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5.30 INEB 1일째, 문경수련원 도착, 정토회 소개
사람들이 괴롭지 않을 때 불교를 배우게 할 수는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방문단이 정토회를 견학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INEB(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실천을 하기 위해 1989년에 창립된 국제 단체입니다. 지난해 스님은 틱낫한 스님에 이어 INEB의 최고 명예직인 패트론(Patron)으로 추대되었습니다. INEB에서는 매년 6월 정토회 방문단을 구성해 한국으로 보내는데, 스님은 해마다 이분들을 정성껏 맞이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INEB 방문단을 만나기 위해 아침 6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문경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9시에 문경수련원에 도착한 후 INEB 방문단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불교 국가에서 13명의 스님과 재가신자들이 정토회를 방문했습니다. INEB 방문단은 오전에 정토회 법사단으로부터 문경수련원과 연수원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봉암사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오후 1시부터 스님과 본격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스님이 INEB 방문단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했습니다.

“한국에 오신 것과 아울러 정토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시는 길이 멀고 멀어서 많이 피곤하셨을 것 같은데, 모든 분들이 건강한 모습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견학하는 일주일 동안 한국에 대해 그리고 한국 불교에 대해 그리고 정토회에 대해서 많은 배움과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이, 불교 또한 같은 불교라고 하더라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가르침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르지만 그 속에는 또한 공통점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어떻게 공통점을 찾을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한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를 뿐이지 거기에는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거나, 어떤 것이 높거나 낮은 것이 없습니다. 자연계를 보더라도 같은 생물이지만 식물과 동물이 서로 다르고, 같은 동물이라도 동물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릅니다.

그런데 인간은 서로 다른 것을 가지고 옳거나 그르거나 높거나 낮음을 분별합니다. 그로 인해 차별이 생기고 분쟁이 생깁니다. 여러분은 한국에 오셨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문화와 다른 불교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그것을 존중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다름을 이해할 때 상대를 공경할 수가 있습니다. 일주일은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있으면서 많은 교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이 되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부처님의 법 안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합니다.

물론 정토회에서는 여러분을 외국에서 오신 손님으로 접대를 할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견학을 하러 왔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그대로 함께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많이 불편할 겁니다. 배움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일상의 소소한 불편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스님이거나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모든 생활 면에서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을 가볍게 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오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스님이라는 생각도 내려놓고, 나이가 많고 적음을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그냥 모두가 똑같이 일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조금 더 교류가 편하고 원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곳에 계시는 동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이해해 주실 것을 미리 부탁드립니다.”

이어서 참가자들이 각자 소속한 단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가 별로 5분씩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비구 스님들과 NGO 활동가, 베트남에서 사회 실천을 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 캄보디아 바탐방에 있는 불교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비구 스님들 순서로 발표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하고 있는 사회 실천을 비롯해 본인이 출가하게 된 스토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저는 4년 전에 스승을 만나 출가했습니다. 출가하기 전에는 미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를 했습니다. 사진에서 무대 가운데 있는 사람이 저입니다. (웃음)

영화, 댄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 왔습니다. 마지막 커리어는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일리스트였습니다. 불교 사원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가 옆에 있는 도르지 스님을 만났고, 제가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스님이 되어서 제가 행복해진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발표 시간은 5분이었지만, 열정적으로 소개를 하다 보니 모두 5분을 넘겼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내일 발표를 하기로 하고 소개 시간을 마쳤습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오후 3시부터는 스님과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먼저 한국 불교의 역사에 대해 한 시간 동안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정토회에 대해 한 시간 동안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의 쉽고 자상한 설명에 모두들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공양게송을 하고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 함께 대웅전으로 올라가 저녁 예불을 했습니다.

저녁 예불은 부탄에서 온 도르지 쉐랍(Dorji sherab) 스님이 티베트 불교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대웅전을 나와 계단 앞에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전체가 함께 찍고, 이어서 나라 별로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다시 명상원으로 내려가서 프로그램을 이어갔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정토회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의 교과 과정과 실천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정토회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 대중이 정토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정토불교대학을 졸업해야 합니다. 정토회 회원이 된다는 것은 수행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정토불교대학은 불교 교리를 가르치기보다는 부처님 가르침을 자기 삶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이 짜여 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의 교과 과정과 원리

부처님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표는 괴로움이 없는 상태, 즉 ‘열반’을 증득하는 것입니다. 죽어서 극락에 간다든지, 다음 생에 좋은 조건으로 태어난다든지, 이 생에 어떤 복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은 종교의 영역이지, 부처님 가르침의 목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부처님께서 종교나 철학을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종교나 철학으로는 고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고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겁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출가해서 성도할 때까지 ‘괴로움 없이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 하고 꾸준히 탐구했습니다. 이런 탐구를 통해 결국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모든 고뇌가 사라진 상태인 ‘열반’을 증득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니르바나를 경험하고 나서 이것은 나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 자기와 같이 수행했던 동료 다섯 명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나누고 싶었고, 바라나시 근교 사르나트에 있던 오비구(五比丘)를 직접 찾아가서 자신이 증득한 열반을 그들과 나누기 위해 대화를 했습니다. 그 대화 내용이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처음 설하신 초전법륜(初轉法輪)입니다. 그 내용은 중도, 사성제, 팔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가르침이 더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현재 경전에 기록된 것은 이것이 첫 번째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 사르나트에 있는 오비구를 찾아오셨을 때 오비구는 ‘고타마가 고행을 포기했다’ 하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의 법문을 듣는 것에 대해 거리낌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오비구에게 첫 번째로 설하신 것이 중도(中道)입니다. 우리의 사유나 생각이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사회에서 유행했던 사상은 쾌락주의와 고행주의였습니다. 당시 주류 종교인 브라만교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신의 힘을 빌려서 충족함으로써 만족과 기쁨을 얻는 것을 추구했는데, 이것을 철학적으로 쾌락주의라고 말합니다. 그에 반대해서 일어난 신흥사상가인 사문(沙門)들은 욕망을 억제하는 고행이 진정한 자유를 얻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고행주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붓다는 ‘욕망을 따라가는 쾌락주의나 욕망을 억제하는 고행주의는 정반대인 것 같지만 둘 다 욕망에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탈과 열반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붓다는 당시 사회에서 유행했던 두 가지 길을 모두 경험해 봤고 그 길을 통해서는 니르바나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다 버리고 고뇌로부터 벗어나는 제3의 길인 ‘중도’를 발견했습니다.

‘욕망이 일어날 때 다만 욕망임을 알아차릴 뿐이지 욕망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중도의 구체적인 내용이고 번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길입니다. 사람들에게 아무리 붓다의 가르침을 설명해도 이 중도를 모른다면 각자 자기식대로 치우쳐서 편중해서 듣기 쉽습니다. 그래서 양 극단을 떠나 중도의 길을 가라는 것이 붓다가 설한 첫 번째 가르침입니다.

다섯 명의 수행자들이 중도에 대해 이해하자, 부처님은 두 번째 설법을 해서 오비구가 자신의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설법의 내용은 사성제(四聖諦)입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내 상태를 살펴서 ‘괴로움이 있구나’, ‘번뇌가 있구나’, ‘스트레스가 있구나’ 하고 현재의 상태를 알아야 합니다(고성제). 다음은 ‘그럼 왜 괴로움이 있을까?’, ‘왜 번뇌가 있을까?’ 하고 살펴야 합니다. 즉 괴로움의 원인을 살피는 것입니다(집성제). 그다음은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것입니다. 괴로움 없이 살고 싶다는 것이 목표입니다(멸성제). 그다음은 ‘어떻게 하면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도성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오비구 중 첫 번째로 콘단야(Kondanna)가 니르바나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붓다는 콘단야가 번뇌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뻤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3일이 지나고 다시 두 명이 깨닫고, 또 3일이 지나고 일주일 만에 나머지 두 명도 니르바나를 증득해서 5명이 모두 아라한이 됐습니다.

이렇게 증득한 니르바나가 지속 가능해야 완전히 괴로움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깨닫기 전에 여러 스승 밑에서 공부하면서 얻은 경지로는 앉아서는 편안함을 유지했으나 일어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승의 곁을 떠나서 더 많은 탐구를 했던 것입니다.

항상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한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번뇌에 휩싸이지 않고 번뇌 없음이 지속 가능하게 됩니다. 붓다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여덟 가지로 나누어서 항상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팔정도(八正道)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은 이렇게 붓다의 첫 번째 가르침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사성제가 뭐냐’ 이렇게 지식적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살고 싶다. 괴로움 없이 살고 싶은데, 왜 괴로움 없이 살아지지 않을까?’

정토불교대학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기 현실로부터 출발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

이어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캄보디아에서 온 스님이 질문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괴롭지 않을 때 불교를 배우게 할 수는 없을까요?

“요즘 사람들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도 많고요. 사람들은 마치 병에 걸린 환자가 병원을 찾듯이 괴로움을 겪거나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붓다 담마를 찾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괴로움을 겪기 전에 붓다 담마의 원리를 가지고 살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괴로움 없이 살아간다면 붓다 담마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붓다 담마 없이도 사람들이 괴로움 없이 살아간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에요. (웃음)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크고 작은 괴로움을 갖고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질환에 가까운 우울증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질병이에요. 본인의 상태를 알지 못하거나 생각을 잘못해서 생긴 괴로움은 어리석음을 깨우쳐주는 붓다 담마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육체적이거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서 괴로움이 질병화 되었을 때는 먼저 정신과 의사에게 가서 응급 치료를 받은 다음에 붓다 담마를 통해서 자가 치료를 해나가야 합니다.

어리석어서 생긴 괴로움은 붓다 담마를 통해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것을 자각하면 스스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자각할 수 없는 질병을 안고 있다면 치료를 우선적으로 해야 해요. 모든 질병을 수행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가벼운 괴로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붓다 담마를 통해 금방 자기 치료를 할 수 있고,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어떤 역할을 맡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돕도록 안내하게 되면, 그것이 곧 그 사람의 괴로움을 치유하는 것이 되고 동시에 아직 닥치지 않은 괴로움을 예방하는 것이 됩니다.”

다음 질문도 캄보디아에서 온 스님이 했습니다.

계율을 지키면 어떤 이익이 돌아오나요?

“오계를 지켰을 때 어떤 유용한 점이 있을까요? 계율을 지키면 어떤 보상을 받게 될까요?”

“정토회에서는 ‘이런 일을 하면 미래에 복을 받는다’ 하는 대가성 봉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봉사를 하면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날 거야’, ‘봉사를 하면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이렇게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이나 대가를 정토회에서는 일절 말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남의 물건을 빼앗을 때보다는 남에게 무언가를 줄 때 내가 훨씬 심리적으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도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내 마음에도 좋습니다. 만약 ‘좋은 행동을 하면 좋은 보상을 받습니다’ 하고 가르친다면 그것은 선으로 이끄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좋은 행동을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가르침을 믿은 사람은 사기를 당한 것이 돼요. 수행자는 항상 지혜롭게 살아야지 사기를 당하면 안 되잖아요.

어떤 보상 체계를 얘기하고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가 쉽습니다. 기독교에서도 ‘지금 이렇게 봉사를 하면 나중에 천국에 가서 복을 받는다’ 하고 가르치잖아요. 기독교인들이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곳에 가서 봉사를 하는 이유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지금 고생을 하면 나중에 천국에 가서 큰 행복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교의 가르침은 다릅니다. 정토회에서는 대승불교의 가르침 중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가르칩니다. 어떤 대가를 기대하고 보시하는 것은 대가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 또 다른 괴로움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보시를 한다는 것이 바로 ‘무주상보시’입니다.

예를 들어, 오계 중 ‘불살생(不殺生)’ 계율을 봅시다. 모든 생명 가진 존재는 살고 싶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누가 나를 때리거나 죽이려고 하면 살고자 하는 저항이 일어나게 됩니다. 누군가 나를 한 대 때리면, 내 안에서는 상대를 다섯 대는 때려야 속이 풀릴 것 같은 분노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해치는 행위는 나중에 돌려받아야 할 과보가 더 큰 아주 바보 같은 짓입니다. 자신을 기준으로 보면 바보 같은 어리석은 행위이고, 상대를 기준으로 보면 나쁜 행위에 들어가는 것이에요. 모든 생명은 다 살고자 하기 때문에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해도 좋지만, 타인을 죽이는 행위나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어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멈춰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칠 권리는 원래부터 나에게 없습니다. 실제로 남을 해치는 행위는 그에게 해가 될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더 큰 손해를 끼치는 것이기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듯 오계는 매우 현실적이고 과학적이고 지혜로운 지침입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극락과 지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정토불교대학에서 나이 제한이 있나요?

  • 정토회 회원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나요?

질문이 계속 나왔지만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밤 9시 30분에 INEB 스터디 투어 1일째 일정을 마쳤습니다.

INEB 방문단은 조별로 모여서 마음 나누기를 한 후 선유동 연수원으로 이동하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INEB 스터디 투어 2일째 날입니다. 오전에는 정토회 수행 프로그램에 대해 스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오후에는 정토회 깨달음의 장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후, 저녁에는 대구로 이동하여 행복한 대화 다섯 번째 강연을 참관하고 두북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39

0/200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4-06-05 15:53:14

조은희

스님 감사합니다

2024-06-05 14:38:49

희장엄

감사합니다🙏

2024-06-05 1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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