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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는 참 다양한 주제로 많은 영상을 만드는 데요. 이러한 영상 중 개원 법회 영상은 좀 더 특별합니다. 전해종 님은 전주법당 개원 영상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만든 영상이 혼자 기획한 영상보다 더 좋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전해종 님이 어떻게 개원법회 영상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을 배웠는지 한번 같이 따라가 볼까요?
첫째, 영상의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를 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기획 단계는 평균 열흘 정도 걸리며, 필요할 경우 관련 자료 학습 및 조사도 들어갑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와 주제를 도출하면 영상 작업의 첫 삽을 뜨게 됩니다.
둘째, 스토리 흐름에 맞게 적절하게 사진을 배치하고, 자막을 넣고, 스토리에 어울리는 음악을 영상에 입힙니다. 음악은 영상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음악을 선정하는 데 보통 대여섯 시간 정도 걸립니다. 심사숙고 끝에 골라도 영상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으면 변경하기도 합니다.
셋째, 영상에 사용하는 사진을 편집합니다. 영상에서 사진당 시간과 사진의 색감, 움직임을 조절합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정성을 들여야 하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반복 작업이 주를 이룹니다.
사진 작업을 마친 후엔 재차 음악 작업에 들어갑니다. 음악을 영상의 시간에 맞춰 편집하고, 음악의 시작과 끝부분이 자연스럽게 처리합니다. 그 후 제작된 영상을 추출하면 영상의 초안은 완성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영상 작업의 딱 절반입니다. 영상을 보내고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습니다. 피드백에선 참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불사에 많은 도움을 준 분의 사진이 빠졌으니 이 사진을 넣어달라, 이 사진은 빼달라, 배치를 바꿔달라, 자막을 바꿔달라, 음악이 이상하다
참 다양한 의견을 주는데, 처음엔 그 모든 의견이 귀찮고 짜증 나기만 했습니다.
3분 영상을 만드는 데 8시간 정도 걸리고 사진 한 장 바꾸는 것만 해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영상 작업을 모르니까 말로 하면 뚝딱 되는 줄 알지
그러다 2013년 가을 전주법당 개원 영상 작업을 맡았습니다. 그전에는 제 영상에 대해 누가 얘기를 한 적이 드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지역에서 영상을 만드는 일이 흔치 않았고 그래서 그런지 만들기만 하면 다들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전주법당 개원법회 영상 작업을 불사 담당 보살님과 함께 진행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회의를 통해 개념을 잡고 이런 방향으로 만들어보자고 합의를 하였습니다.
문제는 영상을 만든 후에 벌어졌습니다. 밤을 새워서 만들어 보낸 영상에 대한 수정 사항이 아침에 물밀 듯이 들어온 겁니다. 오전 중에 과수원에서 일하면 카톡이 옵니다.
거사님, 그 사람은 전주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진은 불사 영상에 적절하지 않아 빼야 합니다. 봉사자 누가 빠졌어요. 사진 다시 보낼 테니 넣어주세요
저는 밤잠 못 자며 만들어줬는데
그냥 만들어 주는 대로 쓰지, 미치겠네.
분별심이 마구 올라옵니다. 그렇게 카톡으로 온 요청이 전부인 줄 알고 작업을 마쳤는데, 다시 메일로 요구사항을 구구절절 적어 보냈길래 정말 못 해먹겠다 싶었습니다. 분별심과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와 씩씩거리며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보살님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영상을 만들어 보니 제가 처음 만든 것보다 훨씬 훌륭한 영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내 의견만을 고집하면 안 되는구나. 우리들의 머리와 머리가 맞대어 일을 해나가다 보면 이전보다 나은 결과가 도출되는 거구나. 전주법당 개원법회 영상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정일사에서 나누기한 후, 묘덕 법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우리네 하는 일이 다 그렇지요.
어떻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이 되겠어요
그 이후론 일을 진행할 때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조율하는 과정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전주 개원법회 영상 작업 이후 그 영상을 모델로 순천, 음성, 홍성, 서산 법당 등 개원법회 영상을 몇 군데 더 만들었습니다. 영상 작업을 통해 깨달은 또 다른 점은 그 영상을 써야 할 사람의 입장에 서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상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요청이 이해가 되어 제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봉사에 임할 수 있고, 소통을 할 수 있어 결과도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잘 쓰이겠습니다'라는 명심문이 저에게 와 닿았습니다.
글_배성화 희망리포터(대전정토회 대전법당)
편집_함보현(대전충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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