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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정토회 김천법당]
정토회는 마음의 고향
김천법당 송년회 이야기
2015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11월 하순, 김천법당에서는 전체 송년회 및 환영회를 겸해서 선후배 도반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했습니다. 김천 혁신도시로 전근 온 윤영종 님은 생면부지인 김천 사람들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다행히 이곳에도 정토회가 있어 경전반 수업을 듣게 되었고 함께 하는 도반들이 있어 고향에 온 것 같이 푸근했다고 합니다. 부처님 법 안에서 같은 길을 가는 우리는 처음 만났지만 조금도 낯설지 않고 오래된 친구 같은,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기획법회에 모인 도반들이 송년회에 모두 참석해서 사상 최대 인원이 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의 질문 앞에서도 명쾌한 답변을 주시는 스님의 즉문즉설을 보면서 함께 공감하는 시간은 그 어떤 세속의 송년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알찬 모임이었습니다. 또 법문을 듣고 우리의 삶에 비추어 보는 나누기는 각양각색의 빛깔을 입혀 새로운 법문이 되어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 김천법당 식구들 나누기 모습
― 우리 스님에 대해 세월호 사건 때 입장 표명 안했다는 비방글을 읽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 이해시켜야겠다 생각하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기도하면서, 상대가 색안경을 끼고 보이는 대로 표현한 것을 내가 바꾸려 하니 화가 나는구나! 내 일상, 내 업에 끄달리며 내가 옳다는 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나나 그들이나 다를 게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을 고치려 하지 말라’는 법문 듣고 나니 내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 칭찬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무라면 입이 나오는 제 마음을 들킨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 말의 종이 되지 않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겠습니다.
― 회사에서 싸우는 사람들 화해시키려고 이 사람 저 사람 잡고 좋은 말로 타이르고 했는데 그 노력은 간 곳 없고 오히려 그들에 끄달려 내가 더 괴로웠습니다. 남을 고치려고 하기 전에 자신부터 고치라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 나뭇잎이 바람에 휘둘리다 계곡에 떨어진다는 말씀 음미하며 정신 차리고 살겠습니다.
― 반찬 투정하는 남편 없을 때 흉 좀 봐야겠습니다. 정성껏 차린 음식에 이러쿵저러쿵 할 때마다 화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그 화나고 불평하던 마음 내려놓고 보니 내가 식당 아줌마로 대접 받고 싶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제는 아내로 살고 있습니다.
― 복 많이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보다 지은 업 받을 각오로 살면 자유로워질 것 같습니다.
― 까르마를 고칠려면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해야 된다는 말씀 들으며, 내가 왜 끄달리는지 알아차렸고, 끄달리더라도 힘들지 않아 다행입니다.
― 불교대 다니며 깨달음의장도 다녀오고 오늘 선배들 만나서 기를 받았나 봅니다. 담배 얘기 자꾸 하시는데 생각을 안 하려고 합니다. 억지로 안 피우려고 하면 힘들텐데 수행한다 생각하고 그 약속 지키기 위해 매일 밴드에 올려 공개합니다.
― 불교대 다니면서 주변에 덜 휘둘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 운명은 개척하는 대로 된다고 하니 정진 새롭게 시작하며 가볍게 살아야겠습니다.
― 습관 바꾸기가 쉽지 않네요. 저는 남편에게 걸리는 게 많아요. 5일 만에 집에 와서 논 것은 생각 않고 반갑게 맞아주길 바랬어요. 정일사 회향 때 법사님께서 고집 센 거사님 꺾으려는 보살님이 더 대단하다는 말씀 생각하며, 숙이진 않지만 묵언으로 대답만 하고 자신을 살핍니다. 좀 더 엎드리는 연습하면 좋아질 것 같지만 20년 공부해도 쉽지 않아요.
― 서로가 어울리는 게 인연인데 얽혀야 인연인 줄 알았어요. 좋은 사람 만나면 화색이 돌고 싫은 사람 만나면 피하게 돼요. 잘 안 되는 공부 노력하며 살겠어요.
― 어릴 때 형성된 까르마는 고칠 수 없다는 말씀 날 보고 하시는 것 같아요. 건강 안 좋아 가족들 관심 많이 받고 살아서인지 수에서 끊어야 할 것을 애에서도 못 끊어요.
나누기 후 도반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간식과 케이크를 종이컵과 일회용 접시 대신 예쁜 유리컵과 도자기 접시에 차려 놓고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김천법당 개원 전에 가정법회를 하셨던, 김천법당의 어머니 같은 신정덕 님은 “스님의 불법을 만나 나를 돌아보며 살아갈 수 있었어요. 우리 김천에 식구들이 한 명 한 명 늘어날 때마다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스님의 법문이 아니면 김천법당이 존재할 수 없겠죠?. 오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도반들을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텐데 저녁까지 많이 먹어 배가 너무 부르고 든든하네요” 라며 흐뭇해 했다.
오늘 환영회에 함께 초대되신 김용훈 님은 갑자기 몸이 아파 참석 못하셨지만 우리는 한 식구라는 것 잊지 마세요. 봄꽃보다 아름다운 단풍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김천법당 도반들의 색깔은 편안한 고향의 색이길 바라면서 오늘도 우리는 함께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합니다. 비가 내립니다. 서로에게 해주는 덕담처럼…. 서글픈 겨울비지만 오늘 밤은 포근합니다.
글_곽길선 희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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