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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인도 문화부와 IBC(International Buddhist Confederation, 국제 불교 연맹)에서 주최하는 GBS (Global Buddhist Summit, 세계 불교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이틀간 열리며 오늘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GBS의 주제는 ‘철학에서 실천까지, 현재 직면한 도전에 대한 불교의 대응’입니다. 전 세계 불교 지도자, 학자들이 모여 세계적 문제를 불교적 관점으로 모색해 보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입니다.
행사는 호텔 내에 자리한 큰 콘퍼런스 홀에서 열렸습니다. 스님은 20여 명의 스님들과 함께 IBC가 준비해 둔 특별 초대석에 앉았습니다.
1부가 시작되고 오전 10시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입장하여 연설을 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세계는 전쟁, 경제 불안정, 테러리즘, 종교적 극단주의, 기후 변화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으며 불교적 관점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설을 마치고 모디 총리는 스님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초대한 승려 20인에게 가사를 증정했습니다. 1부가 끝나고 스님은 초대받은 승려 20인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2부에서는 학술과 승가에 대한 발표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학술 부분은 미국의 티베트 불교 전문가 로버트 서먼 교수가 ‘불법과 평화’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승가 부분은 베트남 불교승가 대주교인 틱찌꽝 큰스님이 ‘사회적 조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교와 승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발제를 했습니다. 스님은 승가에 대한 발제를 들었습니다.
2부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는 부탄에서 오신 타시 님을 만나 GBS 행사가 끝나면 방문할 부탄 일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제 인류는 과도하게 소비하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부탄의 전 왕께서 만드신 행복지수 지표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앞으로 ‘행복한 삶의 표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같이 연구해 보면 좋겠어요. 그 표본이 천 명이어도 좋고, 만 명이어도 좋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우리 인류가 미래에 가야 할 길이다’ 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부탄을 통해서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목적으로 부탄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제가 부탄을 방문한다고 해서 특별히 많은 준비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부탄의 현재 모습을 여과 없이 보고 싶습니다. 저는 관광하기 위해 부탄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러니 저를 안내할 때 좋은 것을 보여주려고도 하지 말고, 대접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가장 어려운 부분, 가장 필요한 부분을 보여 주실수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니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런 것이라면 문제없습니다. 부탄을 그냥 보고 가시면 됩니다." (웃음)
저녁 행사 시작 전에 스님은 주변에 자리한 사람들에게 튀르키예 긴급구호 상황과 시리아 학교 짓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붓다를 주제로 한 사진 작품 설명, 붓다의 출현에 대한 인도 전통 공연이 한 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스님은 저녁식사를 한 후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 30분에 즉문즉설 방송을 하고, GBS 2일째 일정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어제 수행법회 생방송에서 있었던 내용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저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요. 저보다 잘하고 여유 있다고 느껴지고 다른 주위 사람들까지 도와주는 선후배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학업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에 앞서 제 일도 그럭저럭 해내고 있는 수준입니다. 열등감이 점점 커져서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고 선후배들을 만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몸이 경직됩니다. 올해 초에는 제가 맡을 예정이었던 학생회 회장 자리를 선배가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힘이 들까 봐 선배가 대신 맡았다는 얘기를 듣고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동시에 제가 선배만큼 일을 잘 못한다는 열등감이 올라와서 도리어 ‘왜 선배가 그 일을 가져갔나?’ 하고 선배 탓을 하게 됩니다. 선배가 저를 도와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제 수준에서 회장 자리는 감당이 안 될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계속 원망하고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 괴로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침마다 기도를 하면서 이런 마음을 내어보세요.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저는 이대로 좋습니다.’
이런 마음을 내고 기도를 하면 점점 좋아질 거예요.”
“제가 지금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실수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 같아요. ‘욕심이 너무 많은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누구나 다 그래요.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의 키가 170센티미터 정도 된다고 합시다. 질문자가 생각할 때는 키가 그 정도 되면 키가 작은 거예요, 큰 거예요?”
“키가 큰 거죠.”
“그런데 180센티미터 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놀면 어떻게 느낄까요? 만약 키가 170센티미터 되는 사람이 농구선수라면 본인의 키가 작다고 생각할 겁니다. 만약 키가 160센티미터 되는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면 본인의 키가 크다고 생각을 할 거예요. 키가 170인 사람이 180인 사람하고 같이 놀면 키가 작다고 생각하고, 키가 160인 사람하고 같이 놀면 키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키가 170인 사람은 키가 큰 사람이에요, 작은 사람이에요?”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도 아닙니다.”
“누구와 비교를 하느냐에 따라서 열등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우월의식이 생기기도 하는 겁니다. 공부를 반에서 5등 하는 아이가 있다고 합시다. 평균적으로 보면 30명 중에 5등을 하면 공부를 잘하는 축에 들어가요, 못하는 축에 들어가요?”
“잘하는 축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1등 하는 아이와 비교하면 늘 1등을 못했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열등의식을 갖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열등해서 열등감을 갖는 거예요, 본인보다 나은 사람하고 자꾸 비교를 하니까 열등감을 갖는 거예요?”
“자신보다 나은 사람하고 비교해서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겁니다.”
“질문자도 마찬가지로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하고 자꾸 비교하고 있는 겁니다. 나보다 집안이 좋은 사람, 나보다 키가 큰 사람,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 나보다 능력이 있는 사람하고 비교를 하니까 나는 열등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본인의 존재가 열등해서 열등한 게 아니라 비교를 그렇게 하니까 본인 스스로 열등해지는 겁니다. 계속 열등한 게 좋아요, 자신감을 갖는 게 좋아요?”
“자신감을 갖는 게 좋습니다.”
“자신감을 가지려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하고 막 경쟁을 해서 이겨야 할까요, 비교 자체를 그 사람들과 하지 말아야 할까요?”
“비교 자체를 안 해야 합니다.”
“비교 자체를 하지 않으면 경쟁을 해서 이기려는 노력을 안 해도 되잖아요. 반에서 5등을 했다면 10등 하는 사람보다는 잘하는 겁니다. 키가 170센티미터이면 160센티미터인 사람보다는 키가 큰 겁니다. 관점만 바꾸면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도 자꾸 욕심을 내어서 높은 곳을 향해 가려고 하니까 애는 많이 쓰고 열등감은 더욱 깊어지는 겁니다. ‘나는 왜 아무리 노력해도 1등을 못할까?’ 자꾸 이런 생각을 하니까 열등감이 계속 커지는 거예요. 질문자는 지금 있는 그대로 열등한 존재예요, 우월한 존재예요, 아니면 그냥 나만의 존재예요?”
“저는 저만의 존재입니다.”
“질문자는 열등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월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자기로서의 존엄한 존재입니다. 자꾸 욕심을 내고 남과 비교해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그런 초라하고 열등한 존재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열등의식을 갖고 사는 것이 좋을까요, 스스로 존엄한 존재임을 알고 사는 것이 좋을까요?”
“자기가 존엄한 존재임을 알고 사는 것이 저에게 좋습니다.”
“그러려면 자꾸 비교해서 남한테 칭찬을 받으려고 해야 돼요, 칭찬하고 안 하고는 그 사람의 문제니까 나는 나대로 살면 돼요?”
“칭찬은 그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저대로 살면 됩니다.”
“그 사람이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그건 그들의 문제로 보면 됩니다. 칭찬을 받으면 우쭐대지 말고 ‘저 사람이 보기에 그렇구나’ 하고, 욕을 먹으면 기죽지 말고 ‘저 사람의 생각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면 됩니다. 그러면 칭찬에도 우쭐대지 않고 비난에도 기분이 나쁠 일이 없어요. ‘사람은 누구나 생각이 다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이면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제가 기죽어 있는 모습을 보고 왜 기죽어 있냐고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그냥 괜찮다고 하면 되는데 제가 긴장을 하면 순간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져요. 계속 비교를 하다 보니 힘이 들어서 수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수행을 할 것까지는 없어요. 비교만 안 하면 되는데 무엇 때문에 힘들게 수행을 해요?”
“수행을 하면 제 마음이 편해질까 싶어서요.”
“비교를 안 하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집니다. 비교를 해서 열등의식을 가져놓고 다시 열등의식을 극복하려고 하면 힘만 더 들잖아요. 처음부터 비교를 하지 않으면 열등감을 느낄 일이 없어요. 그러면 기죽을 일도 없어지고, 기죽은 것을 극복할 일도 없게 됩니다.”
“비교를 안 하고 싶은데 자꾸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요.”
“비교를 하려거든 차라리 질문자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를 하세요. 공부를 5등 한다면 10등 하는 사람하고 비교하고, 질문자보다 가난한 사람하고 비교를 해보면 됩니다. 신체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열등감이 든다면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과 비교해서 ‘그래도 다리는 안 다쳐서 다행이구나’,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서 다행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비교하면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한지 자각할 수 있어요. 몸이 다쳐서 불편함을 느껴봐야 그때 후회를 하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제 손으로 밥을 먹고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질문자처럼 이미 큰 복을 갖고 있는데도 계속 불평하는 사람을 깨우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눈이 안 보이든지, 귀가 안 들리든지, 다리가 하나 부러져봐야 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계속 불평을 하는 건 불행을 자초하는 행동이에요. 기도를 이렇게 해보세요.
‘살아있어서 감사합니다.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내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걸어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제가 이번에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가봤는데 지진으로 팔이 없고 다리가 없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봤어요. 신체가 건강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복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모든 존재는 열등하지 않습니다. 개구리는 개구리대로, 뱀은 뱀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얼굴이 검은 사람은 검은 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키가 작으면 작은 대로 소중한 겁니다. 존재 자체는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소중한 것입니다. 평생 그렇게 기죽고 사실래요? 아니면 고개 들고 눈을 똑바로 들고 사실래요? 학생회장을 해서 뭐 합니까? 선배가 학생회장을 대신해 준다고 하면 ‘감사합니다’ 하면 되죠. 질문자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친구를 하는 것이 좋습니까? 아니면 공부를 못하는 사람과 친구를 하는 것이 좋습니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친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친구를 해야 배울 것이 많죠. 그런데 질문자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있으면 기가 죽기 때문에 결국 공부를 못하는 사람과 지내야 기가 죽지 않겠네요. 내 친구가 공부를 잘하는 것은 나한테 좋은 일입니까, 나쁜 일입니까?”
“좋은 일입니다.”
“내 친구가 달리기도 잘하고 키도 크고 일도 잘한다면 열등의식을 가질 게 아니라 ‘나는 그런 친구가 있으니 배울 것이 있어서 좋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보다 부족한 사람을 보면 ‘저 사람보다는 내가 건강해서 감사하고, 도와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자기를 긍정적으로 보면 좋겠어요.”
“제가 계속 부정적인 것만 생각하고, 제가 가진 좋은 것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달으려면 스님하고 같이 구호활동을 같이 다녀보면 됩니다. 팔이 없는 사람들, 집이 없는 사람들, 굶주린 사람들, 병들어 누워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자존감은 금방 극복이 됩니다. 안 다쳐서 감사하고,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선배들이 독재에 항거하고 투쟁하고 희생한 덕분에 오늘날 민주화된 세상이 있는 겁니다. 자유가 없는 독재 사회에서 살아보면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사시겠어요?”
“스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앞으로는 제가 갖고 있는 좋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제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자기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자신의 자유예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으면 내 키가 150cm라 하더라도 ‘작은 것은 아름답다’ 하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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