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2.4 제1차 만일결사 회향식
“어느덧 만일이 지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제10차 천일결사를 회향함과 동시에 30년 동안 달려온 만일결사를 회향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스님은 평소와 다름없이 새벽 5시 정각에 1만 일째 천일결사 기도를 한 후 회향식에 참석했습니다. 오전 1부에서는 10차 천일결사 회향식을 하고, 오후 2부에서는 30년을 회향하는 만일결사 회향식을 했습니다. 8천 명이 넘은 천일결사 입재자들이 각자 자신의 방에서 온라인으로 회향식에 참여했습니다.

“회향식 생방송 시청 시 많은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 김병조 선생님의 안내 멘트와 함께 9시 20분에 타종, 예불, 반야심경을 하며 10차 천일결사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극복하고 바로 이 땅에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1993년 3월 8일에 시작한 만일결사가 오늘 2022년 12월 4일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시는 스승님이 계셔서 감사하고, 나를 비추는 도반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길벗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정효정 님이 ‘내 마음의 부처’라는 찬불가를 부르며 회향식의 문을 활짝 열어 주었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 백일의 약속 활동 보고를 듣고, 지난 100일간의 발자취와 지난 1000일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지난 천일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모두의 노고에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다음은 천일을 하루 같이 기도한 분들의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천 일을 한결 같이 기도하신 분들입니다. 국내외에서 117명이 수상을 하였는데요. 현장에 참석한 18명이 대표로 수상을 받았습니다. 비록 시간을 지키지 못했지만 천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한 분 476명은 화면으로 소개를 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3년 동안 열심히 활동하신 분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을 비롯하여 지원국장, 팀장, 지부장, 지회장, 지원팀장, 통일특별위원회 임원들까지 90명의 인원이 무대에 모두 올라와 인사를 했습니다.


다음은 정토행자상 수상식을 했습니다. 올 한 해 동안 각 부분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신 분이나 단체에게 영예로운 정토행자상을 수여했습니다.

정진상은 청년에게 맞는 정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꾸준히 진행해 온 청년특별지부 연수팀, 포교상은 온라인 불교대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안착시킨 조성숙 법회팀장, 통일상은 새터민들을 가족처럼 오랜 시간 챙기며 봉사해 온 한선화 님, 복지상은 미혼모 단체와 행복시민모임을 연계하여 지역사회 복지 증진에 힘써 온 박주선 님, 환경상은 다문화인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와 분리수거를 꾸준히 실천해 온 안산다문화센터와 삼별단, 환경학교, 기후학교 등 다양한 환경 프로그램과 영상 콘텐츠를 생산해 온 손승희 님, 특별상은 온라인 정토회 전환 이후 다양한 생방송 업무를 지원해 온 영상미디어팀, 보시상은 일상적으로 베푸는 실천을 꾸준히 해 온 윤광천 님이 수상을 하였습니다.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와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행자 대상을 발표하고 수여했습니다.

“정토행자 대상 수상자는 국제지부 김순영 님입니다.”

김순영 님은 온라인 정토회 개편과 동시에 세계 전법을 목표로 국제지부장 소임을 맡아 일요명상, 영어강연, 영어불교대학 등 외국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2차 만일 세계 전법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스님은 대상 수상자에게 상패와 함께 꽃다발과 인도 성지순례 참가 티켓을 부상으로 수여했습니다.


수상자 모두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무대를 내려왔습니다.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도반들이 있어 참으로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제10차 천일결사 회향 법문을 했습니다.

“정토행자 여러분! 오늘은 기쁜 날이기도 하고, 약간 섭섭한 날이기도 하고, 약간 시원한 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세 가지 날이 겹쳤습니다. 제10차 백일기도를 회향하는 날이고, 제10차 천일결사를 회향하는 날이고, 제1차 만일결사를 회향하는 날입니다.

정토회는 수행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토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러분이 만약 수행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의 삶이 후회와 원망으로 남게 됩니다. 수행을 기초로 해야 자식이 부모를 원망하지 않게 되고, 남편과 아내가 배우자를 원망하지 않게 되고, 부모가 자식을 원망하지 않게 됩니다. 수행이 되어야 배신감이 안 일어나고 후회가 없습니다. 수행이 기초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 세상 사람으로부터 훌륭하다고 인사를 들어도 마음에 섭섭함이 생겨서 원망하게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상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토회가 정토회 회원을 이롭게 하지 않는다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이롭게 하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나를 이롭게 하는 방법

나를 이롭게 한다는 게 무엇일까요? 잘 먹여주고, 잘 입혀주고, 잘 쉬어주고, 이런 것이 나를 이롭게 하는 게 아닙니다.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정진하는 것입니다. 수행정진이 안 되면 자기가 누군가를 좋아했거나 자기가 누군가를 보살폈거나 할 때 섭섭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어요. 부모가 자식을 키워도 자식이 부모 마음에 안 들면 섭섭해지는 게 사람의 마음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섭섭해지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자기가 먼저 좋아해 놓고 그 사람을 원망하게 되고, 자기가 낳아서 길러놓고 자식을 원망하게 되고, 자기를 낳고 키워준 부모를 원망하잖아요. 이보다 인생에서 더 불행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즉문즉설을 해보면 부모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나를 낳고 키워준 내 부모를 내가 원망한다는 것은 부모가 나쁜 사람이라는 얘기 아니에요? 그럼 나쁜 사람의 자식이 어떻게 자기 긍정을 가질 수가 있겠어요? 자기가 낳아서 키운 자식을 자기가 미워한다면, 도대체 이건 누구 책임이라는 거예요? 자식이 문제가 있다면 다 내 책임이지 누구 책임이겠어요? 이 세상에 수많은 남자, 수많은 여자 중에 내가 선택해서 같이 살아놓고 그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한다면 그건 누구 욕이에요, 자기 욕 아닐까요? 자기가 그 사람을 잘못 봤으면 자기 눈이 어두웠던 것이 아닐까요?

미움과 원망이 일어나는 이유는 수행적 관점이 안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남이 나를 사랑해주고, 남이 나를 도와주고, 남이 나를 이해해주고, 이렇게 남으로부터 얻는 것이 복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움과 원망이 생기는 거예요. ‘자식을 낳아서 키우면 뭐 좀 잘 되겠지’, ‘부모님이니까 뭐 좀 도와주겠지’, ‘이 사람하고 만나서 살면 좀 도움이 되겠지’ 이런 관점을 갖게 되면 결국은 상대를 미워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그것은 개인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정토회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들 모두가 자기 발로 정토회에 왔잖아요. 내가 좋아서 결혼했듯이 자기 발로 와서 수행한다 해놓고 정토회를 원망하거나, 자기가 스승으로 모셔놓고 그 스승을 욕한다면, 어떻게 자기 긍정성이 생기겠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래서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해도 그건 남이 볼 때 좋은 일에 불과합니다. 각자 본인한테는 좋은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수행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자기 자신이라는 건 자기만 위하라는 게 아니라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거나 배신당했다고 하거나 섭섭해하거나 후회하거나 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런 거는 자기가 자기를 학대하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어떻게 사랑합니까? 자기도 사랑 못 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한다는 말이 성립합니까? 나도 나를 사랑 안 해주는데, 나도 나를 존중 안 해주는데, 이 세상 사람 누가 나를 존중해주겠어요?

내가 남으로부터 사랑받으려면 내가 먼저 나를 사랑해야 되고, 내가 남을 사랑하려면 내가 먼저 나부터 사랑해야 돼요. 사랑한다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고 자기를 괴롭히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이것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남을 위하는 일은 적게 해도 돼요. 너무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토회는 처음부터 수행을 기초로 해서 출발했습니다. 수행을 기초로 해서 남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게 항상 천일결사의 1번 목표였습니다. 이 목표는 2차 만일이 되든, 3차 만일이 되든 똑같습니다.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요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만 편안하면 된다는 것도 편견이죠.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나만 편안하면 된다는 것은 성격이 전혀 다른 거예요. 나의 무거운 짐을 먼저 내려놓아야 허리가 펴지고 고개가 돌려지고 옆도 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야 필요하면 남의 짐도 들어줄 수 있죠. 내 짐이 무거우면 땅만 쳐다보고 ‘남이 내 짐 안 들어주나?’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볼 수가 없습니다. 또 설령 고통을 본다 해도 내 짐이 무거우니까 남의 짐을 들어줄 수가 없어요.

나를 위하는 길이 남을 위하는 길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절하는 게 수행이 아니에요. 절은 수행적 관점을 잊지 않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에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갖고 너무 들뜨면 안 됩니다. 항상 자기가 자기를 잘 간수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겸손하게 사는 것도 나를 위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것도 더 근원적으로는 결국 나를 위하는 길이에요. 나를 위하는 길이 남을 위하는 길이고, 나를 위하는 길이 평화를 가져오는 길이고, 나를 위하는 길이 환경을 보존하는 길입니다. 이런 관점을 분명하게 가져야 사상적 통일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야 비로소 ‘수행적 관점이 잡혔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은 중생이다 보니까 때로는 잠깐 남을 탓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금방 돌아와야 됩니다. 수행이 기초가 안 되면 나중에 삶을 후회하게 됩니다.

‘자식을 그렇게 힘들게 키웠는데 괜히 낳아서 키웠다’
‘부모를 그렇게 봉양했더니 유산은 다른 자식한테 줘버렸다’
‘정토회에 와서 이렇게 봉사를 했는데 시간만 낭비했다’
‘그렇게 믿고 따랐는데 죽어서 가보니 천당도 없더라’

이런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이에요. 그렇게 열심히 교회 다니고 절에 다니고 했는데 천당에 가봤더니 스님도 와 있으면 얼마나 기분 나쁜 일입니까? 이렇게 후회를 하는 것은 수행이 아니고, 자기를 사랑하는 길도 아니에요. 물론 저는 여러분들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원해요. 그러나 그보다 더 제가 여러분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기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 행복, 자유라는 용어가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오는 용어와 그 의미가 달라서 늘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은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져서 기분 좋은 것이 아니에요. 불교에서 말하는 자유는 뭐든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에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을 추구하면 내 마음대로 안 될 때 필연적으로 속박을 받게 됩니다. 원하는 게 이루어져서 행복하다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필연적으로 괴로움이 발생합니다. 결국 윤회의 세계 안에 있는 거예요.

부처님이 말씀하신 열반과 해탈이란 윤회를 벗어난 지속 가능한 행복과 지속 가능한 자유를 뜻합니다. 설령 윤회 안에 있더라도 지은 바 인연이 있다면 과보를 달게 받는 겁니다. 내가 그것을 추구했다면 그에 따른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수행이에요.

여러분들이 천일 동안 매일 시간을 지키고 수행을 했다는 건 수행적 관점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표현해주는 말이에요. 시간은 매일 지켰는데 관점을 놓쳤다면 그건 형식주의에 빠진 겁니다. 설령 어쩌다가 시간을 놓쳤다고 하더라도 수행적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를 할 때는 제일 먼저 수행적 관점을 잡는 수행문을 읽는 것입니다.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이 나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라는 관점을 잡는 거죠.

어떤 분이 ‘회향하면 기도를 안 해도 됩니까?’ 하고 물었는데, 저에게는 그 질문을 한 사람이 꼭 남의 집에 일을 해주러 가는 사람 같아 보였어요. 수행이라는 것은 천일결사를 회향하고 안 하고 이런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매일 나를 위해서 세수하고, 내 육신을 위해서 밥을 먹듯이, 남이 보든 안 보든, 상을 주든 안 주든, 회향을 했든 입재를 했든, 관계없이 나를 위해서 매일 해 가는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수행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렇게 입재식도 하고 회향식도 하는 거예요. 그러니 오늘 천일결사를 마치면서 ‘내일부터 이제 아침 기도 안 해도 되나?’ 이런 생각을 하시면 안 돼요. 회향식과 입재식은 매일 기도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날짜를 계산할 때 회향하고 나서 이번 기간은 천일결사 기간에서 빠진다는 차이밖에 없습니다.

제2차 만일결사 제1차 천일결사가 시작하는 3월 19일까지 꾸준히 정진해 나가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지난 3년 동안 여러분들이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것에 대해서 그 노고를 치하하며 다시 한번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사홍서원으로 10차 천일결사 회향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을 가진 후 오후 1시부터는 지난 30년을 마무리하는 제1차 만일결사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지난 30년 간 정토회에서는 정말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정토회의 역사를 담은 ‘만일 간의 발자취’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 길을 함께 가는 수많은 정토행자들이 있어서 지금의 정토회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불심 도문 큰스님께서 정토회 만일결사 회향에 맞추어 해주신 축원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법문이 끝나고 만일결사를 회향하며 경남지부 메조소프라노 이지영 님이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다음은 ‘만일의 기적을 이룬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각 파트별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 정토회가 성장되어 왔는지 그 모습을 영상으로 만나 보았습니다. 먼저 중앙사무처를 비롯하여 서울제주, 대구경북, 부산울산, 강원경기동부 지부가 성장해온 모습을 시청했습니다. 작은 법회, 작은 법당 하나가 소중했던 시절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이어서 대구경북지부에서 오늘의 기쁨을 축하하는 풍물 공연을 신명 나게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은 해외, 대전충청, 경남, 광주전라, 인천경기서부, 그리고 청년과 불교대학의 만일을 만들어 온 사람들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

기적을 이룬 사람들의 모습은 화면 속에 계속 이어졌습니다. 세상을 맑히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사회공헌 단체들의 만일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 JTS, 평화재단, 좋은벗들, 에코붓다가 30년 동안 걸어온 길을 보니 한 분 한 분의 역사가 우리 모두의 역사라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이어서 정토사회문화회관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봉사자들로 구성된 보리수팀의 축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와 멀티미디어센터가 만일 동안 걸어온 길을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만일이 많은 분들의 노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정토회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시작했습니다. 알아주는 이 또한 아무도 없었습니다. 빨간 장판이 깔린 홍제동 법당은 법당 같지 않았고, 난지도에서 주워온 나무와 비닐로 지은 용두리 법당, 나무 피죽을 덕지덕지 붙여 만든 문경수련원은 움막 그 이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진실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불교 중흥과 민족중흥의 서원을 굳게 세운 눈 밝은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 쉽지 않은 길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한 수많은 정토행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정토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다음은 특별 공로자에 대한 시상식을 했습니다. 100번의 백일기도와 10번의 천일기도를 회향하고 어느덧 한 세대라고 할 수 있는 30년 정진을 회향하는 날에 이르렀습니다. 먼저 지난 만일 동안 공로가 많았던 분들에 대한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공동체에 들어와서 청춘을 바쳐 20년 이상 활동을 해오고 계신 분, 그에 준하는 활동을 했지만 중간에 그만두신 분, 대중 속에서 20년 이상 활동을 해오신 분, 그에 준하는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고인이 되어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없으신 분, 모든 분들의 얼굴이 영상 속에서 소개가 되었습니다. 공동체 법사단, 실무자 등 낯익은 분들의 얼굴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특별 공로자들의 명단이 화면 속에 지나가고, 스님이 무대에 올라와 한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방금 보신 영상에서 이름을 공개하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명단은 아직 공개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 분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토회 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거나, 연세가 드셔서 돌아가셨거나, 병으로 돌아가셨거나, 활동하는 중에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들의 왕생극락을 비는 해탈주를 독송하겠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해탈주를 독송한 후 시상식을 이어나갔습니다. 많은 공로자들이 있지만 그중에 오늘 회향식 행사장에 직접 오신 분들을 무대 위로 모시고 기념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유정길, 박석동, 김정님, 이수진, 노재국, 홍정혜, 유영진, 김휘숙, 이연순 9명이 객석에서 무대 위로 올라오자 스님이 직접 한 분 한 분이 어떤 공로가 있는 분들인지 소개해 주었습니다. 소개할 때마다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다음은 특별히 공로가 많았던 다섯 분에게 법륜 스님이 직접 상을 수여했습니다.

유수 스님은 청년, 대중, 지역 등 각 분야의 인력 사업을 개척하고, 사람들이 활동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장소인 정토회관, 문경수련원, 선유동연수원, 정토사회문화회관 등의 모든 불사를 책임지고 진행한 공로가 인정되어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재법사님은 첫 번째 대중 재가수행자로서 가장 오래된 대중법사이고 대중이 정토회의 주체로 자리 잡는 데에 초석이 되어준 공로가 인정되어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권영선 님은 초기부터 정토회의 사회 실천 방향을 잡고, 최근에는 사료편찬특별위원회와 공보실을 만들어 정토회 역사를 정리하고 지원한 공로가 인정되어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박지나 님은 북한 어린이를 지원하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 세계 곳곳에서 위험한 긴급구호 현장을 누비며 구호활동을 한 공로가 인정되어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원주 님은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JTS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현지인들조차 접근하기를 꺼리는 분쟁 지역을 개척한 공로가 인정되어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다섯 명에게 상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정토회에서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 분들이기에 수상 모습을 지켜보는 대중들의 눈시울도 붉어졌습니다.

다음은 만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한 분에게 ‘만일정진상’을 수여했습니다. 1-1차부터 기도를 시작한 한혜자 님, 1-2차부터 기도를 시작한 마경숙 님, 두 분을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오늘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 외에도 30년 동안 정토회를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었습니다. 앞으로의 30년도 계속 함께해 나갈 모두에게 큰 박수를 치며 특별 공로상 시상식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만일결사 회향 법문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살아있는 기념으로 감사기도를 했더니 어느덧 백일이 되어 백일 회향을 하고, 어느덧 천일이 되어 천일 회향을 하고, 어느덧 만일이 되어 오늘 만일 회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기념으로 하루에 한 번

만일이라고 하면 까마득히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산 기념으로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루에 한 번만 기도를 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 만 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한 두 분처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모두가 아침에 눈 뜨고 바로 기도를 하지 않은 날이 많았던 걸 보면 살아있는 게 별로 감사하지 않았나 봐요? (웃음)

살아 있는 게 감사하지 않으니까 다른 일을 먼저 했겠죠. 눈 뜨자마자 ‘아이고, 오늘도 살았네.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감사 기도를 한 시간하고 나머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매일 기도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번만 기도를 하면 그저 세월이 흘러 백일이 되고, 천일이 되고, 만일이 됩니다. 수행은 이렇게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일러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공로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만 갈래의 작은 계곡물이 모여서 하나의 큰 강물을 이루듯이 각 부분의 줄기들이 모여서 정토회를 이뤘고, 그 줄기마다 수많은 사람이 나뭇잎처럼 모여서 사업을 개척했습니다. 인도 JTS 사업에 참여한 봉사자들의 명단을 영상으로 보셨죠? 지난 30년 동안 인도에 가서 6개월을 근무하든, 1년을 근무하든, 3년을 근무하든, 10년을 근무하든, 근무한 사람들이 수십 명이나 됩니다. 이런 많은 분들이 교대로 근무했기에 오늘의 정토회가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사람들의 공로를 잊지 말고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역사로 모두 기록되어야 그것을 보고 우리 후손들이 작은 일이라도 하려는 마음을 내기 때문입니다. 복을 준다거나 돈을 준다거나 명예를 주지 않고도 함께 솔선수범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마음을 낸다고 봐요. 오늘날 정토회가 여기까지 온 것도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누구는 시키기만 하고, 누구는 일만 한다면, 그 단체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먼저 시작한 사람들이 모범이 되어 힘닿는 데까지 함께 하는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 후대에도 이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구 환경 파괴를 막으려면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게 잘 사는 것이라는 가치관을 바꿔야 합니다. 많이 소비하지 않고도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절대로 새로운 문명의 길이 열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돈은 필요합니다. 물질적인 토대가 필요하니까 돈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죠. 그러나 돈보다 더 귀한 가치를 우리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구 환경도 살리고 분쟁도 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면서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인간의 문명은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당대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류문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가 만들어 놓은 작은 모델이 후대 사람들에게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씨앗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모델을 우리가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상황이 어렵다고 자꾸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거나 명예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결국 우리의 시도는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덩치만 크고 내용이 없는 종교단체나 사회단체로 전락하게 될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제가 그동안 노력해 온 보람이 없어질 것 같아요. 그런 걸 하지 않으려고 지난 55년 동안 불교에 입문하여 여기까지 왔거든요. 만약 정토회가 그렇게 가버린다면 제가 노력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단체의 규모가 커지는 것보다는 작더라도 미래 사람들에게 뭔가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원이 굳건해야 합니다. 용두리에서 비닐하우스 치고 살 때는 가진 게 없으니까 저절로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진 게 있는 가운데 검소하게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이때 원이 굳건하지 못하면 어느새 변질이 되게 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변화된 사회에 어느 정도 적응해 가면서 원칙을 지키는 길을 찾아야 어쩌면 더 오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오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또 다른 대안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일차적 대안이라도 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죠. 그런 측면에서 1차 만일결사는 실험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성과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실험이 실패하지 않았고, 절반은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차 만일을 딛고 2차 만일을 향해

이것을 기반으로 해서 2차 만일결사부터는 조금 더 정교하게 준비하여 좀 더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30년 전에 처음 시작할 때는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적어서 아이디어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니까 중지를 모은다면 2차 만일결사를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출발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오늘 1차 만일결사를 회향하면서 지난 만일 동안 참여한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는 2차 만일결사의 첫 계단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이 성과를 기반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해서 나가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가 2차 만일결사에 새로운 마음을 내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젊은 분들이 좀 더 마음을 내어 주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많으면 물러서라는 뜻이 아니라 젊은 분들이 새로운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로 위치를 바꾸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만일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제1차 만일결사 회향을 함께 기뻐했습니다.

다음은 만일을 회향하며 다시 새롭게 만일을 시작하는 정토행자들의 다짐인 ‘정토행자의 서원’을 다 함께 낭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축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부산울산지부에서 '지구별합창단'을 구성하여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다 함께 손에 손잡고 2차 만일을 새롭게 출발하자는 마음을 담아 ‘손에 손잡고’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이어서 법사단장인 무변심 법사님이 닫는 인사를 했습니다.

“특별 공로상을 받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 기뻤습니다. 제가 상을 받는 것보다 더 감사했어요. 그 공로를 알아주는 스님이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정말로 상을 받아야 할 분이 받은 것 같아요. 이 자리에 계신 한 분 한 분이 다 고생을 하셨지만, 오늘 특별 공로상을 받은 다섯 분이 상을 받은 것은 너무 기쁩니다.

특별히 공동체 성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법사단이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박수도 받고 격려도 받지만, 공동체 성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들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저희들의 뒤에 가려서 그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힘들어서 중간에 활동을 그만두신 분들도 많았어요. 저희가 가진 품이 작고, 치기 어린 마음에 너무 원칙만 내세우다 보니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회향식을 그분들이 다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초기에 대중부가 자리를 잡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고가 많았던 공동체 실무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차 만일결사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왜냐하면 저희에게는 훌륭한 모델이 있기 때문입니다. 법륜 스님은 항상 같이 행동하셨지 혼자서 시키기만 한 적이 없으셨어요. 앞으로는 정토행자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 행복시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만일에도 벽돌 한 장을 얹는 마음으로 내년 3월 19일에 함께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객석에 앉은 많은 대중이 눈물을 보였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화이팅!'을 외치며 제1차 만일결사 회향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유튜브 생방송을 종료하니 오후 5시 30분이 훌쩍 넘었습니다. 스님은 1층 현관 앞에 서서 회관을 빠져나가는 정토행자들 한 분 한 분에게 악수를 건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8시 30분에는 일요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지난 30년 동안 해온 만일결사를 회향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평소처럼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35분 동안 명상을 한 후 실시간 채팅창에 올라온 소감을 스님이 직접 읽어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실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차를 타고 서울을 출발하여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차로 4시간을 달려 새벽 1시가 넘어서 두북 수련원에 도착한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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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스님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스님이 있었기에 정토회가 있었고, 대중이 있었기에 정토회가 있었고, 만중생의 은혜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저도 부지런히 일어난 것에 감사하며 하루에 1번 기도 하고 꾸준히 죽을 때 까지 해나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2-15 13:57:56

허현정

만일결사 축하드립니다~

2022-12-13 14:56:47

묘광(한인구)

잘 알았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2022-12-12 13: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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