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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광주 강연을 마치고 두북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주변 정리하고 2시경에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조금 일찍 수련장에서 나섰습니다. 오늘 오전은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서 법회가 있는데, 가는 길에 작천정계곡으로 살짝 둘러서 갔습니다.
작천정계곡 입구에 들어서니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벚꽃터널을 걸었습니다. 같이 동행한 미국 뉴욕에서 온 최경숙 님은 ‘와-’하고 탄성을 지르며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최경숙 님은 초기 JTS가 북한의 개방특구인 라진선봉지역에 영유아 지원사업을 시작할 때 미국 국적을 가지고 북한에 직접 들어가 JTS사업을 시작했던 분입니다. 10년만에 한국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벚꽃길로 안내하신 것 같았습니다.
작천정 벚꽃 구경을 하고 경남 정관으로 가는데, 완연한 봄이라 꽃잔치가 한창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아직 꽃구경이 어려웠는데 역시 남쪽으로 오니 벚꽃은 지고 있고 조팝, 황매화를 비롯해 갖가지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고 있었습니다. 봄꽃 구경을 하면서 정관지방자치센터로 향했습니다.
정관은 면인데 인구를 3만 8천까지 유치해 내면서 지자체 단체장들의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면장과 지방자치위원장, 군의회 의장과 의원들, 파출소장과 직원들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강연을 마칠 때는 기장군수가 늦었다며 스님께 인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군의회 의장과 의원들은 접견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고 스님께 절을 해서, 부산지역의 불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여태껏 시군구 강연은 많이 했는데, 면단위는 정관면이 처음이라고 하자 더 고마워했습니다.
강연장에는 금새 사람들이 꽉 찼습니다. 질문자가 많아 강연이 2시간 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음향 상태가 좋지 않아 강연을 듣는 사람들이 집중하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도 스님께서는 질문한 사람과 눈을 맞추며 그 사람의 문제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볼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질문인데도, 짜증날 것 같은 질문인데도 스님께선 그냥 물이 흐르는 것처럼, 굽이치지 않고 항상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십니다. 일상의 변함없는 그 모습이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550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해서 삶의 여러 질문들을 했습니다. 유방암을 앓았었는데 재발될까 두려운 마음에 삶의 의욕이 없다는 분을 시작으로, 작년에 교통사고로 딸이 죽었는데 스님 법문을 듣고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지만 수시로 딸 생각이 나서 힘이 든다는 분 등 여자분들이 대부분 질문을 하자, 마지막에는 남자 한 분이 정관에는 여자들만 사는 것이 아니라남자도 있다며 손을 들고 질문을 해서 다 같이 웃었습니다.
정관에도 처음 얼굴을 보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았습니다. 정관면에도 정토회센타가 생겨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관면에서 강연을 마치고 바로 김해 인제대학교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예쁘게 싸주신 도시락을 차안에서 먹었습니다.
오후 3시에 인제대학교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즉문즉설 강연이 잡혀 있었습니다. 총장님과 사무처장님 등 학교 관계자분들과 사전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지역의 대학까지 와줘서 감사하다며 스님을 정성껏 모셨습니다. 사전차담에 참가한 교수님들도 스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스님 책을 읽었거나 영상물을 봐서 스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강연장에는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진행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강연이라 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의 강연과는 확실히 집중되는 분위기가 차이가 있었습니다. 재미있어 하고 집중하는 학생들도 많았지만 뒤쪽에는 산만한 학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강연장 앞쪽에 앉아 스님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은 스님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도 하고, 약간의 추임새도 넣으면서 신나게 강연을 들었습니다. 스님께서도 질문들에 대해서 시원하게 답을 해 주셔서 학생들이 깔깔깔 웃어 넘어가기도 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조용히 집중을 하기도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다음 강연장인 창원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김밥과 도시락의 계절이 돌아와서 차를 타고 다니며 점심, 저녁을 먹게 됩니다. 정관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으로 점심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정성껏 싸주신 도시락 밥이 맛있었습니다.
창원으로 이동하는 중에 갑자기 스님 타신 앞차가 도로 갓길에 깜박이를 넣고 섰습니다. 얼른 뛰어가 보니, 스님께서 스님타신 차량은 강연장으로 가고, 다른 한 대의 차량으로 최경숙 님을 모시고 봉하마을 참배를 하고 강연장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봉하마을 간 김에 거가대교도 구경시켜 주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경숙 님을 모시고 봉하마을과 거가대교를 돌아보았는데 진해군항제 때문인지 차가 너무 막혀서 강연 시간이 끝나서야 강연이 있었던 창원 MBC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그냥 차 안에서 봉하마을에 안 가봤다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는데 스님께서 바로 배려를 해 주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부산신항의 야경, 거가대교 야경, 세계최대 수심의 해저터널 다 너무 좋았어요.” 최경숙 님이 스님께 정말 감사하다며 몇 번을 고마워했습니다.
창원강연장에는 730여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분위기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진지하면서도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폐경기가 되니 여자로서의 생명이 끝난 것 같아 힘이 듭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고등학생 아들과 소통이 안 됩니다. 남의 집에 가면 아들과 아빠가 대화가 되는 것이 너무 부럽습니다. 아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요?” “남편이 외도를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남편과 너무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혼을 하자고 합니다. 괴롭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대 때 법대 시험볼 때 너무 긴장해서 손떨림이 생겼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노동일을 하고 있는데 행복합니다. 그래도 이 부분을 극복해서 자유롭고 싶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내 문제를 숨기지 않고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질문한 사람에게도, 강연장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질문하신 분들이 스님께서 해 주신 말씀을 생활 속에서 열심히 실천해서 질문한 어려움들이 잘 해결되어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워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강연을 마치고 두북수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번 더 작천정계곡의 밤 벚꽃거리를 걷고 돌아왔습니다. 아침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오늘 하루 봄을 한껏 즐겼습니다.
내일 스님께서는 서울, 부산 청년리더쉽 아카데미 참가자들과 하루를 보내실 계획입니다. 비가 오고 있네요. 벚꽃잎이 이 비에 다 떨어질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밤에 듣는 빗소리는 언제나 좋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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