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초법당
수행하면서 얻어진 부수입

저는 지엠 대우차 KD생산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인생에 아픔이 있듯이 저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저는 한때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세계경영방침으로 높으신 분들과 특별전세기를 타고 분초를 다퉈가며 전 세계에 자동차공장을 세우러 다녔습니다.

일에 미쳐 과로로 쓰러져 열흘간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돌아온 건 해고 통지서 한통이었습니다. IMF이후 지난2001년 2월 대우지동차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1750명이 정리해고된 것입니다.

분하고 원통해서 노동조합대의원이 되어 수백 명의 조합원들을 이끌고 해고의 부당함을 외치며 거리투쟁을 하였습니다. 대개는 평화적인 집회였지만 때로는 흥분해서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경우가 생겼고, 백골단에게 쇠파이프로 집단폭행을 당해 넉 달 이상을 입원해야 했습니다.

그 후 폭행의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는데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이때의 저는 모든 괴로움의 원인을 세상 속에서 찾았습니다. 직장상사를 미워했고,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분개했습니다. 오로지 나만이 옳다고 여겼습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술과 신세타령으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과도 사이도 나빠졌습니다. 사네 못 사네 죽는소리가 나오고, 애들은 술 취한 나를 피해 다니고, 나는 돈 못 벌어오는 쓸모없는 악당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07년10월에 명상 중에 만난 괌 정토회 안종의님의 소개로 깨달음의 장을 갔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나를 때린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나에겐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매일 아침 나를 돌아보는 아침기도로 시작되었습니다. 담배 끊고, 술도 끊고, 욕설 안하니, 애들한테 점수 따고, 아내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이왕 시작한 기도니 일단3년은 해봐야 기본 틀이 잡히지 않나 해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아침3시50분에 일어나 한 시간 명상하고 꼭5시부터 기도합니다. 기도가 끝나면 느낌 한줄 적고, 금강경 한 페이지 읽습니다. 전에는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출근했는데, 지금은 기도하고 밥 먹습니다. 이순서 하나 바뀐 게 제인생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멍멍이 같은 삶에서 사람다운 삶으로 변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참 행복합니다!

얼마 전에 친구들과 강화저수지에 놀러갔을 때는 저수지 둑에 돗자리를 깔고 동녘 일출과 함께 아침기도를 하는 감동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주교회 다니시는 형님 댁에서는 부처님 사진 대신 성모마리아 앞에서 아침기도를 드린 것도 감동이었습니다.

작년 봄인가? 아내에게 당신 요즘 절에 안가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당신 술 안 먹지, 애들 말썽 없지, 절에 가서 빌게 있어야 가지.”라고 했습니다.

한번은 아내에게 아침기도 하기전과 기도 후에 나에 대한 당신의 느낌을 말해달라고 했더니 아내는 망설임 없이 “나! 마음 편하고 행복해” 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이 제대했는데 몸무게를 한20킬로 빼고 복근까지 만들었다고 자랑하면서 말하기를 그 동기가 “아버지가 매일 기도하시는 거 보고 저도 용기를 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딸 아이가 경전심화반 졸업선물로 나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나는 아빠가 다른 아빠들보다 친구 같고 애교도 막 부리면서 잘 받아줘서 너무너무 좋아. 그리고 아빠의 정신력을 본받고 싶어. 왜냐하면 담배도 술도 끊는 게 힘든데 그 욕구를 참고 견뎌냈잖아. 대단한 것 같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내가 아빠를 존경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어.’

이런 것들은 자유와 행복의 길로 가는 수행 중에 얻어지는 부수입이라고 봅니다.

저는 아직도 원래하던 자리에 배치되지 않고 수출부품을 포장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직책으로 복직이 안 된 거죠 그래도 지금 하는 일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침기도를 통해서 맑은 정신과 원력으로 직장에서 일하고, 정토회서 봉사하는 것이 보람이 있습니다.

내가 알거나 모르거나 모든 분들이 아침기도의 공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시길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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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형

수행담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06-17 23: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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