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8.14. 광복 80주년 기념식, 기념포럼
“진정한 광복!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광복 80주년을 하루 앞두고 ‘광복 80년의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기념식과 기념포럼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8시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님이 찾아와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하고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통합을 위해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해주신 말씀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손님을 배웅한 후 오전 10시부터는 JTS 임시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삼귀의와 수행문을 낭독한 후 JTS 사무국장님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JTS가 스리랑카에서 헌신적으로 활동을 해온 결과 스리랑카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JTS 지사를 설립하고 싶다는 요청이 올라왔습니다.

한 시간 동안 논의를 한 결과 이사회 구성원 모두의 만장일치로 스리랑카에 JTS 지사를 설립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인도와 필리핀에서는 독립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해 왔는데, 앞으로 스리랑카에서는 한국 활동가를 파견하지 않고 스리랑카 현지인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해 보는 새로운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JTS 임시 이사회를 마치고 12시부터 행사장에 일찍 도착한 사회인사 분들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차담을 마치고 손도장 찍기 퍼포먼스에 참여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각자의 염원을 담아 손도장을 찍는 포토존을 2층 쉼터에 마련했습니다. 먼저 윤여준 전 장관님이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먼저 염원을 펜으로 적고, 그 위에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손도장을 찍고 나서 카메라를 향해 앞으로의 다짐도 말씀해 주었습니다.

“지난 80년 동안 잘한 것은 계속해서 잘해 나가고, 앞으로 부족한 것은 힘을 합해서 보충해 나갑시다.”

이어서 사회인사 분들이 차례대로 손도장을 찍고 카메라를 향해 다짐 한마디씩을 했습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님이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해서 한반도에 빨리 평화의 물꼬가 터지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종국에는 평화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박남수 교령님, 박종화 목사님, 박경조 주교님, 김홍진 신부님, 김대선 교무님도 손도장을 찍고 다짐 한마디씩을 해주었습니다.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 광복 80주년은 새로운 출발입니다.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진정한 광복을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손도장 찍기 퍼포먼스를 마치고 다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지하 공양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사회인사 분들은 식사를 하며 현재의 경색된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님이 오늘 행사의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내용의 핵심은 헌법 개정을 할 때 영토 조항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아주 중요한 주제를 잡으셨네요.”

다함께 기념식이 열리는 지하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지하 대강당에는 40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과 사회 각계 각층 인사분들이 자리한 가운데 오후 1시에 광복 80주년 기념식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기념식 사회는 방송인 김제동 씨가 맡아 주었습니다. 김제동 씨는 청중의 박수 소리가 작자 재치있는 멘트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광복 80주년에 이렇게 박수와 함성이 작은 건 곤란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광복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40년 이상의 세월 동안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자리는 우리가 그 기쁨을 누리는 자리인 동시에 긴 시간을 견뎌온 우리 선조들에게 후손들이 함성과 박수를 보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저한테 박수를 치라는 것이 아니고,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그분들에게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대중은 힘찬 함성과 박수로 광복 80주년 기념식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어서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선조들이 바쳤던 희생과 노고를 되새기며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했습니다.


다음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정토회 회원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 대통합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준비해 온 발자취를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이어서 김홍신 작가님이 기념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광복으로 가는 위대한 역사를 정토회가 시작했고, 앞으로 이루어낼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에게 축하와 더불어 고맙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제가 운이 좋게 평양, 개성, 금강산을 다녀보았습니다. 분단이 된지 80년도 안 되었는데 남과 북은 사람의 생김새는 물론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100년의 세월이면 같은 민족도 타민족화 된다고 역사학자들이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20년 뒤에 진정으로 평화 통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추구하는 방향이 더욱 소중해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예부터 원친근공이라고 해서 가까우면 공격하고 멀면 친해진다고 했습니다. 이 말이 맞는다는 것을 법륜스님 빼놓고 결혼해 본 사람은 다 압니다. (웃음) 광복 80주년을 맞아서 마음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모인 정토회 여러분들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다음은 법륜스님에게 광복 80주년 기념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대중이 반배로 인사를 하자 스님이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광복을 이룬 지 8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을사늑약부터 계산하면 우리는 나라를 빼앗긴 지 40년 만에 광복을 맞았고, 이제는 빼앗긴 세월보다 광복 이후의 세월이 두 배나 더 길어진 시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지난 80년을 돌아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6.25 전쟁, 5.16 군사 쿠데타,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수많은 시련과 혼란이 있었음에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자랑스러운 조국이라 부를 만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저는 대한민국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는 지난주에 중국으로 동북아 역사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북한 접경 지역인 압록강과 두만강도 둘러보았습니다. 중국은 물질적으로는 많이 발전해서 도로, 휴게소, 호텔 등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통제는 과거보다 훨씬 심해져 있었습니다. 그런 통제를 경험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누리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80년 동안 우리가 이룬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전이 얼마나 큰 성과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광복 80년, 세계에 희망을 전한 대한민국

광복 이후 80년 동안 우리는 다양한 빛과 그림자를 함께 경험했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빛나는 성과는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입니다. 우리는 3.1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부를 세웠고, 지금까지 발전시켜 왔습니다. 6·25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맞기도 했지만, 이승만 독재 정권에 저항한 4.19 혁명, 5.16 군사 쿠데타와 유신 독재에 맞선 1970년대 민주화 투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 전두환 군사 독재를 무너뜨린 6월 항쟁을 통해 마침내 직선제 개헌을 쟁취해 냈습니다. 이후 촛불 혁명을 거쳐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독립되고 자유로운 민주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 광복 이후의 첫 번째 빛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 빛은 국가 경제 발전입니다. 우리는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공업을 중시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현대자동차, 현대·삼성·대우 조선소, 포항제철, 석유화학, 전자산업 등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도자들의 기획과 설계, 그리고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참여한 새마을운동 정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입니다. 이 역시 광복 이후 우리가 이룬 중요한 빛입니다.

세 번째는 최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발전입니다. 드라마, 음악, 춤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대중문화는 세계에 한류의 열풍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저는 한류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중문화에 그치지 않고 정치·경제·사상·사회·보건 등 다른 많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 나갔으면 합니다. 대한민국은 영토가 크지도, 인구가 많지도, 과거부터 잘 살던 나라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식민지 지배의 고통을 겪은 약소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정치·경제·문화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발전을 넘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이번 12.3 계엄 사태에서 보았듯이, 발전된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힘든, 의외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앞의 세 가지 그림자, 전쟁 위험, 분단, 북한 주민들의 고통

첫 번째, 우리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나라입니다.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갑자기 내일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일 아침에 전쟁이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이 일순간에 파괴될 수도 있는 현실, 이것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짙은 그림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적어도 전쟁은 없어야 한다, 즉 평화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분단국가의 현실입니다. 우리가 일제의 침략으로 지배를 받을 때는 하나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해방과 동시에 우리는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두 개의 나라로 분단이 되었습니다. 전후 패전 국가인 일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일본 본토와 대만을, 소련은 만주를 각각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있는 한반도에 대해서는 소련과 미국이 서로 권리를 주장하다가 결국 38선을 기준으로 절반씩 나눠서 북쪽은 소련군, 남쪽은 미군에 의해 점령이 되고 군정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온갖 전쟁의 죄악을 저지른 것은 일본인데, 전후 처리에 있어서 일본 패전의 가장 큰 손실은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우리가 떠안게 된 것입니다. 이 문제는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적대적이고 전쟁 상태인 두 개의 국가라는 현실로 굳어졌습니다. 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러한 현실이 가장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분단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극복해 낼 것인지가 우리에게 크나큰 과제이자 무거운 짐으로 놓여 있습니다. 그 과정이 아무리 지난하다 하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북쪽에 있는 2,500만 우리 동포들이 극심한 고통 속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빈곤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광복을 되찾고 80년이 지났지만,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거의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계속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그들도 좀 더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이것은 단순히 북한의 정치인을 비난하거나 그들 체제의 문제로 돌려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비난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비난해도 되지만, 비난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우선 북미 관계와 북일 관계를 개선하여 북한의 체제 위험을 낮추는 안보적 조건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고, 그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경제 생활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북한의 개방 정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진정한 광복을 향해, 분단과 북녘의 고통을 끝냅시다

이런 일에 우리는 어떻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과거 우리는 남북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삶을 더 곤궁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알게 모르게 많이 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우리는 역사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한 개의 국가냐, 두 개의 국가냐의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내 동포, 내 이웃의 열악한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입니다. 광복 8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북한 동포들이 겪고 있는 고통, 이것이야말로 광복 이후 우리 역사의 큰 그림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그림자는 많겠죠.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지는 사회 현실이나 국민들의 이념적, 정치적 대결 국면의 심화로 거의 내전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만한 국론 분열 사태 등 하나하나 세어 보면 많은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 위험, 분단,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 이 세 가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짙고 어두운 그림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우리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진지하게 토론해 보아야 합니다. 통일이든 분단이든, 한 국가이든 두 국가이든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이 없고, 주민들의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관념적으로 지녀 온 민족주의나 동맹의 개념을 넘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8·15마다 묻습니다, 우리는 분단의 그림자를 얼마나 지웠는가?

정토회를 창립할 때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나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통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지도록 부처님의 바른 법을 널리 전파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 전문에 명시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민주주의 발전을 실현하는 민주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회 문제는 종교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붓다의 근본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인이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회적 정의이며 종교적 수행입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정토회는 수행 단체라면서 왜 이것저것 사회 참여를 하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용성 조사님은 복을 비는 기복 신앙이 아니라 부처님의 바른 법에 따라 수행 정진하는 ‘불교의 지성화’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불법을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불교의 대중화’를 주장하며, 불교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용성조사님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불교의 생활화’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이는 단순히 밥 먹을 때 합장하는 것 같은 불교의 생활화가 아니라 곧 ‘불교의 사회화’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 운동이, 그리고 독재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이 바로 불교의 사회화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용성 조사님의 뜻과 정신을 이어받는다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분단을 극복하여 평화를 이루는 것이 불교의 사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입니다.

많은 분들이 정토회의 활동을 칭찬하기도 하고 동시에 부족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번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우리는 새로운 다짐을 해 봅니다. ‘광복 100주년 안에는 분단의 그림자를 지우자’는 것입니다. 올해 광복절을 기점으로 하여 앞으로 매년 100-20, 100-19 하는 식으로 광복절 행사를 계속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정토회는 3.1절 행사를 꾸준히 해왔지만, 광복절 행사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매년 8.15 광복절마다 ‘우리가 광복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고, 빛의 밝기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가’를 점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서 광복절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정토회 청년특별지부 회원들이 무대로 올라와 선창을 했습니다.

대중들도 모두 일어나 80년 전 그날처럼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합창을 했습니다.

흙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청년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스크린에는 청년 안중근, 백범 김구 선생님, 윤봉길 의사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지난 8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 진정한 광복을 이루기 위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다짐하며 사홍서원으로 기념식을 마쳤습니다.

잠시 휴식을 하며 다과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내빈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잠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포럼은 '광복 80년의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기념포럼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광복 80년의 빛과 그림자를 담은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어서 평화재단 조사 연구팀에서 정토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광복 및 사회 의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광복’을 이루었다고 보는 정토회 회원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8.4%)이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고, 광복지수는 5점 만점에 2.71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한반도 평화’(46.7%)와 ‘국민통합’(31.7%)이 꼽혔습니다. 정치·경제·안보·통합·외교 5개 분야 중에서는 안보 광복지수(2.96점)가 가장 높았고, 통합 광복지수(2.29점)가 가장 낮아,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조사 결과는 광복 100주년을 향한 앞으로의 20년 동안 우리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완성과 정치·사회적 통합이라는 두 축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 없는 광복은 완전할 수 없으며, 통합 없는 발전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평화재단 지도위원인 조민 원장님의 사회로 본격적으로 전문가 분들의 발표와 토론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대구대 법학부 최철영 교수님이 ‘광복 80년과 개헌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헌법은 여전히 1987년 냉전 시대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하는 영토조항은 북한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평화통일조항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기반한 흡수통일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남북이 UN에 함께 가입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고, 상호 교류와 협력의 현실은 크게 변했습니다. 이제는 ‘1국가 2영토’의 평화공존과 점진적 통합을 헌법에 담아야 합니다.

저는 헌법에서 영토 조항을 삭제하거나 전면 조정하고, 평화통일 조항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중심에서 ‘평화와 민주’를 최우선 가치로 명시할 것을 제안합니다. 모든 무력 행사를 부인하는 적극적 평화국가로 선언하고, 대통령이 평화통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타적 민족주의를 넘어 인권·자유·평등의 가치를 지향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채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광복 100주년에는 헌법이 한반도 평화공동체의 설계도가 될 수 있습니다.”

최 교수님은 헌법에서 영토 조항과 평화통일 조항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인 조한범 박사님이 ‘광복 80년과 안보 과제’를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했습니다.

“광복 80년이 된 오늘,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가득한 국제질서 속에 서 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북핵 위협, 분단의 고비용 구조 속에서 안보 딜레마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익에 기반한 전략적 명확성을 세우고, ‘선 평화, 후 통일’의 원칙 아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통일을 지향해야 합니다.

또한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할 능동적 자주국방을 확립하고, 북한 변화와 주민 신뢰를 이끌어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한반도 시야에 갇히지 않고, 세계와 연결된 한국형 세계전략과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를 통해, 대한민국이 국익과 평화를 동시에 지켜내는 주도적 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한범 박사님은 발표에서 ‘선 평화, 후 통일’의 원칙 아래 전략적 명확성과 능동적 자주국방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두 분의 발제를 듣고 나서 패널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곽수종 박사님, 윤건영 의원님, 차두현 박사님, 임지봉 교수님 순서로 10분씩 발표를 했습니다.

리엔경제연구소 곽수종 박사님은 독일 통일의 사례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사례를 언급하며 여기서 무엇을 교훈으로 얻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독일 통일은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동독과 서독이 경제·사회적으로 지속적인 교류와 접촉을 이어간 것이 통일의 기반이 되었죠. 반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사례는, 국가 안보와 생존이 걸린 사안에서는 국제사회의 반발보다 자국의 안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은 예상과 달리 강하게 반발하기보다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국제사회 전반에서도 제재나 실질적 압박이 크지 않았습니다. 한반도 역시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도,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가 생존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국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경제력·외교력·안보력을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선 평화, 후 통일’ 접근법을 강조하면서 완전한 비핵화로 바로 가기보다 동결과 군축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0년 전 광복절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통일’이 민족 화합과 번영의 핵심 과제로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극단적 대결주의와 혐오 정치, 세대 간 갈등으로 통일 담론 자체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이제는 ‘선 평화, 후 통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정치의 과잉을 줄이고 남북의 성장동력을 평화에서 찾으며, 개성공단 같은 경제협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통일 논의는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재출발해야 합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 북미는 싱가포르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비핵화를 향해 ‘동결과 군축’부터 시작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임지봉 교수님은 영토 조항과 평화통일 조항의 정비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최철영 교수님과는 다소 상반된 의견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은 북한 지역에 대한 주권적 권력을 실현할 책무, 즉 ‘통일의 책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여기서의 ‘통일’은 무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평화적 통일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영토조항은 평화통일조항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현행 헌법 제3조와 제4조는 규범조화적 해석이 가능하므로, 개헌을 통한 제3조 삭제 없이 탄력적으로 해석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차두현 박사님은 개헌을 통한 분단 극복 시도는 사회적 합의나 실질적 효과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면서 정권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통일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광복은 우리에게 자유를 되찾아준 사건이었지만 동시에 분단의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80년간 남북한은 경쟁하는 국가로서 적대와 대립을 이어왔지만, 그렇다고 공존과 협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고수하며 협력 자체를 거부하는 현실입니다. 개헌을 통한 분단 극복은 사회적 합의와 실질적 효과에 의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남북’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국제적 협력과 결합된 전략, 그리고 정부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 가능한 통일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통일 지향성은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과 기회의 차원에서 유지하되, 민족 개념을 더 보편적이고 세계 시민적인 관점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어서 종합토론 시간을 60분간 가졌습니다. 남북관계·헌법·안보·경제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었습니다.

대구대 최철영 교수님은 헌법 영토조항을 둘러싼 인식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영토를 헌법에 고정하면 사고가 굳어집니다.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문구에는 상대에 대한 부정이 깔려 있습니다”라며, 영토 민족주의가 평화정책에 역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국가보안법은 영토조항을 근거로 작동해 왔습니다”라고 언급하며 헌법 정비 논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제기했습니다.

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 박사님은 국제경제 질서와 국민 역량을 연결했습니다. “국력은 국민의 품격에서 나옵니다”라고 강조하며, 통일 논의의 성숙한 공론장을 위해 정치적 극단을 넘어설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 AI데이터센터 경쟁 구도를 예로 들며 “기술 협력과 민간의 역할을 키워야 통일 준비가 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윤건영 의원님은 단계적 접근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 국제정세를 들어 “지금은 조급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부터 착실히 해 나갑시다”라고 신중론을 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님은 영토조항 개정 논쟁의 현실적 효과를 따져봤습니다. “북한이 우리 헌법 규정 때문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밀어붙인 적은 없습니다. 정책과 환경이 변화를 가릅니다”라며, 군사적 억제와 외교적 관리의 병행, 그리고 진영을 가르는 ‘의제 정치’의 경계를 강조했습니다.

헌법학자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은 해석을 통한 헌법 운영을 강조했습니다. “영토조항은 통일의 책무를 부과한 역사적 산물입니다. 삭제보다 풍부한 해석이 더 중요합니다”라며, “헌법 3조 삭제론이 나오면 개헌은 10년 더 미뤄질 겁니다. 5·18 정신의 전문 수록 같은 원포인트 개헌부터 성공시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객석에서 이정자 헌법개정여성연대 대표님이 3조·4조 체계의 이해 충돌 가능성을 묻자, 임 교수님은 “헌법은 역사성과 정치성을 지닌 규범입니다. 조항 간 불일치는 해석을 통해 메워집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마무리에서 사회자 조민 박사님은 “평화와 통일은 우리의 의지와 힘으로 이뤄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토론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토론은 ‘합의의 복원’과 ‘현실적 평화 관리’, ‘헌법 운영의 지혜’라는 세 축이 교차한 자리였습니다. 각 패널의 제언은 향후 공론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이 무대에 올라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발표해 주신 두 분과 토론해 주신 네 분, 그리고 사회를 봐주신 조민 박사님께 먼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로 종교인 분들께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네 시간 동안 포럼에 함께해 주신 청중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영토 조항을 어떻게 조정하면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역사성을 보존할 수 있을지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철영 교수님께서 영토 조항이 없는 나라가 대부분이라는 말씀을 하시자, 용성조사님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3.1독립운동을 준비할 당시, 만세를 부를 때 사용할 깃발을 삼천리 한반도기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용성조사님께서는 반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삼천리 한반도기를 흔들면 우리 스스로 우리 땅을 한반도로 한정하는 것이라서 맞지 않다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태극기를 흔들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이 일화가 생각나면서 영토 조항이 없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개헌을 할 때 북한 문제뿐 아니라 100년, 200년 후를 생각하면 영토 조항으로 우리 스스로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북한은 대화에 나오지 않을까요?

평화나 통일은 상대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혼자서 통일을 하거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와 전쟁 위험이 있는 나라는 일본이나 중국이 아니라 북한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나라 역시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북한입니다. 북한은 우리에게 최대의 적대 세력이자 동시에 유일한 통일 상대라는 모순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면적인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시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적대 관계와 통일 상대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특수한 관계임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전쟁 위험은 낮추며 상호 협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통일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북한이 대화의 자리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은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목에 칼을 겨누고, 목을 조른다.’라고 말합니다. 미국은 휴전선 가까이까지 와서 군사 훈련을 하고, 북한에 생필품 수출입을 금지할 정도로 제재를 가해 놓고, 다른 쪽으로는 대화를 요청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과 남한이 제안하는 남북 간의 대화가 진정성이 없다고 느낍니다. 그들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적어도 목에 겨눈 칼을 내려놓든지, 목 조른 손을 느슨하게 해서 말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들은 남한이 세계 5위의 군사 강국이며, 최첨단 무기를 생산하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랑하면서도 북한이 쳐내려온다며 방어 훈련을 실시하는 점에 의문을 갖습니다. 차라리 북한이 군사 강국이고 남한은 군사력이 열악해서 유사시에 대비한 연습을 한다면 수긍하겠지만, 스스로 매우 강하다고 자랑하면서 한편으로는 방어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태도와 같아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북한은 그동안 남북 간의 대화에서 실제로 결과가 없었다는 것에 회의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정상회담, 4자 회담, 6자 회담 등에서 각종 선언과 합의가 있었지만 그로 인한 결과가 뚜렷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남북이 회담에서 합의를 해도 남한은 내부의 정치 문제를 핑계로 정권이 바뀌면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합의를 지킬 의지가 있다면 국회에서 법제화하면 되는데도, 남한과 미국 모두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을 어떻게 신뢰하고 대화에 임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언뜻 보면 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은 대화에 흥미를 잃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서로 건드리지 말고 각자 살자’는 식이에요. 제가 이런 말을 전하면 스님이 북쪽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북한의 현실적인 입장에 귀 기울이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대국의 게임에 휘말리지 않는 남북의 생존 전략

그렇다면 ‘왜 우리가 북한을 이해해야 하느냐?’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결국 북한을 어떻게 이해하고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위기에 처한 우리의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 현재 미중 간의 갈등이 대만 해협에서 무력 충돌의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충돌에서 어느 쪽이 유리하고 불리한지에 따라, 한반도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이 긴밀히 협력하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강대국들의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남북 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는 일은 어느 한쪽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쟁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 아래 오늘도 다양한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지금은 성급함보다 소통, 남북 핫라인 복원부터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비상 연락망을 복원해야 합니다. 당장 상호 관계를 맺지 않더라도 소통 창구는 복원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풀어야 합니다. 남북 관계를 풀 때 남한이 운전대를 잡고 성급하게 풀려고 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신중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이 대화에 쉽게 응할 처지가 아닌데 무리하게 요구를 하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북한이 욕설을 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우리 정부의 입장만 곤란해집니다. 따라서 남한은 관계의 긴장을 낮출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북미 관계가 먼저 진전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회를 잡아 남북 문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풀어가야 합니다. 영토 조항이나 다른 조항도 조정해야겠지만, 그것이 남북 관계를 막는 핵심 원인은 아니라는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조급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상황이 변화했으니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을 해나가되 우선은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하는 평화 우선의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전쟁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줍니다. 통일은 미래의 이익이고, 전쟁은 현재 우리가 가진 것을 파괴합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은 지키고, 점진적으로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전문가 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나라의 안정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평화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우리의 이익보다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대화를 해나가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큰 박수와 함께 광복 80주년 기념포럼을 마쳤습니다.

사회자, 발제자, 토론자 분들이 모두 무대로 올라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긴 시간이었지만 진정한 광복의 의미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은 참석한 사회인사 분들을 배웅한 후 또 다른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가 되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님이 스님을 찾아왔습니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전 장관님은 북극항로 개척을 준비하는 해양수산부의 장기적 비전을 들려주었습니다.

스님은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해주기로 약속하고 대화를 마쳤습니다.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은 문경 선유동 정토연수원에서 청년특별지부가 주관하는 청춘캠프에 참석하여 청년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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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웅

지혜로운 말씀 감사합니다.~

2025-08-17 12:46:38

감로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순국선열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5-08-17 12:11:26

길상화

감사합니다

2025-08-17 10: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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