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9.10. 델리 ▶ 한국 귀국 ▶ 필리핀으로 출국
“아무리 바빠도 절대빈곤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늘 위 비행기 안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어젯밤 8시 40분에 델리 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밤새 하늘 위를 날라 한국 시간으로 오전 7시 1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창밖으로 구름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 스님은 곧바로 입국 수속을 밟고 공항을 빠져나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스님은 각종 보고 문서와 서류들을 점검했습니다. 스님이 해외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 보고 문서들이 두껍게 쌓여 있었습니다.

해외 입국자는 24시간 이내에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아야 해서 곧바로 서초구청 선별진료소로 향했습니다.


선별진료소가 문을 여는 오전 9시에 PCR 검사를 한 후 서초동 정토회관에 도착해 짐을 풀었습니다.

12시부터 손님이 찾아와서 오후 내내 대화를 나누다가 오후 4시 30분에 정토회관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내일부터는 필리핀JTS 사업장을 방문하는 일정이 시작됩니다.

출국 수속을 밟은 후 저녁 7시 40분에 필리핀 마닐라를 향해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스님은 틈틈이 업무도 보고 휴식도 취했습니다.


비행기는 3시간 동안 하늘 위를 날라 필리핀 현지 시간으로 밤 10시 15분에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수속을 밟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필리핀JTS 이원주 대표님을 비롯하여 필리핀정토회 회원들이 스님 일행을 반갑게 마중해 주었습니다.

스님 일행은 이원주 대표님 댁과 이규초 거사님 댁으로 분산하여 이동해 하룻밤을 잤습니다. 이원주 대표님 댁에 머문 일행들은 추석을 맞이하여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도 함께 삼배를 하며 반가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얼굴을 뵙네요. 반갑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인도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이동하는 일정이 이어진 날이었습니다.

스님은 지난 8월 29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JTS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6월 28일, 스님이 정토불교대학 복지 특강에서 법문한 ‘불교와 복지, 그리고 JTS의 활동’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절대빈곤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

“불교와 복지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부처님께서 어리석은 자를 깨우치고,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의 길을 열어준 것도 엄밀히 말하면 복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까 물질적으로 베푼 것은 아니지만, 부처님을 믿고 따르던 수닷타 장자와 같은 재가 수행자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늘 어려운 사람을 도왔어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 마지막 유훈에도 정말 불자라면 배고픈 자를 배부르게 하고 병든 자를 치료하고 가난한 자를 돕고 외로운 자를 위로하라고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정토회는 산하에 ‘JTS’라는 구호단체를 설립했습니다. 단체 이름이 ‘Join Together Society’인데 약자로 JTS라고 합니다.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만나(JOIN), 각자가 가진 것을 내어놓아 인종, 종교, 민족, 성별, 사상, 이념에 관계없이 작은 힘이나마 함께 모아(TOGETHER), 일해 가고자 하는 모임(SOCIETY)입니다. 이런 취지를 담은 JTS의 설립 이념이 세 가지입니다.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때에 배워야 합니다.

인도의 불가촉천민들을 돕는 인도JTS

JTS는 기아 질병 문맹퇴치 기구로 유엔에 등록되어 있으며 국제적인 활동을 합니다. JTS가 첫 번째 사업을 시작한 곳은 인도입니다. 1991년도에 제가 인도 캘커타에 갔을 때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의 너무나 비참한 모습을 목격했어요.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절대빈곤에 처한 아이들을 지원하는 일을 늦추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인도는 아직도 계급 차별이 심합니다. 부처님께서 6년 고행하신 전정각산 아래에는 불가촉천민이 모여 사는 마을이 15개가 있어요. 그곳에 학교가 없어서 1993년에 학교를 지었고, 내년 1월이면 개교 29주년이 됩니다. 학교를 설립할 당시에는 마을에 결핵환자가 30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약을 지원하고 관리를 해서 1년에 결핵환자가 4명 정도만 발생할 정도로 결핵 퇴치가 거의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출산을 하다가 아기가 죽는 경우가 빈번했고 산모가 죽는 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유아 사망률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추었어요. 마을 개발 사업의 하나로 주택개량사업과 식수 공급을 위한 핸드펌프 설치를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JTS에서 지은 학교는 100% 무료 교육입니다. 그래서 마을에 학교가 설립되기 전에는 100% 문맹이었는데 지금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문맹이지만 15세 이하는 문맹률이 0%입니다. 인도에는 아직도 문맹률이 높은 편이라 문맹률이 낮은 마을로 선정돼서 표창을 받기도 했어요.

필리핀 민다나오 원주민들을 돕는 필리핀JTS

필리핀 민다나오에도 JTS에서 설립한 학교가 있는데요. 2002년도에 제가 막사이사이상을 타면서 그 지역 가톨릭 주교님과 인연이 되었어요. 그 주교님께 도움을 얻어서 민다나오 원주민과 무슬림 지역에 학교를 지어주는 일을 한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자그마한 학교를 50여 군데 지었어요.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학교도 네 개 지었습니다. 원주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피스홀을 짓기도 했고, 무슬림 반군 본부에 가서 사령관을 만나 그 지역에서 가장 열악한 곳에 학교를 짓기도 했습니다.

농업기술센터도 지어서 개발원조를 하려고 하는데 아직 농업기술을 가르치고 훈련시킬 정도의 인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JTS는 사람을 고용해서 사업을 하지 않고 100%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도 월급 받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분야는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보니 운영을 하기가 좀 어려워요. 학교도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를 구하기는 그나마 쉬운데 병원은 의사를 자원봉사자로 구하기가 무척 어려워요. 월급 안 받고 일하겠다는 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100% 자원봉사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다 보니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 이런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은 은퇴할 나이가 되면 계속 돈만 벌려고 하지 말고 10여 년 정도는 자신의 재능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외에 아프가니스탄에서도 4년간 난민 지원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어느 교회 선교사들이 탈레반에 피랍되면서 한국인들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전부 강제 철수당했습니다. 파키스탄에 지진이 났을 때도 지원을 했고, 미얀마에 홍수가 났을 때도 지속적인 지원을 했어요. 인도네시아에 쓰나미와 지진 피해가 생겼을 때도 지원활동에 나섰고, 스리랑카에 쓰나미가 났을 때도 지원을 했고, 캄보디아와 라오스에도 학교를 지었고, 몽골에 한파가 왔을 때도 지원을 했습니다. 특히 필리핀에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큰 피해가 났을 때는 마라붓에 교실 80칸을 긴급하게 보수해주었어요. 이렇게 동남아시아에 주로 지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티에 지진이 났을 때는 중남미까지 간 적이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주로 동남아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보다 JTS가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곳은 북한입니다. 1996년부터 3년 동안 고난의 강행군 시절에 북한 주민들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을 때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서 지원을 시작했고, 2018년과 2019년에도 대단위 식량 지원을 해서 기아 상황을 막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최근에 들려오는 소식은 코로나 방역과 유엔의 경제제재로 인해서 북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국경이 지금 완전히 폐쇄된 상태이고, 한국 정부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아서, 가슴이 아프지만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JTS에서는 모든 정치체제를 떠나서 굶어 죽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인도적 지원이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를 담아서 정토회에서는 하루 1000원 기부하기 운동을 하고 있어요. 이 수업을 듣는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민다나오 섬으로 이동하고, 이후 민다나오JTS 방문 일정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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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1년에 8천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는다고 합니다.
나부터 반성합니다.

2022-09-20 22:19:49

박금룡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때에 배워야 합니다.
잊고 있었던 가르침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글입니다.

2022-09-20 20:50:22

김민주

글 잘 읽었습니다 모든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22-09-20 20: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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