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2. 정토회 시무식, 금요 즉문즉설
“술과 도박으로 가족을 무너뜨린 아버지, 용서해야만 하나요?”

안녕하세요. 지난 9박 10일간의 천일결사 회향 가정 주간을 마치고, 오늘부터 「스님의 하루」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그사이 2025년이 저물고, 2026년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정토회는 오늘부터 2026년도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은 정토회 임원단과 정토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를 맞아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다짐을 나누는 시무식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뒤 시무식을 위해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3층 설법전에 300여 명의 대중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오전 10시 정각에 2026년 정토회 시무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법사단장 선주법사님의 인사말에 이어, 국내외 각 지부에서 영상으로 준비한 새해 인사를 함께 시청했습니다. 대전충청지부, 광주전라지부, 대구경북지부, 부산울산지부, 경남지부를 비롯해 해외지부와 국제지부, 행복운동본부까지 세계 각지에서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마음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현장에 참석한 각 지부의 새해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제주지부, 강원경기동부지부, 인천경기서부지부, 청년특별지부, 공동체지부, 정토사회문화회관 특별정진부에서는 각기 개성이 담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해 선보였습니다.


"수행으로 나를 세우고, 전법으로 세상을 밝히자!”


“웃으며 수행! 즐겁게 전법! 2026년 말의 해, 달리자, 달리자, 달리자!”


“2026년에는 모두들 건강하게 봉사해 봐요.”


“수행으로 행복하게! 정진으로 힘차게! 활동으로 활기차게! 2026년 힘차게 달리자!”


활기찬 웃음 속에서 새해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영상과 공연이 어우러진 지부별 새해 인사를 함께하며, 힘차고 생동감 있게 한 해의 시작을 맞이했습니다.

이어서 대중이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하자, 스님은 새해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맞이하면 좋을지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2026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뜻하신 모든 일들이 원만하게 성취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삶의 하루하루가 나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2026년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정토회는 3년 1000일 단위로 정진을 하기 때문에 제2차 천일결사 기간인 2026년부터 2028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앞으로의 3년을 놓고 보면,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국제적 분쟁과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여파로 한반도 역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통일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무엇보다 평화를 굳건히 지키는 일이 우리에게는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평화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며 특정 종교의 문제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고, 평화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분명히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다른 어떤 일보다 우선해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빈부격차와 기후위기의 시대, 우리가 지금 선택해야 할 길

또 하나 우리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빈부격차입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세계 상위 500대 부자가 보유한 자산은 8조 4천 억 달러로 이들의 자산은 지난 한 해에만 약 1조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상위 1%가 나머지 99%와 맞먹는다’는 수준을 넘어, ‘상위 0.1%가 99.9%의 소득과 맞먹는’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오늘날과 같은 현대사회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먹고, 입고, 살아가는 기본적인 삶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이웃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한국사회 내부를 돌아보면 절대적 빈곤층은 줄어들었을지라도, 삶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상대적 빈곤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따뜻한 눈길과 손길이 더욱 필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시기에 정부의 역할은 사양산업을 무리하게 되살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가 이러한 일에 관심을 두고 책임을 다하도록, 우리 시민들 또한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정토회는 그동안 절대빈곤 퇴치를 주요한 과제로 삼아 활동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상대적 빈곤의 문제에도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물론 오늘날 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상대적 빈곤이 빠르게 확대되는 문제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사안과 맞닿아 있어, 자칫 정치 활동으로 오해받거나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비록 세계적·국내적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빈부격차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지라도,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은 거창한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저에는 기후변화라는 더 크고 근본적인 위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며, 그에 따른 기후위기는 점점 더 많은 자연재해를 불러올 것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날씨가 조금 춥거나 덥다는 불편의 차원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재앙 수준의 자연재해가 더 자주, 더 크게, 더 넓은 지역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기후 위기를 단번에 막을 수는 없을지라도, 그 속도를 늦추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를 줄이는 실천과 함께, 더욱 검소한 삶의 태도를 확산시키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자랑이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온 기존 삶의 가치관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가난하게 살라는 것이 아니라, 검소하게 살아가는 삶이 서로에게 자랑이 되고 본보기가 되며, 소박하게 사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닌 사회적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동시에 생존의 위협을 받는 재난 상황에 대해서는 보다 신속하고, 더욱 폭넓으며,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을 전할 수 있는 대응 체계 또한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정토회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작지만 꾸준한 실천과 진정성 있는 기여를 이어 갈 때 우리의 행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범이 됩니다. 그것은 큰일을 해내는 데서 오는 성과가 아니라,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겠다’는 용기와 가능성을 세상에 전하는 힘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불교계의 다른 단체들뿐만 아니라 타 종교와 시민사회, 기업과 국가에 이르기까지 ‘저 사람들도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하겠는가?’라는 자각이 확산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모범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고, 동시에 파괴로 치닫는 흐름을 멈추게 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정진 없는 봉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정토회가 이러한 일들을 조금이라도 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러분 각자의 수행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자신의 삶은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 때문에 못 살겠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삶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것은 자기중심과 자기 주관이 뚜렷할 때 가능합니다.

남을 돕기 전에 먼저 스스로 자립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 가난한 사람을 보살피고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는 사람이 되겠다는 서원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아끼고 절약하며, 비록 작더라도 보시를 실천하고, 자신의 일이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어 봉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작은 보시와 작은 봉사가 모이고, 더 많은 사람들의 힘이 더해져 그것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에 올바른 방향으로 쓰여질 때 세상은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실천을 우리 모두가 함께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인생이 괴롭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외면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나 역시 타인만큼 소중한 존재이기에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함부로 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토행자는 언제나 수행 정진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를 소중히 하라’는 것은 내 몫을 먼저 챙기고 내 욕구를 우선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스스로 그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을 괴로움 속으로 몰아넣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앞서 여러분이 새해 다짐을 말하는 모습을 보니, ‘말의 해’라고 하면서 정신없이 달리려고만 하는 것 같아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자신을 지키고 돌보는 수행 정진을 늘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정토행자들 가운데에는 필리핀, 인도, 부탄에 파견되어 활동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행을 바탕으로 봉사를 시작하지만, 점차 봉사할 일이 늘어나고 업무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수행은 뒤로 밀리고 일에만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일에 치여 힘들다고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며 괴로워하게 됩니다. 세상일에 매인 보통 사람들처럼 괴로워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고 실제로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행하러 왔다가 다시 세상살이로 돌아가 버리는 것입니다. 이 말은 ‘수행만 하고 일은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스스로를 지켜내는 정진의 관점을 잃지 않아야 지속 가능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남을 돕는 일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수행 정진에서 나옵니다.

특히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재주에만 몰두해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수행 정진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건강을 해치기 또한 쉽습니다. 실제로 정토회 활동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졌다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되, 늘 자신의 마음과 상태를 살피고 돌보며 해야 합니다. 계율에는 ‘몸을 사리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게으르지 말라는 뜻입니다. 아울러 ‘몸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계율도 있습니다. 일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몸을 지나치게 혹사시키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여러분들은 아마 ‘스님도 몸 안 챙기고 정신없이 일하다가 몸이 아프신 거 아닌가요?’라고 되묻고 싶겠지요? (웃음)

저는 여러분과 똑같이 몸이 아파도 차이점이 있어요. 저는 아프다고 일을 안 하거나 불평을 하거나, 남 탓을 하는 일은 없어요. 그냥 아프면 아픈 대로, 안 아프면 안 아픈 대로 일합니다. 평생 병가나 휴가를 낸 적도 없고요. 아픈 것은 똑같은데 여러분들과는 병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좀 다릅니다.

그렇다고 아픈 것을 참고 죽기 살기로 일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프면 치료를 받으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아파서 병가를 낸 분들을 제가 나무라는 것도 아닙니다. 혹시 병가를 낸 분들 가운데 ‘내가 병가를 냈다고 스님이 나무라는 건가?’ 하고 엉뚱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 주세요. 아프면 병원에도 가야 하고, 쉬어야 할 때는 쉬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이 쉬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을 살피고 챙기면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일이 버거울 때는 함께 일하는 도반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꾹 참고 버티다가 나중에 쓰러지지 말라는 뜻입니다.

앞으로의 3년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나아가 동아시아가 전쟁 상태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정상 국가로 자리 잡고,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이 국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남북 관계 역시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토회 활동도 열심히 하겠지만, 그보다도 남북 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는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가장 큰 관심을 두고 활동하려고 합니다. 물론 여러분께서도 세계 전법과 청년 전법, 국민행복운동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오늘 여러분이 나눈 새해 인사처럼, 힘차고 활기찬 마음으로 한 해를 맞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정토회의 대소사에 늘 함께해 주시는 김홍신 작가님이 새해를 맞아 따뜻한 덕담을 전해 주었습니다.

“인생의 천적은 세월입니다. 그러나 세월만 천적인 것은 아닙니다. 질병과 노쇠, 근심과 걱정, 화와 분노, 짜증과 갈등, 다툼과 권태, 때로는 아내와 남편까지도 모두 인생의 천적이 됩니다. 태초의 인간은 수많은 천적에게 포위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서로 뭉치고, 돕고, 발명하며 진화해 왔고, 그 결과 오늘날 지구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천적이 참으로 많으셨습니다. 법륜스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필리핀, 인도 등 여러 나라를 함께 다니다 보면, 그야말로 천적 투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법륜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의 정토를 일구고, 인생의 천적을 마주하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행자로 살아가고 계신 것만으로, 여러분은 이미 자유인이며 분명 기적을 이루고 계신 분들입니다. 2026년 한 해 내내 기적의 주인공으로 신바람 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반드시 성불하시어, 2052년 만일결사 회향의 그날에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이어서 모두가 함께 ‘나는 문제없어’를 합창하며, 2026년 시무식 프로그램을 뜻깊게 마무리했습니다.

생방송을 마친 뒤, 현장에 참석한 정토회 회원들은 새해를 맞아 스님께 세배를 올렸습니다.

활동가들은 모둠별로 모여 소감을 나누고 새해 다짐을 함께 나누었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와 지하 공양간으로 이동해 점심 공양을 했습니다.


새해를 맞아 오늘은 특별히 떡국이 준비되었습니다. 스님은 김홍신 작가님과 함께 떡국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님이 평화재단을 찾아 스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새해를 맞아 갈수록 심화되는 여야 갈등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더 나아가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을 비롯한 남북관계와 북일관계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뒤 차담을 마무리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6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체 지부 구성원 대부분이 모인 가운데, 2-2차 천일결사 인사 배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인도, 필리핀, 부탄에 파견 중인 구성원들은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해 함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오늘 회의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공동체 지부 구성원들이 각자 2-2차 천일결사에 어떤 역할을 맡으면 좋을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당신은 어느 부서에 가면 좋겠다’ 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그건 다 불법 행위입니다. 일체의 인사 논의는 오늘부터 일주일 간 진행이 되겠습니다. 활동을 그만둘 사람도 오늘부터 상담을 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공동체 법사단에서 논의하여 마련한 인사배치 초안을 발표할 테니까 잘 들어보시고 질문이나 의견을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어서 법사단장인 선주법사님이 연수원, 수련팀, 행자원, 으뜸절, 유통팀, 농사팀, JTS, 좋은벗들, 에코붓다, 평화재단, 재산관리부, 멀티미디어센터, 불사팀, 국제협력팀 등 각 부서별로 초안으로 마련한 인사 배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각 부서마다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인원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현황을 종합해 살핀 뒤, 스님이 다시 회의를 이어가며 논의를 진행해 나갔습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인사 배치 초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스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토론을 이어간 뒤, 스님이 회의를 정리하며 마무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공동체 법사단에서는 이를 잘 수렴하여 다시 조정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후에 수정안을 갖고 최종 확정하는 회의를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6시가 되어서 공동체 지부 인사 배치 회의를 마쳤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서울 정토회관 방송실에서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이 진행되었습니다. 4,0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한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전에 네 명이 질문을 신청해, 스님과 차례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중 한 명은 술과 도박으로 가족을 무너뜨린 아버지를 여전히 미워하면서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깊은 괴로움을 겪고 있다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술과 도박으로 가족을 무너뜨린 아버지, 용서해야만 하나요?

“저는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엄마는 아버지랑 못 살겠다며 어린 자식을 놔두고 도망을 갔고, 친오빠와 저는 친할머니 밑에서 컸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아버지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매번 술 먹고 집에 들어오면 할머니와 돈 때문에 싸우고, 돈 빌려오라고 욕하고 할머니는 어떻게든 수습해 주시려고 돈 빌려다 주고 아버지가 사고 치는 것을 뒷수습해 주었습니다. 어릴 때는 잘 모르던 이런 모습들을 점점 알게 되면서 ‘자기의 자식들을 지극정성으로 키워주고 있는 할머니에게 어쩜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며 점점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늘 저에게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를 미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성인이 되니 아버지가 저에게 늘 돈을 빌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빌려주지 않으면 사위나 며느리에게 밤낮없이 돈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술과 도박에 돈을 다 사용했습니다. 나중에는 아버지가 제 이름으로 대출까지 받은 걸 알게 되면서 지금은 손절하다시피 했습니다. 지금은 아버지와 지내시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뇌경색에 걸렸습니다. 아무도 지켜주는 사람 없이 늙고 병들어 혼자 있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왜 인생을 저렇게 밖에 못 살았을까 화가 나기도 합니다. 평생 인연을 끊고 편하게 살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대로 미우나 고우나 내 아버지인데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운 마음 때문에 아버지에게 섣불리 다가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에 걸리고 많이 괴롭습니다. 이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기 좋을 대로 하세요.”

“사실 그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걱정이 되면 한번 가보면 되고, 다시 미운 마음이 들면 안 가면 되고, 다시 걱정이 되면 또 가보면 되고, 좋을 대로 하면 됩니다.”

“그래도 될까요? 제가 너무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마음에 걸립니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으면 다시 가서 도와드리고, 기분이 나쁘면 안 가면 됩니다. 어느 쪽으로 해도 괜찮아요.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아버지를 안 본다고 해도 아무 죄가 안 됩니다. 그런데 이웃집 아저씨라도 길거리에 병들어 있다면 돌봐줄 수 있는 건데 아버지를 돌보는 게 뭐가 힘들겠어요. 돌봐도 되고 안 돌봐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돌봐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돌보지 않는 게 죄의식이 되는 거고, 어릴 때 생각하면 미운 마음이 드니까 또 돌보기 싫어지는 것입니다. 자식이니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과, 정작 부모가 자신을 돌보지 않았기에 이제는 아버지를 돌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엇갈리면서 마음속에 많은 번뇌가 일어나는 거예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든 길거리에 헐벗고 굶주리면서 동냥하고 있다면 불쌍하면 도와주는 것이고, 내가 도와줄 형편이 안 되면 그냥 지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처럼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지금 늙고 병들어 있으니 도와주고 싶다면 도와주면 되고, 과거의 원한이 자꾸 떠오른다면 돕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성인이 된 만큼, 그것은 스스로 선택하면 됩니다. 요즘은 먹고살기 어려운 수준이 되면 정부의 보호 대상이 됩니다. 옛날에는 자식이 있는데 돌보지 않으면 보호대상에서 제외가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식이 있든 없든,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면 지자체에서 사람을 보내 돌보도록 합니다.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면 좋은 사람이고, 돕지 않으면 보통 사람이지,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꼭 도와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냥 자기 인생을 살면 되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돌봐드리면 됩니다.”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스님 말씀을 들으니까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아버지가 옛날에 술을 먹었고 어땠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길거리에서 동냥하는 사람을 볼 때 그가 과거에 술을 마셨는지, 집을 버리고 나왔는지, 결혼을 몇 번 했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지금 먹을 것이 없으면 먹을 것을 주고, 입을 것이 없으면 입을 것을 주며, 병이 들었으면 치료해 줄 뿐입니다. 과거를 따져서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치료하지 않고, 배고파도 먹을 걸 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배고픈 자는 조건 없이 먹어야 하고, 병든 자는 조건 없이 치료받아야 합니다. 질문자는 아버지의 내막을 아니까 그 과거를 가지고 도울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겁니다. 안 도와줘도 되고, 도와줘도 됩니다. 의무는 없지만 내 마음에 걸리면 도와주면 됩니다. 그래서 자기 좋은 대로 하라고 한 것입니다. 반드시 도울 필요는 없습니다.”

“늘 항상 마음에 걸렸었는데 좋을 대로 하라고 하셔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말씀을 못하시니까 젊을 때 할머니에게 욕하던 업보를 받아서 그런가 싶다가도 내가 아버지에게 이런 마음을 가지면 나중에 내가 벌을 받지는 않을까 혼자서 오만 생각을 다하면서 살았습니다. 사실 제 마음 편하려고 NGO에 기부하듯이 매달 아버지에게 돈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아버지를 생각해서 한 게 아니라 내 마음 편하자고 한 것인데 그런 것도 죄스러웠습니다.”

“길을 가다 만난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 역시 결국은 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하는 일입니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선택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를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 찾아가 보는 것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야 합니다. 돈을 드리는 일 또한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이제는 돈을 드려도 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태이니, 이런 때에는 오히려 넉넉히 드려도 됩니다. 예전에는 돈을 드리면 술과 도박에 쓰였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돈을 많이 드려도 괜찮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스님.”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제가 절에 가는 것을 남편이 강하게 반대해 갈 때마다 갈등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화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까요?

  • 정서적·경제적으로 크게 의지하던 친오빠의 죽음으로 깊은 상실감과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견디기 힘든 슬픔의 시간을 어떻게 버텨 나가야 할까요?

  •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이 축소되는 현실이 개인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방 축소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오늘은 질문자들 모두가 스님의 말씀을 빠르게 이해해 대화가 비교적 짧게 진행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평소보다 이른 저녁 8시 10분에 생방송을 마무리했습니다.

내일부터는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스님의 하루 구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에는 날마다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전체댓글 39

0/200

CACTUS

오늘을 많이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달리지만 말고 앞 뒤를 보면서 희망 찬 새해를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01-05 23:00:13

풀빛KSY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6-01-05 22:05:34

보리상

네,스님 잠시한눈 팔고 있습니다 ㅡ 감사합니다

2026-01-05 21:45:02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