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7.3 청춘콘서트 울산편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울산에서 열린 ‘2015 청춘콘서트’에 출연해 김제동씨와 함께 청년들을 위해 행복 강연을 했습니다.

 

어제밤 대구 정토법당에서 잠을 잔 스님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기도를 하러 나온 대중들과 함께 천일결사 기도를 했습니다. 스님이 법당에서 주무신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평소보다 많은 정토회 회원들이 새벽 기도를 하러 나왔습니다. 

 


 

기도 후 스님은 “평상시에도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거예요? 오늘만 많이 나온 거예요?”라고 물었고, 대중들은 오늘 유난히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기도를 마친 대중들을 위해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정진을 해야 하는지 짧게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마음이 흔들린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여기 가면 이렇게 흔들리고, 저기 가면 저렇게 흔들리고, 장례식장에 가면 멋있게 한번 죽어보고 싶고, 결혼식장에 가면 멋있게 한번 결혼해보고 싶고, 스님을 보면 출가하고 싶고, 정치인을 보면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고, 이렇게 늘 경계 따라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자기 중심을 잡고 있으면 위가 조금 흔들흔들 해도 두 다리가 대지에 뿌리박고 있으므로 넘어지지 않듯이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한다는 것은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어릴 때부터 항상 자고 일어나면 엄마가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의 심리가 안정이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늘 불안하게 살기 때문에 아이들의 심리도 불안하게 형성이 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이라도 늘 아침에 일어나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식으로 정진을 해보세요. 하고 싶은 날도 하고, 하기 ?은 날도 하고, 마음이 편안한 날도 하고, 마음이 불안한 날도 하고, 늘 일정하게 하면 마음의 중심이 서서히 잡혀 나갑니다. 그래서 여러분 자신도 중심이 잡히고 여러분과 같이 사는 주변 사람도 중심이 잡히게 됩니다. 

 

부처님은 마음이 늘 편안하시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이 부처님께 여쭤 보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편안하게 되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여쭤보려고 왔다가 부처님이 명상하고 있으니까 그 옆에서 기다리다가 그냥 마음이 편안해져 버려서 물을 게 없어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여러분들로 인해서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해야지 여러분들이 마음이 불안해서 엄마 때문에 아이들도 마음이 불안해지면 안 됩니다. 

 

그리고 담배를 안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낮아지는 것처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진하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집니다. 자기 중심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하고 싶을 때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을 때 일수록 더 기도를 해야 됩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은 절하고 싶을 때는 천배를 하고, 하기 싫으면 열흘 동안 기도를 안 해버리고, 이렇게 하는 것은 자기 욕망대로 하는 것이지 기도가 아니예요. 밥을 먹고 싶으면 많이 먹고,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건강이 나빠지잖아요. 정해진 시간에 적당히 꾸준히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꾸준히 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어쩌다 하루 빼먹으면 우리들의 심리는 ‘에이, 기도 빼먹었는데 뭐’ 하면서 다음부터 안 해버려요. 이것은 결벽증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번 빼먹으면 계속 빼먹기가 쉬워요. 기도 입재했을 때 첫날 마음 같으면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쩌다가 하루 빠지면 ‘에이, 이번에는 하루 빼먹었으니 틀렸다’ 이렇게 되어서 계속 빠지게 돼요. 

 

어쩔 수 없이 하루 빠졌다고 하면, 하루 빠진 건 버리고 그 다음날부터 처음하는 마음으로 하면 100일 중에 3일은 빠졌지만 나머지는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3분 만에 10개의 퀴즈를 푸는 게임을 할 때 답이 생각이 안 나면 그 문제는 버리고 가야 해요? 계속 붙들고 있어야 해요? 이미 늦잠을 자서 기도를 빼먹었으면 그건 버리고 다음날부터 열심히 하면 되는데, 자꾸 빠진 것에 대해 집착을 하면 한번 빠졌다고 그 다음부터는 안 해버립니다. 

 


 

아파서 빠졌든 사고가 나서 빠졌든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꾸 빠질 확률이 높아요. 죽을 정도가 아니면 몸이 아파도 하고, 비가 와도 하고, 바빠도 하고, 이렇게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머리 속에서 빼먹을 생각을 아예 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하게 됩니다. 그렇게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꼭 법당에 와서 기도해야 되는 건 아닙니다. 집에서 해도 되고, 법당에 와서 해도 되고, 직장에서 해도 됩니다. 가능한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못 지키게 되면 약간 당겨서 하거나 늦춰서 하더라도 꾸준히 정진해야 합니다.”

 

기도도 함께 하고 소중한 법문도 해준 스님에게 대중들은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특히 한번 빼먹으면 ‘에이, 틀렸다’ 하면서 기도를 안 하게 되는 것은 결벽증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에 모두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님은 기도를 하러 나온 대중들 한명 한명에게 악수를 건내며 “정진 열심히 하세요” 라며 격려를 한 후 대구 정토법당을 나왔습니다. 

 


 

아침 8시30분에 두북에 도착한 스님은 곧바로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유럽에 다녀오느라 밭에 물을 주지 못했는데 밭에 물을 듬뿍 주고, 곳곳에 자란 잡초들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점심 때 요리해 먹을 양 만큼의 채소를 땄습니다. 스님은 큰 호박을 뚝 따면서 “어때? 크지?” 하면서 기뻐 했습니다. 그리고 상추, 오이, 고추 등을 따면서도 연신 기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나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이메일을 체크하고 원고 교정 업무를 보며 평소보다는 조금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 5시에 두북을 출발하여 청춘콘서트가 열리는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행사장인 상공회의소 건물 앞에는 1시간 전부터 스님과 김제동 씨를 만나고자 하는 청년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 청춘콘서트가 열리는 울산 상공회의소 

 

6시30분에 행사장에 도착한 스님은 서울과 대구에서 열렸던 지난 청춘콘서트에 대해 김제동씨와 담소를 나누다가 7시 30분에 무대에 올랐습니다. 

 

울산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은 좌석이 500석 밖에 되지 않았는데, 많은 청년들이 몰려 복도와 무대 앞까지 빼곡이 드러찼고, 총 700여명이 참석해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었습니다. 

 


 

오늘의 사회자인 행복한 나라 행복 의원인 오청춘씨가 나와 청년들을 행복한 나라에 초대한 이유를 소개하며 “행복 원로 법륜 스님을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행복 공청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무대에 선 스님은 “즉문즉설은 인생 문제만 주로 다루었는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개인도 잘해야 하지만 세상도 좋아야 한다” 면서 “오늘은 인생 문제와 사회 문제를 섞어서 함께 이야기해 보자”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스님이 곧바로 “질문이 있으면 해보세요”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을 했습니다.   

 

총 3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결혼 전에 더 많은 여자 친구를 만나보고 싶은데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남학생, 지금 다니는 직장에 대해 회의가 들어서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망설여진다는 직장인 여성, 문제 많은 현 정부가 아직 2년 정도 남았는데 2017년에는 좀 더 나은 세상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 청년들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 취업 준비생 등 각각의 질문에 대해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 남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지금 29살인데 결혼 전에 더 많은 여자 친구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이성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질문이 너무나 웃겨서 청년들은 박장대소 하며 즐거워 했습니다. 스님에게 어떤 대답이 나올까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질문을 들으니까 좀 느끼하지 않아요? 얼굴은 멀쩡하게 생겨서 왜 그렇게 느끼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여자들에게 인기가 너무 많으면 행복할까요? 아니면 골치가 아플까요?” (청중들 웃음) 

 


 

“골치 아파요” (청중들이 대답했습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좋은 것이 아니예요. 불행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인기를 많이 끌어야 되겠다 하면 이래도 문제이고 저래도 문제가 됩니다. 인기가 있어지지 않으면 그것도 괴로움이죠. 그럼 인기가 있어지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여자들의 등살에 못 견뎌요. 

 

왕이 행복할 것 같지요? 왕은 후궁을 여러명 두니까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상대와 매일 잠을 잘 때는 별로 할 말 없어서 잠을 잘 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중들 웃음) 

 


 

그런데 후궁 입장에서는 왕이 자신의 침실에 오는 기회가 3년에 한번 올 수도 있고, 1년에 한번 올 수도 있고, 몇 달에 한번 올 가능성이 있잖아요. 그 때 잘 보이거나 그 때 말을 잘 해야 왕에게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 왕이 잘 자도록 그냥 놔둘까요? 남을 시기하는 얘기를 하든, 자기 요구를 말하든, 뭐라도 자꾸 하려고 하기 때문에 왕은 머리가 아파지는 겁니다. 

 

왕이 아들이 많으면 좋을 것 같지요? 그러나 왕은 한명만 될 수 있어요. 인도 역사를 보면 큰 나라의 왕이 되려면 자기 형제를 보통 수십명 많게는 100명 정도 죽여야 됩니다. 왕의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의 아들들이 서로 죽이는 것이잖아요. 부모는 그런 모습을 봐야 되니 괴롭고, 설령 왕이 되었다고 해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자신의 형제들을 수십명 죽였잖아요. 왕이 여자를 여러명 두니까 이런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여자가 많은 것이 별로 좋은 게 아닙니다.” (청중들 웃음)

 

“스님, 알아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도 별로 고민이 안 됩니다. 또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이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것 대로 괜찮은 겁니다. 그런데, 인기를 끌겠다는 의도가 있으면 인기가 생기면 선택을 해야 되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여러 명과 이중 살림을 해야 된단 말이죠. 이중 살림을 하는 건 엄청난 고통입니다. 낮에는 이 여자를 만나고, 밤에는 저 여자를 만나고, 요일별로 다른 여자 만나야 되고, 그렇게 하기가 쉬울까요? 

 


 

대부분은 결혼해서 한 남자 한 여자도 감당을 못해서 계속 싸웁니다. 그런데 왜 둘씩 셋씩 가지려고 해요? 그러면 굉장히 힘들어요. 제가 보기에는 없는 것이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청중들 박장대소) 

 


 

인기를 끌겠다는 생각을 놓아버리면 오히려 사람들을 만날 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안 가지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안 하고는 내가 결정합니까? 그 사람이 결정합니까? 그 사람이 결정합니다. 오늘 제가 강의를 하는데 ‘내 강의를 듣고 사람들이 강의 잘 한다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꾸 하면 강의가 자꾸 부담이 됩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여러분들이 저 보고 강의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지는 않습니다. 

 

강의를 잘 했는지, 못 했는지,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나와는 아무 관계없이 오직 여러분들의 몫이예요. 그것을 내가 콘트롤 하려고 하면 안 돼요. 그것은 온전히 여러분들의 몫이기 때문에 나는 내 일만 하면 되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도 여러분들의 몫이고, 싫어하는 것도 여러분들의 몫이예요.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는 좋아하고 싫어할 각자의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는 지금 다른 여성 분들의 자유를 뺏어서 자기가 컨트롤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질문자는 요즘 SF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칩을 집어 넣어서 모두 나를 좋아하도록 만들려고 하는 독재자의 소질을 갖고 있어요.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건 굉장히 평범한 요구 같지만 그것이 바로 독재 근성입니다. 

 


 

그들이 나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라고 여기고 놓아버려야 합니다. 싫어하는 것도 그들의 문제이지만 좋아하는 것도 그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한다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데 나중에 보면 다 거품이 됩니다. 연예인들 대부분이 그렇게 착각하기 때문에 인기가 떨어지면 많은 경우 자살하거나 정신 질환을 앓게 됩니다. 그럴 때 주로 제가 상담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를 좋다고 해도 그냥 웃으셔야 해요. 다른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고 그걸 갖고 나를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열등의식을 갖게 됩니다. ‘저 사람은 나를 제대로 못 보는구나’ 이렇게 웃으면서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보는 건 그들의 문제입니다. 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얼굴을 보면 이렇게 고민 안 해도 인기는 좀 있을 것 같죠? 가만히 있어도 인기가 있을 것 같은데, 거기다가 인기 끌려고 노력까지 하면 이제는 느끼해집니다. (청중들 웃음)

 


 

그러니 그 생각을 오늘부터 버리세요.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자기 나름대로 살면 저절로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이 때의 관심은 골치아파지는 관심이 아니고 굉장히 긍정적인 관심입니다. 그런데 관심을 끌기 위해서 노력하면 첫째, 자기 뜻대로 세상이 안 되고, 둘째, 남의 마음을 자기가 컨트롤하겠다는 욕심이 되고, 셋째, 그렇게 해서 성공을 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의 눈에 놀아나지 말고 자기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질문자는 충분히 이해했다는 듯 밝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외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남의 눈에 놀아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라는 말에 청중들도 모두 공감을 한 듯 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이어서 행복 장관 김제동 씨와 함께하는 행복 공청회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김제동씨는 스님의 강연에 이어서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아주 예리하면서도 해학적으로 풍자해서 청년들을 쉴새 없이 빼곱 잡고 웃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형님한테 어떻게 하면 말발로 이길 수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쫄지 않고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남성분에게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위로해 줘서 질문한 남성분은 “오늘은 제 인생 최고의 날입니다” 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개그맨이 되고 싶어서 그 방법을 묻는 21살 여학생에게는 “우리 나라는 정치인이 개그맨보다 더 웃기기 때문에 경영학과를 나와서 CEO가 되어서 정치인이 되면 된다”고 해서 청중들은 박장대소 하며 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륜 스님과 김제동 씨가 함께 무대 위로 올라와 오늘의 청춘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이 마무리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한 청년이 “오늘 속이 뻥 뚫렸다”면서 “그럼에도 지금 당장 밖에 나가면 레이저 쏘는 대통령과 투명 인간 야당 정치인이 공존하는 삶의 질이 117위인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도대체 행복의 나라는 어디 있는지?” 물었습니다. 

 


 

김제동 씨는 “오늘 이렇게 함께 얘기나누는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면서 “이것이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최종적으로 마무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질문자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살던 시대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때는 결혼할 때 셋방도 하나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겨우 해봤자 시골에서 소를 한 마리 팔아서 도와주든지, 아니면 자기 스스로 어렵게 셋방 하나를 구해서 신혼 살림을 꾸렸습니다. 옛날에는 아기 딸린 사람에게는 셋방을 잘 안주었어요. 왜냐하면 아기는 시끄럽게 울거나 집안을 어지럽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는 없다고 해놓고 이사 가는 날 데리고 들어와서 자주 싸움이 나곤 했습니다. 아기 가진 신혼 부부들은 월세를 전세로 바꾸는 것이 늘 꿈이었습니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서 전세로 바꾸면 월세를 낼 필요가 없게 되잖아요. 

 


 

그럴 때 어느날 남편이 ‘여보, 오늘이 결혼 1주년인데 2만원 짜리 외식 한번 시켜줄게’ 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내는 ‘여보, 그 돈으로 시장 봐서 더 맛있는 거 해줄게’ 하면서 만원만 가지고 시장을 봐서 집에서 차려준 후 나머지 만원은 저축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눈물 겨운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절약해서 돈을 모아서 전셋집을 얻습니다. 이렇게 내집 마련이 꿈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집도 사고 차도 사서 ‘우리도 집 하나 샀다’, ‘우리도 차 하나 있다’ 할 때 이것만 행복일까요? 젊은 시절 셋방에 살면서 전셋집 얻는 걸 꿈으로 여기고, 결혼기념일에 외식시켜 주겠다는 돈을 절약해서 시장봐와서 둘이서 밥 해 먹는 것도 돌아보면 행복이예요? 

 


 

여러분들은 고생이라고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지나서 돌아보면 그 땐 고생 같았는데 사실은 고생이 곧 행복입니다. 요즘 경주에 가보면 여고생들이 교복 입고 공원에서 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자세히 얼굴을 보면 다 아줌마들이예요. 추억의 수학여행이라고 해서 교복을 빌려 입고 같이 놉니다. 여러분들도 지금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아이고, 불쌍하다. 고생한다’ 이런 생각이 들기 보다는 그 때가 그립죠. 그 때는 다 고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나놓고 나면 다 그리워 하잖아요. 

 

그것처럼 내집 마련의 꿈을 향해서 부부가 합심해서 절약하면서 살아갈 때 내집 마련을 한 것만 행복이 아니고 그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우리 모두가 행복한 나라 통일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오늘날 우리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고 할 때 그 결과만 행복이 아니고 지금 만들어가는 이 과정이 돌아보면 가장 행복한 삶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 하더라도 꿈을 가지는 것은 행복이예요. 그런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손 잡고 함께 가는 것은 더 큰 행복이예요. 그러니 우리가 그런 이상을 향해서 우리가 지금 출발하는 이 과정 자체가 진정한 행복의 나라입니다. 

 


 

보살에게 있어서 정토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세계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서 보살이 활동하는 국토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행복의 나라는 이미 완성된 행복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행복의 나라를 향해서 손 잡고 함께 만들어가는 이 세상이 바로 행복의 나라입니다.”  

 

스님의 구체적인 비유를 들으니 과정이 곧 행복이라는 말이 절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통일 한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이미 통일 한국에 살고 있다는 말씀이 큰 여운을 남겼습니다. 

 

청중들의 박수 갈채로 행사를 마친 후 스탭 봉사자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올라와 이번 청춘콘서트를 위해 인디밴드 요술당나귀가 만들어준 ‘행복가’ 노래를 다함께 불렀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항상 노래가 필요한 법이죠.  

 


 

“힘든 하루가 지나가네요. 수고햇어요. ♬

 그래 알아요. 꿈꾸기조차 힘든 세상이란 걸. 

 포기하고 싶을 땐 주위를 둘러봐요. 

 함께 있는 사람들 행복을 노래해요. 

 

 마음껏 웃고 꿈꾸고 사랑하자. ♬

 작은 날개를 펴고 행복의 나라로 날아가자. 

 포기하고 싶을 땐 주위를 둘러봐요. 

 함께 있는 사람들 행복을 노래해요.”

 

노래 가사가 마음에 콕 와 닿으신가요? 마음껏 웃고 꿈꾸고 사랑하자는 노래 가사가 왠지 애잔하게만 들렸습니다. 그렇지 못한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스님과 김제동 씨가 있어서 청년들이 아파하는 소리를 들어주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가 이제는 행복의 나라를 청년들의 손으로 만들어보자고 일으켜 세워주니 더욱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웃고 꿈꾸고 사랑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나도 작은 역할이라도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로비에서는 스님의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은 사인을 해주며 참가한 청년들과 눈을 마주치며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청년들도 스님에게 “스님,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저희들에게 좋은 말씀 들려주셔요” 라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오늘 행사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역할을 해준 스탭 자원봉사자들 모두에게 악수를 건내며 “정말 수고 많았어요” 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스님의 따뜻한 격려로 마음이 더욱 행복해진 봉사자들은 뒷정리 후 간단히 마음 나누기를 하며 행사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행사장을 나오니 밤 10시 30분이 넘었습니다. 김제동 씨와는 모레 7월5일(일) 저녁7시에 부산 서면 롯데호텔 아트홀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스님은 곧바로 울산 정토법당으로 향했고, 밤 11시가 넘어서 법당에 도착해 잠자리에 들면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대전 정토법당에서 청년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특강 수련이 있고, 오후에는 대전시청 3층 대강당에서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에서 주관한 통일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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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옥

스님의 말씀을 읽고나면 가슴이 뻥뚤립니다 감사합니다

2015-07-18 19:52:26

귀한님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 또한 스님의 말씀 같아요
저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네가 남에게 준 것들뿐이다.란 것을. 깨우치고 위험한 삶 같지만 노력 하련니다

2015-07-18 13:37:51

최민혜

스님 말씀대로 산다면야 천국이 따로
없겠죠
그러나 현실은 그리하도록 내버려두질 않네요

2015-07-14 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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