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5.25 부처님오신날 법회 사전 점검, 더중앙플러스 인사이트 세미나 초청 강연
“회사일이 불공정하고 부당해서 마음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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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모임과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더중앙플러스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초청 강연을 했습니다.

새벽 기도를 마치고 오전 7시에 평화재단에서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과 최근 북한 주변의 식량 사정과 시장의 물가 변동 상황에 대해 함께 분석하고, 한반도 평화 유지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9시 30분에는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월우 스님이 방문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는 부처님오신날 법회를 사전 점검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오전 10시와 저녁 7시에는 설법전에서 법회가 열리고, 오후 4시에는 대강당에서 사회 인사를 위한 법회가 열립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서울제주지부, 평화재단, 영상팀 활동가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먼저 3층 설법전에서 법회 식순과 동선을 점검했습니다.

스님은 법회에 가능한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하면 일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설법전을 둘러보고 대강당으로 이동해서 축사자 위치, 욕불의식 동선 등을 점검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점검을 하고 평화재단으로 가서 찾아온 손님과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손님이 가고 오후 3시부터는 다음 주에 있을 평화재단 심포지엄 토론자들과 온라인으로 사전 모임을 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당일 토론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 조율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기념관 설계 간담회를 했습니다. 불사팀, 설계팀, 디자인팀, 건축팀이 참석했습니다.

먼저 설계팀이 도문 큰스님과 대담 후 구상해 본 백용성조사기념관 설계 방향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경청한 후 스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용성 조사님의 업적에 대해 역사적 고증이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있는지, 관람객들에게 용성 조사님이 하신 여러 가지 업적 중에 어떤 부분이 강조되면 좋겠는지, 여러 가지 질문들이 이어졌고, 스님은 평소 생각해 온 내용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충분히 질의응답을 한 후 마지막 질문에 대해 스님이 답변을 하면서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얼마 전에 캄보디아의 바탐방에 갔더니 프놈펜에 있는 킬링필드의 비참한 모습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평화 갤러리를 만들어서 어떻게 캄보디아가 평화를 만들어 왔는지 전시하고 있었어요. 그것처럼 용성 조사 기념관을 만든다면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용성 조사님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과제는 독립이었지만, 지금 이 시대의 과제는 전쟁을 막는 평화, 남과 북의 통일, 기후 위기를 막는 환경 실천, 이런 것들이 되겠죠. 용성 조사님은 그 암울한 시기에 앞으로 대한민국이 엄청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희망을 제시했거든요. 3.1 독립운동을 일으킬 때도 대한제국 부흥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립 운동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래서 용성 조사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4.19 혁명도 일어나고 5.18 민주화 운동도 일어나고, 지금도 대한민국 수립 운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것은 1945년이지만, 아직 통일의 과제와 민주주의의 과제는 남아 있는 거죠.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전반기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과정이었다면, 후반기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념관이 과거의 기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용성 조사 전시관을 만든다면 이런 미래에 대한 부분도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은 다음에 다시 간담회를 갖기로 하고 스님은 서둘러 평화재단을 나왔습니다. 6시가 넘어 곧바로 성암아트홀로 출발했습니다. 유료 구독 기사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 기획한 인사이트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차에 오른 스님은 곧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동남아 답사가 끝나고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일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연 시작 15분 전에 성암아트홀에 도착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세미나에 온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한 분은 아트센터 직원이었습니다. 그분은 평소에 유튜브에서 즉문즉설을 즐겨본다며 언젠가 자신도 꼭 질문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늘 손들고 질문하시면 되죠.”

“저는 일을 해야 해서요. 다음에 오시면 꼭 제 질문도 받아 주십시오.”

“다음에 제가 여기 또 올 일이 있을까요?”

“한번 오셨으니 또 오실 일이 생길 겁니다. 그때는 꼭 제 질문도 받아 주세요.”

직원 분과 인사를 나누고 대기실로 가서 백성호 기자를 만났습니다. 기자 님은 오늘 대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스님은 아까 만난 직원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참, 여기 근무하시는 분이 질문하고 싶다고 하시던데요.”

“아, 그분 모셔서 마지막에 현장 질문을 해보라고 하면 좋겠네요.”

세미나 관계자들이 그 직원을 찾아 질문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다행히 대신 업무할 사람을 찾아서 그 직원 분도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7시가 되자 중앙일보 종교 전문 기자 백성호 기자가 먼저 무대로 나가 청중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반갑습니다. 중앙일보에서 종교 전문 기자를 맡고 있는 백성호입니다. 제가 올해로 기자 생활한 지 27년째입니다. 그중에 17년을 종교 담당을 했어요. 종교 담당을 하면서 참 다양한 종교인을 만났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아, 이분은 정말 고수다’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저 혼자 듣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오래전부터 이런 자리를 꼭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이어서 백성호 기자가 법륜스님을 소개하고 스님이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객석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오늘 세미나에는 2백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세미나를 신청한 사람 중 2백 명만 추첨해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1부는 ‘마음을 묻다’라는 코너로 백성호 기자와 스님이 ‘마음’에 대해 대담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자 님은 먼저 가톨릭 교구에 피정 취재를 갔을 때 관 속에 들어간 경험을 꺼내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마음공부를 어떻게 하는 걸까요?

“제가 관 속에 들어가 보니 바깥에서 어떠한 것도 관 안으로 가져올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어떤 것도요. 이제 죽었으니까 곧 이 몸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겠죠. 그러면 남는 건 마음밖에 없구나. 살아있는 동안 이 마음을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어떤 덩어리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마음공부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마음공부란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고 작용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공부를 왜 해야 하는 걸까요?”

“괴롭기 때문입니다.” (웃음)

“그럼 마음공부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괴로움이란 마음에 생긴 병입니다. 몸에 어떤 부위에 병이 나듯이 마음에 병이 난 거예요. 마음의 통증, 아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괴로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요. 슬픔, 외로움, 화, 짜증, 미움, 원망, 허전함, 초조, 불안, 근심, 걱정 등 이런 반응은 다 부정적 마음 작용입니다. 마음의 부정적 작용을 한 마디로 ‘괴롭다’라고 표현해요.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먼저 병원에 가서 어디에 병이 났는지 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병에 따라 치료를 하죠. 마찬가지로 괴로울 때도 마음에 어떤 부분이 고장이 났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공부의 첫 번째 단계는 내가 괴로운 상태라는 걸 인지하는 겁니다. 내가 아픈 상태라는 걸 알아야 병원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괴로움의 원인을 아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아픈지 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거예요. 세 번째 단계는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거예요.

그런데 병은 한 번 나아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런 원리를 알고 마음공부를 하면 됩니다. 마음공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사람들은 모두 자기 방식이 제일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죠. 방식이 서로 다를 뿐이지 원리는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마음에 대한 대담을 마치며 현장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 분이 손을 들고 ‘꿈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이어서 미리 선정된 질문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 불교의 가르침을 다른 사람에게 훈수를 둘 수는 있지만, 저에게는 잘 적용이 안 됩니다. 스님은 실제로 어떻게 괴로움에서 벗어나시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 ‘필연, 우연, 까르마’라는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 법륜스님이 불교에 귀의하지 않으셨다면 어떤 삶을 사셨을까요?

  • 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교사입니다. 아이들을 내면이 단단하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려면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요?

  • 가출한 아내와 딸이 5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같이 살아야 할까요, 이혼을 해야 할까요?

2시간 20분이 지나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자리에 일어나 스님이 인사를 하자 박수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백성호 기자와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오자 집으로 돌아가는 청중들이 인사를 건넸습니다.

“스님, 저는 대구에서 왔습니다.”

“저는 4개월 전에 남편과 사별했는데, 스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잘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성암아트홀을 나와 10시가 다 되어 정토회관으로 돌아와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 30분에 전국 법사단과 회의를 하고,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한 후 오후 내내 손님들을 만납니다. 저녁에도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더중앙플러스 인사이트 세미나 강연은 비공개 강연이기 때문에 지난달에 수행법회에서 있었던 즉문즉설을 내용을 추가로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회사일이 불공정하고 부당해서 마음이 힘듭니다.

“저는 위계서열이 뚜렷하면서 업무 소통 방식이 불공정하여 부당한 일이 많은 직장에서 동료와의 관계를 잘 처리해 나가기 힘든 자리에 있습니다. 저 스스로만 바라보며 일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동료들과 소위 ‘칼의 대화’를 해야 하다 보니 마음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제가 먼저 사과를 하면 다음에 일 처리를 할 때 일방적으로 잘못한 사람으로 낙인 되기 일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회사를 얼마나 다녔어요?”

“1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10년이나 회사를 다닌 사람이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도대체 머리가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웃음)

가령 어떤 직장을 한 달 다녀봤는데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 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묻는다면 경험 있는 사람이 알려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회사에서 10년이나 근무를 했는데, 아직도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10년이나 결혼생활을 해 놓고 결혼생활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한다거나, 애를 낳아 10살이 되도록 키워 놓고 애를 어떻게 키워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 그것은 자기가 자신을 욕하는 것과 같아요. 남들이 들었을 때 ‘도대체 머리가 있는 사람인가?’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누구나 어떤 일이나 상황 속에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요령이 생기잖아요.

‘저 사람은 토론을 하면 좀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대화하기를 좋아하는구나’

‘저 사람은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파악해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과는 같이 얘기를 좀 나눠주고,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가능하면 말을 적게 하고, 토론만 하면 자꾸 성질내는 사람하고는 가능하면 토론을 안 하면 됩니다. 그게 뭐가 어려워요? 산에 나무를 심어도 몇 번 심어 보면 ‘이 나무는 어떻게 심어야 되겠구나’ 하고 알 수 있게 되잖아요. 도끼를 써서 장작을 패도 처음에는 하는 방법을 몰라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지만 몇 번 해보면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 하고 요령을 터득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날 때 말하기 싫으면 말을 안 하면 되잖아요. 회사에서 나를 왕따시킨다고 괴로워하는데, 왕따시킨다는 말도 정확하게는 맞지 않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나를 왕따시킨다는 겁니까? 나와 말을 안 하면 내가 왕따가 되는 건가요? 나는 그 사람하고 말하고 싶은데 그 사람이 나와 말을 안 하면 왕따를 당했다고 내가 생각을 할 뿐입니다. 그가 어떻게 나를 왕따시킵니까? 이 세상에 어떤 사람도 나를 왕따시킬 수 없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들이 나와 말하기 싫어하면 말을 안 하면 되는 거예요. 나와 말을 안 하는 건 그들의 자유입니다. 내가 왜 그들의 자유에 참견을 해요?

인간관계는 몇 번 경험해 보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대로 처리해 주면 돼요. 직장 상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언을 해주는 걸 좋아하는 상사에게는 직언을 해주면 되고, 직언을 하면 성질을 버럭 내면서 싫어하는 상사에게는 적당하게 얘기해 주면 되죠. 비겁하게 거짓말을 하거나 낯간지럽게 아양 떠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 때때로 욕을 좀 얻어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적절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맡은 업무의 성격이 전체 직원들과 소통을 해야 되는 일이라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기 싫은 마음이 많이 올라옵니다.”

“처음 하는 일은 누구나 다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서툽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지적을 하면 ‘제가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좀 서툽니다. 좀 기다려주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할 줄도 모르면서 할 줄 아는 척하려니까 힘이 드는 겁니다.

처음에는 탐색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니 이것은 배우는 과정이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지금은 새로운 것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업무 파악이 잘 안 되면 ‘업무가 나에게 안 맞는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모르는 것이 많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어느새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욕심 때문에 괴로운 겁니다. 처음부터 일을 잘하려고 욕심을 내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겁니다. 나는 일도 잘 모르고 사람도 잘 모르니 바닥에서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해요. 모르면 묻고 틀리면 고친다는 자세로 한다면, 잘하지 못해도 괴롭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왜 못하냐?’ 하고 말하면 ‘제가 처음이라서 그렇습니다’ 하면 됩니다. 상대가 ‘들어온 지 몇 달이나 되지 않았느냐?’ 하고 말하면 ‘예, 저는 몇 달 가지고는 안 되네요’ 이렇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데 어려울 것이 없지요.

사람 사는 세상에 특별히 어려운 일이 있겠어요? 상대가 성질이 좀 고약한 사람이다 싶으면 ‘저 사람은 성격이 저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여러분들은 일을 안 하고 공짜로 월급을 준다고 하면 제일 좋아하겠지만, 뭘 좀 해야 월급을 주지 않을까요? 너무 잘하려고도 하지 말고 ‘월급 값은 한다’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문제를 좀 쉽게 풀어보려는 제 마음을 그동안 모른 척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스님께서 10년이 되었는데도 그런 것을 고민하고 있느냐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고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도 연구를 좀 하면서 사세요. 여러분들은 부부로 20년을 같이 살고는 남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님한테 물어요. 저는 그 사람하고 살아 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릅니다. 얼마나 웃기는 얘기예요.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분이 연구를 안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편은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연구를 해서 대응을 해야 되는데 ‘당신이 결혼할 때 뭐라고 약속했어?’ 이런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20년을 흘려보내는 거예요. 한마디로 탐구를 하지 않습니다.

항상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연구하고, 과거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됩니다. 이미 결혼해서 살면서 생긴 문제도 연구를 해야지, 옛날에 상대가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는지 아무리 얘기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돼요. 또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가 해석이 달라요. 그래서 늘 티격태격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 이야기는 아무리 해봐야 자기 좋을 대로 해석을 하기 때문에 항상 연구를 해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겠는지 연구를 해서 ‘이 정도 차이가 나면 안 사는 것이 낫겠다’ 하고 헤어지든지, ‘처음보다는 못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이익이 있으니까 맞추어 가면서 사는 것이 낫겠구나’ 하고 함께 살든지, 이렇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연구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재미있게 해 보는 겁니다. 어디를 구경하러 가더라도 여기도 쳐다보고 저기도 쳐다보고 하지 않습니까? 한 군데만 딱 보고 오지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연구를 좀 하면 특별히 어려울 게 없어요. 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니 마음을 적극적으로 내서 한번 해보세요.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면 됩니다. 처음부터 도망갈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데 항상 마지막 계책이 하나 남았잖아요. 도저히 안 되면 그만두는 계책이 항상 남아있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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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연구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재미있게 해 보는 겁니다."

2023-08-17 21:20:17

하트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법륜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속이 후련해집니다. 새로운 것을 배워나갈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연구하는 자세로 삶을 마주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법륜스님의 하루를 꾸준히 읽어서 지혜와 용기를 배우겠습니다. 법륜스님이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가르침을 주실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2023-06-02 13:32:33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3-06-01 11: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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