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소식

아프간의 향기나는 소리
아프간의 향기나는 소리가 올립니다. 아프간은 벌써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겨울은 풍요로운 사람에게는 낭만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살을 에는 고통입니다. 아프간에 온지 8개월이 되어가면서 이제야 슬픔과 연민의 눈물이 납니다. 8개월 전보다 아프간은 풍요로워졌지만 향음의 마음은 끝간데 없이 아련해집니다. 이제야 제 눈에 굶주려서 생긴 아이의 마른버짐과 얼굴의 주름이 보이고 추위에 찬바닥에서 덜덜 떠는 아이들의 웅크림이 보이고 낡아빠진 슬리퍼 위로 새까맣게 때가 탄 아이의 맨발이 보입니다. 예, 이제야 보입니다. 그전에도 숱하게 보았는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살아가기 위하여 학교를 등지고 거리에서 종이를 줍고 나무를 줍는 아이의 슬픔이 이제 제 슬픔이 되었습니다. 제가 버린 쓰레기를 주워서 하루를 살아가는 아이의 빈곤이 메마른 제 가슴을 바스러뜨립니다. 큰 슬픔이 큰 자비를 만든다고 하였습니까? 아이들이 너무 예뻐보입니다. 사랑에 빠졌습니다. 봄이 오면 눈이 녹듯이 개인문제는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즘 몸이 많이 지쳐있지만, 정신은 찬서리를 맞은 것처럼 맑습니다. 더욱 열심히 정진해서 아프간의 굶주리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겠습니다.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길을 찾다가 쓰러지면 저를 일으켜줄 도반이 언제나 저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도반들과 함께 하고픈 향기나는 소리가 올립니다. 환절기 건강하셔야 됩니다. 멀~리서 많이 보고싶습니다. 香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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