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평화재단
4월 24일 법륜스님 이야기
어제는 경남 사천에서 강연을 마치고, 거제에서 잤습니다.
거제의 아는 분이 숙소를 내어 주셔서 밤 12시경 도착해서
다음날을 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물론 저희만 휴식을 하고, 스님은 나머지 원고 수정하시느라 새벽까지 주무시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오후 2시부터 강연이라 오전 10시경에는 원고 수정이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한 원고를 거제고현터미널에서 서울로 붙이고,
다음 강연장인 전남 보성으로 향했습니다.

이제는 완연한 봄이 되어, 지난 주 전라도에 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연노랑 잎새부터 햇볕을 한껏 머금어 짙어지기 시작한 잎새들.
벚꽃은 모두 사라지고 복사꽃, 배꽃, 철쭉, 꽃잔디가 그 뒤를 이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차안에서 휴식을 하시다가 시간이 없어,
달리는 차안에서 아침에 숙소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하셨습니다.
 
보성군청에 도착해서 군수님과 짧은 차담을 한 후 강연장으로 향하셨습니다.
18살에 시집가서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며 살았다는 70대 할머니의 사연을 시작으로,
스님처럼 대화, 말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젊은 남자의 질문,
내 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게 되는데 어떻게 이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냐는 질문과 함께
총선에서의 실망, 희망을 가져도 되는가?
가난한 사람은 살기가 어렵다, 향후 경제성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하루 생활의 절반을 정치에 관심을 갖는다는 중년 여성분의,
‘경상도는 불심이 강한데 왜 현정부를 지지하는가’ 등
중반 이후에는 사회적인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50대 독신이라는 남성분이 한 질문을 간단히 요약해서 올려 봅니다.

“스님은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별로 없습니다. 3-4% 성장하거나 쭉 정체해서 갈 거예요.
우리 사는 삶은 질이 조금씩 떨어질 것입니다. 
성장이 되더라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수 국민의 실질소득이 떨어집니다
 
이것이 현 경제가 처해져 있는 현실입니다.”

“돌아가는 세상이 너무나 개판이라고 할까요? 엉망진창입니다.
저같이 빈곤한 사람은 걱정이예요.”

“경제가 앞으로 좋아질리도 없고, 환경적으로 더 좋아져도 안 됩니다.
이 정도면 됐어요. 우리 소비수준이 높아요.
사실 이정도면 세계적인 수준입니다.이보다 더 좋아지려고 하면 지구가 터질 거예요.
수치적으로 더 성장하려면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외형적 성장이 되려면 통일이 되어야 가능하고,
개인의 삶의 질의 성장은 양극화를 완화시켜야 합니다.
오늘 신문에 보셨죠? 우리나라 1%가 전소득의 16%를 가지고 있는데,
부의 집중이 미국 다음입니다.
미국은 이민 사회니까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전통적으로 5천년간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나라가 이 정도면 거의 폭발 직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뭔가 불안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양극화 완화시키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선거밖에 없어요.
바꿀려면, 그런데 영향을 안 받을 지도자나 정치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민이 각성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감시감독하는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
외형의 성장, 국력을 키우려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해야 하고,
내부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면 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돈이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아줘야 합니다.
한국 사회는 일대 혁신이 필요합니다.”

보성에서 전북 고창으로 향하는 길에는 철쭉과 꽃잔디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오후 6시 20분경 고창군청 인근에 도착해서 김밥과 점심 때 먹다 남은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 강연장은 고창 동리국악당이었는데,
바로 고창읍성과 마주해 있었습니다.
조선초기 만들어졌다는 고창읍성.
고창읍성이 있는 줄 알았으면 조금 일찍 와서 걸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시던 스님.
다음 부안에 강연올 때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 하시며 고창읍성을 눈여겨 보십니다.



고창 강연에는 480명이 참가했습니다.
5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 60대 순이었습니다.
항상 강연을 시작할 때 하시는 말씀인데, 오늘은 스님의 말씀이 더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수행을 하면, 내 인생에서의 행복은 반드시 찾아오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마음 공부하면서 인생의 봄, 행복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이야기 한 번 해 봅시다.
진리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밥먹고 똥누고 사는 이 땅에 있습니다.
그러니 일체 칸막이를 다 걷어내어 버리고 어떤 이야기든,
개인이 의문나는 것은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자세로 함께 이야기를 해 봅시다.
물론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면 떨립니다.
떨리면 떨면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그렇게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창 강연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첫 질문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아버지 3형제가 모두 일제시대 강제징집을 당해서,
개인적으로 논밭 팔아가며 세계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리고,
이 일들을 해결하려고 삭발도 하고, 혈서를 써봐도 어떤 정치인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스님의 명쾌한 답을 얻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스님께서 왜 그 문제 해결이 어려운지에 대해서
일제시대 독립운동사와 근현대사, 동아시아의 상황에 대한 부분까지
자세하고 쉽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과거사가 청산되기 위해서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 선생님도 통일에 더 관심을 가지시란 말씀으로 질문에 대한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나가면서 강연 들은 후원금을 이 선생님을 위해서 내자,
그러니 많이 동참해 달라는 말씀까지 이어서 해 주셨습니다.
강연 후 나가면서 사람들이 모금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5만원권 4개, 1만원권 74개를 포함해 100만원이 모금되었습니다.
유수스님이 질문하신 선생님께 모금액을 전달하니, 황송해 하시면서 정말 고맙다 하십니다.

오늘은 경남에서 출발해서 전남을 거쳐 전북에서 하루를 마무리 짓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들이 많았던 하룹니다.
이 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해맑게 강연할 수 있냐는 고창에서의 질문에,
매일매일 이렇게 놀잖아요? 노는 건 많이 놀수록 즐겁잖아요? 하시던 스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질문한 분께 내일부터 회사에 돈 100만원 내고, 회사에 놀러 가세요-란 말에
대중들이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참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일은 대전정토법당에서 봄강좌가 있는 날입니다.
오전 10시, 오후 7시 30분은 대전정토법당에서,
오후 3시에는 충남 공주교대에서 강연이 있어, 내일은 강연이 3개가 잡혀져 있습니다.
주변에 계신 분들 많이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일은 법륜스님과 동행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내일 법륜스님 이야기는 하루 쉬겠습니다.

전체댓글 11

0/200

Jaye

감사합니다. 스님

2025-01-16 23:29:37

김애경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2012-04-30 14:34:34

등불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2012-04-26 0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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