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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아침 일찍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북한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조찬모임 후, 오전 강연이 있는 경기도 군포로 향했습니다.
군포시는 2십 8만여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입니다.
언제가 어떤 자치단체장이,
인구 30만명이 지자체장이 행정하기에 딱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군포시장님과 강연전 간단한 차담을 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서는데,
강연장 안은 다 차고, 안전사고상 더이상 들어갈 수가 없다며 강연장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래서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항의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과 시장님도 들어가지 못해 한참을 밖에 서 있다가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총 1,420명정도의 사람들이 군포강연에 참가했습니다.
좌석이 400석이라 수용을 할 수가 없었는데, 시청에서 적극적으로
여러 사무실과 강당을 열어주셔서, 각 방마다 모니터를 통해 강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강연장이 다 차면 돌아가야 하는데,
시가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지원해 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강연을 듣기 위해 찾아왔는데 듣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자,
바로 조치를 취하는 모습에서 시민을 아끼는 시정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또 하나의 감동이었습니다.
좀체 관청에서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중,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의 질문이 특히 많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생을 둔 엄만데, 아이가 불리한 상황이 생기면 숨기려고 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해서 이제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자, 스님이 묻습니다.
“누가 낳았어요?”“제가요.”
“누가 키웠어요?”“”제가요.“
“누구 닮았을까요?”“저요.” 마지막 목소리는 기어들어갑니다.
“자기가 남편에게 사소한 것도 숨기고 변명하고 하니까, 아이가 본받은 거예요.
남편에게 잘못한 걸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짜증내지 말고 참회하면 조금은 개선이 될 거예요. 그리고 화가 많아요.
절을 많이 하고, 남편에게 깊이 참회해야 합니다.
아이의 엄마니까, 아이를 위해서라도 깊이 참회해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화가 많다는 걸 알아요?”
“예. 그래서 참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를 둘 둔 또 한 분의 질문자는
시어머니가 불교TV의 즉문즉설을 봐라고 해서 봤는데, 왜 여자에게만 참아라고 하는지,
중생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남자 중심적이고, 보수적으로 느껴져 답답하다,
그리고 불교의 사천왕상, 불화 이런 것이 무섭다며 질문을 하는데
목소리는 참 밝고 가벼웠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들은 대중들이 다같이 웃었습니다.
스님도 웃으시면서,
여성의 권리를 넘어서는 어미의 기본적인 의무에 대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설명을 듣고는, 나중에 녜-하며 얌전한 고양이 같이 변한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 스님의 말씀에 더 많이 웃었네요.
사천왕이나 불상 등 불교문화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고는
“그런 거 머리 아프면 교회 가세요.”
대중들이 또 한 번 넘어갑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 스님께 묻습니다.
“저는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돈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 나이에 맞는 것일까요?”
“괜찮아요. 돈에 관심이 많은 것과 돈에 욕심이 많은 것은 차이가 있어요.
어릴 때부터 금전출납부를 써서, 쓸데없는 돈을 체크해서 이런 것은 안 쓰야지, 하면서
다시 계획도 세워 보고. 이렇게 생활하는 것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돈을 합리적으로 쓸 줄 알아야 하고, 저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돈을 효율적으로 쓰고,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어려도 괜찮아요.”
군포에서 강연을 마치고, 다시 평화재단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2시부터 양극화 관련 전문가 토론이 있었습니다.
토론후, 다시 다음 강연이 있는 제천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식사는 제천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 벤치에 앉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천 강연장도 들어서니 떠들썩합니다.
벌써 1, 2층이 다 차고, 무대위로 사람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요즘 스님 책이 주간 베스트 10위 안에 2-3권이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연장에는 책을 읽고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태껏 꾸준히 강연을 해 왔던 것들, 힐링캠프, 100만부가 넘게 팔린 스님의 책들,
이런 것들이 상호 반응을 해서 요즘 강연장이 발디딜 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천은 충청도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엄청 왔습니다.
12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앉아 있는데도,
질문할 사람 손 들어라고 하니 5명이 손을 듭니다. 바로 이어 2사람이 손을 듭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은 무려 19개나 했습니다. 여태껏의 강연 중 단연 1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도 천천히 하고, 웃어도 시끄럽게 웃지 않습니다.
소리가 강연장 밖으로 나가지 않을 정도로 웃고, 박수도 조용하게 칩니다.
이런 지역 특색도 재미있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참가했고,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 마음에 남는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희 형이 작년 8월달에 죽었는데, 절에 모셔 놨어요.
저랑 싸우다가 나가서 교통사고가 난 것 같애요.
곧 8월이 되어서 절에 가야 하는데 가기가 싫어요.”
“나와 싸워서 나가서 죽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잘못해서 죽은 것 아니예요.
나하고 너무 연관짓지 마세요. 죽을 때가 되어서 죽은 거예요.
자꾸 미안하다고 하면 형이 무주고혼이 돼요. 나도 안 좋고 형도 안 좋아요.
일단 죽으면, 이유불문하고, ‘형, 잘 가, 안녕’하고 오면 돼요. 됐어요?”
“예. 감사합니다.”
“천도라는 것은 내 마음의 집착을 끊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서 놓는 것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고 생글생글 웃어야 합니다.
그러나 같이 산 정이 있으니까 그렇게 잘 안 됩니다.
그래서 3일은 울어도 된다고 3일장을 하는 겁니다. 3일만 지나면 생글 생글 웃으세요.
‘잘가, 빠이빠이.’ 하세요. 슬픔은 이해되지만, 이미 지나간 일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유익함이 없습니다.”
학생이 참 잘 물었다 싶었습니다.
마음의 짐 하나를 놓고 가게 되어서 듣는 저희도 함께 가벼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가네요.
내일은 일정이 빡빡합니다.
오전에는 경기도 양평, 오후 2시에는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가 서울에서 있습니다.
그리고 오후 7시에는 충남 청양에서 강연이 이어집니다. 바쁘게 하루를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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