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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법당엔 매주 수요일 수행법회에 오시면 넉넉하고 푸근하며, 늘 그 자리에 계신 분이 있습니다. 모두가 든든한 버팀목, 친정엄마처럼 느낀다는, 올해 7학년 9반인 ‘구미법당의 비타민’ 김경자 님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산에 큰딸도 정토행자, 시애틀에 둘째 딸도 정토행자랍니다. 두 딸의 법명이 묘하게도 똑같이 무애광이라네요. 정토회를 어떻게 만났는지, 삶이 어떻게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금강경 외우는 비법을 소개합니다. 짜잔!
정토회는 어떻게 만났는지?
2012년도 괌에 둘째 딸(김효경)을 만나러 갔었습니다. 그동안 절에 다녔기 때문에 별 거부감 없이 딸을 따라 정토회에 갔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니던 절에는 특별한 날에만 법문하는데, 이렇게 매주 법문을 하는 것이 놀라웠고, 법륜스님의 법문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또, 마음나누기를 하는데 이전에 접하지 못한 것이라서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일산에 있는 큰딸로부터 구미에 정토회가 있다고 전화번호를 안내받았습니다. 구미 시내 지리를 잘 몰랐던 나로서는 버스에 내려 정토회를 찾아가는데, 흥분되고, 긴장되어서 땀도 엄청나게 흘렸든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구미법당은 가정법회에서 갓 벗어난 신생법당이었지요.
정토회를 만나면서 삶이 어떻게 변하셨는지요?
큰딸이 지난 세월 동안 동생들에게 맏이와 엄마의 역할을 하였고, 나도 많이 의지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아들이 아파서 올라오라고 하는데, 법당 행사에 뭔가 돕고 싶어서 기웃기웃하다가 올라갔었지요. 막내아들의 병간호 와중에 큰딸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며칠 후 새벽기도를 하는데 기도 중에 그 대화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는데, 내가 자식에게 무슨 짓을 했던가? 내가 얼마나 딸에게 짐을 주었던가? 참회의 눈물을 흘렸어요. 일산으로 올라가서 딸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모녀지간에 지도 울고, 나도 울고 엉엉 울었지요. “스님이 이렇게 나를 돌아보게 해 주었구나!” 하면서 감사의 마음이 저절로 생겨났답니다.
법문을 들을 땐 “저렇게 하면 되지.” 하면서도, 경계에 부딪혔을 땐 제일 안 되는 것이 남편의 술이었습니다. 수도 없이 들은 풍으로라도 경계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데도 남편이 술을 먹고 왔을 땐 안 좋은 소리를 계속했었지요. “80살 먹은 저 사람의 고집이나, 내 고집이나…. 내가 바뀌어야겠구나.” 하고 기도하는데, 어느 날부터 남편이 술 드시고 오면 “너무 수고했어요. 고생했어요. 다음엔 조금만 덜 드시면 좋겠어요.” 하면서 말투가 바뀌고, 마음이 송곳에서 솜처럼 부드러워지더라고요. 또 한 번 스님이 “나를 이렇게 바뀌게 하는구나!” 하고 감사드렸지요.
친척들에게 따지기 좋아하고, 지적하기를 좋아하고, 지적질을 다 못했다면 헤어져서 전화로라도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했던 것이 정토회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하루하루가 고맙고 여기 오는 것이 기다려집니다. 날이 추울 땐 몸이 아플 땐, 하루 쉴까 하는데도, 요새는 남편이 차 시동 걸어놓고 빨리 내려오라고 오히려 난리입니다.
어느 날은 남편이 마루에서 뭘 쓰더라고요. 뭐 하나 싶었는데, 반야심경 사경을 하는 거예요. 한문으로 반듯반듯하게···. 쓰다가 한자라도 틀리면 다시 해야 하니 정신을 바짝 차린다는 남편의 말씀에, 대단하다고 여러 번 칭찬했더니만, 남편 왈 “열심히 했더니 목이 말라서 술 한잔해야겠다” 하시는 거예요. “웨이카노…, 웨이카노 잘나가다···. ㅎㅎㅎㅎㅎ” 그렇게 술을 드시고 오셨는데도 “오늘 숙제 다 해야 한다.”라며 다 쓰고 주무시는 남편에게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남편이 금강경 사경할 때는, 나는 방 안에서 금강경을 독송하기로 했어요. (보살님은 금강경과 화엄경 약찬게를 다 외우고 계신답니다)
▲ 7학년 9반도 I LOVE 정토회라고 전해라~
금강경 암기 비법
하루분을 정해서 외우고 다음 날은 어제 외운 것부터 외우고. 비행기 안에서도 외우고, 산책길에도 외우고, 틈틈이 외웁니다. 주방에도 붙이고, 냉장고에도 붙이고. 내가 볼 수 있는 곳에 붙여 놓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돼요. 외울 때는 주변 상황과 장면을 함께 익혀서 외웁니다. 예를 들어 보름달이 뜬 구미역에서 대구로 가면 금강경에 나오는 구절인 ‘여로역여전…….’을 ‘여로역여전-달이 뜬 구미역에서 여로역...’ 이렇게 그때의 상황과 환경 등과 관련하여 경전을 외웁니다. 재미가 납니다. (대단하죠?)
후배 도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아직도 어설픈데 후배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오히려 내가 답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며느리가 전화가 오지 않거나, 자주 오지 않을 때 섭섭할 때도 있었는데, 법당의 보살들이 다 내 딸이고, 며느리 같아서 그분들이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나누기를 하다 보면 전부 다 스승이고 한 마디 한 마디가 배울 것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며느리에게 이러면 안 되겠구나!’ 하고 배워요.
▲ 많은 며느리와 딸들과 함께 하는 마음나누기^^
정토회는 나에게…
정토회는 나에게 일상생활이고,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이고 매일 먹는 밥과 같아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나올 거예요. 젊은 사람들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러워요.
법당의 행사가 있을 땐, 말없이 공양간에 가서 설거지도 하시고, 친정어머니 같은 7학년 9반의 경험이 풍부한 포근한 김경자 님. 성냥개비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큰 짚더미라도 하나 남김없이 다 태울 수 있는 것처럼 내 업을 바꾸고자 하는 결정심이 있다면 오랫동안 쌓인 업도 녹여버릴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답니다. 보살님~ 법당에 계속 나오셔서 든든한 비타민과 보약이 되어 주세요!
글_이상명 희망리포터(구미법당 구미정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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