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법당
'좋은 엄마'에서 '내 인생의 주인'으로
김묘선 보살 수행담

[남양주정토회 구리법당]
'좋은 엄마'에서 '내 인생의 주인'으로
가을불교대학 졸업생 김묘선 보살 수행담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인생이 목표였던 여인이 있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결혼 후 아이를 낳은 뒤엔 자녀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해 유명 강사의 세미나, 교육을 쫓아다녔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를 보며 괴로워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분을 통해 법륜스님 이야기를 듣고 정토회를 알게 되면서 삶의 가치관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내 인생에 주인’이 되기 위해 기도한다는 이 분, 구리법당 김묘선 보살을 만나보았습니다.
“자기 계발 프로그램에서 만난 분에게 법륜스님 이야기를 들었어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는데,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립했대요. 의아했어요. 그러다 유투브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봤는데 멈출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스님의 말씀이 일관되지 않다고 느껴지면서도 그 뒤에는 일관된 어떤 진리 혹은 원리가 흐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대체 무엇일까? 궁금하고 알고 싶던 차에 가을불교대학 홍보 배너를 봤어요. 불교 공부를 하면 스님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입학했어요. 그렇게 정토회와 인연이 시작되었네요.”
▲ 구리법당 가을불교대학 갈무리에서 도반들과 함께 (앞줄 우측 첫 번째 김묘선 보살)
자신의 삶에 큰 문제도 장애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답니다. 그러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합니다.
“고1 때 10년 후의 내 모습을 글로 쓰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쓴 10년 후의 제 모습은 ‘가정에 있는 엄마’였어요. 어릴 때 항상 혼자 있었던 기억이 너무 싫었어요. ‘결혼하면 내 아이들을 결코 혼자 두지 않겠다!’라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인생의 목표를 '좋은 엄마'에 두었는데, 내가 그린 ‘좋은 엄마’가 되려니 남편, 시부모님, 자녀, 하물며 나까지 모든 게 걸림돌이었어요. 그때부터 주변을 탓하며 힘들어했어요.
‘내 생각’이 걸림돌이었다는 걸 스님 법문 들으면서 알았어요. 그러다 깨달음의장(정토회 수련프로그램 - 이후 '깨장')에서 제 문제를 제대로 보게 되었어요. 거기에다 지금까지 나로 인해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죠.”
▲ 8-5차 입재식에서 남양주정토회 신규입재자들과 함께 (좌측 세 번째 김묘선 보살)
깨장을 다녀온 직후, 법당에서 진행된 ‘신생법당 100일 정진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처음으로 ‘수행의 맛’을 보고, 지난 8-5차 천일결사에 입재했다고 합니다.
“불교대학 입학하는 날 총무님께 물어서 바로 108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절만 했지 마음이 움직이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깨장 다녀온 후 법당에서 '신생법당 정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어요. 100일 동안 매일 300배 정진을 했는데 그때 아이들과의 관계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지금 완전히 잘못되어 있다,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걸 깨달았어요. 아이들에게 참회 기도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지금도 정말 미안해요. “
▲ 졸업갈무리에서 소감을 발표하는 김묘선 보살
김묘선 보살은 올해 가을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가을경전반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요. 1년 동안 정토회를 통해 받은 은혜를 돌려주고 싶어 이번 가을불교대학 주간반 담당 소임을 맡았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많은 변화가 기쁘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두렵기도 하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아주 많았어요. 불안함에 1년, 10년 후를 대비해 계획을 세웠어요. 하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도 계획한 대로 살아야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앞으로 가고 있으니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여기서 실수하고 길을 잠깐 잘못 들었더라도 괜찮다.’ 라고 생각해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던 제가 말랑해지고 부드러워졌다는 걸 많이 느껴요. 이런 변화가 정말 고마워요. 이러다 또 뒤집히더라도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가족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는 모습에서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살았는데, 그런 거 다 소용없어요. 무엇보다 상대를 변화시키겠다는 말이나 행동은 나에게 독이에요. 내가 올바른 인간으로 우뚝 설 때 그게 남편, 아이,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고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내 인생에 주인이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제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초발심으로 기도와 수행을 놓치지 않고 삶의 변화를 일궈낸 김묘선 보살을 보니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더불어 오롯이 '나'로 바로 서기 위해 기도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내봅니다.
Posted by 황회숙 희망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