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4. 중국 출장 2일째
“즉문즉설을 들으라고 하신 엄마는 왜 하나도 변하지 않으실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중국을 방문한 지 2일째 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대화를 이어 갔습니다.

미팅을 마친 후 곧바로 심양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심양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밟고 탑승구로 향했습니다. 오후 4시 35분에 심양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2시간을 비행하여 한국 시각으로 저녁 7시 35분에 인천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공항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밤 9시부터는 평화재단 접견실에서 북한 전문가 분을 만나 최근 북한 동향을 함께 공유하며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북일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밤 10시에는 다가오는 3월에 부탄 정부 관계자들을 한국에 초대하는 일정과 프로그램에 대해 JTS 사무국장과 의논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하여 치료와 산책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1월 7일 청년 페스타 즉문즉설 강연에서 질문자와 스님이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즉문즉설을 들으라고 하신 엄마는 왜 하나도 변하지 않으실까요?

“저희 엄마가 제 성격이 너무 이기적이라면서 저보고 즉문즉설을 꼭 들어보라고 해서 즉문즉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한 번 듣고 나서는 제가 더 찾아 듣고 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남편과의 관계도 조금 좋아졌고, 제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알게 되어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한테 즉문즉설 들으라고 한 엄마는 그대로이신 것 같습니다. 엄마는 어릴 때 아버지가 술 문제로 가족을 힘들게 하실 때 혼자 고생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도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고, 이제 먹고살 만한데도 여전히 걱정을 달고 사시며 현재의 삶에 만족을 못 느끼시는 것 같아요. 또 저한테 늘 남과 비교하며 ‘너는 왜 그렇게 사냐?’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처음엔 참다가도 화가 나서 싸우게 됩니다. 이제는 엄마가 행복하게 자기 인생을 좀 살았으면 좋겠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마음 공부는 ‘엄마가 변해야 한다.’와 같이 어떤 외부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변하면 내가 좋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좋고, 시원해지면 좋은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 좋음은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저절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 공부란 엄마가 잔소리를 해도 내가 괜찮고,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내가 괜찮고, 남편이 늦게 들어와도 내가 괜찮은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남편이 일찍 들어오고,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엄마가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은 마음 공부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일이 잘 풀린 ‘좋은 상황’일뿐입니다. 질문자는 엄마가 나에게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바람은 마음 공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 공부는 세상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흔들리지 않게 되는 데에 그 핵심이 있습니다.

남편이 그대로고, 엄마가 그대로며, 아이가 그대로더라도 예전보다 내 마음이 더 편해졌다면 그것이 바로 마음 공부입니다. 질문자가 마음 공부를 하면서 남편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면, 그것은 남편이 바뀐 것이 아니라 질문자 자신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엄마에게 ‘엄마도 좀 변해라.’ 하고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엄마는 마음 공부를 하면서 예전보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딸과 갈등이 생겨도 과거처럼 크게 힘들어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딸에게도 ‘너도 한번 들어 봐라.’ 하고 즉문즉설을 권유했겠지요. 그런데 질문자는 ‘엄마가 나에게 권유할 정도라면 엄마가 먼저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즉문즉설을 매일 들으면서도 엄마는 그대로냐.’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즉문즉설의 취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즉문즉설은 누구를 바꾸기 위한 공부가 아닙니다. 세상은 그대로 두고, 내가 더 좋아지는 것, 그것이 바로 즉문즉설입니다. 그러니 엄마가 어떻고 저떻고를 따지고 있다면, 그것은 마음 공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엄마를 두고 예전에는 싸웠지만, 지금은 마음 공부를 하기 때문에 ‘아, 엄마는 원래 그런 사람이구나. 옛날에 많이 고생해서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세상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과거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으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식량 문제로 고생을 하다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온 사람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지요. 그렇다면 당연히 행복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밥을 먹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굶주렸던 기억이 떠올라 목이 메이기도 하고, 여전히 먹지 못하고 있을 가족들을 떠올리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현재의 나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 그건 옛날이야기잖아요. 지금은 형편이 좋아졌잖아요.’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엄마가 예전에 참 어렵게 살아서 지금은 상황이 좋아졌지만, 그때의 경험 때문에 아직도 그 생각 속에서 사시느라 많이 힘들어하시는구나.’ 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좋아질까요? 바로 내가 편안해집니다.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지, 엄마가 어떻게 되느냐를 두고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예전에는 ‘학생이면 공부를 해야지.’ 하며 가슴이 답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누구나 공부하기 싫어하고 노는 걸 좋아하지. 그래, 애들은 다 그렇지.’ 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가 놀고 있어도 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놀아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노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편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아이에게 ‘얘야, 노는 게 좋긴 하지만 매일 공부를 안 하면 조금 문제가 되지 않을까? 공부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니?’ 하고 권유하는 것과, ‘너는 왜 공부는 안 하고 매일 놀기만 하니?’ 하고 나무라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화가 나고 말이 거칠어지며, 아이가 미워 보이기 쉽습니다. 반대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면 ‘그래, 어릴 때는 노는 게 더 재미있지.’ 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래도 늘 놀 수만은 없으니 공부도 조금 해보면 어떻겠니?’ 하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처럼 질문자가 엄마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 엄마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 공부입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말씀대로 제 마음의 문제이지, 엄마가 바뀌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최대한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사이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사이가 좋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마세요. 사이가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면 또 그만큼 괴로워지기 때문입니다. 그저 ‘엄마를 이해해서 내가 괴롭지 않게 살자.’ 그 정도만 목표로 삼으면 됩니다. 엄마가 괴롭든 말든, 그것은 엄마의 사정입니다. ‘엄마는 옛날에 많이 고생해서 저럴 수 있구나.’ 하고 이해하고, 나는 괴롭지 않게 지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관계를 좋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관계가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으면 또다시 문제가 생깁니다. 사이가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기보다, 우선 나부터 편안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도 딸이 하나 있는데 엄마의 카르마를 딸한테 물려주고 싶진 않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엄마를 더 이해해야겠죠.”

“그저 이해하면 됩니다. 엄마의 말이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왜 저러실까?’ 하고 따지지 말고, ‘엄마가 예전에 많이 고생하셔서 그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거구나. 그래도 혼자서 나를 키우느라 참 애쓰셨지.’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사이를 꼭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스님! 정말 감사합니다. “

전체댓글 36

0/200

차덕환

마음공부는 내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임을 배웁니다.

2026-01-08 06:14:03

굴뚝연기

중국다녀오시고도 ㆍ늦게 도착하셔 밤중까지 일정 소화하셨군요ᆢㅜ스님 목을 그렇게 쓰시니ㅜㅜ어깨통증도 아마 목과도 연관이 있을듯싶어요ㅜ겨울 추운날씨나ㆍ여름 더위에 심장병환자들이. 더힘들기도하고요ᆢ아무래도 순환에 문제가생기니ᆢ여기저기 피가몰려ㅜ
스님 목을위해 따뜻한 물이나 생강차 자주드시고요ᆢ목쓰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저는알기에ㅠ목에 열도나고. 목감기도 오고요ㅠ

2026-01-08 01:39:36

CACTUS

본인이 좋아지고 행복해야 남 에게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01-07 23:01:0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