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사천법당
역경이 수행 정진의 원동력이다

사천법당에 저녁 수행법회 담당이자 영상편집 및 사진촬영 담당을 하는 만능 재주꾼 이갑수 님의 수행담을 들어보겠습니다.

절 수행은 생각이 많고 기운을 차려야 할 때 필요한 방법이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건 아니지만 헤쳐나가야 하는 에너지를 주고 놓아야 할 건 놓아 버리게 하는 좋은 수행법이라고 말하는 이갑수 님! 역경이 바로 수행 동력임을 보여주는 이야기 함께합니다.

쉽게 잘 변하지 않는구나 자각 후 입학한 불교대학

첫 인연은 무심코 찾아왔습니다. 친척분이 천주교 다니는데 어느 날 법륜스님 즉문즉설 동영상을 권해 주면서 “그저 그런 뻔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꼭 20편까지 들어 봐라.” 하셨습니다. 처음에 5편 정도 들으니깐 그저 그런 스님의 뻔한 얘기였죠. 그랬지만 20편까지 들어보라는 말에 그냥 차 타고 다니면서 틀어 놓고 있으니까 그 중에 뭔가 관심 있는 얘기가 들렸고 그러다 보니 한 번 더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법문 한편을 5번씩 반복해서 듣는다고 해서 저도 마음에 드는 법문을 5번씩 반복해서 들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천여 편 가까이 법문을 여러 번 계속해서 듣고 다녔습니다.

그 덕분으로 자주 다투었던 어머니와의 관계도 많이 개선되고 일하는 것도 좀 수월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스스로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문득 스님 법문 중에 ‘참을 게 없다.’ 라는 말씀이 생각났고, 즉문즉설만 들어선 내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죠. 그동안 참아 왔다는 걸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2014년 9월 사천법당이 개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찾아가 개원 멤버가 되었습니다.

스님 법문 중에 108배를 해보라는 말씀이 자주 나와 절을 하면 내 삶이, 내 업식이 좀 바뀔까 생각을 해서 9월 1일 입학식을 계기 삼아 절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염주도 없었고 절하는 방법도 잘 몰라서 108배를 했는지 안 했는지 숫자만 세다 보니 한 80번 정도 세고 나면 항상 숫자를 잊어버리고 그렇다고 숫자를 건너뛰지는 못하겠고 다시 뒤로 다섯 숫자 정도 되돌려 세며 늘 108배보다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3번의 큰 역경, 정토회가 사람을 살리다

불교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얼마 안 되어서 큰돈을 지인에게 투자 겸 빌려주었는데 결국 절반 이상을 잃게 되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 결국 사기당한 걸 알게 된 순간부터 2년여 동안 신경쇠약 증상으로 퇴근하고 나면 침대에 쓰러져서 꼼짝달싹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때 ‘아! 이렇게 살다가는 뇌출혈이나 뇌경색으로 죽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일 300배 수행을 해보자 마음먹고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300배를 했습니다. 머릿속에 그 생각을 지우고 간신히 하루 살아갈 에너지를 얻어 2년여 기간 동안 버텼습니다. 그러다 설상가상으로 제 사업체가 세무조사까지 받게 되어 어머어마한 손실을 보게 되면서 돈 잃고 사람 잃고 몸까지 병이 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수행법회 담당자를 하고 있었는데 삼귀의 시작하면서도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부총무님께 건강이 안 좋으니 법당을 잠시 쉬기로 얘기를 드리고 한 달 정도 병원치료에만 전념했습니다.

그 후 두 달째부터 다시 힘을 내보자는 생각에 절을 해야 되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청룡사에 가서 1월 제일 추운 날 새벽 홀로 불 꺼진 대웅전에서 발가락이 시려 꽁꽁 얼어도 천 배를 마쳤습니다. 그 뒤로 다시 법당에 나가며 건강도 되찾고 300배 정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300배와 한 달에 한 번 천 배를 8개월 동안 하면서 자연스럽게 닥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일 추운 날 새벽, 108염주 10바퀴
▲ 제일 추운 날 새벽, 108염주 10바퀴

9-2차 입재식 때도 300배를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앞에 100일 기도 때 수행이 아니라 운동 삼아 했던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50일쯤 했을 무렵이었습니다. 온갖 마장으로 그만할까 생각이 들 즈음 집사람이 급성 패혈증에 걸려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병원에 3주 정도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간에 나라도 정신 차리고 힘을 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병실 한 켠과 병원 앞 목욕탕에서도 빠지지 않고 100일 동안 300배 정진을 마쳤습니다.

작은 법당이라 가능한 저녁 수행법회 담당자

9차년도 저녁수행법회 담당자 소임과 사진, 영상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사업하는 남자가 사회생활 병행하면서 법당 활동까지 하기엔 딱 안성맞춤인 담당자 소임인 것 같습니다. 맨 앞자리에 앉아 집전하니 하루종일 업무 스트레스와 복잡했던 일도 모두 잊어버리고 스님의 법문에만 집중할 수 있고요. 집전에 오롯이 깨어 있으니 머리도 맑아져 살아가면서 하는 여러 가지 저의 역할 중 최고인 것 같습니다.

법당 졸업영상, 8대 행사, 법당의 각종 대소사 사진 영상 제작을 도맡아 합니다. 처음엔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어떻게 하면 쉽게 잘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도 생겼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도반들도 법당 소식을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아할 것 같아 더 신경 써서 재밌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 담당하는 모습
▲ 영상 담당하는 모습

수행정진의 끈 놓지 않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법당 활동에 있어서 제일 큰 마장은 높은 수준의 수행자분들과 열심히 하는 도반들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과 내가 수행자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것마저도 놓으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지 보이기 때문에 묵묵히 나의 주어진 소임이 복임을 알고, 한 배 한 배 엎드립니다. 또다시 감당하기 힘든 큰 시련이 올지라도 정토회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주황색 티를 맞춰 입은 따뜻한 가족사진
▲ 주황색 티를 맞춰 입은 따뜻한 가족사진

이 사람이 수행이 잘 되고 있나 없나는 배우자한테 물어 보라

부인 박진숙 님 : 신랑이 법당에 다니면서 변화하는 걸 보고 처음엔 법당 가면 뭐든 다 쉽게 변할 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법륜스님처럼 모든 걸 다 포용하고 이해할 거라 생각했지만, 스님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생활에서 예전보다 좋게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성격이 좋아지고 일하는 데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애들 대하는 것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건 인정합니다. 남편이 최대한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여서 술 먹으러 가는 시간보다 법당에 가는 시간은 대환영입니다. 매일 새벽기도를 해야 되니 약속이 있어서 나가도 9시 전에 들어오니 아내 입장에서는 최고지요!
법륜스님 만난 게 우리 부부한테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바쁜 아침 흔쾌히 인터뷰 해주신 다정한 부부. 이갑수♥박진숙 님
▲ 바쁜 아침 흔쾌히 인터뷰 해주신 다정한 부부. 이갑수♥박진숙 님

2002년 사업을 시작하고 10년 동안 단 하루도 쉬어본 적 없이 열심히 살아온 이갑수 님! TV에도 나온 삼천포 유명인사 가족이기도 합니다. 주말엔 소박하게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고, 평범하지만 정토회 안에 더 단단해진 건강하고 화목한 가족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글_박선영 희망리포터 (진주정토회 사천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전체댓글 12

0/200

세명화

매일 300배 한달한번 1000? 우와
대단합니다

2018-09-09 23:54:42

대승행

거사님의 수행이 눈에 보이는듯합니다. 감동적인 수행담 감사합니다.

2018-09-07 23:15:34

자비화

함께 가는 도반이어서 참 고맙습니다!

2018-09-07 16: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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