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6.7. 한국 귀국, 결사행자 자자수련, 맨스필드 재단, NED 미팅, 미국 출국
“이재명 정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라오스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후 결사행자 자자수련에 참석하여 법문을 하고, 미국에서 온 손님들과 연달아 미팅을 한 후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어제저녁 8시에 라오스를 출발한 스님은 호찌민 공항을 경유하여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 50분에 인천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기내에서 잠도 잘 수 있었습니다.

인천 공항을 나와 곧바로 서울 정토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후 오전 8시부터는 방송실에서 결사행자·법사단 자자수련에 참석했습니다. ‘자자’란 대중에게 나의 허물을 말해 달라고 청하는 방식으로 승가의 청정성을 유지해 나가는 불교 의례입니다. 지역별 으뜸절마다 결사행자들과 법사단이 모인 가운데 함께 예불을 드렸습니다.

이어서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자자수련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백일법문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자자를 하는 취지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토회는 지난 30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2차 만일결사를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1차 만일결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 과정이었다면, 2차 만일결사는 1차 만일결사에 기반하여 더욱 널리 꽃을 피우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정토회가 아직은 쑥쑥 자라 꽃을 피울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2차 만일결사의 시작인 1차 천일결사는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준비 기간으로 삼아 내실을 다지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차 천일결사가 끝나는 올해는 정토회를 널리 확산하는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고 더욱 알차게 정진했으면 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2025년을 특별 정진 기간으로 선포하고, 특별정진위원회도 마련했으며, 첫 번째 100일은 백일법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 1차 100일은 백일법문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2차 100일, 3차 100일도 계속해서 정진해 나갈 일이 남았습니다.

정토회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한반도와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상황을 함께 살펴볼 때, 이제 정토회가 더욱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고조되었던 전쟁의 위험도 한결 낮아졌습니다. 이제 잘만 한다면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꿈꾸던 한반도의 평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에는 갑작스럽게 남·북 관계의 진전을 겪다 보니 상황이 저절로 나아질 거라 착각했다가 다시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두 발 나아갔다가 한 발 물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내딛는다면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물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나 국제 정세의 변화로 인해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매우 좁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대한민국의 경제 지표는 일정 부분 거품이 있었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 작용하기도 했어요. 미국과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한 성장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무역 관계를 분산하고,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 등과도 관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일련의 상황을 계기로 국가를 경영하는 분들이 이런 부분을 자각하면 좋겠습니다. 국민들도 ‘미국이 하자는 대로만 따르면 된다.’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미국 역시 자국 중심의 이기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우리도 실리 중심의 태도로 나가야 합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제 성장은 중국의 성장에 크게 기대어 온 면이 있습니다. 이것이 향후 우리에게 큰 위협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 관계 역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일본과는 과거의 악연을 넘어서 미래를 위한 상호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반일 감정을 내세우기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친선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무작정 경제 성장만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친환경 정책과 고른 분배를 통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함께 책임지는 시민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정토회의 방향 역시 이런 목표와 일치합니다. 정토회가 지향하는 길과 우리나라가 나아가는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정토회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우리나라도 함께 나아갈 때 우리나라도 발전하고 인류에게도 평화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국가적으로도 관점을 조금만 바로잡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합니다. 한 차원 위에서 내려다보면 편을 갈라 싸울 일이 없습니다. 중심만 잘 잡으면 분열을 넘어 국민 통합 또한 가능합니다.

불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국제 사회에서 1세대 불교 지도자들은 대부분 노령으로 사망했습니다. 한두 분이 생존해 계시지만 그마저도 거의 활동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토회의 활동은 국제 사회에서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정토회가 정토회 밖의 불교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조건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토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재정보다 인력입니다. 정토회의 모든 활동은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건비를 들여 해결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재정보다 절실한 것이 인력 충원입니다. 인재를 상담하고 양성하는 법사님들이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음을 크게 내는 순간,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마음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내면 사실 세상에는 별일이 없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괴로움을 만들면서, 그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절을 하고 명상하고 여러 방법을 찾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아요. 사물을 폭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큰마음을 내버리면 자잘한 번뇌는 저절로 사라집니다. ‘저 사람이 문제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사과 한마디하거나 넓게 포용해 버리면 사실 다 별일 아니에요. 마음이 꽁하면 티끌 하나에도 시비가 일어나지만, 마음을 한 번 크게 내면 그냥 아무 일도 아닙니다. 하나하나 티끌을 제거하는 포살과 자자도 중요하지만, 대승의 수행자인 보디사트바로서 큰마음을 적극적으로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소승 불교에서는 계율을 지키는 것이 중심이라면, 대승 불교에서는 큰마음을 내는 ‘발심’이 수행의 생명입니다.

포살과 자자는 소승적 관점에서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고 수정하여 청정성을 확보하는 수행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크게 내는 발심의 자세를 갖는다면 이 역시 수행의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보디사트바, 즉 대승 수행자인 보살은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선남자, 선여인’입니다. 보살은 세상을 배척하는 게 아니라 더 넓게 포용하고 멀리 내다보고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승의 수행관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6개월 만에 포살과 자자를 행하는 날입니다. 편안한 자세로 자신을 잘 살핀 후 드러내어 참회하시기 바랍니다. 도반들이 건네는 조언을 선물처럼 여기고 충분히 받아들여서 자신을 정화하는 기회로 삼기 바랍니다. 시비심이 아니라 도반을 아끼는 마음으로 서로를 살펴 조언해 주세요. 포살과 자자를 마친 후에 다시 여러분과 대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서 모둠별로 자자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행자 40 계본에 따라 참회를 한 후 각자 모둠원들에게 자자를 청했습니다.

“저의 말과 행동을 보고 들으며 의혹이 있거나 저의 수행을 위하여 말씀해 주실 것이 있으면 저를 위하여 자자를 청합니다.”

결사행자와 법사단이 자자 수련을 하는 동안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대표 일행이 한국을 방문하여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Nice to meet you. You look very good.”
(만나서 반갑습니다. 얼굴이 정말 좋아 보입니다.)

“저도 방금 라오스에서 귀국했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미국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상원 외교 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상원 외교 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민주당에 다양한 정책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어요?”

“일주일 정도 되었습니다. 진보, 보수, 전 정권, 현 정권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사이가 원래 가까운데, 지금 앉은 자리는 거리가 너무 멀어요. 자리를 옮겨서 대화를 나눕시다.”

“Okay, let's do that.”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

스님은 더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접견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먼저 스님이 자누지 님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자누지 님도 스님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자누지 님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변화된 상황에 맞게 대북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The United States is very interested in what stance the Lee Jae-myung government will take toward North Korea. Although it is very difficult to improve inter-Korean relations at present, I believe the Lee Jae-myung government will make an attempt. What do you think the Lee Jae-myung government should do regarding its stance toward North Korea and what requests it should make to the United States in order to improve inter-Korean relations?"
(미국은 지금 이재명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 관계를 풀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재명 정부가 시도는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는 이재명 정부가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북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어떤 요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남북 관계를 다 망쳐 놓았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남북 관계를 다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것입니다. 8.15 광복절에는 적극적인 제안도 할 것이고, 대북 특사 파견도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런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정부는 현재 남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남한 사회 안의 국론 분열을 잠재우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남한이 나서서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북미 관계와 북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남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안보 관계자들은 막힌 남·북 관계를 해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우려가 됩니다.

게다가 남한의 보수 세력은 ‘북한과 미국이 남한을 패싱하고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라고 비난하면서 북·미 관계 개선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연히 남한 정부는 남한이 중심이 되어서 문제를 풀고 싶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오히려 문제를 잘 풀려면 한발 물러나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I agree with your view. If the Lee Jae-myung government takes the initiative in dialogue ahead of the Trump administration, it would likely be a diplomatic mistake."
(스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앞서서 대화에 나서는 것은 외교적 실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핏 보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나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하는 성과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게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제안해야 합니다.

‘한국 전쟁 정전 협정 이후 지금까지 72년 동안 누구도 평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당신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해 낸다면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 한국 정부는 당신을 적극 돕겠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이런 관점을 가져야 문제가 쉽게 풀릴 수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한 정부가 앞서 가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이 탐탁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개인의 성향도 외교 관계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한국 전쟁의 종식은 미국이 나서서 풀어야지 남한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이 나서서 문제를 풀면 이재명 정부 역시 친북 좌파라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북한의 상황 역시 지금 남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북한은 현재 남북 관계를 두 개의 적대적 국가 관계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당장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내용은 이겁니다.

‘두 개의 적대적 국가 관계에서 두 개의 협력적 국가 관계로 바꾸어 나가자.’

이 제안은 옛날처럼 통일을 해서 하나의 국가가 되자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 북한의 정책을 바꾸지 않고도 당장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입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된 현실 위에서 더 나은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자누지 님은 미국이 취해야 할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What should the United States propose to North Korea as conditions for dialogue if it wants to improve relations with North Korea?"
(미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려면 대화의 조건으로 북한에게 무엇을 제안해야 할까요?)

“미국과 북한은 현재 관계가 정상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1991년에 남한과 북한이 동시에 유엔 가입국이 될 때 러시아와 중국은 남한과 수교를 맺었습니다. 그때 미국과 일본도 북한과 수교를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핵 개발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려면 비핵화를 논하지 말고 ‘관계 정상화’를 주제로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물론 북미 관계 정상화를 하기 위한 조건으로 비핵화를 얘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북미 관계 정상화가 협상의 핵심 주제가 되어야지 비핵화가 협상의 전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핵화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순간 대화 자체가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북미 관계 정상화’가 되어야 합니다. 이 말은 2018년에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기초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는 관계 정상화를 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통해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은 ‘핵 동결’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 경제 제재의 해제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것도 결국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은 ‘경제 제재의 일시 중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핵 동결과 경제 제재의 중단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의점에 도달하면 양측이 연락 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되고, 미국은 핵 동결을 계속 확인하면서 확인된 만큼 경제 제재 중단에서 해제로 점차 나아가면 됩니다. 북한의 요구는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자립할 수 있도록 방해는 하지 말아 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이 경제적 부담을 질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이렇게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의향이 있느냐입니다. 북한은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은 의향이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러시아와 군사 동맹도 맺었고, 유엔 안보리는 분열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나빠질 일이 이제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북·미간의 대화에 목 매달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어쨌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래서 협상이 성사될 수 있는 여지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Thank you. I will widely share your views so that many officials in Washington D.C. can accept them."

(감사합니다. 스님의 의견을 워싱턴 D.C. 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널리 알리겠습니다.)

자누지 님은 스님의 생각에 적극 동의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심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식사하면서 더 얘기를 나눕시다.”

지하 공양간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면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2층 쉼터로 이동하여 다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자누지 님은 한 가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지치지 않고 평화를 위해 걸어온 스님,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Sunim, to be honest, I am quite exhausted from contemplating the Korean Peninsula peace issue. I have thought about and worked on this problem for a long time, but there hasn't been much change. You have been consistently working for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without giving up for over 30 years. What is your secret?"
(스님, 사실은 제가 한반도 평화 문제를 고민하면서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했지만 변화된 건 별로 없습니다. 스님께서는 30년이 넘도록 포기하지 않고 한결같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상황을 짧게 볼 것이냐, 길게 볼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짧게 보면 성공했다거나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것이 연습이라고 볼 수 있게 됩니다. 연습에는 성공이나 실패라는 게 없습니다. 우리가 농구를 연습할 때 공이 들어가도 다시 받아서 던지고, 공이 안 들어가도 다시 받아서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길게 보면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짧게 보면 하나하나는 모든 것이 다 실패였습니다. 성공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성공을 향해서 주욱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 하나하나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해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일이 뜻대로 안 되었을 때 실패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보니 안 되니까 저렇게 해볼까?’ 이렇게 관점을 가지면 실패를 할수록 자꾸 연구가 깊어집니다. 이것을 두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라고 표현합니다. 인류가 새로운 것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실패를 통해서 얻은 성과입니다. 그래서 길게 보면 아무 문제가 아닙니다. 너무 조급해하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자꾸 따지게 되는 것입니다.”

"Those are good words. I will keep them in mind."
(좋은 말씀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다음 손님이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다음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자누지 님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다시 지하 공양간으로 이동하자 NED(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민주주의를 위한 국가 기금)에서 린 리(Lynn Lee) 부국장 일행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잘 지냈어요?”

“요즘 미국 정부가 연방 정부 공무원을 대거 감축해 버렸고, USAID(미국 국제 개발처) 예산의 80% 이상을 삭감하고 인력도 대거 해고 조치를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NED도 예산 삭감과 인력 해고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왜 그래요? 개인 가게를 운영하듯이 사람을 해고하고 그러네요. 만약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데모하고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해고한다고 순순히 나가고 다들 착하네요.” (웃음)

“아직은 저항 의식이 약한 것 같아요. 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대부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현재 미국의 상황이 어떠한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평화재단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린 리(Lynn Lee) 님은 2008년 좋은 벗들에서 ‘오늘의 북한 소식’을 발행할 때 1년 동안 영어 번역을 감수해 주는 일을 도와주었던 인연이 있는 분입니다. NED에서 북한을 담당하는 실무자와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분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린 님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북미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스님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스님은 북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미국과 북한이 이제는 대화에 좀 나섰으면 좋겠어요. 국제 사회도 북한을 있는 그대로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북한 주민들도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이거든요.”

“맞아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건 못해도 북미 관계 정상화는 꼭 이루어 주면 좋겠습니다. 그 결과 북한 사회가 조금이라도 개방이 되어야 NED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길 겁니다. 저는 남한의 보수 단체들에게 김정은 비난 전단을 살포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큰 효과가 없다고 늘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런 내용을 담은 전단은 북한 주민들이 주워서 읽는 순간 겁이 덜컥 납니다. 그래서 불에 태우든지 땅에 묻든지 버리고 도망을 가든지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는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헌법 중에 주민들이 가진 권리를 인쇄해서 보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그런 내용은 주민들이 갖고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그래야 북한 주민들의 인식에 실질적인 변화가 온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에 전태일 열사가 ‘박정희를 타도하라!’ 이런 내용을 주장한 게 아니고 ‘노동 삼권을 보장하라!’ 이렇게 주장하고 죽었습니다. 노동 삼권에 대해서는 여직공들도 함께 주장할 수가 있거든요. 인권 운동을 하더라도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이 대부분 당에서 시키는 일들을 착실히 하는데, 딱 한 가지는 경찰이 진압을 해도 저항하는 게 있습니다. 장마당에서 물건 파는 걸 단속해서 뺏어 가면 죽기 살기로 덤비고 싸웁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부터 개선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린 님은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예전에 좋은벗들에서 봉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좋은벗들에서 봉사할 때 ‘오늘의 북한 소식’을 발행하면서 읽었던 내용들이 지금의 활동에 큰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두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눈 후 스님이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말했습니다. 린 님은 스님이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오늘 밤 비행기 타고 미국으로 갑니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 사람들을 좀 만나보려고 해요. 다음에 미국 가면 다시 만납시다.”

“스님도 이제는 연세가 많으셔서 비행기를 타실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비행기 안에서라도 좀 쉬셔야 건강이 회복되죠. 젊은 사람들은 비즈니스석을 타면 욕을 먹지만, 스님은 비즈니스석을 타셔도 아무도 욕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즈니스석은 고사하고 저가 항공을 많이 탑니다. 비즈니스석을 탄다고 해서 비행기가 더 빨리 도착한다면 그럴 용의가 있어요. 그런데 도착 시간이 똑같기 때문에 돈을 더 주고 비즈니스석을 이용해야 할 아무런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똑같이 도착하는데 왜 돈을 더 주고 탑니까? 비즈니스석만 빨리 도착하게 해 주나요?” (웃음)

“누워서 쉴 수가 있잖아요. 경유지만 안 거쳐도 시간 절약도 되고요.”

“그것도 필요성을 못 느끼는 이유가 공항에서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활동을 하실 수 있잖아요.”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일을 많이 해요. 어제도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원고 교정을 다 봤어요. 특히 밤에 비행기를 타면 이동도 하고 잠도 자고 엄청 효과적입니다. JTS는 경상비는 최소로 하고, 후원자들이 낸 기부금의 거의 전부를 구호 대상자에게 전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웃음)

대화를 마치고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린 님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서울 정토회관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오후 4시 20분부터는 자자수련을 하고 있는 결사행자·법사단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회와 자자를 하면서 각자 계율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묻고 다시 관점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한 법사님은 고민 상담을 인공지능(AI)에게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토회 법사들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 섞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AI에게 상담하는 시대, 법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요즘 청년들이 AI(인공지능)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수행 연습 중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지인 두 명에게 물어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한 학생은 자기가 요즘 가장 많이 대화하는 상대가 AI라며, 두 개의 AI에게 자신에 대해 물어본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요즘은 무슨 일이 생기면 챗GPT에게 ‘내가 이런 일이 있었는데 법륜스님은 뭐라고 말씀하실까?’라고 질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영향인지 불교대학 사이트의 「법사님 질문 있어요!」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평소에 AI와 상담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이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사로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이 세상에 개발된 기술이라는 것은 편리하면 편리할수록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욕구를 따르면 즐거움이 따르지만, 그 만큼의 괴로움도 따라옵니다. 괴로움을 없애려면 즐거움도 함께 포기해야 하는 법입니다. 어떤 것이 나에게 이로운지 자기가 선택을 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AI가 편리한 만큼 부작용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AI한테 물어보니 정리가 잘 된다고 하겠지만, 점차 어떤 일이든 AI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면 자기 스스로 의사 결정 하는 능력을 잃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AI가 되어 버리는 위험이 생겨요.

예를 들어, 법륜스님이 늘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자주적으로 살아라!’ 하고 말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말이 좋다고 법륜스님의 말에만 의지해서 살다 보면 나중에는 자주성이 없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저한테 어떤 질문을 하거나 결재 서류를 올릴 때 저는 항상 ‘자기 의견을 먼저 써서 결재를 올려라.’ 이렇게 말합니다. 본인이 먼저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하고 올리면 ‘아니다, 이건 이렇게 해라.’ 혹은 ‘네’라고 답합니다. 이렇게 결재를 올릴 때 자기 의견을 먼저 세워 보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훈련을 받으면, 스님이 어떤 관점에서 그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는지 감이 잡히게 됩니다. 이처럼 주체적으로 연습을 해야 자기 결정 능력이 생기는데, 자꾸 다른 곳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의존하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의존하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AI 덕분에 법사님에게 질문이 없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기가 AI에게 물어서 스스로 자기 문제를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누구한테 물어서 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법사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없으면 법사는 다른 일을 하면 됩니다. 거기에 대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대학 학생들이 AI와 상담해도 되냐고 물어보면, 본인이 해 보고 도움이 된다면 도움을 받으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렇게 갈 수밖에 없어요. 옛날에는 지식을 선배의 경험을 통해 들었고, 이후에는 백과사전이 나오면서 사람에게 묻지 않고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책도 안 보고 구글에서 검색을 합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검색하는 것도 귀찮아서 챗GPT에게 바로 묻습니다. 이런 현상은 좋다거나 나쁘다고 논하기보다 하나의 사회적 경향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백과사전을 찾는 사람도 있고, 구글 검색을 하는 사람도 있고, 챗GPT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은 챗GPT가 빠르고 시간이 절약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나 저는 백과사전을 찾거나 구글 검색하는 정도까지는 해봤는데, 챗GPT를 써서 정보를 찾는 시도는 아직 안 해 봤어요. 그런데 제 주변에 실무자들은 제가 묻기만 하면 챗GPT를 사용해서 저보다 훨씬 빨리 정보를 찾아줍니다. 검색은 검색어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오는데, 챗GPT는 대충 말해도 알아듣고 찾아주니까 더 편리한 거죠. 편리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옛날에는 암산을 하거나 주판으로 계산했는데, 지금 계산기를 두드린다고 해서 머리가 더 나빠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기술은 적절하게 활용하면 유용한 반면 그만큼 위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챗GPT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 감지를 못하고 있어요. 정보를 입력하다 보면 보안상의 문제도 생길 수가 있겠죠. 편리함을 위해 자꾸 내 신체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악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압이나 건강 정보 같은 약점을 제3자가 입수하면, 그 정보를 이용하여 모함하거나 위해를 가할 수도 있죠. 특히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질병이나 신체적 약점을 공개하게 되었을 때 그로 인한 부담이 큽니다. 생체 정보나 개인 정보들을 챗GPT에 입력하게 되면, 결국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정보를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한지, 편리함이 더 중요한지,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의논을 해 봐야 합니다. 중국산 AI인 딥시크(DeepSeek)를 정부 기관에서 못 쓰게 하는 이유도 정보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보안상 이유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토회 역시 정보 노출을 감수하고 사용해야 할지, 아니면 어느 정도는 제한하며 사용해야 할지, 여러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정토회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또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에 따라 결정은 달라지겠지요. 정보가 어느 정도까지 외부로 유출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자세히 모르니까 이 부분은 관련자들끼리 충분히 의논해서 어느 수준까지 활용하는 게 좋을지 기준을 정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나이가 많고 건강이 안 좋다 보니 온라인 수업을 할 때 자세가 여법하지 못하고, 오프라인 활동을 할 때도 보청기를 껴야 합니다. 위축되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 행복시민들에게는 수행문 낭독과 3분 명상을 하는 정도의 수행 안내만 합니다. 이것만 갖고는 수행을 심화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 수족 냉증이 심해서 치료를 받는데, 한의원에서 치료법으로 포도주를 취침 전에 먹으라고 합니다. 법사가 그래도 괜찮을까요?

  • 자자를 할 때 구체적인 사례 없이 지적을 받다 보니 답변을 할 때 변명을 하듯이 말하게 됩니다. 미진함이 남는데 자자를 받을 때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나요?

  • 자자를 할 때 상대에게 이 얘기를 해 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떤 관점을 갖고 상대에게 지적을 해 줘야 할까요?

  • 자자수련을 지부별로 해야 할지, 결사행자와 서원행자를 나누어서 해야 할지, 법사를 따로 나누어서 해야 할지, 자자수련의 진행 방식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하면 고집하는 것 같고, 고집하지 않으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수행의 중심을 잡아야 할까요?

다양한 질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저녁 6시가 다 되었습니다.

스님은 잠시 후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하루 종일 미팅을 하느라 아직 짐을 싸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하고 법문을 마쳤습니다.

“회향 법문은 법사단장님이 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오늘 밤에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 D.C.로 이동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오겠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짐을 싼 후 인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자자수련을 마친 법사님들이 마당까지 나와 스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 먼 길 잘 다녀오십시오.”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수하물을 부치고 출국 수속을 했습니다. 탑승구 앞에서 대기를 하며 원고 교정 업무를 본 후 저녁 8시 55분에 인천 공항을 출발하여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중간 경유지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하여 5시간 30분 동안 대기를 한 후 비행기를 갈아타고 밤 9시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하여 새벽에 워싱턴 D.C.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워싱턴 D.C. 에 도착해서는 3박 4일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 의회, 정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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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화(자재왕)

내 삶을 스님에게 의지하지는 않는지 살핍니다.

마음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내면 사실 세상에는 별일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도반님들

2025-06-10 10:20:19

순선

감사드립니다 스님 존경합니다

2025-06-10 10:16:50

지명화

고맙습니다.

2025-06-10 09: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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