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 JTS 모금에 참여하는 어린이들
법사님이 오셨습니다, 정초 순회법회에
즉문즉설 시간에 정미숙 총무는 질문합니다.
“12월부터 거리모금을 매일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데, 해도 괜찮을까요?”
법사님은 반대하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 하십니다. 몇몇은 손을 들었고, 왜 반대를 하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유는 달랐습니다. 매일 하는데 자신은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해서라고 하기도하고, 또 다른 이유는 지나가는 사람 불편하게 매일 돈을 달라고 하는 것 때문이라 말합니다.
법사님은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이해하며 활동하면 계속해도 괜찮을 거 같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더 밝은 얼굴로 총무는 돈통을 들고 거리로 나갑니다.
좁은법당, 봉사 일감으로 자리잡고
불교대 수업 후, 좁은 법당에서의 봉사 일감은 한정되어있습니다.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지면 법당 내부봉사, 말문이 트이면 돈통을 들고 나갑니다. 거의 천 원, 혹은 잘못 착각하고 넣은 듯한 만 원, 지나는 꼬마들의 동전도 담깁니다. 지금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조그만 스피커와 마이크도 들고 나갑니다. “방송의 힘이 역시 대단하다.”라며 봉사자들이 흡족해할 때, 아직 입을 못 뗀 사람들은 법당 청소, 공양 준비 등을 합니다. 지금은 매일 30분 정도 봉사 일감의 하나로 JTS 거리모금이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거리모금에 재능 있는 김성희 님(봄 경전반)은 말합니다. “하루 중, 어느 때, 어디에 서 있어야 사람들이 지갑을 쉽게 여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하자, “직접 터득해보세요.” 하며 특유의 웃음으로 깔깔거립니다.
언제까지? 더는 굶는 아이들이 없을 때까지
“달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옵니까? 역시 수행을 오래 해서 그런가 보네요.”라는 말에 총무는 “인도에 안 갔다 와서 그래요, 가서 그 아이들을 보고 오면 저절로 말이 나옵니다. 내 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이라면 그렇게 못하지만,” 말하며, 꼭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오라 권합니다.
거리모금을 지속하면서 성격이 바뀌는 도반들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입을 못 떼서 내부에만 있던 사람도 슬슬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미숙 총무를 비롯한 수정법당의 거리모금은 더는 굶는 아이들이 없을 때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돈달라는 도반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혜윤(회계담당)
“2015년 12월부터인가, 정미숙 총무님과 김경복 님께서 매일 30분에서 1시간 가량 시간 내서 거리모금을 매일 하기로 하고 정말 추운 날에도 행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감동했습니다. 처음에는 낯뜨거워 말도 나오지 않고 쑥스럽기만 했는데, 천 원이면 굶는 아이 두 명에게 한 끼 식사를 줄 수 있다는 멘트를 따라 하니, 천 원씩 적게는 백 원도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분들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니 무척 뿌듯해졌어요. 매일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누군가와 함께하면 이룰 수 있다는 감동과 나의 조그만 시간과 마음 씀으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동참합니다.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도 JTS모금을 얘기하면 작게나마 천 원에서 오천 원도 주시고 해서 잘 전달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천 원이라 큰 부담 없이 마음 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송병구(가을불교대 주간)
“과거에 노점 장사도 조금 해 보았고, 워낙 사람들 많은 곳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큰 부담감이나 어색함은 없는 편입니다. 노점 장사 경험 덕인지 행인들의 외면에 대한 무감각과 부끄럼 없는 것이 그때 형성된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과거에 수익을 많이 창출하기 위해 멘트도 많이 연습했었고 고객과의 호흡도 많이 연습했었는데 막상 거리모금을 나가보니 10여 분간은 말이 입에서 잘 안 떨어지고 살짝 머뭇거리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수익성이 직접 안 보이는 일을 해서 그런지 과거보다 적극성이 많이 부족한 저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노점장사를 가르쳐 주셨던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멘트나 끼보다는 진심을 담은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두 분의 보살님과 한 분의 법우님을 보면서 그 어르신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겼습니다. 이 작은 돈이 모여서 생존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생활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 세 분에게서 느껴졌습니다. 끝으로 장사하든, 사업하든, 직장 생활을 하든 고객을 정성스럽게 상대하는 것은 사익을 추구하는 거지만, 거리모금은 모금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성숙하고 결과에서의 만족하고 - 이 둘도 사사사로운 이익이지만 - 또 아이가 조금이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정말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미영(가을불교대 저녁)
“거리모금 나가기 전에는 내가 거리모금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있고 나가기 싫은 마음도 있어서 망설여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의만 타의반으로 나가게 되면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그 이유는, 30분이란 긴 시간을 가만히 서 있으며 우물쭈물 시간을 보내는 거하고, 한 번이라도 용기를 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 도와달라고 할 때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서 있는 시간도 더 길게 느껴지고 길거리 모금 나간 보람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모금을 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보람도 느껴집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사람들에게 다가가 ‘모금 좀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글_구민경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수정법당)
전체댓글 4
전체 댓글 보기정토행자의 하루 ‘수정법당’의 다른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