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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서현법당 불교대학생 이연주 님의 기고글입니다.
작년 겨울 봄불교대학 갈무리 시간에 함께 들은 이연주 님의 이야기, 담담한 한 편의 시 같은 수행담을 소개합니다.
1년간의 공부, 조곤조곤 풀어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행복으로 들어와 있는 삶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설렘에 찾아왔던 정토회, 어느새 졸업이라네요.
처음엔 그저 불교 공부를 하고 싶어서 찾았습니다.
불교와 인연을 맺은 건 고등학교 때 친구 따라 불교학생회에 갔다가 알게 되었고
절에 다니지 않을 때도 마음엔 “종교가 뭐냐?”고 물으면 “불교.”라 대답했는데
막상 누가 불교에 관해서 물어오면 대답을 못 하고 그냥 “불교...”하고 머뭇머뭇.
산에 가서 사찰이 있으면 들어가서
삼배하는 정도로 지내면서 ‘꼭 공부를 해봐야지’ 하면서도 생각에만 그치고 지낸 지 10여 년 지난 봄에도
‘이러다가 또 못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은 것이 정토회였어요.
제가 예전에 간 곳이 정토불교라 ‘정토’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일을 하면서 다녀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에게 반문도 해보고
지금 안 하면 다시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한 불대
첫날 청법가를 부르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참으며 할 수 있겠다 싶었답니다.
가끔 흥얼거렸던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
청법가 생각나는 구절, 입에서 맴맴 돌던 그 노래
그것도 잠시, 법회가 끝나고 소개를 하고 나누기를 하는데
할 때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망설여지고
느끼는 것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수업을 들을 때는 알 것 같은데 끝나면 전혀 생각이 안 나서 수업시간에
이 말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4월 남산 순례 경주는 갔어도 불국사나 석굴암을 들렸을 뿐
남산 곳곳에 새겨진 불상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나하나 설명 들으며 산을 돌아오니 스님이 따뜻한 미소와 따스한 손으로 맞이해 주셨고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제각기 다른 곳에서 모였어도 부족한 화장실 천막치고 일봐도 깨끗하고
질서 있는 행동에 감동했었답니다.
5월 문경 특강수련 갔을 때도
풍요롭게 쓰던 세제 없이도 잘 씻고 이리저리 누워도 다 함께 한자리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고
스님의 좋은 말씀과 300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함께한 도반님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특강수련 다녀온 후 <수행맛보기>를 하면서
차츰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고
나를 돌아보는 이른 아침 시간이 쫓기듯 할 때도 있었지만
하루를 열어가는 좋은 습관처럼
익숙해지려는데 욕심이 과해서 쉬어가라 몸이 일러 줍니다.
뒤돌아보니 웃을 수 있는 일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함께했던 보살님들
최고령이었던 분 얼굴이 생각나고 보고 싶기도 합니다.
JTS 처음 봉사 갔던 날, 첫 모금함에 넣어준 고사리손.
그때 그 작은 손에 감격해서 눈물 흘렸었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나를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답니다.
내 봉사시간을 확실하게 채워준 것은 ‘개짐이 만들기’
밤늦게까지 하다가 그만 가져오라고
남편한테 한소리 듣기도 하고 그래도 재미있다고 몰래 했던 나.
*개짐이 : 면생리대. 대안생리대.
졸업이란 말을 들으니 아쉽고 잘한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모든 게 부족하고 좀 더 잘할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해준 우리 도반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부족한 우리에게 따뜻하게 안내해주고 진행하고 영상을 가르쳐 주신
한현옥 님, 이심교 님, 이수진 님, 김선기 님, 감사합니다.
그대들 덕분에 제가 개근할 수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요즘은
나누기도 못 하고 수업 끝나기 무섭게 달아나
죄송했어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글_이연주 님 (분당정토회 서현법당)
감수_엄지선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서현법당 부총무)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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