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울산법당
함께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겨울비가 내린 뒤 싸늘한 찬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봄 경전반 도반들을 만나러 울산법당으로 향했습니다. 법당 앞 무거천에는 벚나무가 낙엽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내년 1월 8일 졸업을 앞둔 울산법당 봄 경전반은 9명이 입학했고 9명 전원이 졸업합니다. 그 중 5명이 정회원이 되었고 3명이 소임을 받았습니다. 작은 소임이라도 함께하며 도반애가 남다른 오늘의 주인공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앞줄 왼쪽부터(심순남, 이귀남, 김은영, 조석례 님), 뒷줄 왼쪽부터(하미지, 박은선, 정수자, 권윤정, 전여정 님)
▲ 앞줄 왼쪽부터(심순남, 이귀남, 김은영, 조석례 님), 뒷줄 왼쪽부터(하미지, 박은선, 정수자, 권윤정, 전여정 님)

울산법당 봄 경전반은 울산법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한선화 님이 담당을 맡고 경전반 학생인 정수자 님이 부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재미있게 수업도 하고 봉사도 하며 도반이 수행의 전부임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봄 경전반은 회계팀, 법회팀, 환경팀, 복지팀으로 나누어 두 명씩 한 조를 만들어 순서대로 법당봉사 전체를 경험하는 팀별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도반들이 모두 함께 문경 졸업수련에 다녀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봄 불교대학 갈무리 때는 춤과 노래로 축하 공연을 준비하느라 즐겁고 신나게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면 즐겁고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울산법당 봄 경전반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공연을 기대하시라!
▲ 공연을 기대하시라!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기

조석례 님 : 처음에는 인도 성지순례를 가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평소에 남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내 얘기만 했는데 지금은 내 말을 먼저 하기보다는 생각을 한 후 얘기를 하고 남의 얘기도 많이 들어주려 합니다. 공부 하다 보니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습니다. 항상 도반들과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에 감사합니다.

내 상태를 알아차리기

박은선 님 : 즉문즉설 영상을 보다가 불교대학 안내를 보고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내 감정에 휘둘려 생활했다면, 이론적으로 불법 공부 하다 보니 내 상태를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원리를 알고 수행을 하니 화가 올라올 때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알아차려 상대를 이해하는 힘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생각이 많고 항상 꿈속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깨어 있어 좋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소임을 맡아 도반들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 잘 대응하면서 내 마음 수행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반들과 불법 공부를 같이하다 보니 얘기도 통하는 것이 있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웃을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좋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우리는 소중한 도반입니다
▲ 함께 공부하는 우리는 소중한 도반입니다

도반들 덕분에 아들이 〈깨달음의 장〉에 가다

하미지 님 : 다른 불교대학을 가려던 마음을 접고 선배 도반의 적극적인 불교대학 안내로 인연이 닿아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기 전에는 성실이 최고의 미덕이고 내 생각이 옳은 줄만 알고 살았는데 경전반 공부를 하면서 불법이 일상생활 모든 곳에 적용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받아 주기 힘들었던 아들의 마음도 이제는 받아 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 것 같습니다. 지금은 사시예불 소임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는 새벽예불도 하고 싶습니다. 새벽에 피씨방에서, 각자 집에서 저희 아들의 〈깨달음의 장〉 신청을 도와준 도반들 덕분에 아들이 오늘 〈깨달음의 장〉에 갔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도반들, 제가 받았던 사랑을 베풀고 살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기

김은영 님 : 10여 년 전부터 알고 있던 정토회에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남편과 너무 안 맞아 사주팔자 탓만 했습니다. 그러다 정토회를 만나 불법 공부를 하고 연습을 하면서 남편을 있는 그대로 봐주니 내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빨리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를 힘들게 했던 것입니다. 이번 가을불교대학 모둠장 소임을 하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는 것 같아 감사하고 남은 삶도 도반들과 같이 수행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문경에서 도반들과 함께
▲ 문경에서 도반들과 함께

“네” 하고 가볍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다

이귀남 님 : 2017년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너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정토회에 먼저 다니고 있던 두 언니의 소개로 봄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언니들과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결혼하고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었고 엄마가 아파서 돌아가신 후에는 내가 화가 많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법 공부와 수행은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가시를 세우며 살았는데 요즘은 화도 줄어들고 시어머니의 행동도 이해가 되니 내 마음도 가볍고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교육의 효과인지 무엇을 하든지 “네” 하고 가볍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남편을 이해하게 되다

전여정 님 : 저는 어린 시절부터 절에 다녔습니다. 동생들은 일찍 정토회와 인연이 닿았지만 저는 이 절 저 절 다니다가 뒤늦게 인연이 닿아 불법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옳다는 생각에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주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남편과 서로 다른 생각들로 계속 부딪히다 보니 제 삶도 힘들었습니다.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살려면 남편과의 관계를 변화시켜보자고 마음을 냈습니다. 불법을 공부하다 보니 내성적인 내 성격이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를 힘들게 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남편의 행동이 이해되고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봉사를 못 해 도반들에게 미안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자식들에게 전법을 하여 함께 수행하고 싶습니다.

환경 실천도 함께
▲ 환경 실천도 함께

매일 웃음이 납니다

심순남 님 : 다른 절에 다니다가 절 입구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고 정토회와 인연이 닿아 공부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화가 많고 잔소리도 많아 나도 힘들고 가족들도 힘들게 했습니다. 공부 하다 보니 뜨거웠던 가슴이 조금씩 식으면서 내 감정들을 스스로 제어하는 힘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좋으면 나만 했는데 이제는 좋은 것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매일 웃음이 납니다. 주절주절 말하는 나를 따뜻하게 잘 받아주는 도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참 다행입니다.

버텨내는 힘이 생기다

정수자 님 : 모임에서 4명의 지인이 정토회를 다녔는데 저에게는 강요하지 않았고 그동안 직장 생활도 바빠 관심이 없었습니다. 작년에 퇴직 하고 나서 정토회에 관심을 갖고 공부 하게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이 좋아서 다니기만 했지, 열심히 공부를 안 해서 남은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사물을 여유롭게 볼 수 있고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나쁜 감정들이 덜 일어나고 힘든 일이 생겨도 버텨내는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사람을 가리지는 않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아서 그동안 표현은 못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반들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우리 언제나 함께해요
▲ 우리 언제나 함께해요

자매 같은 소중한 도반들

권윤정 님 : 합창단을 같이 하는 분이 정토회에 다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좋아 보여서 오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괴로울 일도 없어지고 지금은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수업하고 봉사할 때도 서로 화합도 잘 되고 도반의 정이 느껴져서 한 명이라도 수업에 빠지면 서운합니다. 항상 같이 지내는 자매보다 더 의견들이 잘 맞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도 도반들과 같이 수행하고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앞줄 왼쪽부터(박은선, 하미지, 권윤정, 김은영, 조석례 님), 뒷줄 왼쪽부터(정수자, 심순남, 이귀남, 전여정 님)
▲ 앞줄 왼쪽부터(박은선, 하미지, 권윤정, 김은영, 조석례 님), 뒷줄 왼쪽부터(정수자, 심순남, 이귀남, 전여정 님)


경전반을 졸업하면 모든 도반들이 다시 수요일 수행법회에 입학해서 다 같이 수행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말이 신선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다른 일정을 미루고 모든 도반들이 함께 해주어 감동이었습니다. 인터뷰 하고 사진을 찍을 때도 도반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으니 여고시절이 떠올라 좋았다는 말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정토회에서 발을 빼지 않겠다는 도반들의 말이 ‘도반이 수행의 전부’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혼자면 할 수 없는 일도 도반과 함께라면 할 수 있는 우리는 소중한 도반입니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글_신인숙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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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장

사랑하는 우리 봄경전 도반님을 사랑합니다ㆍ
이렇게 멋진부처님들을 일년동안 공양올릴수 있었음에 무한 감사합니다ㆍ

2019-12-06 05:46:29

전효원

여정언니 화이팅♡
전체 졸업이라니~멋집니다^^
모두 부처님과 함께 행복한 날♡

2019-12-05 17:25:12

전금성

전여정언니와 함께 공부 하시는 도반님들 반갑습니다.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 다 보이네요.
여정언니와 함께 도반님들 모두 부처님처럼 행복하세요~~

2019-12-05 16: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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