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 1차 만일 결사를 회향하는 1박 2일의 회향수련이 있었습니다. 개인 법당에서 수행자로서의 '나'와 활동가로서의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부별 회향수련 소감문 발표시간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지부에서 선발된 전주지회 조춘숙 님과 대전지회 왕은희 님의 소감문을 다시 읽어 봅니다.

전주지회 조춘숙 님

만일이라 하면 별로 많은 시간이 아닌 것 같지만 삼십 년이라 하면 긴 세월로 다가온다. 정토회 출발점과 내 결혼생활 출발점이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 결혼생활에 질곡을 겪는 동안 정토회도 내 신혼처럼 질곡을 겪으며 성장해 온 과정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천일결사 1차에서 9차가 지나가도록 그 많은 인연의 끈들이 어쩌면 내 가까이서 서성거렸을 텐데 정말 까마득히 몰랐었다. 좀 더 일찍 인연이 되었더라면 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불교대학 실천활동(왼쪽 세 번째)
▲ 불교대학 실천활동(왼쪽 세 번째)

그렇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행운인지 9-10차에 내 앞에 나타났다. 그 전에 법륜스님 희망편지로 스님을 알고 있었지만 스님께서 정토회를 설립하고 이렇게 구체적인 실천 활동을 하고 계신 줄은 몰랐었다.우연히 즉문즉설을 듣고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끼면서도 스님이 설립한 정토회는 몰랐었다. 어느 절의 유명한 스님 정도로만 알고 지내다가 법륜스님의 불교대학 현수막을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2019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다. 영상 강의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법륜스님의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즉문즉설은 들을 때마다 가슴이 시원했는데 불교대학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도 다니다 보면 언젠간 깨달을거라는 희망으로 결석하지 않고 다녔지만 답답함은 풀리지 않았다.학기 중간에 수행 맛보기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가 9-10차였다. 입재는 하지 않고 혼자서 백 일동안 새벽에 일어나 수행정진했다. 정진하면 저절로 깨달아지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10-1차에 입재해 10-10차 지금에 이르렀다.

경전대학 실천활동(오른쪽 두 번째)
▲ 경전대학 실천활동(오른쪽 두 번째)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졸업하니 전법활동가 교육을 받으라 했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교육을 받았더니 교육이 끝나자 마자 불교대학 돕는이로 바로 투입이 돼 정말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 한 학기 그렇게 어렵게 마치니 이젠 바로 진행자 소임이 떨어졌다. 후들후들 떨면서 울고 싶고 숨고 싶고 그만 두고 싶고 학생 시절이 그립고 그립기만 했다. 그래도 학생들이 병아리 진행자를 잘 따라주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학생들도 병아리라 아무것도 몰라 그랬던 거 같다. 천만다행이었다. 그렇게 천 일을 보내며 지금 만일결사 끄트머리 10-10차 회향수련에 참여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천일결사는 내게 참 특별하다.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에서 배운 지식적 불교를 하나하나 체험하게 해 어리석은 나를 많이 밝혀주었다. <깨달음의장> 다녀온 일정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천일을 기도하였다. 천 일동안 수행정진하면서 나는 조금씩 무지의 답답함을 풀어가며 성장한 것 같다.

정토회가 지향하는 2600년전 근본불교에 입각해 지금 여기 무유정법으로 복지 환경 평화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계신 지도 법사님과 함께 동참할 의지를 확고히 했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그 방편으로 나는 오늘도 어김 없이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수행정진한다.

대전지회 왕은희 님

1차 만일 회향수련에 꼭 참여하고 싶어 신청서부터 제출한 후 며칠 동안 남편 눈치를 슬금슬금 보았습니다. 어느 타이밍에 이야기를 하면 욕을 좀 덜 먹을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욕 좀 얻어먹지 뭐! 어떻게 되겠어?' 하는 배짱도 생겼습니다. “1박2일동안 집에있긴 하지만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해주세요!"라고 통보한 후 혼자서 피식 웃습니다. 정토회 활동하면서 간이 커졌나 봅니다.

왕은희 님
▲ 왕은희 님

입재 법문에 정토회 삼십 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수많은 이의 경험을 축약한 간접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만들라는 말씀. 또한 그동안의 허물을 돌아보고 자기를 돌아보는 정진의 시간을 가지라는 말씀 새기며 정진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진을 시작하자마자 눈물이 흘렀습니다. 몸이 불편한 시부모님을 미워하고 원망했던 마음. 친정 엄마와의 애증. 그 미움이 그대로 큰아이에게 전이가 되어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나의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많은 이에게 고통을 주었구나.' 참회하며 숙이고 또 숙였습니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절을 할 수 있을까 했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정진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몸도 마음도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점검해볼 수 있는 이 시간에 참 감사했습니다. 한 수행자의 발원으로 시작하여 성장하고 발전해오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20대 청춘부터 머리가 허옇게 물들어가는 지금까지 한 길만 걸어오신 스님과 법사님들을 보면서 여러 마음이 들었습니다. 존경하는 마음과 닮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을 보며 세상의 즐거움에 중독이 되어 있구나 싶었습니다. 개척 분야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말씀해주시며 회원들의 복지까지 마음 써주시는 모습에 깊은 사랑을 느꼈습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모자이크 붓다의 한 조각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이 자리를 지켜주신 도반들, 거쳐 지나가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지금 이곳에 내가 있음이 많은 이들의 덕분임을 새겨봅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학교 홍보활동 중인 왕은희 님
▲ 행복학교 홍보활동 중인 왕은희 님


오늘의 맺는 말은 조춘숙 님이 쓰신 시 한 편으로 대신합니다. 처음 불교대학 진행 소임을 맡고 졸업을 앞둔 때에 많은 애착심이 일어나 힘들었던 마음을 표현한 시라고 합니다. 시의 제목 이소는 '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에서 떠나는 일'을 일컫습니다.

이소
조춘숙

둥지를 떠나
훨훨 날아갑니다
안온함은
이제 우리를 성장시키지 못합니다.

좀 험난 하여도
스스로 날개를 펴
밝고 넓은 세상으로
날아 갑니다.

날다 지치고 힘들 때
그때 둥지의 안온했던
기억으로

힘을 얻어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날아갑니다.

글_조춘숙(전주지회), 왕은희(대전지회)
편집_정토행자의하루

전체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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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의

내 주변에 참으로 아름다운 분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정토회라는 한 배를 타고 항해를 하고 있다는 그 마음이 뭔가 든든함을 줘서 외롭지 않습니다.
한마음으로 노래하는 그 시간이 있어 더욱더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인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3-01-11 08:26:20

현은영

정토회 몸을 담으면서 어려움이 나만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도반님들이 소감을 들으면서 위안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1-11 06:35:22

정토회

잘 읽고 갑니다

2023-01-10 15: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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