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5.27 부처님오신날 기념법회
“당신은 미래에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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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스님은 하루 종일 세 번의 기념 법회를 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9시부터 봉축 법요식 1부를 시작했습니다. 1부는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불교 예식입니다. 정토회 회원들을 대상으로만 생방송을 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타종, 헌공 예불을 한 후 전국 으뜸절과 전 세계 정토행자들의 부처님오신날 축하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 이 기쁨을 먼저 돌아가신 조상 영가님께 회향하고 모든 영가님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천도재를 올렸습니다.

천도재를 잘 마친 후 오전 10시 정각에 봉축법요식 2부를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정토사회문화회관에는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인 150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이 3층 설법전과 지하 강당, 1층 로비에 자리했습니다. 국내외 으뜸절에서도 29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생중계를 함께 시청하며 봉축법요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연등 모연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이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시청했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 한 후 스님이 모든 중생의 해탈을 염원하며 부처님 전에 향을 올렸습니다.

이어서 2차 만일결사에는 부처님의 법이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염원하며 세계전법의 주역인 국제지부에서 헌등을 했습니다. 영국에서 온 크레이그 루이스 님과 러시아에서 온 스타니슬라브 오솝스키 님이 깊은 지혜를 발원하며 도량을 밝히는 등을 올렸습니다.

다음은 정토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지부에서 헌화를 했습니다. 최연소 전법활동가인 최민경 님과 유용탁 님이 부처님 전에 꽃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중이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가 무엇인지 그 뜻을 계승한 오늘날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이번에 제가 50여 일 동안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의 일부 지역들을 둘러보았습니다. 11개 나라를 찾아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사는 모습도 보고,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고,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고, 듣지 못했던 것을 듣게 됐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첫째, 물을 얻기 위해 2km를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네 번 물을 길어 와야 한 식구가 하루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가족 중의 한 명이 한다면 하루에 네 번 해야 하고, 두 명이 한다면 두 번을 갔다 와야 합니다. 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큰일이었습니다.

먹을 양식이 없어서 하루 한 끼를 먹는 사람도 있었고, 학교가 없어서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는 곳도 있었습니다. 스리랑카는 국가 부도 사태가 나서 물가가 폭등하고 경제가 안 좋아졌습니다. 학비는 무상인데 교복, 가방, 책이 없어서 학교에 못 가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교복을 안 입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허용하면 되지 않느냐?’ 하고 물으니까 ‘학교에 교복을 안 입고 가면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기만 교복을 안 입고 오니까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하고 말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생 숲 속에서 산 사람들이 있었는데 숲이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면서 강제로 철거가 되고 쫓겨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집도 없고, 물도 없고, 전기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특히 요즘은 모든 언론과 시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쏠려 있습니다. TV에도 우크라이나 피해를 돕는다는 광고만 많이 나오고, 경제적인 지원도 모두 그쪽으로 몰리는 상황입니다.

터키와 시리아에 지진 피해가 난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진이 났다고 세상에 알려졌으니 전 세계에서 많은 돈을 지원했죠. 터키는 국가가 어느 정도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지진 피해가 난 곳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컨테이너라도 정부에서 제공하여 지원이 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이 난 지역의 3분의 1은 시리아 땅입니다. 그런데 시리아 땅은 하필이면 반군 지역이에요. 민주 반군이 시리아 독재 정부에 저항하다가 러시아가 개입해서 실패를 하고 엄청난 난민이 발생했잖아요. 유럽 사회를 뒤흔들 정도로 난민이 몰려오니까 유럽에서는 터키에 돈을 주면서 터키가 시리아 난민들을 보호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터키도 감당이 안 되니까 시리아에서 넘어오지 못하도록 안전지대를 설정해서 국경 지역에 난민촌을 만들었습니다. 그곳에 지진까지 나버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시리아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시리아 정부가 허용을 해야 유엔 기구도 들어갈 수 있지만, 시리아 정부는 그곳이 반군 지역이라고 지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시리아는 미국이 악의 축이라고 분류한 나라입니다. 또한 터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국민이 아니고요. 그래서 누구도 가서 도울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진이 나서 건물이 다 부서졌는데도 누구 하나 치우는 사람도 없었어요.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니까 그냥 방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등불을 밝히는 이유

이렇게 이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위해 법회를 하러 갔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죄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본인 나름대로는 너무나 억울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청년은 감옥에 7년째 살고 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셨지만 가보질 못했다며 너무 슬퍼했습니다. 이렇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이들에 대해 관심이 없잖아요. 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들이 수없이 많지만 관심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이런 걸 다 비춰보는 것입니다. ‘너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다’, ‘너는 여자다’, ‘너는 장애인이다’, ‘너는 죄를 지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 자비가 아니에요. 자비라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그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 이렇게 보는 것이 자비입니다.

오늘 우리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등불을 켜는 것은 지혜의 등불을 밝힌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나의 번뇌로부터 벗어나는 동시에 주위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우리가 보고 듣고 알아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 등불을 켜는 것입니다. 연등놀이 하기 위해 등불을 켜는 것이 아니에요. 어두워서 부처님이 오지 못할까 봐 등불을 밝히는 게 아닙니다. 복을 빌려고 등불을 밝히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에게는 연등놀이 축제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등을 켠 그 연등값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가도록 해서 물이 되고 양식이 되고 학용품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법을 바르게 배워서 자신이 괴로움이 없는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즉, 내가 붓다임을 안다면 온갖 에너지와 돈을 자신을 괴롭히는 데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열등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비싼 옷, 비싼 가방, 비싼 귀걸이, 목걸이 등의 치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들은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고, 모두 자신의 마음이 허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바로 붓다임을 자각한다면 물질이나 치장에 껄떡거리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은 건강을 유지할 정도로만 먹으면 되고, 입는 것은 몸을 가리고 더위와 추위만 피하면 됩니다. 맛집이나 먹방 같은 것에 탐닉하거나 명품에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내가 가진 재물을 주위에 조금만 나누어도 우리에게는 한 번의 입맛을 위해 낭비되는 돈을 어려운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살리는 일에 쓸 수 있습니다.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한 채 지어주는 데는 그리 큰돈이 들지 않습니다. 우리 돈으로 백만 원 남짓의 돈이 있으면 됩니다. 물을 구하기 힘든 곳에 우물을 파주는 일도 몇십만 원 남짓의 돈이 있으면 됩니다.

지혜의 등불, 자비의 등불, 평화의 등불

오늘날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선진국다운 품위를 갖추어야 합니다. 선진국으로써 지구에 대한 책임, 인류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꿈의 나라로 여깁니다. 제가 보기에는 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가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보다 그 열기가 더 한 것 같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나 음악은 물론이고 한국의 음식, 한국의 옷 등 한국의 문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이런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 괴로움은 물질적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선망을 받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자살률은 가장 높고, 출산율은 가장 낮습니다.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현재 사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상징하고, 출산율이 가장 낮다는 것은 미래에 희망이 없음을 상징합니다. 정토회의 문제만도 아니고 불교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절의 규모를 크게 하고 신자의 수를 늘려 불교의 세력을 키우는 일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불자들이 가야 하는 길은 세계 곳곳에 있는 빈곤층의 고통을 나누고, 세계인 모두가 당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욕망을 따라가는 어리석음을 멈추는 데 앞장서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처님의 바른 법 이외에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물질적으로 좀 더 잘 산다고 자랑할 때가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류에게 희망이 될 만한 나눔을 함께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길이고, 인류가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길입니다.

대한민국이 꿈의 나라라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 전쟁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한국은 미국과 일본 쪽으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치우친 상황이다 보니 한반도 전쟁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한에서는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남한은 세계적인 군수산업 강국이라 불리니 그런 우려는 더 깊습니다. 동남아시아 나라에서도 사회적인 의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만나면 한반도의 전쟁에 대해 걱정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밖에서는 전쟁을 걱정하는데도, 막상 한국 안에서는 태평한 상황이니 묘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하는 마음을 굳건히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첫 번째는 지혜의 등불을 밝히고, 두 번째는 자비의 등불을 밝히고, 세 번째는 평화의 등불을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지혜의 등불을 밝혀서 먼저 내가 괴롭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비의 등불을 밝혀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평화의 등불을 밝혀서 한반도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하는 수행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음은 부처님이 이 땅에 태어나심을 기뻐하는 강생찬탄을 했습니다. 스님이 선창을 하면 이어서 대중이 봉독을 했습니다.

“이 세계의 최고봉 히말라야 남쪽 산기슭, 로히니 강물이 굽이치는 곳, 카필라 왕국의 자손이라 불리는 샤카족의 평화로운 나라, 룸비니 동산 아쇼카 나무 아래, 보살은 어머니 마야 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이 세상에 나오셨다....”

이어서 초파일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욕불의식을 했습니다. 욕불은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입니다. 스님의 안내에 따라 욕불을 하고, 마정수기를 받았습니다.

“욕불의식은 아기 부처님의 몸을 우리가 씻어 줌으로 해서 우리도 중생의 때를 모두 씻고 부처님처럼 되기를 발원하는 의식입니다.

그리고 스님 앞에 오면 마정수기를 받게 됩니다. 인도의 전통에 따르면 사람의 두 눈 사이에 깨달음의 눈이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의 눈을 열어서 ‘당신은 미래에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하고 수기를 받는 것이 마정수기입니다.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분들은 모니터 앞에 얼굴을 딱 대세요. 제가 마정수기를 하겠습니다.”

스님은 온라인 시청자들을 향해 마정수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미래에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다음은 탄생선언을 함께 한 후 깨달음과 해탈의 길로 갈 수 있기를 서원하며 발원문을 낭독했습니다.

“특별히 발원하옵니다. 지금 한반도는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우발적 군사충돌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종전을 통한 평화는커녕 다시 새로운 전쟁국면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여 북핵 동결과 북미 수교가 이루어져서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항구적 평화가 이루어져 남과 북의 모든 국민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의 비극이 언제든지 한반도에서 재연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종교와 이념, 진영을 초월하여 우리 국민의 마음과 뜻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여 한반도의 평화가 성취되고 세계 평화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와 같이 발원한 인연 공덕으로 오늘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을 듣고 사홍서원으로 봉축법요식 2부 생방송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어서 현장에 참석한 대중 모두가 욕불의식을 하고 마정수기를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아이를 안고 온 부모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 초등학생 어린이들, 남녀노소 모든 분들이 길게 줄을 서서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고 스님에게 마정수기를 받았습니다.




오백여 명의 마정수기를 마치고 스님은 법상에서 내려왔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누안 님의 가족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누안 님은 JTS에서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에 긴급 구호를 할 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스님, 우리나라를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누안 님도 수고했어요. 스리랑카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더 찾아주면 앞으로도 JTS에서 지원할게요. 또 한국에 온 스리랑카 노동자를 위해서도 제가 시간을 낼 테니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도록 합시다.”

대화를 마치고 식당으로 가려는데 누안 님의 딸과 아들이 스님에게 절을 올렸습니다.

“아이고, 절을 잘하네요.”

곧이어 점심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많은 봉사자들이 1500인 분의 비빔밥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었습니다. 지하 식당과 2층 카페에는 비빔밥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스님은 정토사회문화회관을 한 바퀴 돌며 곳곳에서 수고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스님도 식당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법회 때 헌등을 했던 외국인 두 명이 스님을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했다가 오후 3시부터 다시 손님들을 맞이했습니다. 정토회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해마다 이웃 종교인들, 사회인사와 함께 부처님 탄생의 참뜻을 새기는 봉축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2층 카페에는 일찍 오신 사회 인사와 이웃 종교인 분들이 테이블마다 앉아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한 분 한 분과 악수를 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후 4시에는 지하 대강당에서 사회인사 분들을 위한 봉축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맨 앞자리에는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령님이 자리하고, 이어서 사회 원로 분들과 정치인들, 문화예술인들이 자리했습니다.


삼귀의와 수행문을 낭독하고, 부처님의 탄생을 그린 강생찬탄을 읽은 후, 목사님과 신부님 등 이웃 종교인 분들이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연등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참석한 모든 분들이 욕불의식을 했습니다. 종교가 서로 다르고, 정치적인 생각이 서로 다르고, 하고 있는 일이 서로 다르지만, 오늘은 한 마음이 되어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참뜻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실 때의 정황에 대한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고 1천 년 뒤에 부처님의 일생을 정리한 기록에서 비롯되는 내용입니다. 그 기록에 의하면 부처님은 인도 대륙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카필라바스투’라고 불리는 작은 나라의 왕자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이 부처님을 낳을 때의 정황도 매우 신비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

아쇼카 나무에 하얀 꽃이 만발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탐스럽게 핀 아쇼카 나무 아래에서 오른손을 들어 나뭇가지를 잡자 마야 부인이 산기를 느끼기 시작했고, 이내 오른쪽 옆구리를 통해 아기가 태어났다고 묘사합니다. 그러자 하늘의 사천왕들이 황금 그물을 가져와서 아기를 받았고, 용왕이 몸을 씻겼다고 나옵니다. 또 제석천이 일산을 들고 그 몸을 가려주었으며, 범천은 불자(拂子)를 들고 호위를 했다고 합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발자국을 걸었고,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들고 왼손을 땅을 가리키며 이렇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가장 높네.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이 괴로움에 빠져있구나.
내 이를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이렇게 부처님의 탄생 일화는 아름답고 신비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이렇게 묘사를 한 것을 두고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두고 논쟁을 하는 건 무의미한 일입니다. 이런 묘사는 부처님 당시에 기록을 한 것도 아니고, 부처님이 직접 기록을 남기신 것도 아니고, 이미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성인(聖人)이 된 후에 기록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록은 부처님이 태어나서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며 살아가신 그 삶의 모습을 태어날 때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의 설화에서 왕족은 신의 옆구리에서 태어난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것은 부처님이 왕족 출신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또 인도 전통에서는 사람이 지옥에서부터 천상까지 여섯 개의 세계를 돌고 돈다 하여 육도윤회(六道輪廻)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육도윤회를 벗어나신 분입니다. 그래서 동서남북으로 일곱 발자국을 걸었다는 것은 여섯 세계를 돌고 도는 윤회에서 벗어나서 해탈과 열반을 증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말했다는 대목에서 하늘 위는 신들의 세계를 말하고, 하늘 아래는 인간 세계를 말합니다. 인간 세계와 신들의 세계를 통틀어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즉, 살아있는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는 인권 선언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자연적으로는 특별한 사고나 병이 아니라면 태어난 생명은 다 건강하듯이,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리석고, 마음이 병들어서 괴로움에 빠져 있습니다. 이 병든 마음을 치유하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이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의 의미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이러한 선언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아주 발전된 나라이고, 동남아시아에 가보면 한국에 가는 것을 마치 우리가 옛날에 미국에 가기를 원했던 것처럼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많은 괴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인데, 정작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떤 물질적인 발전이나 제도적인 개혁만으로는 인간이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의 어리석은 마음을 깨우쳐서 국민들의 행복도가 높아지도록 하는 역할을 불교를 비롯한 종교가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종교가 물질적 욕망에 더 많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오히려 종교를 점점 멀리하고 있습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불교 외에도 천주교, 개신교, 천도교 등 이웃 종교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함께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종교가 다르거나 정토회 회원이 아니지만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활동했던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기여하기를 다 같이 축원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해

세상 어디를 가든 사각지대가 있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부처님의 등불로 자신을 비추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자기가 괴롭지 않은 경지로 나아갑니다. 부처님의 등불로 주위를 비추면 가까이에서 고통의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다가 그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을 비추는 지혜를 ‘자비’라고 합니다. 또한 이 지혜의 등불이 한반도에 비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루게 되길 희망합니다.

오늘 사회 원로님들께서도 바쁘신 와중에 노구를 이끄시고 이렇게 참여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경동교회 집사인 김홍태 교수님이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사회자가 해마다 정토회를 방문하는 초파일 신도라고 소개해서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


아름다운 노래가 끝나자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오늘 참가한 내외빈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예년과는 다르게 참석자 모두가 무대 앞으로 나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이웃 종교인 분들이 앞으로 나와서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진흙탕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꽃이 필 수 이는 터전을 만드는 시대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서 연꽃을 피우자는 다짐을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종교가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지만, 이렇게 서로가 하나가 되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이어서 정토회 청년 회원들이 결혼해서 낳은 어린이들이 합창 공연을 준비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어린이들의 귀여운 몸짓에 참석한 모두가 크게 웃음을 보이여 기뻐했습니다. 다음은 사회원로 분들이 앞으로 나와서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법륜 스님은 항상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날 때가 많은데, 오늘도 스님이 속 시원한 방향을 좀 제시해 주시길 기대하면서 참석했습니다. 앞으로도 법륜스님과 정토회가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어주는 역할을 계속해주시길 기원드립니다.”

이어서 청년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염원을 담아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정치인 분들이 앞으로 나와서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2017년에도 지금처럼 전쟁 위기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법륜 스님의 제안을 받고 주한미군 사령관과 스님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연결을 시켜드렸는데요. 당시에 평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법륜 스님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정토회가 평화의 등불을 밝히는 역할을 계속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김명숙 명창, 이원왕 대금, 최태진 고수가 무대에 올라 판소리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얼씨구’, ‘좋다’ 하는 추임새가 터지자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습니다.


다음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방송문화예술인들이 앞으로 나와서 한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종교 간의 화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소속된 기독교 단체에서도 이런 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정토회가 늘 시대를 앞서서 실천해 온 것에 대해 깊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북한에서 왔습니다. 법륜스님과 정토회가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헌신적으로 해주셨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스님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연을 소개하며 그동안 스님과 정토회가 사회 변화를 위해 온 힘으로 실천해 온 것에 대한 노고를 격려하면서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홍신 작가님이 오늘 봉축 법회를 마무리하는 닫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6시가 다 되어 법요식을 마치고 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공양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참석한 모든 분들이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자리를 안내했습니다. 모두가 식사를 시작하자 스님도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스님은 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바쁘신 중에 참석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금세 일곱 시가 다 되었습니다. 스님은 “7시 법회가 있어 먼저 가보겠습니다. 오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서둘러 3층 설법전으로 갔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청년들을 위한 봉축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청년들은 6시부터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지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자 모두가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이 무엇이며 왜 등불을 밝히는지 설명을 해주며 어떤 관점을 가져야 우리도 부처님처럼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기념 법문을 한 후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섯 명이 손을 들고 스님에게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검소한 수행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배웠지만 막상 현실은 여전히 많이 소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어떻게 하면 수행자의 길을 갈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수행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소비를 마음껏 하고 싶어요

“요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치관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너무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제가 정토회에서 스님께 배운 것들과 제 삶을 분리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돌아봐집니다. 저는 검소한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으면서도 여전히 욕심도 많고 소비도 마음껏 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도 돈을 더 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과 스님께 배운 가치관을 제 삶에 녹일 수 있을까요?”

“스님이 언제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쳤어요? 검소하게 살라고 했지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친 적은 없어요. 검소하게 산다는 원칙을 갖고 살면 돈이 없어도 껄떡거리지 않고, 돈이 있어도 검소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검소하게 살면 돈이 남기 때문에 보시할 수도 있고, 유용한데 쓸 수도 있고, 저축해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검소하게 사는 것은 아무런 해악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유하게 살기를 원하게 되면 과시하기 위해 낭비하게 되고, 부유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처럼 느껴져서 사는 게 힘들고 괴로워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도 결과가 안 좋고, 저렇게 해도 결과가 안 좋아요. 그러니 돈을 벌고 싶으면 벌라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돈을 벌고 싶다고 해서 돈이 벌어지나요? 돈이 안 벌리는데 돈을 벌고 싶어 하면 나만 괴롭습니다.

그러나 검소하게 사는 원칙을 갖고 살면 돈이 적게 벌려도 문제가 없습니다. 스님이 돈을 적게 벌라고 가르친 건 아니에요. 적게 벌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 겁니다. 적게 벌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많이 벌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정토회는 수행 단체이니까 수입이 적으면 더 좋을까요? 아닙니다. 수입이 많으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수입이 적으면 그런 일을 적게 하면 되고요. 남을 도와주는 일도 욕심을 내면 괴로워집니다. 도와줄 능력이 안 되면 괴로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욕심을 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버세요. 결혼을 할 수 있으면 하세요. 누가 결혼을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욕심을 내서 결혼을 하려고 하면 괴로워진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이 결혼을 하고 싶지만 못 하는 이유는 눈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세요. 그런데 거기에는 반드시 책임과 과보가 따릅니다. 연애를 해도 책임이 따르고, 결혼을 해도 책임이 따르고, 사업을 시작해도 책임이 따르고, 회사에 취직을 해도 책임이 따릅니다. 회사에 취직하면 아침마다 시간 맞춰서 출근을 해야 합니다. 상사의 잔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상사의 평가 점수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가게를 오픈해서 화환을 붙여놓고 기뻐하다가 얼마 후 가게가 안 된다고 후회를 합니다. 결혼한다고 축하하면 얼마 후에 이혼한다고 난리입니다. 취직해서 축하한다고 하면 또 얼마 후에 회사를 못 다니겠다고 난리입니다. 왜 본인이 좋아서 해놓고 나중에는 후회를 하게 될까요? 이것은 쥐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고. 물고기가 낚싯밥을 무는 것과 같습니다.

결혼을 할 때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면 내가 끌려 다녀야 됩니다. 늘 노예생활을 해야 돼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옆에 있는 음식은 안 먹고 계속 쥐약을 찾으러 다닙니다. 고통이 올 일을 늘 찾아다니는 거예요. 이런 얘기를 하면 세대 차이를 느끼나요? (웃음)

돈을 벌고 싶으면 버세요. 결혼을 하고 싶으면 하세요. 대신 그에 따른 책임을 좀 지라는 말입니다.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에 어떻게 좋은 일만 생기겠어요? 내가 이걸 원하면 상대는 저걸 원하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안 해주려고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하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무책임한 자세가 어디 있어요.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욕심이란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에요. 첫째,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을 하려고 할 때 욕심이라고 합니다. 둘째, 현실적으로 가능해도 손해가 바로 돌아오는 것을 욕심이라고 합니다. 자꾸 여러분은 '욕심을 버리면 어떻게 삽니까?' 이런 질문을 하는데 욕심을 버리라는 말은 손해를 보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돈을 벌지 말라는 얘기는 안 했어요.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많이 버세요. 하지만 지구 환경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돈이 많더라도 검소하게 살라는 것입니다. 첫째, 검소하게 살고 소비를 적게 해야 지구 환경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둘째, 돈이 많은 부자가 소비를 적게 하고 검소하게 살아줘야 가난한 사람들이 열등의식을 안 느낍니다. TV에서도 늘 부자들이 소비하는 모습들만 보여주니까 많은 사람들이 열등의식을 느끼게 되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열등의식을 느낄 이유가 뭐 있어요? 이 좋은 시대에 이 좋은 나라에 태어나서 무엇 때문에 기가 죽어서 삽니까? 여러분들은 단 한 명도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이 없습니다. 늘 언론에서 부자들의 과소비를 보여주니까 전 국민이 열등의식을 갖게 되는 겁니다.

동남아시아에 가서 한 번 생활해 보세요. 대한민국 시민권 하나만 해도 수 억 원의 재산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지금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있고, 내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청년 특별지부에서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전대학과 청년 특별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청년들이 직접 쓴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사연은 다르지만 부처님의 법을 만나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체험담이 편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님에게 선물을 증정했습니다. 선물은 청년들의 다짐을 담은 피켓과 꽃다발이었습니다.

“전 세계 청년과 함께 모자이크 붓다를 이루겠습니다.”

참석한 청년들 모두가 피켓에 적힌 글귀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사홍서원을 한 후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200여 명이 빼곡하게 서서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습니다.

청년들과 인사를 나누고 3층 설법전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밤 9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새벽 1시 30분에 두북 수련원에 도착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부터 2일 동안은 두북 수련원에서 공동체 법사단 수련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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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인도의 전통에 따르면 사람의 두 눈 사이에 깨달음의 눈이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의 눈을 열어서 ‘당신은 미래에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하고 수기를 받는 것이 마정수기입니다."

2023-08-17 22:03:36

김수진

때때로 나의 마음에 법이 깃들어 부처님의 말씀을 섬기니 참 좋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2023-06-11 07:37:10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3-06-07 13: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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