, 과거 경험이 있는 새로운 활동가가 오긴 하지만 실무를 책임질 인력은 단 두 명뿐입니다. 이 인원만으로는 교육청의 모든 요청을 받아들이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습니다.

지금까지는 JTS 활동가들이 현장을 수십 번씩 방문하며 학교를 직접 지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JTS는 건축 자재만 제공하고, 실제 시공과 관리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청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학교 건축이 제대로 되려면 교육청에서 전담 기술 감독자를 최소 두 사람은 지정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 이 일을 다른 업무와 겸해서 하게 되면 집중을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일이 바빠지면 이 일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 일은 반드시 전담해서 맡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지방 정부 예산 확보도 우리가 직접 가서 요청했고, 포크레인을 동원해 땅을 고르는 일이나 도로를 정비하는 일까지도 우리가 다 요청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모든 조정은 교육청이 책임지고, 지방 정부와 협의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학교를 많이 짓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이들은 제때 공부를 해야 하고, 학교가 없으면 배울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많이, 빠르게 짓는 게 좋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JTS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습니다.

현재 우리의 역량으로는 1년에 학교를 다섯 개 정도 짓는 것이 적정합니다. 예전에는 1년에 세 개, 네 개 정도를 지어왔는데, 요청이 계속 늘어나면서 재작년에는 열 개를 지었습니다. 작년에도 열 개를 짓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열다섯 개가 되었고, 그중 일부는 아직 완공도 못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JTS 활동가들이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학교를 건축해 달라는 요청이 20개까지 늘어났고, 담당자까지 바뀌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해 제가 직접 온 것입니다. 교육청과 지방 정부가 책임지고 짓겠다면 우리가 모두 지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0개 이상은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사업을 하면 좋겠어요. 먼저 현장을 답사해서 정말 학교가 필요한지부터 판단합니다. 그리고 일부 예산이 확보되고 기술자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한 곳만 추진합니다. JTS에서는 설계와 재료를 지원하고, 실제 건설과 관리는 교육청이 책임지는 구조여야 합니다.

이제 JTS가 집중해야 할 일은 건설이 아니라 교육입니다. 장애인 교사와 원주민 교사를 훈련시키고, 전통 문화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교육하는 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JTS에서는 아이들의 교육과 훈련에 집중하고, 건설은 여러분이 책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내일 다시 이어서 논의합시다.”

“잘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교육감 님께서도 이미 전담할 사람을 지정해 놓았습니다. ”

대화를 마치고 다시 1시간 20분을 달려 밤 9시 50분에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네 곳의 학교를 답사할 예정입니다. 루가원-카야가, 할라피딴 중앙 초등학교, 퀘존 꼴람피온-빠이딴, 빠말라완-시누다를 방문하여 학교 건설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11월 14일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춘기 큰딸과 눈물 많은 둘째딸,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저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두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는 사춘기에 들어선 탓인지, 엄마가 자기 말을 공감해 주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스스로도 많이 힘들어합니다. 둘째 아이는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도 원하는 일이 잘되지 않으면 심하게 화를 내며 울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 최근 새로 전학 온 친구와 그 아이가 더 친해졌다고 느끼며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너무 슬프다며 학교에 가기 싫다고까지 말합니다. 남편은 심성은 착한 사람이지만, 제가 아이들 이야기를 꺼내면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며 휴대폰을 보는 데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저는 첫째 아이가 여덟 살 때, 둘째 아이가 27개월일 때 일을 하러 나갔다가, 둘째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일을 쉬고 있습니다. 제가 집에 있다 보니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더 약해지고 눈물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가정불화 속에서 자랐고, 아이들이 어릴 때는 시부모님과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도 컸습니다. 지금은 스님 법문을 들으며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처럼 일을 쉬며 아이들 곁에 있는 것이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선택인지, 또 어떻게 해야 제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둘 낳아 키우고 계시니, 애국자라고 할 만합니다. 먼저 그 점에 대해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해 너무 고민하기보다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관찰하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 아이가 슬퍼하는구나’, ‘이런 일 때문에 울었구나’, ‘이때는 기뻐하는구나’ 하고 아이의 상태를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감정 하나하나에 엄마가 지나치게 반응하며 난리를 피우기보다는, 어떤 일에 울고 웃는지, 언제 어리광을 부리고 언제 신경질을 내는지를 가만히 두고 바라보는 태도가 우선입니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 기복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만약 엄마가 직장에 나가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그런 일들은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 있으면서 모든 장면을 지켜보다 보니,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더 잘해주려고 애쓰기보다는, 기본적인 엄마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해주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렇다고 일부러 안 해주려 하지도 말고, 귀찮아하지도 말고, 지나치게 사랑을 쏟아붓지도 말고,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차분히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때 아이의 상태가 어땠는지를 일기처럼 기록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가만히 관찰하며 기록하다 보면, 그때는 큰일처럼 느껴졌던 울음이나 화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버럭 화를 내다가도 조금 지나 괜찮아진다면, 그것은 그저 커가는 과정의 일부로 지켜보면 됩니다. 큰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 아빠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이유도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자기 일이 바빠서 그럴 수도 있고, 정말로 별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싸우더라도 다시 잘 지낸다면, 그것 역시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경우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렇게 바라보면 엄마가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다만 지켜보다 보니 화를 내는 것이 일상이 되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진다면 그때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동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를 찾아가, 그동안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상담을 받아보면 됩니다. 아이를 직접 데리고 오라고 할 수도 있고,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판단되면 계속 지켜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엄마 자신의 일거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겪는 모든 상황에 그때그때 대응하려 들면, 부모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아이가 그네를 타거나, 약간 위험해 보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마다 일일이 따라다니며 통제하려 하면 부모는 지치고 맙니다. 아이의 안전을 살피고, 다치면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지, 모든 것을 미리 막는 것이 부모의 역할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조금 다쳐 보기도 하면서 위험을 배웁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전전긍긍하며 아이를 키우면, 아이들은 많은 것을 경험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켜보니 밥 해주고 기본적인 돌봄만 해주어도 아이들이 잘 지내는 것 같다면, 직장에 나가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관찰해 보니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고, 전문가 상담 결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그때는 아이를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사가 치료의 방향을 정해주면, 엄마는 전문가가 안내한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만약 엄마가 집에 있으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아 아이들에게 오히려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 직장생활을 하며 약간 거리를 두고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께서는 아이에게 엄마의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한 세 살 이전의 시기는 이미 지나셨습니다. 지금은 엄마가 잠시 곁에 없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시기는 아닙니다. 다만 직장에 나갈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약 100일 정도는 아이들의 상태를 차분히 지켜보고 기록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아동 심리 전문가와 상담해 보세요. 성장 과정이라고 판단되면 직장에 다녀도 괜찮고, 우울증이나 다른 문제가 발견된다면 조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정해 가시길 바랍니다.”

“제가 아이들 일에 너무 하나하나 신경을 쓰며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라고 말씀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성장 과정이 조금 힘들었기에,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도 가지는 않을지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혹시 마음 편하지 않게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자주 걱정하곤 했습니다. 앞으로는 스님 법문을 늘 마음에 새기며, 제 마음부터 조금 더 편안하게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켜보며 키워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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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1-15 07:24:53

최상훈

고맙습니다 ^^

2026-01-15 07:16:10

무위성

아이를 관찰하듯 나의 말과 행동, 그때그때 올라오는 마음을 알아차리며 나를 관찰하면서 내가 불편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알아차려봅니다. 고맙습니다.

2026-01-15 06: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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