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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은 산청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한창 농사철이라 사람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좌석은 497석인데, 300명정도로 예상된다는 담당자의 의견이었습니다.
모내기를 하고 있는 곳도 있고, 모내기가 이미 끝난 곳도 많습니다.
밭에는 양파 수확을 해야 할 것들이 있고,
보리도 노랗게 익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참깨 솎느라 뜨거운 햇볕 아래 쪼그리고 앉은 할머니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과수꽃 따는 일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날이 가물어 깊은 계곡에도 물이 많지 않습니다.
“아이구, 이렇게 가물어서 어쩌나? 남한은 그래도 지하수라도 뽑아 올리는데,
북한은 지금 비가 안 와서 난리라고 하네. 식량도 없고, 비도 안 오고, 비료도 없고...”
줄어든 냇물을 보면서 스님의 마음은 지금 북한에 가 있습니다. 가슴 아픕니다.
담당자들의 예상과 달리, 농사철인데도 500여명이 참가를 했습니다. 자리가 거의 다 찼습니다.
주황색 티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오시는 분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맛있는 떡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산청 강연은 진솔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공감되고, 가슴 아프기도 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시부모 병수발을 하며 산다는 60대 여자분은 이제 짜증이 난다고 합니다.
본인도 늙어 몸이 아프니까 ‘왜 안 돌아가시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안 된다며 어떻게 해야 되겠냐며 진솔하게 묻습니다.
투박한 경상도 시골 아주머니의 솔직한 질문에 다들 귀를 기울입니다.
스님과 문답이 오갑니다. 스님이 말씀하시면, 생각은 그렇게 되지만,
마음을 그렇게 되지 않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며, 궁금하면 묻고 또 묻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정말 괴로움을 풀고 싶구나,
스님을 간절히 바라보며 질문하고 답변하는 모습에서 스님에 대한 강한 믿음이 느껴집니다.
스님도 현재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안아주면서, 또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정성껏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마지막에는 아주머니가, ‘아! 알겠습니다, 스님.’ 하며 탁 받아들이면서 얼굴이 환해집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10년째 일도 안 나가고 술만 마시는 알콜중독 남편을
이제는 아이들 교육상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헤어지고 싶어하는 아주머니의 사연도 가슴 아팠습니다.
어떤 때는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어떤 때는 바늘로 정곡을 콕 찌르듯 정면으로 자기 문제를 보게 하시는 스님.
현재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의 아버지인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스님의 설명에,
어리석음이 얼마나 큰 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리석어 나도 괴롭고, 남편도 괴롭히고, 자식도 괴롭히는구나...
2시간 넘게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산청은 평화재단과 인연이 별로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역할을 나누어 면 단위로 포스터 붙이고, 홍보하며, 자체적으로 강연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나누기 분위기도 좋았다고 합니다. 산청에도 수행하는 좋은 모임이 생기길 기대해 봅니다.
산청 강연을 마치고, 대원사에 들러서 참배를 했습니다.
스님은 언제나처럼 오늘도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원을 하십니다.
대웅전 법당 안에도 법륜스님 강연 전단지가 놓여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참배 후, 대원사 골짜기 끝까지 쭉 들어가며 계곡구경을 했습니다. 원래 오후에
강연이 잡혀 있었는데, 취소되면서 여유가 생겼습니다. 100강 시작하고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래도 두북까지 다시 오니, 벌써 해질 무렵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언양 시장에서 고추모종과 가지 모종 몇 포기를 사 왔습니다.
올 봄에는 바빠서 야채 모종 하나 심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얼른 모종 심을 준비를 합니다.
제가 호미로 땅을 파자, 스님이, 그렇게 해서는 모종이 제대로 안 큰다며
삽으로 모종 심을 구덩이를 파고, 호스로 물을 줍니다. 그리고 거름을 가득 넣습니다.
호미로 적당히 파서 심으면 되겠지 했는데, 스님은 고추 한 포기, 가지 한 포기
뒷 손이 가지 않도록 야무지게 심습니다. 오늘 또 하나를 배웁니다.
저녁에는 불교tv에서 방영되었던 캄보디아와 필리핀의 JTS 활동에 대한 영상물을 시청했습니다.
영상물을 보면서 그 길을 연 스님이 고맙고, 현지 활동가들이 자랑스럽고,
JTS 활동들이 가슴 뿌듯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에 주소도 같이 올려 봅니다.
<부처님 오신날 특집> JTS, 정토를 일구다 1부
http://www.btn.co.kr/program/Program_datail_contents.asp?ls_StSbCode=CATPR_04&PID=P413&DPID=65174
<부처님 오신날 특집> JTS, 정토를 일구다 2부
http://www.btn.co.kr/program/Program_datail_contents.asp?ls_StSbCode=CATPR_04&PID=P413&DPID=65175
힐링캠프를 보고 잠자리에 듭니다. 스님의 활동
못하는 많은 시청자들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힐링캠프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내일은 창원 진해와 경북 청도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진해 군항제와 청도 소싸움이 생각나네요.
내일 뵙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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