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2.2 도문큰스님 만일결사 회향기념 법문, 금요 즉문즉설
“성향이 다른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나흘 동안 서울에서 일정이 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5시에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고속도로를 4시간 동안 달려 9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모레 예정된 만일결사 회향식 준비로 스님이 점검해야 할 문서들이 많았습니다. 오전에 보고 문서를 점검한 후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만일결사 회향기념 법문 녹화

만일결사 회향 법문을 사전에 녹화하기 위해 도문 큰스님이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큰스님을 마중한 후 지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3층 설법전에서 만일결사 회향 법문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정토회 법사단이 모두 자리한 가운데 먼저 정토회가 지난 30년 동안 걸어온 길에 대해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어서 대중이 삼배로 법을 청하자 큰스님이 설법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행자 여러분들은 쉽게 만나기 어려운 선지식인 법륜 스님을 만난 분들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되겠습니까?”

“아니요.”


“법륜 스님을 꽉 붙잡으세요. 꽉 붙잡아서 업장을 다 녹여서 문제를 해결하세요. 해결! 무슨 해결? 문제 해결! 자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과거에 지은 모든 업장을 녹이는 해결! 미래에 성불 인연을 짓는 해결! 법륜 스님을 선지식으로 해서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큰스님은 법륜 스님에게 보살의 모든 계법을 뜻하는 삼취정계를 수계 하였습니다. 계율을 스승으로 삼아 수행정진해야 함을 강조하고, 앞으로 큰스님을 이어서 정토행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수계할 자격을 부여하는 정계의식을 행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지난 만일 동안 수행정진을 해 온 정토행자들을 위해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정토행자들은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기 위해 서기 1985년에 비원 포교원을 시작으로 제1차 만일결사를 계유년 서기 1993년 3월 8일에 입재를 했습니다. 그 후 30년 동안 수행정진하여 임인년 서기 2022년 12월 4일에 만일결사 회향법회를 봉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만일결사 회향이 중생을 위한 회향이 되어지이다. 안으로는 온 겨레와 전 인류가 모두 함께 수행하는 보리 회향이 되어지이다. 밖으로는 조국의 남북통일이 성취될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세계 평화가 이룩되는 만반의 기초가 되어지이다.”


큰 박수와 함께 만일결사 회향 기념 법문 녹화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도문 큰스님을 배웅한 후 서초법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원고 교정을 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

5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먼저 지난주에 애광원과 요양병원에 농산물을 전달하고 온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연말연시에 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는 마음을 내어줄 것을 이야기한 후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융화가 되는 것이 어렵다며 어떻게 하면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성향이 다른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직관적이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성향입니다. 개인 사정으로 현재는 육체적 노동을 주로 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동료들의 성향이 저와 많이 다릅니다. 저는 직장에서 ‘착하고 순하게 행동하는 듯하지만 약간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상대방 말을 흘려서 듣는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가까이서 일하는 몇몇 동료가 너무 힘들게 합니다. 동료가 저에게 분노나 적대감에 가까운 패악질을 하는데, 아마 그 동료가 부모로부터 얻은 습관 같기도 합니다. 저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있습니다만 좀 힘듭니다. 이 갈등이 계속되면 제가 일은 잘하더라도 동료들과 융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일을 못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성향이 다른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정신이 건강하다면 누가 옆에서 욕을 하든 술을 먹든 뭘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그냥 지냅니다. 가끔 욕을 하고 싸우더라도 다음날이 되면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서두에 본인은 직관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자기 생각에 많이 빠져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옆 사람에게만 문제가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어요. 병원에 가 본 적이 있어요?”

“한 번 상담을 받으러 가 본 적은 있습니다.”

“신경정신과에 가서 먼저 정신 건강을 체크를 해보면 좋겠어요. 본인이 건강하다면 주위 사람들이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온갖 일이 다 생겨요. 날씨는 본래 추웠다 더웠다 합니다. 그런데 ‘더워서 못 살겠다, 추워서 못 살겠다 날씨가 왜 이렇게 변덕이 심하냐?’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겁니다. 이 세상에는 원래 온갖 성향의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질문자처럼 상대방의 성향을 문제 삼고 옳고 그름을 따지고 상대방이 문제라고 보는 사람을 보면 저는 ‘네가 문제다’라고 봐요.

먼저 본인을 스스로 점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스스로를 점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본인을 먼저 점검해보고 나에게 문제가 있으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요. 내가 나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을 고치겠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도 못 고치면서 자꾸 남을 고치려고 합니다. 남을 고치는 게 잘 안되니까 좌절하고 미워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나를 고친다는 관점을 가지면 다른 사람은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예요. 어떻게 나와 성향이 꼭 맞는 사람만 있겠습니까?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법적으로 격리를 시키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제재를 가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남을 문제 삼으면 안 돼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사상, 이념, 행동의 자유가 있어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남을 때리거나 성추행 하거나, 남에게 욕설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등 손해를 끼치는 행동은 법으로 제재를 해야 합니다. 그 외에는 더 이상 문제를 삼으면 안 돼요. 문제가 될 정도라면 법으로 정해야겠지요. 세상에는 술 먹는 사람도 있고, 담배 피우는 사람도 있고, 성질이 급한 사람도 있고, 느긋한 사람도 있고, 깔끔한 사람도 있고, 지저분한 사람도 있어요. 이런 건 법으로 규제를 못 합니다. 개인의 특성이기 때문이에요. 생활 태도, 생활 습관, 삶의 자세가 다른 건데, 누구를 기준으로 뭘 기준으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어요?

두 사람이 걸어가다 보면 앞사람이 뒷사람을 보고 ‘뭘 그렇게 꾸물거리냐? 빨리 좀 오지’ 이렇게 말해요. 뒷사람은 앞사람에게 ‘뭐가 그렇게 급해서 내달리냐?’ 이렇게 말해요. 사람은 다 다릅니다. 부부가 외출하면 남편은 문 앞에 나가서 ‘왜 빨리 안 나오느냐 ‘고 고함을 지르죠. 그런데 남편은 몸만 나가면 되는데 아내는 문단속도 하고 집안 정리도 하고 나와야 되니까 일이 많은 거예요. 상황이 서로 다른 겁니다. 남편은 아내가 늦게 나온다고 불만이고, 아내는 남편이 자기 혼자만 쏙 빠져나간다고 불만이에요. 상담을 해보면 서로 이야기가 완전 다릅니다. 남한과 북한도 입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남한과 미국이 최신 무기로 공격 훈련을 하면서 계속 협박하기 때문에 북한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요. 남한과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도발을 하니까 훈련을 안 할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옛말에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는 말도 있잖아요.

세상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은 주변 사람이 어떻게 해도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못 견디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병원에 가서 점검을 해보고 의사가 문제가 없다고 하면 문제 삼지 않는 훈련을 해나가야 합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면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어느 직장엘 가도 이런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어요. 스님이 되거나 신부가 되면 그런 일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단지 상황이 바뀔 뿐 본인이 가지고 있던 까르마 때문에 여기서도 부딪히고 저기서도 부딪혀요. 습관은 잘 안 버려집니다. 인간은 다양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자기를 점검해보라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 지금 질문자는 민감하고 약간의 과대망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점검을 해보고 이상이 없으면 좋은 일입니다. 이상도 없는데 제가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고 기분 나빠하지는 말고요. 또 이상이 있다고 하면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

만약 이상이 없다고 하면 이런 관점을 연습해보세요. 화단에는 각각의 꽃이 모양도 다르고, 빛깔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종류도 다른 여러 가지 꽃들이 어울려서 조화를 이룹니다. 그처럼 세상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풍요로워져요. 다양할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전부 똑같은 사람만 있으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없잖아요. 마치 우리 몸이 하나의 세포에서 여러 가지 세포로 분화되어 다양한 역할을 하듯이 말입니다. 달라야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나하고 똑같은 사람만 있는 게 꼭 좋은 게 아니에요.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는 관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자신의 관점에서 저를 적대하니까 그게 힘듭니다.”

“네, 그게 인간입니다. 인간은 원래 다 자기 생각만 합니다. 그래서 부부도 싸우고 부모 자식 간에도 싸우는 거예요. 여야도 싸우고 노사 간에도 서로 양보를 안 하잖아요.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고요. 다 자기가 옳고, 자기가 억울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죄를 지었으니 감옥에 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갇혀보니까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12명이 함께 사는 감방에 수감됐는데, 12명 중에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억울하구나’ 하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전에는 교도소에 가면 ‘여러분들이 잘못을 저질렀지만 참회를 하고 새로운 삶을 살면 새 사람이 될 수 있다'라고 법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재소자들은 자기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법문이 귀에 들어오겠어요? 요즘은 그렇게 법문을 안 합니다. ‘여러분들 다 억울하시지요?’ 이렇게 법문을 시작하면 너무 좋아해요. 세상이 자기 뜻대로 안 되니까 다들 억울한 겁니다.

질문자는 자신을 ‘직관적이고 논리적이다’ 이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자기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직관적이라는 게 위험한 거 에요. 딱 보면 안다는 거잖아요. 이것보다 위험한 게 어디 있어요? 사람을 딱 보고 ‘도둑놈이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위험합니까? (웃음) 그러니까 사람을 볼 때 조금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지켜봐야 해요. 너무 단정적으로 보면 안 됩니다.”

“스님 말씀 중에 길을 걷는 두 사람이 앞과 뒤에서 서로 불만을 이야기하듯이 자기 관점만 이야기하지 않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질문자가 잘못했다는 건 아니에요. 질문자는 질문자의 관점에서, 상대방은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관점을 따라가라는 게 아닙니다. 상대방과 내가 서로 다르다는 관점을 가지면 미움이 없어집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보고 ‘저런 사람도 있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스님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은연중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이 감성적인 것에 비해서 잘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감성적인 다른 사람에 비해 이성적인 내가 더 잘났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서로 다른 것일 뿐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어요. 누구나 다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성이 조금 더 발달한 사람이 있고, 덜 발달한 사람이 있을 뿐이에요. 다른 동물과 비교해보면 사람들 간의 차이는 미미합니다. 다만 사람들끼리 비교하면 이성의 발달 정도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날 뿐이에요. 이성적인 정도를 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과 임신한 기간 동안 저와 남편이 어떤 기도를 드려야 할까요?
  • 4년간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지고 내년 시험을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후원을 받는 입장이니 감사한 마음을 내어야 하는데 엄마가 지인의 자식 자랑을 이야기하는 걸 듣기가 힘들어요.
  • 한때 부족했던 경제금융 관념과 집안 사정으로 인해 몇 천만 원의 빚을 졌습니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네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어려운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 준 질문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어떻게 교훈으로 삼아야 할지 정리해주었습니다.

“네 명의 질문자들이 한 이야기가 모두 다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들입니다. 우리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만 나에게 해당되는 정도가 크고 작은 차이는 있을 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네 분의 이야기는 네 분의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인생에 다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교훈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내일은 오전 7시부터 결사행자회의를 하고, 10시에는 경전대학 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생방송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평화재단 통일의병 신임 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손님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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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감사합니다

2022-12-26 00:32:47

보각

저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녀왔는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성향이 조금 더 있을 뿐이다.. 생각이 돌이켜지네요. 저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걸 붙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성향이 조금 더 있구나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2022-12-14 14:42:10

정토회

감사합니다

2022-12-10 18: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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