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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6.13만인대법회를 앞두고 종일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했습니다.
스님은 어젯밤에 부산에서 행복한 대화 강연을 마친 후 두북수련원에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기나긴 해외 일정 이후 오랜만에 두북수련원을 방문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두북수련원의 농장을 먼저 둘러보았습니다.
전국적으로 마늘 농사에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두북수련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농사팀 행자님들이 바빠서 마늘밭은 신경을 못 쓸 겁니다. 향존 법사님이 마늘밭을 좀 챙겨 주세요.”
동네에 허물어져 가는 빈집을 어떻게 재활용을 할 수 있을지 행자님과 논의를 한 후 9시에 두북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차로 4시간을 달려 오후 1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점심식사를 한 후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6.13만인대법회를 앞두고 각계의 사회 인사들을 직접 만나 초청장을 전달하고 행사에 꼭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스님을 만나기 위해 손님들이 연달아 평화재단을 찾아왔습니다. 먼저 오후 2시에 찾아온 손님과 미팅을 한 후, 오후 4시에는 6.13만인대법회 의전팀과 함께 행사 준비 회의를 했습니다.
의전팀의 준비 사항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내빈 축사 명단과 영상 축사 명단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오후 5시 30분에는 국가보훈부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사)좋은벗들에서는 러시아 연해주에 발해 박물관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여 사업이 중단되었습니다. 그 기금을 해외에 있는 천여 개의 독립운동 유적지 중 제대로 복원이 안 된 곳에 지원하고자 국가보훈부 관계자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 유적지 등 여러 유적지의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대화를 나눈 후 미팅을 마쳤습니다.
저녁 7시에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님이 인사차 평화재단을 찾아와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의원님의 당선을 축하하며 지나치게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 국민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염원하는 6.13만인대법회에 참석하여 함께 마음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손님들과 미팅을 모두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종일 미팅을 하고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어제 부산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남자친구가 일곱 살 연하라는 소식에 청중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습니다.
“아니 왜 박수를 쳐요? 그 이유로 결혼을 못 한다는데 왜 박수를 치고 그래요.” (웃음)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자는 쉬운 길이 좋아요, 어려운 길이 좋아요?”
“쉬운 길이 좋습니다.”
“그럼 결혼하지 마세요. 아버지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봐도 질문자는 결혼을 안 하는 게 좋겠어요.”
“아! 그러면 저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웃음)
“제가 질문자에게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농담이 아니고 진심이에요. 결혼을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질문자가 지금 결혼할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 질문하는 내용은 서른다섯 살 먹은 성인 여성이 하는 질문이 아니고 열다섯 살짜리 미성년인 학생이 질문하는 수준이에요. 결혼은 성인과 성인이 만나서 하는 계약입니다. ‘너하고 나하고 앞으로 같이 협력해서 살자’ 하고 사회적 계약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질문자는 성인이 아니에요. 신체적인 나이만 많지, 마음은 미성년자예요. 결혼할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어서 결혼하지 말라고 한 겁니다.
지금 질문자의 상태에서 결혼하게 되면 결과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내가 뭐라고 그랬니. 내 말이 맞지?’ 하는 결론으로 가게 될 확률이 훨씬 높아요. 질문자가 한 사람의 어른이라면 아버지의 반대는 결혼을 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문제가 된다면 남자친구의 집에서 반대할 경우입니다. 시댁이 될 쪽에서 반대하면 질문자가 결혼하기가 어렵겠죠. 그런데 지금 질문자의 상황은 아버지의 반대가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질문자는 결혼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질문자의 얘기 중에 ‘남자친구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사람이 있다고 믿어요? 질문자는 만약 결혼하게 되면 금방 남자에 대해서 배신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네가 나를 배신하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이러면서 얼마 안 가서 관계가 깨지게 될 수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로 저도 아버지와 같은 결론을 내리는 거예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겠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첫째, 아버지가 반대하더라도 ‘아버지는 반대 의견이십니까? 알았습니다’ 하고 그냥 결혼하면 되는 거예요. 아버지가 반대하기 때문에 결혼을 못 한다고 말하는 것은 질문자가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신적인 연령은 아직 스무 살이 못 넘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아버지의 의견은 아버지의 의견일 뿐이에요. 아버지의 축복도 받고 싶고, 아버지가 결혼식장에도 오시고, 아버지가 결혼 비용도 지원해 주시고, 거기에 나는 젊은 남자를 데리고 살고, 그 남자는 나에 대해 변심도 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질문자의 욕심이에요. 정말 잘난 사람이네요! 그렇게 욕심을 부리니까 결혼도 어렵고, 아버지를 설득하는 것도 안 되는 거예요. 아버지가 반대하는 것은 아버지의 의견이고, 질문자는 스무 살이 넘은 성년이잖아요. 옛날이었으면 15살 된 자식이 있을 나이입니다. 이 문제는 질문자가 선택하고 결정하면 되는 일입니다. 아버지는 결혼식에 안 간다고 할 것이고, 재산도 한 푼 안 물려준다고 할 것이고, 호적도 파라고 할 겁니다. 그렇더라도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부모님께 얘기드리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렇게 부모님에게 이야기도 해봤습니다.”
"그러면 왜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봐요? 저의 대답은 그런 길은 없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결혼을 포기하는 게 제일 쉽습니다."
"그런데 제 결혼 문제 때문에 아버지랑 어머니가 싸우십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질문자가 선택을 못하니까 싸우는 거죠. '저는 결혼하겠습니다' 하고 입장을 분명하게 가지면 부모님이 싸울 일이 없어지죠."
"결혼식장에 부모님이 안 오시면 시댁 어르신들이 보기에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시댁 어르신들에게 질문자가 이렇게 얘기하면 되죠.
'저희 부모님은 제 결혼을 반대하셔서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반대를 무릅쓰고 아드님과 결혼하겠습니다.'
만약 시댁에서도 결혼을 반대하면 둘이서만 결혼식을 올리고 살면 돼요. 그 정도 수준도 안 되면서 결혼은 뭐 때문에 해요? 결혼이 그렇게 쉬우면 아무나 다 결혼하게요?
또 다른 문제는 남자친구가 마음이 변하지 않아서 좋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결혼을 하고 20년을 같이 살면 질문자는 50대가 되고 남편은 아직 한창인 40대가 돼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의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일이 무조건 생긴다는 건 아니지만 만약 생기더라도 연하 남편을 데리고 사는 과보를 각오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자든 남자든 연하인 배우자에게 생길 문제가 극복이 안 된다면 평생 불안해하면서 살아야 됩니다.
아버지는 이런 상황이 우려가 되어서 결혼을 반대하는 거예요. 아버지도 남자이기 때문에 젊은 남자가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상이 되어서 반대하는 겁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2년 내지 3년만 살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설령 염려되는 문제가 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3년 정도 살아보고 헤어지는 게 낫지 않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3년을 살든, 5년을 살든, 일단 살아보는 게 좋은 거잖아요. 좋아하는 사람과 살아보지도 못하면 아쉬움이 남거든요. 여러분도 ‘첫사랑을 했던 사람과 잠시라도 만나보고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하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옛날에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요즘은 가능한 시대잖아요.
사람의 마음은 늘 바뀝니다. ‘관심무상’이라는 말이 있어요. 마음은 죽 끓듯이 바뀐다는 뜻이에요. 화장실을 갈 때 마음하고 돌아올 때 마음이 다르고, 연애할 때 마음하고 결혼한 후에 마음이 다릅니다. 사람의 마음은 상황이 달라지면 변하는 게 정상이에요. 늘 변함없이 마음이 똑같다면 약간 문제가 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별종이거나 고지식한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은 늘푼수가 별로 없습니다. 마음이 바뀌는 건 정상입니다. 바뀐 상태를 받아들이고 조정해 나가는 게 인간의 삶이에요.”
"제가 결혼할 준비가 된 시점이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일까요?"
"15살짜리 소녀가 성년이 되려고 스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는 수준이네요. 그러니까 결혼이 어렵죠." (웃음)
“저희 어머니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주실 수 있나요? 이 자리에 함께 와 계십니다.”
“질문자의 결혼에 대해 찬성하고 반대하는 건 부모님의 자유입니다. 시댁이 반대하는 것도 그들의 자유예요. 질문자는 그들의 의견에 시비할 필요가 없어요. 이런 갈등 속에서 어떤 길을 갈 것인지는 내가 선택해서 가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결혼해도 괜찮고, 결혼 안 해도 괜찮고, 살다가 헤어져도 괜찮아요. 인생이라는 게 별거 아니에요. 결혼을 못 한다고 해서 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죽는 일도 아니잖아요. 결혼을 안 했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이 있나요? 이미 결혼을 안 한 사람이 40퍼센트를 넘어섰고, 결혼했다가 헤어졌다고 해서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이혼율이 40퍼센트라고 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인생을 사는 데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가볍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오전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한 후 주간반 수행법회 생방송을 하고, 오후에는 평화연구 세미나에 참석한 후 평화재단 기획위원회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저녁반 수행법회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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