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7.19(오전)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영어 통역 즉문즉설
“매사에 부정적인 어머니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영어 통역 즉문즉설을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명상수련을 진행했습니다.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마치고 스님은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통역 즉문즉설 기획서를 검토했습니다. 사전에 22명의 외국인이 질문을 신청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7시부터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각국에서 참여하기 좋은 시간을 맞추다 보니 아침 일찍 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외국인들은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질문자와 대화하는 모습은 유튜브로 생중계를 했습니다. 6백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영어 통역은 미국에서 제이슨 님이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유튜브 채팅창으로 세계 각국에서 인사가 되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영상으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한국은 지금 아침 7시입니다. 제가 오스트레일리아나 유럽 또는 아메리카에 가서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눠야 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이렇게 영상으로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보다는 못 하겠지만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즉문즉설(卽問卽說)이란?

여러분께서 평소에 궁금하거나 살아가면서 힘든 게 있으면 저에게 질문을 하시고, 저는 제 의견을 말하고, 또 부족하면 여러분이 더 얘기하고, 다시 제가 말씀드리는 방식으로 대화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런 대화 방식을 한국말로는 ‘즉문즉설(卽問卽說)’이라고 합니다. 즉문즉설은 누구든지 자기의 고민을 말하고 대화하는 것이지 어떤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닙니다. 대화를 하면서 자기 마음속에 있던 의문이 해소되거나 괴로움이 없어지는 대화입니다.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어떤 지식적인 것에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과 제가 대화를 하는 겁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은 제 각각 생각이 다릅니다.

‘어떤 것은 옳고, 어떤 것은 그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구나’

이것을 알게 되면 마음의 부정적 작용이 사라집니다. 지금부터 즉문즉설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자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중인데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납니다

“저는 코로나19, 기후변화,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서 저와 다른 행동이나 관점을 가진 사람을 보면 화가 납니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거나, 아이들이 노는 데에서 큰 SUV 차량을 타고 빨리 달리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납니다. 화가 날 때 어떻게 화를 가라앉히고 참을성을 기를 수 있나요? 그리고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I feel deeply annoyed and concerned by people not taking the COVID pandemic and climate change seriously. It's difficult for me to see people not wearing their masks or driving kids in an SUV to the playground. How can I manage my annoyance and practice patience, yet alert others and make them care about these issues?"

“화가 나면 열이 오르고 파워가 생깁니다. 이런 파워를 갖고 큰 소리로 말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이 상대를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저항을 불러일으킨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결국 상대가 자신의 문제를 고치기보다는 오히려 저항을 해서 갈등이 심화될 때가 더 많습니다.

상대를 변화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고 나도 괴롭지 않으려면, 이런 얘기를 들을 때 화가 나지 않아야 됩니다. 내가 화가 나지 않으면, 첫째, 나한테 좋습니다. 화가 나지 않는 상태에서는 상대를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도 있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상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할 때도 내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를 위해서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상대가 받아들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이 말은 상대가 반드시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화가 나서 얘기했을 때보다 편안하게 얘기했을 때 상대가 받아들일 확률이 조금 높다는 것을 말합니다.

상대의 얘기나 행동을 보고 화가 나지 않는 편안한 마음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첫째, 나에게 좋습니다. 둘째, 상대를 변화시키는데도 조금 더 효과적입니다. 상대가 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갈등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없습니다.

반면에 화가 나는데 그것을 참고 있으면, 첫째, 내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둘째, 그것이 두 번, 세 번 되풀이되면 더 세게 화가 나서 튀어나오기 때문에 나도 괴롭고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옳고 네가 그른 것이 진실인가

그러니 상대의 이야기를 듣거나 행동을 보고 화가 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화가 나는데 참거나,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참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가 나지 않을까?’ 이렇게 접근해야 합니다. 질문자가 화가 날 때를 가만히 살펴서 화가 날 때는 ‘어떨 때 화가 날까?’ 하고 연구를 좀 해야 합니다. ‘내가 옳고 당신은 틀렸다’ 하는 관점이 딱 잡히면 감정이 경직되면서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납니다. 그런데 내가 옳고 네가 그른 것이 진실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어떠한가?’ 하고 연구를 해봐야 합니다.

사실은 두 사람의 생각이 다른 겁니다. 관점이 다르고, 믿음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이렇게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항상 자기를 중심으로 상대를 보게 됩니다. 비유를 들면 이 컵을 꽃병과 비교하면 컵이 작습니다. 뚜껑과 비교하면 컵이 큽니다. 내가 컵이라면 나를 기준으로 해서 ‘꽃병은 크다’, ‘뚜껑은 작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러나 진실은 큰 것도 없고, 작은 것도 없습니다. 다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인식이 그렇게 될 뿐입니다. 나를 기준으로 삼으니까 내가 옳게 되고 상대가 그른 것이 됩니다. 이것은 잘못된 인식 체계입니다. 객관적 현실은 서로 다를 뿐입니다.

첫째,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실에 입각해 있는 것입니다.

둘째,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의 믿음, 가치관, 생각에 의해 그렇게 말할 수 있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겠다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옳다고 할 것이 없듯이 그도 옳다고 할 것이 없습니다. 그냥 다를 뿐입니다.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을 늘 자각하고 있으면, 상대의 말과 행동을 봤을 때 짜증이나 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 내가 괴롭지 않습니다.

이때 이 상황을 그냥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이건 좀 바꾸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개선을 하려면 서로 다름을 조정해 가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상대를 고려하면서 내가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조정해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겁니다.

마스크를 끼는 게 반드시 좋다고 정해진 법은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좋겠다고 내가 생각한다면 ‘마스크를 껴라’ 이렇게 명령할 게 아니라 ‘마스크를 쓰면 좋지 않겠느냐?’ 하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문제 제기를 그만두면 되고,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 됩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연구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마스크를 쓰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연구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변화가 미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을 갖고 접근하면 스트레스는 받지 않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내가 괴롭지 않아야 꾸준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화를 내게 되면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잘 안 되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포기해 버려서 오히려 변화에 도움이 안 됩니다.

어떤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이 평화적이어야 하고, 문제를 푸는 과정도 평화적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일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가 없습니다. 원하는 대로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안 되면 그냥 둬도 되고, 그래도 변화를 시켜야 되겠다면 다시 시도를 해보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합니다. 연습을 꾸준히 해보시기 바랍니다.”

“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Yes, that helped a lot."

첫 번째 질문자는 연이어서 기후변화와 같은 주제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를 세상에 효과적으로 알리려면

“그런데 제 경험으로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와 같은 주제를 거론할 때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효과적일까요?”

"In my experience, people dread discussing the topic of global warming. What would be an appropriate way to bring up the subject of global warning?"

“내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를 느낀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 위기를 같이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기후변화가 초래할 위험을 모르고 있을 때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험이 어떻다고 알려 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런 위험을 알고 있는데도 생활 습관이 안 고쳐져서 현실에서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습관화된 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질문자가 먼저 이해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거나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도 함께 해야 됩니다.

좋은 생각을 갖고 계시니까 꾸준히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만약 화가 나서 이 일을 한다면 이 일을 하는 것이 괴롭고 점점 지치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나갈 때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이 의미가 있고 행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와 같은 이런 일은 질문자가 죽을 때까지도 이루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도 이번 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하잖아요.” (웃음)

스님의 답변이 아주 만족스러웠는지 환한 웃음을 보이며 첫 번째 질문자가 마이크를 껐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매사에 부정적인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매사에 부정적인 어머니와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저희 어머니는 매우 부정적인 분이십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이나 사람들에서 부정적인 면을 찾아서 거기에 대해 비판하고 불평을 하십니다. 그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시는 거 같습니다. 이 상황은 저와 가족 그리고 본인 자신도 괴롭게 합니다. 이런 어머니 곁에서 제가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요? 가족들이 때론 고통의 원천으로 느껴져 없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제발 엄마나 가족을 그만 만나라고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저는 그런 방식으로 마음의 평온을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My mother is a very negative person. She finds the negative side in every situation or people and criticizes and complains about it. I don't think she is grateful to anyone or anything, and this situation bothers me, my family, and herself. How can I find peace in mind with my mother? Sometimes the family is like a source of pain for me, and I wish my family to disappear. However, please don't tell me to stop seeing my mother or family. I know I can do that, but I don't think I could feel at peace with myself that way.”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것을 늘 알아야 합니다. 부모님에 대해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든지, 어머니와 관계를 끊든지, 나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어서 벌써 하나의 선택권을 포기한 겁니다. 어머니와 관계를 끊는 방법을 포기해버리면 만약 어머니에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될 경우 질문자는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어머니와 관계를 끊는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많은 방법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동양에서 ‘손자병법’이라는 유명한 병법서가 있습니다. 손자병법에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36개의 전술이 나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고, 저런 경우에는 저렇게 하고, 그러다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마지막 36번째 방법이 나오는데, 그게 도망가는 겁니다. 이 좋은 방법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데 큰 장애가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하는 마지막 방법을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는 겁니다. 이 마지막 방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앞의 방법들이 안 됐을 때 너무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저히 안 되면 도망을 가는 마지막 방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어머니와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본인이 생각한다면 ‘괴로워하면서 관계를 지속할 거냐?’, ‘괴롭지 않으면서 관계를 지속할 거냐?’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원하는 대로 어머니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방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안 될 확률이 99%입니다. 그러면 괴롭게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가 부정적이라고 말하고 있는 나는 과연 어떤가

‘어머니는 부정적이다’라는 말속에 이미 질문자가 어머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을 가지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자꾸 고치라고 하니까 안 고쳐지는 거예요. 부모가 자식에게 ‘고쳐라’ 해도 안 고쳐지는데, 어떻게 자식이 부모에게 ‘고쳐라’ 하는데 그게 고쳐지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질문자가 지금 어머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부터 먼저 고쳐야 됩니다. 어머니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머니는 그렇게 세상을 보는구나’ 이렇게 봐야지 ‘어머니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 이렇게 보면 안 됩니다. 내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어머니를 봐줄 수 없다면, 즉 내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괴로워하면서 어머니와 관계를 유지하든지, 어머니와 관계를 끊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어머니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되는지 안 되는지 나를 변화시키는 것을 먼저 시도해보세요. 그게 되면 문제가 없고, 그게 안 되더라도 좋은 점이 있습니다. 나도 안 되기 때문에 어머니도 안 되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해가 좀 되셨습니까?”

“네, 스님.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제 어머니의 딸이기 때문에 저도 세상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제 어머니를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인식을 해왔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제 성찰이 깊어졌습니다. 제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제 기준으로만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주신 가르침은 정말 제 눈을 뜨게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Yes, Sunim. Thank you for your teaching. I am my mother's daughter too, and I realize I also have a negative view of the world. For a long time, I've recognized my mother as a negative person, and after listening to you, it's self-reflecting. I must've solely judged with the values of the people around me. Your teaching from today is really eye-opening."

“어머니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편안하려면 늘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세요.

‘어머니, 나를 낳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든, 화를 내시든, 그래도 나를 키워준 분은 당신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에 대해서 이렇게 감사 기도를 하면, 첫째, 질문자에게 좋고, 둘째, 혹시라도 어머니에게 변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자의 말에 모순이 있어요. 어머니가 세상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비판하면서 지금 질문자는 자기 어머니에 대해서 감사할 줄 모르잖아요. 그러니 질문자부터 어머니에 대한 감사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외에도 남녀노소 다양한 외국인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죽음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죽으면 윤회한다고 하는데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나요?
  • 저는 명상을 15년 이상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큰 기쁨을 느끼고 변화도 있었는데 지금은 막다른 골목에 막힌 기분입니다. 어떻게 더 수행을 해나가야 할까요?
  •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명상을 깊이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삼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나요?
  • 저는 아홉 살이에요. 친구들이 아프거나 다치면 걱정이 되고 돕고 싶어요. 그런데 이미 다른 친구가 도와주거나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서 친구를 돕지 못하게 되면 슬퍼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저는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 살고 있어요.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것을 보면 당장 달려가서 돕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못마땅해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소명감이 있는데, 늘 충분히 돕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죄책감이 들고 지쳐요.
  • 제가 이혼을 하고 아이들의 엄마를 떠나야 할 때 아이들이 저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과 대화를 마치고 외국인 질문자들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소감을 말했습니다.

“좋은 방법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you for the great suggestions."
“저에게 꼭 필요한 말을 해주시네요. 제가 저를 과대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제 능력과 상황이 안 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You just told me what I really needed. I must have overestimated myself. I'll accept my current capacity and shortcoming circumstances."
“남북평화를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직접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Thank you for your effort to keep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 I hope to meet you in person one day."

마지막으로 스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로 즉문즉설을 마쳤습니다.

“인생살이가 그렇게 힘든 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지금 힘들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다람쥐나 토끼를 한 번 보세요. 막 힘들어하면서 살고 있습니까? 막 즐거워하고 살고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즐거워하기도 하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정신 작용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좋은 점이기도 하고, 나쁜 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즐겁게 인생을 살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괴로움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우리가 다람쥐나 토끼처럼 괴롭지 않게 살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조금만 정신작용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면 괴롭지 않게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지나친 욕망을 내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자기 견해를 고집하는 것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됩니다. 한국말에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화가 나면 눈에 뵈는 게 없다’ 이런 말도 있어요. 욕심이나 화가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많은 괴로움이 발생하는 거예요.

항상 사실에 기초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의 부정적인 작용은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명상을 통해서 뭔가 더 큰 것을 얻겠다는 욕심으로 명상을 하기 때문에 늘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욕심이나 지나친 기대를 내려놓으면 토끼나 다람쥐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런데 욕심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욕심이 내려놓아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코끝에 집중해서 호흡을 알아차려 보라는 겁니다. 호흡을 알아차리고 있으면 저절로 집착이 내려놓아져 있습니다. 지금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앉았을 때만이 아니라 걸어갈 때도, 일할 때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이것을 우리가 앉아서 연습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아무리 이렇게 장시간 앉아 있어도 뇌에서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걱정을 계속하고 있으면 괴로움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상황을 핑계 삼으면 죽을 때까지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제 마칠 시간이 되었네요. 여러분이 사는 곳에 제가 직접 가지 않아도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또 통역을 해준 제이슨 님이 이곳까지 오지 않고 미국에서 바로 통역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제이슨 님, 고마워요. 그럼 지금부터는 강연을 듣고 난 소감을 서로 나누시길 바랍니다.”

화면 속 질문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화상으로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평화재단 통일의병에서 요청한 영상을 녹화한 후 문경으로 출발했습니다.

문경에 도착해서 오후에는 원고 교정을 한 후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일요 명상수련을 진행했습니다. 일요 명상수련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 영상은 유튜브에서 지금 보실 수 있습니다.

▼ 유튜브에서 보기

▲ 영상 보기

전체댓글 46

0/200

김현숙여래심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기 위해 내려놓는 연습하겠습니다

2020-08-17 21:01:52

규원

소중하고 귀한 스님의 말씀 잘새기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8-07 22:31:11

무승화

내가 어떤 관점을 갖는지 늘 살피는 삶이면 마음이 편안해지니, 그것으로 족하네요. 고맙습니다.

2020-08-01 22: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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