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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을 향해 가는 동안, 누구와 인터뷰를 해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해 새로운 만남과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마음은 점점 밝아졌고 설렘으로 가득 찼습니다.
8월 15일 새벽 5시,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임진각 망배단에는 최종 리허설을 위해 광명, 부천, 안양, 인천, 일산 지회 회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회원들은 서로 눈을 맞추며 따뜻한 인사와 짧은 당부를 나눴습니다.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회자와 발원문 낭독자, 만세삼창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목소리가 오갔고, 음향 장비의 울림은 새벽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갔습니다. 행사를 꼼꼼히 챙기는 손길은 경건하면서도 분주했습니다. 그 속에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5시 40분이 되자, 광명지회 지회장 박희준 님의 안내 멘트는 행사장의 첫 울림으로 모두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올해는 제80주년 광복절입니다. 광복절은 1945년 잃었던 국권을 되찾은 날을 기념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며, 독립 정신을 계승해 국가 발전을 다짐하기 위해 1949년에 제정되었습니다. 이처럼 뜻깊은 날에 평화 통일 기도에 함께해 주신 도반 여러분,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새벽 공기를 타고 망배단 전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힘 있고 또렷했지만 따뜻함이 묻어 있었고, 듣는 이들의 표정에는 서서히 경건함과 기대감이 스며들었습니다. 순간, 행사장의 분주했던 발걸음도 잦아들고,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자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전 6시 정각, 대중들은 각자 준비해 온 방석 위에 서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합송했습니다. 이어 JTS 안산 다문화센터 담당법사인 월광 법사님의 여는 말씀이 있었고, 곧바로 일산지회 통일의병 박복두 님과 안양지회 통일의병 박영희 님의 선창으로 통일 기도 발원문을 낭독했었습니다.
“……한 마음에서 일어난 욕심이 서로를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우게 했습니다. 한 마음에서 일어난 분노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앗아갔는지 보았습니다. 한 마음에서 일어난 어리석음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왔는지 보았습니다……”
그 울림은 새벽 공기를 가득 메우며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날의 아픔을 떠올렸고, 어떤 이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손끝으로 조용히 눈물을 훔쳤습니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살아온 이들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같은 슬픔과 같은 바람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울컥함과 동시에, 다시는 같은 고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자연스레 자리 잡는 듯했습니다.
그 마음을 간직한 채 대중들은 약 60분 동안 300배 정진과 평화 명상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영가들을 떠올리며, 그분들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마음이 절마다 담겼습니다.
합창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의 선율이 임진각 하늘을 가득 메웁니다. 멀리 보이는 북녘에도 이 노래가 닿기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노래했습니다.
이어 부천지회의 김기준 님과 안영민 님의 힘찬 선창에 맞춰 “대한 독립 만세!”의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순간, 대중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모아 크게 외쳤습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진 함성은 지난 세월의 아픔을 딛고 다시 하나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었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서로를 바라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통일을 향한 희망이 뚜렷하게 비쳐 있었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제1부 ‘8천만 겨레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8·15 임진각 평화통일 기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두가 숨을 고르며 서로의 눈빛을 마주했을 때, 그 자리에 흐르던 공기는 경건함 속에서도 묘한 벅참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곧이어 시작될 제2부 행사는 축제와도 같은 자리였습니다. 대중들의 얼굴에도 설렘과 기대가 번져, 무대 위에 펼쳐질 다음 순간을 기다리며 저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한글 발원문은 일산지회 박복두 님이, 영어 발원문은 광명지회 김혜윤 님이 낭독하며 제2부의 막이 올랐습니다.
곧이어 각 지회 회원들이 모여 부른 ‘홀로아리랑’ 합창이 울려 퍼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애국가에 맞춰 펼쳐진 플래시몹은 감동의 물결을 더했습니다. 집에서 영상을 보며 연습을 이어왔고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처음으로 함께 동작을 맞추었습니다. 얼굴마다 환한 미소가 가득했고, 서로를 바라보며 느껴지는 기쁨과 설렘이 현장을 따뜻하게 물들였습니다.
약 30분간의 2부 행사가 끝나자, 대중들은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망배단 앞에 모였습니다. “한반도 평화 통일 만세!”를 힘차게 외치며 단체 사진을 남기는 순간, 새벽의 긴장과 설렘이 한껏 고조되었던 2부의 감정이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제3부는 각 지회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부천지회는 전통놀이인 제기차기와 통일된 미래와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 작성,
안양지회는 평화 모자 만들기,
인천지회는 사진전,
광명·인천지회는 페이스 페인팅,
일산지회는 역사 퀴즈와 북한말 맞추기 등으로 현장을 분주하게 꾸몄습니다.
임진각 망배단을 찾은 일반 관광객들도 함께 어울리며 웃음과 호응을 보내, 새벽부터 이어진 긴 여정 속에서도 즐거움과 따뜻한 연대감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회원들의 인터뷰 속에서 오늘 ‘80주년 8·15 광복 특별정진’ 임진각의 의미와 감동을 다시 느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느낀 설렘과 감사, 그리고 통일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모여 소중한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염원과 다짐이 더욱 단단하게 자리 잡기를 바라며, 오늘의 임진각 이야기는 인터뷰 내용으로 마무리 합니다.
"부천지회는 여름 특별 정진으로 7월과 8월 매주 정진을 이어왔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어느 날보다 익숙하게 정진에 임할 수 있었고, 준비 과정도 회원들과 함께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늘 날씨가 도와주어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저는 새벽 3시쯤 출발했는데, 처음에는 깜깜하고 안개가 끼어 길이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도반들의 차량을 하나둘 발견하며 안심할 수 있었고, 현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면서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용히, 또 여법하게 자기 자리를 찾아 앉아 새벽부터 정진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정성과 마음을 다해야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통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8·15 임진각 행사에서 저는 2부 특별 프로그램인 플래시몹 준비를 맡았습니다. 합창 ‘홀로 아리랑’과 이어서 김장훈 애국가 노래에 맞춘 플래시몹으로 광복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플래시몹 프로그램은 한 달 전 선정되었고, 각 지회 꼭지들을 통해 준비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행사라 섭외나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회원들이 짧은 기간 동안 연습하며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회원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인사하며, 누가 춤을 잘 추는지 알아가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이렇게 함께 준비하고 즐기며, 광복의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8·15 임진각 행사에서 실무 총괄 전령을 맡았습니다. 이번 행사는 80주년 광복을 맞아 회원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임진각에는 새벽부터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 관광객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기존 임진각 8·15 행사보다 규모도 크고 준비할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뜻깊었습니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북한이 고향인 아버지가 살아생전 북한에 계신 가족을 엄청 그리워하셨어요. 벌써 50년 전 일인 것 같은데, 어릴 적 아버지가 “저쪽이 북한이다, 저쪽이 북쪽이다”하시며 고향 이야기를 자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아버지가 고향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어린 마음에도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는 제가 아버지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산 나이가 되었어요. 오늘 이렇게 300배 정진을 하며 기도하는 중에, 그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거예요. 더 늦기 전에 제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했어요."
"일단 날씨가 비가 안 와서 다행인 마음입니다. 많은 회원들하고 같이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가 이 평화로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애국지사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임진각 평화 기도는 북한 동포들이 굶어 죽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법륜스님께서 “이렇게 동포가 굶어 죽는데도 외면하는 것은 역사를 모르기 때문이며, 그 원한이 너무 크다. 8천만 민족을 대신해 원한을 풀자.”고 하셨고, 2002년 3월 1일, 천일 간의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남한 군인의 입장이 되어 북한 군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북한 군인의 입장이 되어 남한 군과 미군에게 용서를 비는 기도를 이어갔으며, 동시에 남북 간 인도적 지원도 계속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이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광화문에서 10일간 기도를 진행했고, 이후 청와대 앞에서 3일간 기도와 3·1절 행사를 이어갔습니다. 1인 시위였지만, 많은 분들께서 도시락을 나눠 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해 주셨습니다. 청와대 앞에서는 형사들의 시선 때문에 편안하게 기도할 공간이 필요함을 느꼈고, 부처님께서 국경 변에서 전쟁을 막으신 것처럼 우리도 임진각 국경 변에서 평화의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 5월 16일부터 군사 혁명이 아닌 21일간의 평화 혁명을 선언했습니다. 그 이후 기도는 꾸준히 이어졌고, 오늘 열린 8·15 임진각 행사는 지금까지의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감동적인 자리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성껏 준비한 행사를 “우리만 보기 아깝다”며, 회향식과 내년 정부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전법 발대식과 함께 다문화 가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태국과 스리랑카 스님과 어린이들이 참여해 평화의 종을 타종하며 한반도의 평화가 온 세상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광복의 기쁨과 ‘그 거룩한 빛’을 실천하는 이 순간, 모든 이들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며 큰 행복과 뿌듯함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통일은 곧 행복임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되새깁니다."
글_윤보경(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사진_장회경(인천경기서부지부 광명지회)
지원_장수린(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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