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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의 고장 전북 무주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청정지역입니다. 깜깜한 밤 다른 불빛이 사라진 후에야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정토회 불모지였던 무주에 반딧불 모아 불법을 밝히며 정진하는 도반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행법회와 봄불교대학 저녁반을 담당하는 현순희 님과 이상숙 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현재 무주군 안성면에 사는 현순희 님은 1998년부터 아무런 연고도 없는 무주에 와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직장 일로 괴로워하던 남편이 지인 소개로 먼저 깨달음의장에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어 정토회를 알게 되었고 인터넷으로 스님 법문을 처음 접하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명쾌하게 잘못된 관점을 바로 잡아 주시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새롭게 자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급기야 2010년 깨달음의장, 명상수련, 인도성지순례까지 마치고 나니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2011년 대전부사법당 봄불교대학에 입학했지만 두 달 후 혼자만 남게 되어 폐강되고 둔산법당으로 옮겨 그곳에서 불교대학을 졸업하게 됩니다.
다음 해 2012년 스님의 전국 300강 때는 무주 희망지기를 자처했고 그 해 발심행자가 되려고 보니 법회 참석 회수가 부족하여 그만 탈락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무주에서 법회 참석차 전주나 대전으로 매번 나가는 것도 어려웠기에 집에서 혼자 열린법회를 시작하게 되었구요. 3년간 열린법회를 진행하면서 마을 분들과 스님의 법문을 함께 듣는 시간이 참 감사했다고 합니다. 2014년엔 전주법당으로 경전반 수업을 다녔고 2015년인 작년 9월 드디어 열린법회를 수행법회로 전환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장소가 문제였는데요. 현재 안성면 덕유산 장터 상가에서 수행법회를 여는데 매번 짐을 꾸렸다 싸기를 반복하고 있어 보다 여법하고 안정된 장소를 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합니다.
역시나 1998년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남편의 고향인 무주로 이사 온 이상숙 님도 여러모로 현순희 님과 닮았는데요. 불교TV로 불법을 공부하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고 관심을 가지던 즈음 스님의 300강 홍보를 위해 무주에서 활동하던 대전정토회 회원들과 만나게 됩니다. 무주에서 홍보해줄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얘기에 흔쾌히 동의했고 무주에 사는 정토회원이 있다고 해서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현순희 님입니다. 2012년 7월 7-6차 천일결사에 같이 참석하면서 무주에도 드디어 불법을 밝히는 반딧불들이 모이는 계기가 된 거죠.
이상숙 님도 대전부사법당 저녁반으로 불교대학을 다녔지만 낮에 일하고 저녁 수업을 위해 대전으로 운전하며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는데요.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날 뻔도 하고 너무 졸리는 날이면 요금소 주변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잠든 탓에 집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이 애를 태운 적도 많았다고요. 그럼에도 얼마나 열심히 다녔던지 뭐하러 대전까지 다니느냐며 처음엔 핀잔을 주던 남편도 차츰 이해해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경전반은 개근까지 할 수 있었답니다. 또한 몸이 편찮으신 시어머님의 적극적인 도움도 컸었다니 정토법당엔 확실히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는 마법의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2016 봄불교대학 저녁반을 담당하는 이상숙 님은 본인이 대전으로 힘들게 다녔던 기억이 떠올라 무주에도 불교대학 개설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실천은 쉽지 않았다고 해요. 그렇게 마음만 먹고 미루고만 있었는데 올 초 현순희 님이 희망자도 없고 마땅한 장소도 없지만 불교대학을 개설해보자는 의지 하나만으로 학생들 모집에 나서자고 했다는데요. 이상숙 님이 학생들을 모집할 때 들었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해주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무주 사람들에게 같이 동참해 보자고 전화를 하면서도 이 사람은 나이가 많아서, 종교가 달라서, 나를 모를까 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머뭇거려지고 혹시나 상대가 전화를 안 받으면 왜 이리 안심이 되는지 좋으면서도 학생모집을 못 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함께 하는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불교대학 신입생을 직접 모집해본 정토행자라면 이상숙 님의 이야기가 가슴에 많이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홍보물을 본 한 거사님이 자기 부인을 소개해주면서 4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게 되었고 현순희 님은 청강생이 되어 올봄 처음으로 불교대학이 개설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장소가 문제였는데요. 수행법회는 안성면에서 열리지만 불교대학 수업은 무주 읍내에서 진행되어야 했기에 비용이 거의 안 드는 장소를 구하기는 더더욱 어려웠대요. 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입학식은 마쳤지만 또다시 장소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어서 차량에 노트북을 비롯한 법회용품을 한가득 싣고 돌아다니는 폼이 예전 오일장에 나선 장사꾼 보따리 같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오게 되었답니다. 현재 봄불교대학생들은 모두 개근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농사일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낮에 일하고 저녁 수업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기에 이 고비를 잘 넘겨 주길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답니다.
갱년기를 겪으면서 자기 안에 한 괴물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이상숙 님. 항상 화를 달고 살고 무슨 말을 하면 싸우려 들고 남편에게 화풀이하는 생활을 반복해오다 불법을 만나 참회와 봉사를 하면서 마음이 밝아지고 남편과의 관계도 차츰 좋아지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답니다. 매일 집에만 갇혀 지내며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자신이 변화하자 화요일엔 불교대학 수업을 위해 수요일은 수행법회 참석을 위해 바삐 서두를 때면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한데요.
현순희 님 역시 남편을 존중하지 못했던 마음을 참회하면서 ’당신은 부처님입니다’라는 기도문으로 기도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좋은 도반으로 지내고 있다는데요. 불교대학생들과 법회에 나오는 도반들에게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라고, 백천만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운 것이 불법이라는데 어떻게든 인연이 닿아 만났으니 꼭 붙잡고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지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렇구나, 괜찮구나, 감사하구나 밖에 없게 되지요~”라며 마무리하는 현순희 님. 깜깜한 밤 온몸으로 불을 밝혀 나그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반딧불처럼 불법을 만나러 온 도반들에게는 이들이 바로 그 반딧불이가 되어줄 것만 같았습니다. 하루 빨리 수행법회와 불교대학 수업을 마음 놓고 진행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마련되어 청정 무주에 더 많은 반딧불이 모이고 그 불빛으로 불법을 환히 밝히는 날들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글_장미라 희망리포터 (전주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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