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세종법당
남편은 소주가 보약, 아들은 게임이 보약, 저는 정토회가 보약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어느 시인은 한 포기 풀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풀꽃 같은 도반이 행복 도시 세종에 있습니다. 세종법당 1기 불교대학 졸업생 은희경 님이 주인공입니다.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은희경 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풀꽃같은 은희경 님
▲ 풀꽃같은 은희경 님

분별심이 많았던 불교대학을 개근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교육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에 관한 교육은 맹목적이고 욕심이 커졌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내가 먼저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아이들 교육에 인문학이 좋고, 인문학 공부는 정토회 불교대학이 좋다는 안내를 받아 알았습니다.

2014년 법륜스님 유튜브 법문을 들어 보니 기가 막히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래 그냥 한 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처음 입학하면서는 분별이 엄청 많이 났습니다. 어색한 의식들이 불편했고, 경주남산순례 간다고 새벽에 오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 입학할 때 결심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무리 하기 싫어도 하라고 하는 것은 다 해 보겠다’ 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가르칠 때, 싫은 마음을 이기고 끝까지 하는 게 자기를 이기는 거라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대학 1년 동안 개근하기로 하고, 내 인내를 시험해 보리라, 한 번도 안 빠지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얼마 안 남기고 몸살이 나서 수업에 못 가고 집에 누워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수업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법당에 안 오니 조창남 님이 전화를 했습니다. 몸이 아파 법당에 못 가고 누워 있다고 하니 다짜고짜 “내가 데리러 갈 테니 법당에 와서 쉬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지금 데리러 갈게” 라는 말에 감동했습니다.
진심 어린 관심과 배려가 개근까지 갈 수 있게 했습니다.

사시예불하고 있는 은희경 님
▲ 사시예불하고 있는 은희경 님

아들의 반기, 정진으로 극복하다

2014년 겨울, 아들이 수능 1년을 앞두고 부모에게 공부 안 하고, 대학도 안 가고 아무것도 안 한다고 반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부모의 탓이고, 지금 자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환자라고 소리쳤습니다. 모든 것을 거부했습니다. 늦은 사춘기와 함께 부모에게 억압받고 눌렸다는 억울함으로 우울해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때 ‘새물정진’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습니다. 새물정진을 만난 게 가장 고마웠습니다. 새물정진은 100일 동안 300배 정진을 도반들과 함께 하는 수련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각 법당을 돌면서 도반들과 만나 수행정진했습니다. 진심으로 참회하는 마음이 들면서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이 괴로움이 시작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남편의 힘든 부분, 아들의 힘든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각자가 다른 보약

그 당시 남편은 소주가 보약이고, 아들은 게임이 보약이고, 딸은 채팅이 보약이고, 저는 정토회가 보약인 시절이었습니다. 서로 자기가 매달리고 싶은 것을 의지하고 살았습니다. 아들은 지금도 자기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2019년 11월 14일 수학능력시험에 아들은 당당히 응시했습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들이 자기 인생 여정에 스스로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제가 이 시간까지 아들을 기다려 줄 수 있었던 것은 불법을 만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불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 가정이 지금 유지될 수 있었을까 하고 남편이 가끔 이야기합니다.

우리 가족이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제게는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오늘 저녁에도 남편은 소주를 마실 거고, 아들은 게임을 할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행복한 수행자이기 때문입니다.

JTS 거리모금중인 은희경 님
▲ JTS 거리모금중인 은희경 님

노란 은행잎이 물들어 가던 시월의 끝자락에 은희경 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눈물도 많이 났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공감도 되고 담담히 지나온 이야기를 해 주는 은희경 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 사실 그대로 받아주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임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가을경전반 수업 집전봉사를 하러 씩씩하고 당당하게 법당으로 노란 학원버스를 몰고 오는 슈퍼우먼 은희경 님, 항상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글_길현정 희망리포터(세종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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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랭이

Great~^^

2019-12-07 20:04:16

전경병

제 마음을 조금 흔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11-27 09:52:24

세명

있는 그대로
보아 넘길 수 있는 힘을 느껴봅니다.
성불하십시오

2019-11-27 04: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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