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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나흘 동안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마치고 나서 정토회 운영과 관련하여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공동체 법사단과 의논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전국 으뜸절에 상주하고 있는 법사님들도 수련을 하기 위해 어젯밤에 모두 문경 선유동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9시에 발우공양을 하며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불생가비라 성도마갈다 설법바라나 입멸구시라...”
소심경을 외우며 발우공양을 시작했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스님이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원래 전통적으로는 방석을 깔고 앉아서 발우공양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수련장까지 음식을 갖고 올라가기가 힘들기도 하고, 법사단만 수련을 하는 것이니까 식당에서 의자에 앉아 발우공양을 해봤습니다. 앞으로 50년, 100년 지난 뒤에 시대가 바뀌어서 식탁에 앉아서 발우공양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미래에 그런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실험 삼아 이렇게 해본 겁니다. 오후에 발우공양을 할 때는 식탁을 이렇게 세팅하지 말고, 바라지가 다닐 수 있게 가운데에 공간을 비워 두고 해 봅시다.”
발우공양을 마친 후 11시부터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연수원 중강당에 21명이 모인 가운데, 온라인으로 7명이 참석하여 총 28명의 공동체 법사단이 함께 했습니다.
먼저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을 한 후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하고 나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현재 정토회가 안고 있는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지나 2년 차를 맞고 있습니다.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하여 코로나라는 큰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1차 만일결사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나름대로 온라인정토회라는 독자적인 체계를 갖추어서 잘 운영되고 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효율적인 결합 문제, 법사단과 대중부의 역할 분담, 공동체와 대중부의 역할 분담, 수행과 실천 활동의 균형 등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조직의 배치는 비교적 조화롭게 됐지만 운영은 아직 불안정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정토회가 비록 지금은 잘 운영되고 있지만 어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취약한 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지도부의 노화 현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젊은 인력이 새로 공급되지 않은 채 현재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은퇴하게 되면 지도부에 공백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 정토회를 시작한 지 30년이 지나다 보니 한 세대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부든 공동체든 내부에 활동가들의 노후 대책을 보완할 필요도 생겼습니다. 수행자는 공식적으로 은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환자도 점점 발생하고, 생활 조건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일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세태가 변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정토회의 기존 원칙을 고수하려고 하면 다수 대중의 참여가 어렵고, 그렇다고 세태가 변한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가 꿈꿨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세상의 수많은 세력 중의 하나로만 남게 될 겁니다. 이런 모순을 지금 우리가 안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금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토회가 출발해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항상 가지고 있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정토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내부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비록 그 목표를 다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거기에 근접해 갈 수 있도록 내부에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그에 맞게 인력 교육을 해야 하는 과제를 지금 정토회가 안고 있습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우리가 부족하긴 했지만 비교적 정토회의 활동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보다도 오히려 세계적인 차원에서 평가할 때 정토회 활동은 그 의미가 훨씬 더 큽니다. 불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불교 밖으로까지 범위를 넓혀서 평가할 때 정토회 활동은 더욱 가치 있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난 한 대학 교수님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불교 모델이 정토회인 것 같다고 여러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이분은 국제참여불교연대(INEB) 활동에 꾸준히 참여를 해오셨는데, 이분이 보기에는 INEB 창립 1세대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세계 불교가 약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일본의 젠(Zen) 불교가 미국 사회를 한 번 휩쓸었고, 20년 전부터는 티베트 불교가 바람을 일으켰는데, 이것도 하나의 바람으로 끝났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확산되는 불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사회적 실천이 전혀 없이 그냥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며 명상을 주로 하는 부류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보적인 사회 운동을 하는 부류입니다. 미국에서 명상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적 실천이 전혀 없고, 진보적인 불교 운동은 환경 문제나 동성애 이슈 등 사회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적극적이지만 불교적 가치와 수행을 내면화한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교수님의 제안은 정토회처럼 불교적 가치관에 기반을 두되 개인의 수행과 사회 실천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래도 정토회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 될 것 같으니 INEB가 정토회의 활동을 모델로 해서 배워가면 좋겠고, 여기에 법륜 스님이 앞장서 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동남아시아 승려들이나 활동가들이 정토회를 방문하여 스터디 투어를 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그런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분은 특히 부탄에서 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 사업이 INEB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부탄 사업은 아직 검증이 안 된 사업이어서 우리가 좀 더 실험을 해보고 성과가 충분히 검증된 뒤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계획입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계획만 갖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이분의 말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밖에서 볼 때는 정토회의 활동이 굉장히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해 드리고 싶어요. 어떤 경우는 우리 내부적으로는 우리의 활동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데, 바깥사람들의 시선은 그렇지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것은 정토회를 위한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어요. 반대로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이 볼 때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는 각도에 따라 견해 차이가 생기기도 하는 겁니다.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매우 존경을 받는 사람이 밖에서는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지요. 반대로 밖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내부에서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처럼 예전에는 정토회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서 했던 활동들이 밖으로 별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토회가 불교의 희망이다’, ‘정토회가 사회적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는 정토회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계 불교를 연구하는 교수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토회 활동이 그 어떤 과거의 불교 운동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정토회가 해온 활동을 양적으로 더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토회의 활동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이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내부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단체가 커지면 커질수록 순식간에 멸망할 위험이 있다’ 하는 것입니다. 활동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확대를 감당할 내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건물에 비유하자면, 건물의 규모에 맞는 기반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내려앉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부는 외부적인 확대를 담당해 나간다면, 법사단은 조직 내부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해나가야 합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법사단 교육, 대중부 지도자들의 교육과 수련, 전법회원 교육 등 여러 가지 간부 교육에 많이 반영되면 좋겠다 싶습니다.”
입재 법문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했다가 오후 1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3박 4일 동안 세계 전법, 청년 전법, 인력 육성, 수련 진행, 교육 연수, 6.13만인대법회 준비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놓고 많은 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공동체 인력 확보와 육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를 했습니다.
토론을 하다 보니 지금 한국 사회에 청년들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데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법사님들의 토론 내용을 다 듣고 나서 스님이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청년들은 해외 봉사라든지 역사 기행이라든지 이런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년들을 위한 특별 행사가 좀 필요합니다. 물론 전체 진행을 청년특별지부에서 하기는 어렵습니다. 모집과 홍보는 청년특별지부가 하지만 안내는 좋은벗들에서 해야 하고,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진행은 JTS에서 해야 할 겁니다. 정토회에 나오는 방송인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분들과 함께 하는 2박 3일 정도 청년 캠프를 열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부탄을 답사하면서 든 생각은 청년들을 위해 ‘부탄에서 한 달 살아보기’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봤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한 달 동안 부탄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거죠. 가난한 집에 가서 주거 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을 한다든지, 농업용 수로를 만드는 노동을 한다든지, 이렇게 봉사 활동을 마을 주민들과 같이 하게 되면 청년들에게 굉장한 활력이 될 것 같거든요. 대신에 한국에서 부탄까지 가는 비행기표가 많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인도에서 육로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부탄에 숙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스님의 제안에 법사님들도 대부분 동의를 하고 여러 가지 의견들을 제안했습니다.
“청년들이 부탄에서 봉사해 보는 경험을 갖게 하자는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저의 경우에는 불교 수행에 관심이 있어서 정토회를 만난 것이 아니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정토회를 만났거든요. 제가 무슨 특별히 사회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고 봅니다. 지금은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가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반 대중들은 불교와 수행으로 접근을 하지만, 오히려 청년들에게는 먼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한 다음에 불교와 수행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청년들은 불교대학보다는 해외봉사와 역사기행에 먼저 관심을 갖게 한 다음에 개인의 고민을 수행적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청년들에게 물어보니까 20대, 30대, 40대 모두 부탄 사업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그 이유가 스님의 하루를 꾸준히 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만큼 대안적인 삶에 관심을 보이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처음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정토회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탄에서 한 달 살아보기도 그와 같은 사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계속해서 토론들이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고, 활력을 가지고 살 수 있을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토론을 잠시 쉬고 오후 5시에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스님의 제안대로 이번에는 식탁의 위치를 모두 바꾸어서 발우공양을 해보았습니다. 오전보다 훨씬 더 원활하게 공양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예불을 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공동체 인력 양성과 화엄반 법사교육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한 후 밤 9시 30분에 공동체 법사단 1일째 수련을 모두 마쳤습니다.
오늘은 지난 4일 북미동부 순회강연 중 애틀랜타에서 열린 즉문즉설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관계를 맺다 보면 저 사람은 참 맞는 말만 하는데 싫은 사람이 있어요. 반대로 말은 어눌하게 하는데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고요. 이렇게 말하는 것과 호감을 갖는 것은 다릅니다. 옛날에 정치인 중에도 청문회에 나가면 말도 잘하고 똑똑한데, 사람들이 싹수가 없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잖아요. 그것처럼 많이 아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질문자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자기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빠져 있는 것 같아요. 나는 돈도 잘 벌고, 남한테도 잘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뭐든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부인 입장에서 볼 때는 그런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마음을 좀 알아주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그러니 무슨 학교를 다니거나 유튜브를 보고 배워서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말고, 항상 부인의 말을 많이 듣는 게 필요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하지 말고요.
질문자는 앉으면 자기가 아는 이야기를 많이 할 것 같아요. 오늘부터는 ‘내가 당신을 위해서 행복학교를 다닌다, 어쩐다…’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말고 아내의 말을 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공감의 핵심은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소통의 핵심은 ‘상대의 말을 들어주기’입니다. 우리는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잘 들어줄 때 소통이 잘 된다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그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독재형 소통입니다. 국민이 지도자가 하는 말을 제일 잘 듣는 나라가 어디예요? 독재 국가입니다. 그런 소통은 독재형 소통이에요.
소통의 핵심은 들어주는 것입니다.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받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건 특별히 학교에 가서 배울 필요가 없고요. 오늘 당장 집에 가면 자기 이야기는 하지 말고 아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세요. 잘 들어주는 것만 해도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네.”
“그런데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들어주는 게 잘 안 됩니다. 한 5분 들어주다가 그다음부터는 막 또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설명이 많은 사람은 들어주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설명을 또 장황하게 합니다. (웃음)
그래서 들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아는 게 많은 사람일수록 항상 가족 관계에서는 들어주기를 많이 해야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은 잠시 만나기 때문에 아는 걸 많이 말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늘 함께 있는 사람은 약간 트라우마 같은 게 있을 수 있거든요. 말만 꺼내면 벌써 상대방은 ‘또 시작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말을 세 번 들어도 벌써 느낌이 ‘한 번만 더 하면 100번이다’ 싶어요. 인간의 심리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말도 귀에 안 들어옵니다. 그래서 그냥 말없이 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들어주기만 하면 처음에는 약간 침묵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즉문즉설도 그렇습니다. 질문을 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질문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 조급한 사람들은 그걸 못 기다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하루는 말을 안 하고도 같이 지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주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 정도가 되어야 아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있어요. 남편이 말을 하라고 해서 한 마디를 하면 그걸 되받아서 자기 이야기만 실컷 하니까 아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 하는 선입관이 생기는 겁니다. 말을 하라고 해도 바로 말이 나오는 게 아니에요. 말을 하라고 해서 말을 시작하면 그걸 빌미로 남편이 자기변명을 한 시간 이상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안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먼저 들어주기를 하면 조금씩 해결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내일은 공동체 법사단 수련 2일째 날입니다. 하루 종일 주제별 안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 후 저녁에는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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