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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8일 출가열반 정진 4일째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 8시부터 미주정토회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사회를 마친 후 방송실로 이동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8일 출가열반 정진 4일째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삼일절 104주년 기념식이어서 8일 출가열반 정진 특별 법문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저께 법문에 이어서 부처님의 수행 과정에 대한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큰 용기를 내어 어려움을 딛고 출가를 하셨습니다. 출가해서 여러 스승을 만나서 그들의 가르침을 증득하고 그들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것이 해탈열반의 경지가 아님을 아시고 스승 곁을 떠나서 스스로 해탈열반의 경지를 증득하는 길에 나섰습니다. 오롯이 자기 내면에 집중해서 정진을 했지만 깨달음의 길은 잡힐 듯하면서 잡히지 않았습니다.
보통 우리가 어려움을 겪다 보면 자꾸 참게 되고, 이를 악다물게 되고, 그래서 몸과 마음이 매우 긴장이 됩니다. 보통 사람은 고통을 견디다 못해 중도에 포기하죠. 그러나 부처님은 ‘죽어도 좋다’ 하는 대결정심을 갖고 정진에 들어갔기 때문에, 어떤 고통이나 고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겨냈습니다. 경전의 기록을 보면 정진을 방해하는 욕망, 분노, 배고픔, 절망 등을 수행의 장애라고 보고, 거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경전에는 ‘내가 입에 문자풀을 물 것 같으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문자풀을 문다는 것이 서양식으로 말하면 ‘백기를 든다’ 하는 표현입니다. ‘내가 너에게 항복할 것 같으냐?’ 하는 뜻이죠.
고타마는 이렇게 참고 싸우면서 그 누구도 행해 본 적 없는 고행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동료들이 ‘어떻게 저렇게 정진할 수 있느냐’, ‘저 사람은 반드시 깨달음을 얻겠다’ 하면서 존경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고타마는 친구인 동시에 존경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럴 정도로 극심한 고행을 했습니다.
부처님은 출가하기 전까지 왕자로서 세상 사람들이 누리는 쾌락의 극치에 갔습니다. 출가한 이후에는 세상사람 그 누구도 행하기 어려운 고행의 극치까지 갔습니다. 욕망을 충족하는 극치에 이르러도 고뇌가 사라지지 않았듯이, 욕망을 억제하는 극치에 이르러도 역시 고뇌는 소멸되지 않았습니다.
욕망을 따라가서 즐거움을 느끼는 끝까지 가봤지만 거기에는 평화와 평안이 없었습니다. 그것처럼 욕망을 억압하고 억제하고 싸우는 것도 끝까지 가봤지만 거기에는 평화나 평안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돌아보니, 어릴 때 새가 벌레를 쪼아 먹는 것을 보고 염부수 아래에서 ‘왜 하나가 살기 위해서는 하나가 죽어야 할까? 함께 사는 길은 없을까?’ 하고 사색했던 그때보다도 명상이 깊지 못하고 마음이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골똘히 탐구하는 자세였지 이를 악다물고 싸우는 자세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통을 이겨내는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온통 긴장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깨달음이 이루어지지 않자 고타마는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출가하기 전에는 욕망을 따라갔는데 고뇌가 사라지지 않았고, 출가 후에는 욕망을 억제했는데 역시 고뇌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정반대의 길인데, 다시 살펴보니 또한 같은 길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같은 길일까요? 욕망이나 욕구에 대응하는 방식은 정반대였지만, ‘대응한다’ 하는 점에서는 똑같았습니다. 누가 나를 잡아당기면 거기에 끌려가거나, 끌려가지 않기 위해서 저항을 하게 되는데, 대응 방식은 정반대이지만 바깥 경계에 반응한다는 면에서는 같습니다.
‘아, 내가 욕망에 반응하고 있구나’
이렇게 자기 수행을 살펴보고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욕망에 반응하지 말자’하는 것입니다. 욕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연히 대응할 것이 없지만, 욕망이 일어나더라도 욕망을 욕망인 줄 알 뿐 그걸 따라가거나 억제하지 않는 겁니다. 욕망을 따라가거나 저항하지 않고 모든 의도를 놓아버리는 거예요. 좋고 싫고 하는 마음이 일어나도, 그걸 ‘하겠다’ 하든지 ‘하지 않겠다’ 하든지, ‘하고 싶다’ 하든지 ‘하기 싫다’ 하든지, 이런 대응을 일절 하지 않고 그냥 ‘욕망이 일어나구나’ 하고 알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욕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길입니다. 마치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듯이 욕망이 일어나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니까 욕망에 구애를 받지 않게 되는 거예요.
고타마는 이 새로운 길을 발견하자 욕망과 싸우는데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욕망을 따라가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는 편안한 상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다만 그것을 그것으로 알아차릴 뿐이었습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끌려가지 않고 그런 줄 알 뿐이고,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끌려가지 않고 그냥 그런 줄 알 뿐이었습니다.
육체에 집착해서 육체의 요구에 끌려갈 필요도 없고, 또 육신을 특별히 학대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육신은 성스러운 것도 아니고, 부정한 것도 아니고, 그냥 육신일 뿐입니다. 육신은 숨을 쉬고 먹어야 살 뿐입니다. 육신을 잘 먹이려고 할 필요도 없고, 굶기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부러 숨을 막고 죽을 필요도 없고, 일부러 숨을 과도하게 쉴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쉬어지는 대로 있으면 됩니다. 그렇게 되니까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편안해지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무런 의도를 하지 않으니까 저절로 편안해졌습니다.
그래서 고타마는 고행림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옷을 입어야 했기에 시신을 덮은 천을 하나 걷어서 자기 몸을 가렸습니다. 고행림을 나오니 앞에 강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몸을 씻었습니다. 더운물이나 찬물을 구한 것도 아니고, 향수를 찾은 것도 아니고, 마치 소나 개나 닭이 흐르는 물속으로 들어가듯이 그냥 물에 들어갔을 뿐입니다.
고타마는 너무나 오랫동안 굶었기 때문에 현기증이 나서 쓰러졌습니다. 물결에 떠내려가다가 강기슭에 드리워진 나뭇가지를 잡고 강기슭으로 기어올랐습니다. 그때 강가에는 소들이 와서 물을 먹고 있었고, 주변 마을의 한 소녀가 소젖을 짜러 강가에 나왔다가 쓰러진 수행자를 발견했습니다. 소녀는 집에 가서 우유에 쌀을 갈아서 넣고 유미죽을 끓여 와서 쓰러진 수행자에게 주었습니다. 고타마는 이 유미죽을 먹고 차츰 건강이 회복되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먹어야 된다’ 하거나 ‘먹지 말아야 된다’ 하지 않았고, 그냥 음식이 주어지니 먹었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고타마는 강 건너편 보리수 아래에 가서 마지막 정진을 했습니다. 그는 편안한 상태에서 선정에 들었습니다. 어떤 긴장이나 각오, 결심도 없이 편안하고 한가한 상태에서 오직 알아차릴 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에 대해서 다만 알아차릴 뿐이었습니다. 일어나면 일어나는 줄 알고, 머무르면 머무르는 줄 알고, 사라지면 사라지는 줄 알 뿐이었습니다. 가려움증이 일어난다고 긁지 않고, 또 가려움증이 사라지면 ‘사라졌구나’ 하고 알 뿐이었습니다. 긁지 않으니까 밖에서 보면 욕망을 참는 것 같았지만, 안으로 보면 아무런 참을 것이 없었습니다. 참을 것이 없으니까 긴장할 것도 없고 애쓸 것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상태에서 뚜렷한 알아차림이 유지됐습니다. 어떤 긴장도 없으니까 마음 깊이 무의식 세계에 존재하던 모든 욕망이 일어났습니다.
‘아, 과거에 이런 것이 있었구나. 내 속에 이런 것이 있었구나.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구나.’
과거로부터 쌓였던 모든 습이 욕망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걸 부정하거나 긍정하지도 않고, 따라가거나 억압하지도 않고, 그냥 물이 증발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듯이, 일어나는 대로 알아차릴 뿐이었습니다. 좋다든지, 싫다든지, 옳다든지, 그르다든지, 멈춰야 되겠다든지, 가야 된다든지, 아무런 의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뚜렷한 가운데 다생의 업장이 녹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습성이 올라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점점 마음이 맑아지고 밝아졌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마음속 아주 밑뿌리에 있는 세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고행을 했을 때는 각오와 결심을 통해 모든 욕망을 제어한 것 같았는데, 긴장을 풀어버리니까 아직도 욕망의 뿌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 세 가지가 경전에는 ‘마왕의 유혹’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마왕의 세 딸이 유혹하는 장면입니다. 세 딸이 부르는 유혹의 노랫소리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꽃이 피고 새가 우니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의 몸을 보소서. 얼마나 젊고 아름답습니까? 당신도 젊은데, 수행은 늙어서 하고, 아름다운 이때를 같이 즐기소서. 당신이 이런 젊음을 즐기지 않고 혼자 숲 속에서 수행하다가 죽어버리면, 그게 이 세상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것은 우리 마음의 뿌리 속에 있는 욕구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고타마는 그 욕망을 따를 때 일시적인 기쁨이 오지만 그 본질은 곧 괴로움(苦)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습니다. 락(樂)의 과보는 고(苦)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습니다. 욕망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 욕망을 따라서 일어나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곧 괴로움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거기에 독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독이 든 것을 알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걸 먹을 리가 없죠. 그 내용을 경전에서는 ‘부처님께서 아름다운 여인을 손으로 가리키니 노파로 변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아름다운 마왕의 세 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잘 채색된 항아리에 똥만 가득 담은 것과 같구나’
채색된 항아리는 락(樂)을 상징합니다. 똥은 고(苦)를 상징됩니다. 이 말은 부처님이 락(樂)이 고(苦) 임을 알고 어떠한 욕망에도 흔들림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욕망을 참는 것이 아니라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분노를 극복하는 장면입니다. 경전에는 마왕의 군대가 공격을 했다고 나옵니다. 마왕의 자식들이 군대를 끌고 공격했다는 것은 생존의 위협을 뜻합니다.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 우리의 마음에서 분노가 일어나잖아요. 그러나 고타마는 아무런 분노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자비심을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그들의 화살이 붓다의 몸 가까이 오자 꽃으로 변해 떨어졌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분노가 사라졌다는 뜻이죠. 붓다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문제를 제기하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할 뿐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마왕이 부처님에게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이룰 수 있는 자재천왕(自在天王)의 자리를 주겠다’ 하고 제안하는 장면입니다. 마왕은 자재천왕의 자리를 내어주어서라도 이 욕계의 질서를 지키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고타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바가 없다’
자재천왕의 자리도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그러자 마왕이 말했습니다.
‘너는 열반을 증득하겠다고 하는데, 열반이라는 것은 말만 있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추구하다가 죽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오히려 나에게 의지해서 이 세상을 다스리는 전륜성왕이 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
당시 인도 사회에서 천하를 통일하는 전륜성왕이 된다는 것은 세속에서 최고의 꿈이었습니다. 이 제안은 태자 시절의 싯다르타에게는 하나의 이상이고 꿈일 수 있었겠지만, 수행자가 된 고타마에게는 아무런 의미 부여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마타는 이제 모든 유혹을 뛰어넘고 깨달음의 길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갔습니다.
고타마는 출가 후 최선을 다해서 정진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고 결과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죠.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고타마는 당시 사람들이 가르쳐준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서 갔는데도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게을러서 못 간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갔는데도 목표점에 이르지 못하자, 혹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점검했습니다. 안 된다고 좌절하거나 회의에 빠진 것이 아니라, 자기를 다시 되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쾌락의 길도 아니고, 고행의 길도 아니고, 두 길을 떠난 제3의 길인 중도(中道)를 발견했습니다. 부처님이 발견한 새로운 길은 바로 ‘중도’입니다. 고타마는 중도의 길을 따라 깨달음에 이르는 마지막 정진에 들어갔습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300배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무변심 법사님의 염불과 목탁 소리에 맞춰 각자 자신의 방에서 한 배 한 배 절을 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은 300배 정진을 마치고 모둠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 마음나누기를 이어나가고, 스님은 방송실을 나왔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곧바로 12시에는 상임천일준비위원회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2차 만일결사를 앞두고 조직 개편과 관련하여 세부적으로 더 점검해야 하는 내용을 논의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후 2시에는 필리핀JTS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여 작년 사업보고와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점검하고 승인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JTS, 국제연대팀, 여행팀에서 활동해 온 전임자들과 올해부터 새로 활동하게 된 신임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JTS에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력이 JTS이 배정이 된 것 같네요. 업무를 잘 배치하셔서 JTS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을 잘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업 계획 발표를 들은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로힝야 난민캠프에 가스버너 10만 개씩 2번, 20만 개를 지원했는데 고장이 나는 것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수리 센터를 개설하는 문제, 파키스탄 홍수 피해 구호 활동을 마무리하는 일, 튀르키예 지진피해 지원사업, 국내에서 취약계층을 돕는 일을 더욱 확대하는 문제 등 다양한 사업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마침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답사를 다녀온 박지나 대표님이 함께 자리해서 지진 피해 상황과 구호 활동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주거지입니다. 옷도 필요하고, 빵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절실한 것은 텐트를 주든지, 컨테이너를 주든지, 집을 빌려주든지, 아무튼 살 수 있는 집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진 이후 집값이 5배가 올랐습니다. 그래서 집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을 제외하고 가장 필요한 것이 속옷, 신발, 식량, 샴푸, 비누, 생리대과 같은 생필품이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의족과 의수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무릎까지 잘린 사람도 많았고, 허벅지까지 잘린 사람도 많았어요. 혹시 한국에서 의족과 의수를 대량으로 제작해서 전달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사 보고를 듣고 나서 스님이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의족과 의수는 천 개라도 신속하게 지원하겠습니다. 빨리 지원해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운송료가 많이 들더라도 항공편으로 보내는 게 좋겠어요.”
박지나 대표님은 현지 구호의 어려움도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구호품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의 승인 하에 지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NGO 단체의 접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재난관리국(AFAD)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구호 단체들과 지원 방안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고, 그래서 몇몇 신뢰할 만한 현지 단체들을 방문해서 논의를 한 후 돌아왔습니다.”
박 대표님과 함께 동행한 상근활동가는 현장에서 받은 감동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박 대표님과 함께 답사를 다녀보니 JTS는 정말 절약해서 다니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런데 주위에 다른 구호단체들은 작은 일을 하고도 엄청 뻥튀기를 해서 홍보를 많이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JTS의 이런 면모가 세상에 더 알려지면 좋겠는데 홍보에 대한 투자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스님은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다른 단체가 어떻게 하느냐는 그들의 문제예요. 우리는 우리 식대로 꼭 필요한 곳에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어려운 조건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웁시다. 100만 불이 들어도 꼭 지원을 하겠습니다. 계속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건물이 무너지다 보니까 팔다리가 잘린 사람들이 정말 많나 보네요. 에휴...”
가능한 한 빨리 지진 피해 구호 활동을 시작하기로 하고 JTS 사업 논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국제연대팀에서 동남아 NGO 활동가들과 어떻게 연대활동을 이어나갈 것인지 발표한 후 마지막으로 여행팀에서 인도 성지순례, 동북아 역사기행, 국내 여행사업 등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발표했습니다.
지난 3년을 평가해 보니 자원봉사자에 의해 모든 사업이 운영되는 특성상 인력 부족과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활동가들 모두 충만해 있었습니다. 스님은 활동가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올해에도 자신의 맡은 직분에 충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모든 활동가들이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간담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정토회관으로 돌아와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미국JTS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하고, 8일 출가열반 정진 5일째 법회를 한 후, 오후에는 공동체 법사단과 회의하고, 정토회의 교육과 연수를 담당하는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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