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5.19 통일특별위원회 회의
“마음을 알아차린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어젯밤 두북 수련원에서 서울로 올라온 스님은 오늘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서 회의를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하고 오후 1시에는 통일특별위원회 국장단과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 15일에 통일특위 전국 지역장들과 간담회를 한 후 남은 과제들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남은 과제들에 대해 더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님은 “상황에 맞게 방법은 바꾸더라도 사업의 방향과 목적은 잃지 않아야 한다” 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 되든지 종결이 되든지 상관없이 코로나19 때문에 사업방향을 이렇게 저렇게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 온라인의 역량을 키우면 되고, 잠잠해지면 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려서 사업을 진행하면 돼요.

코로나19의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가령 올해 내내 직접 대면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해도 사업을 추진하는데 지장이 없어야 해요. 지금까지는 갑자기 닥친 일이니까 ‘언제 끝나지?’, ‘어떻게 하지?’ 하면서 한두 달을 그냥 보냈잖아요. 이제는 더 이상 상황만 쳐다보고 시간을 보낼 일은 아니에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계속되는 대로 일을 하면 되고, 바뀌면 바뀌는 대로 일을 하면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날이 와도, 온라인이 더 유리하다면 온라인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되고, 그래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낫다고 하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이렇게 사업을 자유롭게 하면 돼요. 물길이 넓어지면 얕고 넓게 흐르고, 물길이 좁아지면 깊고 좁게 흐르면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시간 낭비를 할 수도 있지만, 잘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행복학교를 확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어요. 재수 없으면요.” (모두 웃음)

운영에 대한 논의 외에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할 행사가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5,6월에 예정되어 있었던 전국 즉문즉설 강연을 모두 취소했었습니다. 스님은 온라인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해 보면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토론 끝에 행복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연을 실험해 본 후에 온라인 대중 강연을 기획해보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행복학교에 대해서도 연구해 보기로 했습니다.

3시에 회의를 마치고 저녁까지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종교인모임과 수행법회 생방송을 한 후 오후에는 ‘COVID19, 총선, 한국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평화재단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5월 17일 불교대학 온라인 즉문즉설에서 소개하지 못한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마음을 알아차린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정토불교대학 강의를 듣고 스님이 알려준 방법대로 실천을 해보고 있습니다.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까지는 잘 되는데, 그 다음에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알아차렸다고 할 때 무엇을 알아차렸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보고(眼), 귀로 듣고(耳), 코로 냄새 맡고(鼻), 혀로 맛보고(舌), 몸으로 촉감을 느끼고(身), 머리로 생각하는(意), 이 여섯 가지 감각을 통해 사물을 인식합니다.

느낌이 일어날 때 바로 알아차리기

여섯 가지 감각과 사물이 부딪힐 때 느낌(수, 受)이라는 작용이 일어납니다. 느낌에는 기분이 좋다거나(쾌, 快), 기분이 나쁘다거나(불쾌, 不快),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덤덤하다거나,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느낌은 즉각적 반응이에요. 북채로 북을 때리면 바로 울림이 일어나듯이, 딱 부딪히면 바로 일어납니다. 그래서 느낌은 내가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이렇게 일어나는 반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람마다 경험을 통해 형성된 감정의 습관, 생각의 습관, 말의 습관, 행동의 습관에 따라 반응이 서로 다릅니다. 이것을 인도말로는 ‘까르마(Karma)’라고 하고, 불교 용어로는 ‘업식(業識)’이라고 합니다. 일상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말이나 행동만을 습관이라고 생각하는데, 사고하거나 마음이 작용하는 것도 습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습관이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으로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느낌이 일어나는 과정은 마치 두 개의 부싯돌이 부딪쳐 불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한 개의 부싯돌은 내 몸에 있는 여섯 가지의 감각기관[眼耳鼻舌身意]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한 개의 부싯돌은 밖에 있는 여섯 가지 인식의 대상[色聲香味觸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부딪혀 불이 반짝하고 일어나는 것이 느낌[受]입니다.

느낌이 일어난 다음에 일어나는 정신작용이 감정입니다. 긍정적인 느낌이 일어날 때는 좋다는 감정이 일어나고, 부정적인 느낌이 일어날 때는 싫다는 감정이 일어나게 됩니다. 좋아하면 사랑하고 집착하게 되고, 싫어하면 미워하고 피하게 되는데, 이것을 마음이라고 합니다. 좋고 싫은 감정이 세게 일어나면 거기에 상응하는 말이 튀어나오게 되고, 그다음에는 행동으로까지 나오게 됩니다. 말과 행동이 격하게 나올 때는 마음이 굉장히 흥분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는 화가 막 일어나는 걸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이미 불이 붙은 상태에서 알아차렸기 때문에 알아차렸다고 해서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이미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밖으로 말과 행동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제재를 가해야 됩니다. 일어나는 감정을 좀 눌러 놓으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참으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터트리면 나는 스트레스를 안 받지만 타인으로부터 그에 대한 과보를 받게 됩니다. 마음이 격해져서 욕설을 했다면, 속은 시원한데 상대로부터 반격을 받게 되어 손실이 커집니다.

'조금만 참을 걸 괜히 욕설을 하고 주먹다짐을 해서 손해를 많이 보는구나'

이렇게 후회가 생깁니다. 행위가 밖으로 나와 버리면 과보가 따르고, 그래서 손실이 크면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후회할 것이 아니라 행위가 일어나버린 것에 대해 ‘아,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했구나' 하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부싯돌이 탁 부딪쳐서 불이 반짝하듯이 느낌이 일어나는 순간 바로 알아차렸다면, 알아차림과 함께 느낌이 금방 사라지고 감정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이때 못 알아차리면 감정으로 옮겨 붙게 됩니다.

그래서 수행의 목표는 느낌이 일어날 때 바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느낌에 깨어 있지 못하고 자동으로 반응을 해서 감정으로 발전해버립니다. 감정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조기에 알아차리면 더 이상 확대가 안 됩니다. 불이 붙었을 때 금방 알아차리면 곧바로 발로 밟아 꺼버릴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좋고 싫음이 일어나는 순간 '좋아하는구나’, ‘싫어하는구나' 하고 금방 알아차리면 조금 있다가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불이 활활 타올랐을 때는 양동이에 물을 담아 와서 아무리 부어도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느낌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감정으로 옮겨 붙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감정으로 옮겨 붙었을 때도 조기에 알아차린다면 즉시는 아니라도 조금 있다가 사라집니다. 이때까지는 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감정의 불이 아주 심하게 타올랐을 때는 알아차린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아요. 그때는 불을 끄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감정이 너무 커져버리면 제어도 할 수 없습니다. 말과 행동으로 표현이 되고, 그로 인해 과보가 따르고,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이미 말과 행동으로 폭발을 했다 하더라도 ‘어, 잘못했구나’ 알아차리고 ‘다음부터는 안 해야지’ 하고 멈추어야 합니다. 후회하고 있을 게 아니라 ‘아, 놓쳤구나’ 하고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비난을 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비난받을 짓을 했습니다’ 하고 참회를 하고, 누군가가 욕을 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 당신을 화나게 했습니다’ 하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과 행동까지 뱉어놓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러니까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겁니다.

그래서 느낌이 일어날 때 초기에 알아차리면 노력을 따로 할 게 없습니다. 부싯돌에 불이 일어나지만 사라지듯이 반응이 일어났다가 사라집니다. 설령 감정으로 옮겨 붙었다 하더라도 조기에 알아차리면 금방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미 많이 옮겨 붙었다면 알아차린다고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 때는 더 커지는 걸 막아야 합니다. 바깥으로 표출되는 걸 막기 위해서 약간 제어를 해야 됩니다. 제어가 안 되고 밖으로 터져 버렸다면, 터져 버린 걸 알아차리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후회하는 마음이 반복될 때는 어떡하죠

“마음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짜증, 화남, 누군가에 대한 원망의 마음들로 인해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 전에 감정이 앞섭니다. 늘 후회하는 마음이 뒤따르는데, 연습과 후회를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후회를 반복하는 건 연습이 아니에요. 참았다가 터뜨리고 후회하고 다시 참고, 이것을 반복하는 것은 중생 놀음이지 알아차림이 아니에요.

첫째, 느낌을 초기에 알아차려서 감정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만약 느낌을 놓쳐서 감정으로 옮겨갔다면, 다시 감정을 아주 초기에 알아차려서 제어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알아차림입니다.

둘째, 감정이 격앙되었을 때 알아차렸다면, 제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억제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그래도 억제하는 것이 터뜨리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셋째, 제어를 못하고 터뜨려버렸다면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죄의식을 갖는 게 참회가 아니에요. ‘아, 내가 놓쳤구나’ 알아차린 후 ‘다음에는 되풀이하지 말아야지’ 하고 원을 세워야 합니다. 이것을 참회라고 합니다.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과하기

이미 일을 저질렀다면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과보를 안 받으려고 하니까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화를 벌컥 냈다면 상대는 내가 싫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나한테 다시 화를 내겠죠. 그럴 때 내가 ‘죄송합니다. 아직 제가 수행이 부족해서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사과를 할 수 있다면, 이런 성격을 갖고도 살아가는데 별 지장이 없어요. 이것도 하나의 수행입니다.

그래서 자꾸 연습을 해야 합니다. 놓치면 ‘아, 놓쳤구나’ 하고 다시 해보고, 또 놓치면 ‘죄송합니다’ 하고 다시 해보고, 이런 식으로 계속 연습하면, 당장 개선이 안 되더라도 상대에게 누적이 덜 되기 때문에 친구나 부부 사이를 유지하는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쟤가 성질은 더럽지만, 그래도 자기 모습을 금방 인정하고 참회하니까 같이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

이렇게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전체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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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덕

저도 알아차리고 감정처리가 잘되지 않았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보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2020-05-27 23:42:41

김현숙여래심

맘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감정에 휘둘리고 끄달려왔던 삶에서 조용한 맘 알아차림으로 그 전의 삶에서 자유롭고자 합니다

2020-05-27 23:03:30

정지나

슬프고 우울하고 답답해하는 나를 자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5-25 21: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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