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남양주지회
퇴계원모둠 이야기 2회
알록달록 일곱 가지 맛

여기 7인의 도반이 있습니다. 각자 살아온 방식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부처님 제자, 수행자라는 같은 이름으로 모여 오늘도 함께 행복을 나누고 전하는 도반입니다. 도반이 곧 스승이고 도반이 수행의 전부다, 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정토행자들. 퇴계원 모둠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오늘은 강성원, 박현혜, 정예진 님과 함께 합니다.

정기모둠 회의. (윗줄 왼쪽부터 정산향 님, 강성원 님, 조가현 님, 정예진 님. 아랫줄 왼쪽부터 박영옥 님, 정찬희 님, 박현혜 님)
▲ 정기모둠 회의. (윗줄 왼쪽부터 정산향 님, 강성원 님, 조가현 님, 정예진 님. 아랫줄 왼쪽부터 박영옥 님, 정찬희 님, 박현혜 님)

온라인 법당으로 전면 전환되면서, 예전에는 만날 수 없던 도반들이 같은 모둠원이 되어 마음을 나누고 활동을 함께 하기 시작하는 새롭고도 낯선 풍경이 생겨났습니다. 오프라인 법당이었다면 어쩌다 한번 만날까말까 했을 도반들과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수시로 만나 수행을 하고 마음을 나누고 전법을 하고 봉사를 합니다. 더 바빠졌고, 부처님 법을 만날 기회도 그만큼 더 많아졌습니다. 좋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법당에서 도반을 직접 만나 공부하고 마음 나누기를 하고 공양을 함께 하던 때에는 사람 간의 정을 나누는 맛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봉사도 좋지만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봉사가 반가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대면하여 직접 부딪히다 보면 상대의 단점도 눈에 들어오고 그로 인해 내 분별심도 일으키게 되니, 수행이 장애에 걸려 넘어지는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 온라인 법당에서는 그럴 일이 없으니 수행이 더 잘 되냐고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커가는 수행

강성원 님

오전 10시. 수요수행법회 주간 문지기 강성원 님이 법회의 시작을 알립니다.

강성원 님과 아들
▲ 강성원 님과 아들

2003년 12월 대학생 인도 선재 수련회에 참가하면서 정토회와 인연 맺은 이후로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것으로 삶을 보는 방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지금은 국제협력기구에서 해외사업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중인데, 작년 육아 휴직을 하며 아이가 아빠와 떨어지기 힘들어해서 현장 봉사 활동에는 제약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모둠회의에 아이와 함께 하며 아이도 자연스럽게 정토키즈로 커갈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퇴계원 일반1그룹을 담당하고 있는 강성원 님은 수요법회 이외에도 월요 전법 활동가 법회 주간 진행 소임과 토요일 천일결사 진행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직장이 종로 쪽이라 그동안 종로 법당에 다니다가 올해 지역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남양주로 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퇴계원 모둠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분들과 새로운 인연으로 만나 함께 수행하게 되니 그 또한 새로운 느낌이라 좋습니다.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 수행을 위한 나의 힘

박현혜 님

목요일 저녁 8시마다 경전대 돕는 이 진행을 맡고 있는 박현혜 님은 유튜브 영상으로 즉문즉설을 접하고 1년 정도 듣다가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경전대학와 발심행자 교육을 거쳐 지금은 전법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종교활동을 싫어하는 남편 눈치를 안 보며 당당히 정토회 활동과 수행을 하게 되기까지,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재봉 봉사중인 박현혜 님
▲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재봉 봉사중인 박현혜 님

그간 꾸준히 수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게 있다면 화가 없어진 것입니다. 일에 대한 욕심과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마음에 화가 많았는데, 수행 덕분에 지금은 많이 편안해지고 가벼워졌습니다.

퇴계원 모둠으로 새로 모이게 되면서 인근에 사는 도반들을 알게 되어 반갑고 든든합니다. 또 모둠원들이 모두 밝고 긍정적이라 단합도 잘 되어 좋습니다.

결벽증을 낫게 해준 나의 수행

정예진 님

퇴계원 모둠 행복학교 담당 소임을 맡고 있는 정예진 님은 정토회를 만나 수행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결벽증이 낫게 되는 뭉클한 체험을 했습니다. 금강경을 배우고 싶어 배울 곳을 찾던 중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정토불교대학을 알게 되어 바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경전대학을 거쳐 꾸준히 수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엄마따라 절에 다니면서 접한 불교에서도 풀리지 않던 여러 의문점들이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고 수행을 하면서 많이 풀리게 된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보다 더 좋았던 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벽증이 없어졌다는 것. 어느 날 아들이 '엄마, 결벽증이 없어진 것 같으네.'라고 알려줘서 비로소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결벽증이 없어진 건 좋은데, 이제는 반대로 지저분해져서 가끔 아들의 불평을 듣습니다. '엄마는 수행하느라 바빠서 개똥도 내가 치우고 설거지도 내가 하는데, 그래도 되는 거냐고 법륜 스님한테 물어봐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가족들은 정예진 님의 이런 변화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주말부부인 남편보다는 곁에서 지켜봐 온 아들이 수행의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죽림정사 연등 달기 봉사(왼쪽 두 번째 정예진 님, 세 번째 박현혜 님)
▲ 죽림정사 연등 달기 봉사(왼쪽 두 번째 정예진 님, 세 번째 박현혜 님)

처음 퇴계원 모둠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이전에 함께 해온 도반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새로운 수행처인 도반들을 만나 함께 하게 되니 이 또한 좋습니다.

정토회 와서 알게 된 ‘함께 하는 수행의 큰 즐거움’과 서로 다른 모습의 수많은 도반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인 모자이크 붓다를 완성해가는 모습에 감동합니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잠정 중단된 지회 환경담당자 소임도 곧 재개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오늘은 퇴계원 모둠 일곱 명의 정토행자 중 세 명을 만나봤습니다. 수요일에는 다른 네 명을 만납니다. 각각 다른 빛깔과 향기를 가진 행자들이 모여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하시다면, 수요일의 행자의 하루를 기대해 주세요!

글_김진영 희망리포터(강원경기동부 남양주지회)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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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

퇴계원모둠원님들의 깊지만 담백한 수행담 잘 보았습니다.
말씀대로 온라인화가 좋기도 안좋기도 합니다.
역시 불법의 신묘함을 여기서도 느끼네요. ^^
퇴계원모둠원님들 모두 성불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좋는 글과 편집 감사합니다.

2021-08-31 07:35:37

현광 변상용

새로운 도반, 새로운 환경이 주는 낯섦이 이젠 익숙해지는 듯 합니다.
알록달록 일곱가지 맛 중 세가지 맛을 보았는데 진짜 조금씩 다 다른듯 하네요. 나머지 네 가지도 궁금해집니다 ㅎ
문득 우리 모둠을 소개할 때도 오려나, 그럼 뭐라 해야하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ㅎㅎ
수요일이 기다려집니다~

2021-08-30 15:49:19

이광용

감사합니다.
낯익은 여러분들의 모습에 반갑습니다.
도반들이 스승입니다.
꾸준히 수행 정진합니다!~
_((()))_

2021-08-30 1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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