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6.24 농사, 금요 즉문즉설
“신념을 강요하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괴로워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비옷을 입고 밑밭으로 갔습니다.

비가 와서 좋아했더니, 비바람에 고추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밑밭은 사방이 트여 있어 햇볕이 잘 드는 반면, 바람에는 약했습니다. 스님은 쓰러진 고추를 바로 세워주었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그치고 구름 낀 하늘에 조금씩 파란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햇빛이 간간이 비쳤습니다. 비옷 안으로 땀이 흘렀습니다.

스님은 비옷을 벗고 계속 울력을 했습니다.


고추를 다 세우고 자란 가지를 수확했습니다. 수확을 하는 동시에 곁순도 따주었습니다.



빨갛게 익은 토마토와 알맞게 자란 오이와 애호박도 땄습니다.

한 바구니 가득 반찬거리를 수확했습니다.

호박 두둑에 그물망도 쳤습니다.

얽히고설키며 자라고 있는 호박 줄기를 하나씩 그물망에 걸쳐주었습니다.


발우공양 시간이 되어 마무리를 다 못하고 서둘러 울력을 마쳤습니다.

낮에는 경주국립공원 사무소에서 관계자 분들이 스님을 찾아와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경주남산을 잘 가꾸기 위해 애써 주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저녁공양을 하고 4시가 넘어 산아랫밭으로 갔습니다. 양파줄기가 누렇게 변해 수확할 시기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강의가 있고 봉화로 울력을 하러 가기 때문에 오늘 양파를 다 뽑기로 했습니다. 스님과 묘덕법사님, 행자님 둘이 함께 했습니다.


밭의 끝에서 한 두둑씩 맡아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아침까지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땅이 조금 말라서 땅이 굳지도 않고 질척하지도 않아서 양파를 뽑기에 딱 좋았습니다.

“오늘 밖에 시간이 안 나기도 하고, 오늘 뽑기에 딱 좋을 것 같아서 무리를 해서라도 뽑자고 했어요.”


아주 작은 양파부터 주먹보다 큰 양파까지 다양한 크기의 양파가 나왔습니다. 가뭄 중에 스님이 물도 주고 액비도 준 덕분에 꽤 자란 양파도 있었습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져도 여전히 햇살은 뜨거웠습니다. 그래도 네 사람이 함께 하니 앞으로 쭉쭉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긴 두둑의 끝까지 양파를 모두 수확했습니다.

돌아 나오며 고랑에 가득 자란 풀도 뽑았습니다.

“스님, 저녁에 즉문즉설 하시려면 이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두둑 위에 양파를 널어놓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밭에서 잘 말린 후에 저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용한 도구를 깨끗이 씻고 제자리에 둔 다음 스님도 간단히 씻고 방송실로 들어갔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방송실에 자리하고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5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날씨가 무척 덥죠? 그래도 전국 곳곳에는 비가 오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 서울에서 출발하여 저녁에 이곳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낮에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많이 쏟아졌는데 이곳에 도착하니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어젯밤에 비가 조금 쏟아졌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가물었다가 집중호우가 와서 산사태가 나는 일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고3 학생인데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괴롭다며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신념을 강요하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괴로워요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기독교인이십니다. 그래서 자신의 종교를 너무 강요하십니다. 저보고 죄인이니 지옥에 갈 것이라고 말하거나 예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등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강요하십니다.

아버지는 제가 가고 싶은 대학 학과가 전망이 없다고 하시면서 아버지가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희망하십니다. 본인의 희망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종교를 강요하는 어머니, 두 분 사이에서 고3이라는 한참 예민하고 힘든 시기에 부모님과의 잦은 마찰로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의 압박과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조금 현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3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앞으로 5개월밖에 안 남았잖아요. 이 기간에 질문자가 어머니의 종교적 신념을 바꿀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싸우게 되면 질문자가 지치지 않을까요? 또 이 기간에 질문자가 아버지의 희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그런 문제로 신경을 쓸 시간이 없잖아요. 부모님들은 당신들이 대학 가는 게 아니라서 급할 일이 없어요.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듯이 궁한 사람이 뚫어야 하잖아요. 질문자는 시간에 쫓기고 있고, 부모님들은 죽는 일 이외에 어떤 특별한 변화가 없는 여유가 있는 분들이잖아요. 제가 볼 때는 부모 자식 사이를 다 떠나서 그렇게 여유 있는 분들과 질문자가 서로를 변화시키려는 일종의 다툼을 벌인다면 질문자가 손해 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좀 현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상황을 바꿀 수가 없잖아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집을 나와서 자취를 하려고 해도 집을 구할 수 있는 돈도 있어야 하고, 밥을 해 먹으려면 시간도 많이 들죠. 지금 시간이 많다고 하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올해 1년 만이라도 ‘개는 짖어라, 기차는 간다’라는 말처럼 관점을 그렇게 가져보면 좋겠어요.

부모한테 좀 불경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어요. 어머님이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네, 어머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면 되고, 당장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네, 시험 치고 가겠습니다’ 하면서 일단 급한 소나기를 피해 가는 게 필요합니다. 아버님께도 이렇게 말하면 돼요.

‘네,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가 급합니다. 성적이 좀 나와야 제가 가고 싶은 학과를 가든 아버지가 원하는 학과를 가든 할 것 아닙니까?’

시험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디를 갈지 고민하고 있는 건 낭비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은 충분히 이해했으니 수학능력시험을 볼 때까지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뒤로 미뤘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될 것 같아요.”

“수시는 수학능력시험이 시작하기 전 9월에 넣으니까 얼마 안 있으면 수시 원서를 써야 합니다. 아버지는 성적이 좀 나오지 않으면 지방대학이라도 아버지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버님은 어느 학과에 가라고 하시나요?”

“건축학과와 같은 창의적인 학과에 가기를 바라는데 저는 그 분야에 전혀 흥미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어느 학과에 가고 싶은데요?”

“저는 방사선학과에 가고 싶어요. 아버지는 제가 관심이 전혀 없는 창의적인 학과에 가라고 하면서 저보고 ‘평생 병원에서 엑스레이나 찍고 살 거냐’ 하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제 꿈을 낮게 보고 하시는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마찰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 당장은 아버님 말씀에 수긍해야 할까요?”

“지금은 아버지하고 토론할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고3이 될 때까지 몇 년간 아버님께 ‘제 꿈은 이렇습니다’ 하면서 토론을 했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것은 아버지가 금방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잖아요. 질문자도 본인의 희망을 포기할 생각도 없어 보이고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면 이 시간에 여기 와서 질문을 하지도 않을 것 아니에요? 질문까지 한다는 것은 아버님, 어머님만 고집이 센 게 아니라 질문자도 한 고집한다는 겁니다. (웃음)

보통 학생 같으면 부모님이 그렇게까지 권유하면 한번 따라가 보는 게 대다수입니다. 질문자처럼 소신이 있는 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 이런 평가를 하는 게 아닙니다. 아버지의 말도 일리가 있어요. 미래 사회에서는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은 대부분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분야로 진로를 선택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인 것 같거든요. 보통은 아버지가 의사나 변호사를 권하고, 자녀가 창의적인 분야를 가보겠다고 해서 갈등이 생기는데, 이 집은 오히려 거꾸로 되었네요. (웃음)

그리고 아버지의 말처럼 방사선학과가 병원에서만 근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양보하면 좋겠지만 아들도 양보하지 않는데 아버지가 어떻게 양보를 하겠어요? 그러니 아버지를 좀 이해하면 어떨까요? 아버지는 질문자의 꿈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학과는 아주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라서 인공지능에 일을 빼앗길 위험이 있거나, 늘 병원에서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될 수 있어서, 질문자를 걱정하는 거예요. 그래서 좀 더 창조적인 분야가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 제안하신 겁니다.

사람 중에는 단순한 일을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면 혼란스러워서 싫은 사람이 있고, 단순한 일을 반복하면 지루하게 느껴져서 성격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아버지가 세상을 살아온 경험으로 봤을 때 질문자를 좀 더 나은 쪽으로 인도하려고 그런 제안을 한 겁니다. 이렇게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물론 아무리 좋은 의미로 이야기한다고 해도 ‘정승도 제 하기 싫으면 못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아버님 말씀도 일리가 있지만 그 일이 아무리 미래에 전망이 있다 하더라도 내 인생이기 때문에 내 뜻대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있더라도 내가 책임진다는 관점을 가지되 아버지에 대해서는 나를 너무 억압하는 사람으로 보지는 마세요.

‘좋은 제안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죄송합니다. 저는 제 갈 길로 가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아버지를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버지의 제안이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아버님께는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하면 돼요. 그리고 수시 원서를 낼 때 아버지가 희망하는 학과는 질문자의 수준보다 좀 더 높은 대학에 지원해 보면 어떨까요? 질문자가 가고 싶은 방사선학과는 지방대학에 원서를 내는 겁니다. 이렇게 하나는 합격하고 하나는 떨어지도록 조용히 구상해 볼 수도 있잖아요. 아버지와 다투는 것보다 그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행동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위배됩니다. 하지만 어머님이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고, 그 믿음의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인데 어쩌겠어요? 그러니 조금 피해서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교회에 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면 시험 치고 나서 고려해 보겠다고 하고 넘어가고 뒤로 미루면 어떨까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어머님께서 저를 교회에 데리고 가려고 하면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교회에 한번 나가보면 되죠. (웃음) 그런 후 ‘어머님, 저는 가봤는데 별로 감동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 되죠. ‘한 번 더 가보자!’ 하시면 한 번 더 가보고 ‘어머니, 그래도 감동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그걸 왜 두려워해요? 거기 갔다가 혹시 붙잡힐까 봐 두려워요?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를 낳아주고 키워준 어머니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데 한번 가보면 되죠.

그 정도 자신감이 없다면 질문자가 인생관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반증입니다. 어머니가 싫고 어머니의 종교가 싫어서 그냥 반대하는 겁니다. ‘지금은 시험 때문에 바쁘니까 시험 끝나고 한번 가보겠습니다’ 하고 시험 끝난 후에 한번 가보고 ‘저는 맞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면 됩니다.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1년 정도 긴 교육이 아니라 기본교육 정도라면 받아보고 ‘그래도 저와 맞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면 돼요. 만약 교육을 받아보니 결과적으로 좋다면 교회에 계속 다니면 됩니다. 겁날 게 없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고, 세례도 받았지만, 교회는 제 성격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어머님께 ‘저와 맞지 않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성년자이잖아요? 영국의 청교도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민 갔잖아요? 이렇게 이민까지도 가는 데 질문자도 맞지 않으면 집에서 나오면 됩니다. 대학교에 들어간 후에 어머님께 이렇게 말하세요.

‘어머니, 저는 종교의 자유를 위해 이민을 가겠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분가하세요. 종교의 자유를 쟁취하려면 고생 좀 해야 할 거 아니에요?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살아야죠. 인생이 나 좋은 대로만 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부모든 나라든 어떤 자유를 쟁취하려면 고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자는 젊으니까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해 보고 어머니한테 설득이 되면 집에서 덕을 보면서 살면 되고, 도저히 맞지 않으면 좀 고난의 길을 가면 됩니다. 힘들게 없습니다.

어머니가 보수적인 기독교인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어머니의 입장도 생각해야 합니다. ‘네 아들도 전도를 못 하는 주제에’ 이런 소리를 듣게 되면 친구들 사이에서 어머니의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만약 어머님이 권사라면 ‘권사가 아들 하나도 교회에 못 데려온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요. 어쩌면 신앙 때문이 아니라 체면 때문일 수도 있으니 어머니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웃음)

한집에 사는 식구끼리 체면 좀 세워주면 어때요? 지금은 시험 때문에 못 간다고 하고, 가끔 몇 달에 한 번은 체면을 세워주고, 대학 간 뒤에는 일 년에 한두 번 응대해서 어머님의 체면을 세워주세요. 아무리 신앙이 강해도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정도 신앙 못지않게 강합니다.

도저히 못하겠다면 어머니와 대결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독립을 할 각오를 하고 전투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질문자는 현재 전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전투하다 안 되면 나가서 독립할 수준이 못 되잖아요? 올해는 전투를 보류하고 일단 한번 승복해드리고, 그게 도저히 안 되겠으면 내년에 전투를 한번 해 보고 독립하면 됩니다. 그러니 지금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공부에 집중하세요.”

“너무 명쾌한 답변을 해주셨어요. 부모님만 고집이 센 게 아니라 제가 고집 센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좀 현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것은 우리 부모만이 아니라 세상에 나가면 많은 사람이 그렇습니다. 정치인도 신념이 강하고,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도 신념이 강해서 댓글 달고 싸우는 세상 아닙니까?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괴롭다면 내가 스트레스받아서 못 삽니다.

이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인생입니다. 거기에 저항할 것인지,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적응할 것인지, 모두 나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현재 선택을 하는 데에 일종의 한계가 있습니다. 입시를 코앞에 두고 있어서 전투하기에는 불리한 조건에 있습니다. 이것을 감안하지 않고 전투를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만용’에 해당합니다. (웃음)

지금은 약간 고개를 숙이고 5개월의 시간을 넘긴 다음에 싸우든지 자유를 선택하든지 하는 게 좋습니다. 몇 개월만 지나면 성인이 되잖아요. 부모님이 질문자를 아무리 잘 키워주셨다 해도 그것은 어릴 때의 일입니다. 성인이 되는 즉시 신앙과 진로 모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법률적인 결정권이 생깁니다. 지금은 불리한 조건에 있으니 정세를 잘 살펴서 일단 고개를 숙이고 위기를 다 극복한 후에 다시 생각하는 게 필요합니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학업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여자친구와 5년째 싸웠다 좋았다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반복되는 다툼을 줄이고 싶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 고등학생 딸이 친구 한 명과 사이가 틀어지며 매우 힘들어합니다. 지켜보는 저도 속상하고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몰라 더욱 괴롭습니다.
  • 결혼 후 첫 임신을 한 지 20주 되었습니다. 태아가 유전자 이상이 있다고 진단받았습니다. 유산을 하는 것이 맞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한 후 오전에는 행복학교 특강을 하고, 오후에는 전법활동가 입회식을 하고, 저녁에는 봉화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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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인생이다. 거기에 저항할 것인지,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적응할 것인지, 모두 나의 선택이다!!! 고맙습니다

2022-06-29 06:28:43

김정림

부모가 된 지금 질문자의 고민을 들으며 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들에게 선택권을 주겠습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응원하겠습니다.


2022-06-28 16:54:16

고경희

이치

2022-06-28 09: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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