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해법당
도반이 힘이다

경전반의 수업도 이제는 막바지입니다. 불교대학을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어색했던 입학식의 기억을 하며 다 같이 웃었습니다. 이제는 다 같이 수행하고 봉사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도반으로서의 삶을 살아나가는 우리가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일과 수행을 함께한 김해 봄경전반 도반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행복강연 홍보 중인 이애란 님
▲ 행복강연 홍보 중인 이애란 님

 

나의 삶의 터닝 포인트 정토회 - 이애란 님

 
건강하고 성실했던 남편은 2014년 2월 느닷없이 쓰러져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로 판정받았습니다. 전과 다른 생활환경에 적응하며 살기 위해 먹고 운동하는 신랑을 보며 안타깝고 측은한 맘이 올라와 몰래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직장에서의 늦은 퇴근으로 시간 맞춰 자연식 밥상 챙기기가 어려웠고, 어느새 남편에게 짜증내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를 붙들 수 있었던 것은 정토회였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와 불교대학, 경전반, 수요법회, 경전반 청강생, 늦깎이 〈깨달음의 장〉 수련, 가을불교대학 담당, 정회원, 통일의병이 된 지금의 저를 되돌아보니 대견해집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저는 ‘할 수 있을까’, ‘따라갈 수 있을까’, ‘내 성격에 나누기도 힘들고’, ‘그만둘까’ 등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 많은 과정을 다 해내었는지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 비결은 “그냥 합니다” 라는 말을 새기며 그냥 한 결과이지 싶습니다. 물러서는 마음이 나면 그 마음을 바라보며 그냥 했으며, 힘들게만 느껴지던 나누기도 지금은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작년 향웅법사님의 정초 면담을 통해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으려면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라는 말씀에 결심하고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가치관의 정립과 방향성을 확고하게 다지고 왔습니다.

경전반의 ‘일과 수행의 통일’ 수업을 통해 순간순간 놓치지 않고 다짐해 가며 무아, 무상, 무유정법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금강경》(지경공덕분 편) 법문을 들으며 '불법 만나서 감사하다'는 맘이 드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것 또한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이 은혜 갚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작년 가을불교대학 담당 소임도 달게 받아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아이들과 세대 인식의 차이로 부딪히지만 저에게로 돌이키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하며 살아가니 제가 편안해져 갑니다. 남편에게도 바라는 마음 내려놓으니 저를 걱정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운 맘이 절로 생깁니다. 수행과제 삼고 행복하게 가볍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연에 잘 쓰이도록 하라는 스승님의 말씀 새기며 어떠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제 인생의 주인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법당 도반들과 함께. 가운데가 김미자 님
▲ 법당 도반들과 함께. 가운데가 김미자 님

 

내가 바뀌어야 내가 편하다 - 김미자 님

 
우울한 시기에 불교대학을 만났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우연히 ‘당신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것이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정토회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를 하면서 부처님 법을 통해 또 다른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괴로움도 마음의 습관이다. 108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어 새벽에 일어나 절을 하면서 제 업식이 조금씩 소멸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법당에서 기도를 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 올라왔습니다. '비워야지, 비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저의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매일매일 기도의 힘으로 고통과 시련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경전 공부하면서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저를 바꾸라고 하는데, 왜 저만 바뀌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문을 들으면서 내가 바뀌면 내가 편하다는 걸 깨닫고 서서히 변화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었습니다. 옳고 그름의 답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JTS 거리모금, 봉사, 보시를 할 때마다 저의 업장이 소멸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저의 업식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복 신앙에 대한 저의 업식이 깨지면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 '그냥 한다'는 맘으로 하고 있습니다. 봉사하면서 감사하다는 말이 맘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행동을 보고 비판하고 뒤에서 험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항상 일상에 깨어있을려고 노력하니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르구나' 하고 깨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으로 바뀌었습니다.

매일 수행 정진하며 법당에서 봉사, 보시하고 정회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편과 함께한 김운영 님
▲ 남편과 함께한 김운영 님

긍정적인 나로 바꾸어 준 불교대학 경전반 - 김운영 님

 
화내고 짜증 많은 제 모습이 현재의 나라는 걸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현재의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남편과 자식들의 모습에서도 부정적인 모습만을 찾아 잔소리를 했습니다. 제가 그린 이상적인 모습을 고집하였습니다. 특히 딸이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고치고 싶어 꾸짖기도 많이 하고 참 많이도 괴롭히는 엄마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엄마인 저 자신이 또 싫었습니다. 조급하고 예민하기보다는 늘 제가 바라왔던 느긋함과 평온함을 지닌 그런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거치면서 일상적인 사소한 조급함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예전엔 가족 행사로 온 가족이 외출할 때 제가 계획했던 일정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면 맘이 급해져 쉽게 짜증이 올라왔는데, 이젠 그렇지 않고 편안한 마음입니다. 늦을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고, 예상했던 대로 일이 되어가지 않아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제 몸속에 서서히 스며들어 어느 순간 제 자신의 이런 모습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법당에서 회계, 모둠장 등의 소임을 해나가면서 없던 일머리도 조금 생기고 도반들과의 봉사를 통해 이런저런 경험도 넓혀가고 있습니다. 법문의 힘으로 꾸준히 아침 수행을 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담대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정토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JTS 거리모금 중인 강필숙 님 (왼쪽)
▲ JTS 거리모금 중인 강필숙 님 (왼쪽)

 

몸도 마음도 성숙해졌어요 - 강필숙 님

 
가족들에게 너무 집착하다 보니 우울증이 생겨서 몸이 여기저기 아팠습니다. 허리 수술도 두 번이나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정토회를 소개받았습니다. 입원 중 외출하여 불교대학에 입학을 하고 지금은 경전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에 제 마음대로 안 되면 가족들에게 화 내고, 스트레스 해결 방안으로 밥도 먹지 않고 청소와 빨래를 하면서 해결하려다 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경전반 공부하는 중에 밖에 나가서는 인상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자 하는 이중적인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운전하면서 다른 차가 끼어들면 양보도 잘하고 다른 사람들이 좀 마음 상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 이해하려고 하면서, 유독 가족들에게만 저만의 잣대를 강요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100% 완벽한 인간이 아니면서 가족들은 제 맘에 맞게 행동해야만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경전반 법문을 들으면서 가족이란 서로 단점을 보완해 주고 장점을 칭찬해 주면서 상호 협력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바꾸니까 가족이 달라 보이고 엄마인 제가 자리를 잘 잡아 가족들이 하루하루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들 뒷바라지도 열심히 해서 보통 엄마로 불릴 수 있는 그날까지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문경특강수련 중 도반들과 함께 (앞줄 왼쪽부터 김정희, 김운영, 강필숙 님, 뒷줄 왼쪽부터 김미자, 김명희, 채길임, 이애란 님)
▲ 문경특강수련 중 도반들과 함께 (앞줄 왼쪽부터 김정희, 김운영, 강필숙 님, 뒷줄 왼쪽부터 김미자, 김명희, 채길임, 이애란 님)

 

법문만이 살길이다 - 김명희 님

 
지난해 불교대학을 마치고 불교 교리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과 경전반을 졸업한 선배들이 '경전반 공부가 더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하여 기대를 하고 경전반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유튜브를 통해 들었던 많은 이야기가 기본 바탕이 되는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의 경전 공부는 조금씩 조금씩 저의 마음과 행동에 녹아들었습니다.《 금강경》에서 배운, '상을 짓지 말라', '집착하지 마라',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과 《반야심경》의 '무유정법 (본래 정해진 법이 없다)', '인연에 따라 정해진다', '제법이 공하다'는 말씀 등 많은 법문들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평소에 남편은 집안일은 관심이 없고 여러 가지의 모임과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으로 귀가 시간이 늦었습니다. 주말에는 새벽부터 나가서 온갖 산을 헤매고 다니는 것에 불만이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경전반의 《금강경》과 《반야심경》 공부를 하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유튜브를 보면서 생각을 바꾸고 내려놓음을 통해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화가 날 때도 화를 내고 있는 제 모습을 알아차리게 되니 화가 나는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법문이 마음에 남아서 사고방식과 말이 훨씬 부드럽게 바뀌었습니다.

《반야심경》 마지막 강의에서 불자들이 기억해야할 교리 중에 인과법과 연기법이라는 법문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인과법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처럼 지은 인연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또 연기법은 "내가 있어야 네가 있고, 네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 만물이 다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명심문 구절처럼 이웃과 사회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어 살겠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도반님들을 보면서 김해법당의 미래가 보였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의 인연으로 만나 수행하고 봉사하는 모습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이분들을 보면서 “도반이 힘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법당에서 학생이면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 힘이 있기에 내년 김해법당은 100% 충전 상태입니다. 화이팅!!!

정리_김미경 희망리포터(김해정토회/김해법당)
편집__조미경(경남지부)

전체댓글 2

0/200

박해연

잘 읽었습니다~ 모두들 좋아졌다고들 하시니 참좋습니다~!

2020-01-16 09:02:35

광명심

김해법당 도반님들을 응원합니다.
함께 하자~~~

2020-01-11 10: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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