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9.11 행복학교 특강, 농사일
“회사에서 구설수에 올라 너무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랜만에 아침 햇살이 뜨겁게 비췄습니다.

햇살이 부족해서 시들해진 것 같은 벼들도 햇살을 받으니 더욱 파릇파릇하게 반짝이는 듯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가 랜선을 타고 전국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을 차례대로 한 후 스님이 오늘 읽은 경전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이 끝나자마자 작업복을 입고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비닐하우스 4동에 배추 모종을 더 심기로 했습니다. 지난번에 모종이 부족해서 빈자리로 남겨 둔 두 줄에 빼곡하게 모종을 심었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골프선수 김인경 씨가 일손을 도왔습니다. 대구에서 향존 법사님도 달려왔습니다.

오늘도 지하수를 사용하지 않고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을 사용했습니다. 파이프와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은 향존 법사님이 도와주었습니다.

“스님, 파이프와 호스를 단단하게 연결했습니다. 물이 나오나요?”

“네, 잘 나옵니다.”

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저수지에 고이고, 저수지에 고인 물이 논을 가득 채우고, 논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비닐하우스 안에 자라는 작물을 키우고, 스님이 고안해 낸 전기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입니다.

물을 한참 주고 있는데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님, 파이프 연결 부위가 풀어졌습니다.”

수압이 강하니까 연결 부위가 계속 풀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톱으로 파이프에 홈을 판 후 타이로 묶는 부위가 홈에 걸리도록 했습니다. 연결 부위가 더 단단하게 결속이 된 것 같았습니다.



“자, 이제는 튼튼하게 묶어졌어요. 다시 해 봅시다.”

스님은 고랑 사이를 오가며 모종 하나하나 마다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한참 동안 시간이 경과한 후 또 연결 부위가 풀어졌습니다.

“스님, 또 연결 부위가 풀어졌습니다.”

“아이고, 미안해요. 제가 파이프와 호스를 길에서 주워온 걸 사용해서 그래요. 버려져 있는 게 아까워서 재활용을 하려고 한 건데, 자꾸 문제가 생기네요.” (웃음)

계속 풀어지는 연결 부위를 단단히 묶느라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결국 향존 법사님이 스님에게 한 마디를 했습니다.

“스님, 이건 재활용을 하면 더 손해예요. 튼튼한 걸 사 와서 연결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 고급 인력들이 이거 묶느라 시간 낭비를 하고 있어요.” (웃음)

다시 파이프를 튼튼하게 연결하고 물을 주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풀어지지 않고 끝까지 물을 줄 수 있었습니다.

물 주기를 끝내고 스님은 행자님들이 하고 있는 배추 모종 심기에 결합했습니다. 김인경 씨는 벌써 두 시간째 앉아서 모종 심기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스님, 앉아서 계속 일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골프 치는 게 더 힘들어요? 모종 심는 게 더 힘들어요?”

“골프 치는 게 쉽죠.”

“골프 치는 게 너무 힘들면 언제든 스님한테 오세요. 같이 농사짓고 살면 되니까요.” (웃음)

모종을 심으면서 땅 속에 손을 넣어보니 생각보다 땅이 많이 건조했습니다.


“아이고, 땅이 너무 건조하네요. 이러다가 모종이 다 말라죽겠어요. 어제 심은 모종에도 물을 다시 한번 줍시다.”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내렸지만 비닐하우스 안은 건조 했습니다. 어제 심은 모종에도 물을 흠뻑 준 후 아침 울력을 마쳤습니다.


비닐하우스를 나오니 농막 앞에 봉사자들이 한 명씩 도착했습니다. 어제 스님이 비닐하우스와 논 주위에 예초기를 돌리다가 못다 한 구역이 있었는데, 봉사자들에게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햇살이 뜨거워서 예초기를 돌릴 때 너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쉬엄쉬엄 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9시부터는 전국에 정토회 선거관리위원장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거관리위원장은 대부분이 법사단인데요. 오는 9월 25일에 진행되는 정토회 온라인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임하는 자세, 삼의제를 진행하는 방법 등 궁금한 점을 스님에게 묻고, 의문점을 해소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행복학교 특강을 시작했습니다. 행복학교 참가자들이 수업과정 중에 생긴 궁금증을 해소하고 다음 과정인 관계편과 심화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게 안내하는 시간입니다. 행복학교 진행자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본 후 곧바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31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늘 날씨가 흐리다가 제가 있는 이곳은 오늘에서야 햇살이 환하게 비치고 있습니다. 한동안 날씨가 흐려서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다시 강한 햇살이 나타나니 아직도 여름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저는 오늘 아침에 가을배추를 심고, 오전에는 정토회 회원들을 위한 법회를 했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네 명이 사전에 질문을 신청하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회사에서 구설수에 오른 경험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회사에서 구설수에 올라 너무 힘듭니다

“회사에서 구설수에 오른 이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업무에 관련된 내용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소문이 부풀려지더니 나중에는 제가 회사 내 다른 사람에게 꼬리를 쳤다는 식으로 퍼졌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저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하고 넘길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사람들조차 그 이야기를 듣고 또 말을 옮기며 즐거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건 시간이 지나도 그 사람들이 잘 용서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혹시 이 사람도 그런 소문을 들은 건 아닐까’ 하고 위축이 됩니다.

지금은 부서를 옮겨서 주변에서 다들 저한테 잘 대해주시는데 제 스스로 뭔가 흠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일을 무리하게 맡아서 하게 되고, 또 그러다 보니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가족과 남자 친구를 힘들게 합니다. 과거의 일에서 벗어나고 싶고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데 제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질문자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이 좀 잘났나 봐요?” (웃음)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저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웃음)

“잘난 사람은 잘난 값을 지불해야 해요. ‘내가 좀 잘났으니 잘난 값을 지불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큰 문제가 없을 거예요.”

“사람들을 대할 때 제가 위축되고, 대인기피가 생길 정도로 남들의 시선이 많이 신경 쓰여요.”

“그건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면서 잘난 값을 지불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래요. 잘났으면 잘난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쑥덕거림은 내가 잘난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안 됩니다.

사람들이 질문자 뒤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가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잘났는데 잘난 값을 안 내려고 하는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생기는 일이에요.

주변을 한 번 보세요. 사람들이 주로 잘난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지, 자기보다 못난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질문자를 시기하고 질투한다면 그건 잘난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거예요. 이렇게 잘난 값을 내야 해요. 잘 나려고 하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거예요.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대선 후보들도 한번 보세요. 후보의 가족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구설수가 많이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나름대로 지지율이 높고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에요? 인기가 없는 사람들이에요?”

“인기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게 다 잘났기 때문에 잘난 값을 지불하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잘 나고만 싶고 그 대가를 지불하고 싶지 않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비싼 물건을 갖고 싶어 하면서 돈은 조금 내려고 하는 것과 같아요.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스스로도 자기를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질문자가 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문자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 그 정도 대가는 지불해야 해요.

만약 제가 질문자와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질문자가 비난을 많이 받을까요, 스님이 비난을 많이 받을까요?”

“스님이요.”

“그래요. 지금까지 즉문즉설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해라’, ‘이렇게 마음을 내라’ 하면서 남의 인생에 간섭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저는 조금만 잘못해도 사람들이 ‘당신은?’ 이렇게 바로 물고 늘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사람들한테 ‘가능하면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말고, 만약 간섭을 했으면 비난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하고 말하는 거예요.”

“저랑 친한 사람도 그렇게 하니까 속이 많이 상했어요.”

“친한 사람이라고 시기, 질투를 안 하나요? 오히려 나랑 먼 사람들이 시기, 질투를 안 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주로 시기, 질투를 하죠. 길 가는 사람이 갑자기 질문자한테 뭣 때문에 시기, 질투를 하겠어요? 길 가는 사람은 질문자가 잘났는지 못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기, 질투를 안 해요. 오히려 가까이 있는 사람이 질문자가 잘났는지 알고 질투를 하죠.”

“결과적으로 보면 제가 이 일로 인해서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건 마치 돈을 빌려놓고 안 갚으려는 심보예요. 잘나고 싶으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해요. 잘 나고만 싶고 대가는 지불하기 싫은 데서 생기는 문제이지, 그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아니에요.

사람들은 늘 뒤에서 쑥덕거립니다. 남자와 여자가 그냥 서서 이야기만 나누어도 사람들은 ‘둘이서 연애하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은 온갖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기들끼리 킥킥거리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래도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는 게 나아요, 내 앞에서 대놓고 비난하는 게 나아요?”

“안 보는 데서 하는 게 나아요.”

“내가 안 보는 데서 쑥덕거린다는 것은 그래도 예의가 있는 사람들입니까? 예의가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까?”

“예의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웃음)

“그 사람들이 예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면 내가 보는 앞에서 비난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예의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내가 보는 앞에서는 비난을 하지 않고, 내가 없을 때 자기들끼리 수근거린 겁니다.

뒷담화는 인류 역사상 늘 있었던 일입니다. 물론 뒷담화를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앞담화보다는 뒷담화가 나은 편에 속합니다. 뒷면에서 비난을 하는 게 정면에서 비난을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걸 두고 비겁하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의가 있기 때문에 뒤에서 비난하는 거예요. 나를 약간 두려워하기 때문에 뒤에서 비난하는 겁니다. 나를 깔보고 있으면 뭣 때문에 뒤에서 비난을 하겠어요, 아예 앞에서 비난을 하겠죠. 그러니 내 뒤에서 이야기를 하는 건 별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손해를 하나도 안 보려고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상처로 남는 겁니다.

‘내가 잘나고 싶어 했구나. 잘났다고 생각했구나. 그로 인해 받는 과보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안 돼요. 질문자가 못나서 이런 과보를 안 받는 게 낫겠어요?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조금 잘난 게 낫겠어요?”

“저는 잘나고 싶어요.” (웃음)

“그래요. 그냥 잘나고 대가를 지불하세요.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겨도 두려워하지 말고 ‘그래, 잘난 사람은 대가를 지불할 수밖에 없어’ 이렇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사세요.”

“네, 감사합니다.”

“별로 잘나지도 않은 사람이 잘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괴로운 겁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잘나고 싶으면 그냥 대가를 지불하면 돼요. 저는 ‘잘나고 싶다’, ‘못나고 싶다’ 이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잘나고 싶으면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대가를 지불하고 싶지 않으면 못난 척하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인생에는 좋고, 나쁜 게 없어요. 다만 내가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저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표현으로 자주 울 때가 많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는 것이 창피하기도 해서요. 울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 최근에 30년 된 친구가 세 명이나 암으로 아파하고 있어요. 나도 그렇게 될까 봐 죽는 것이 두렵고, 친구들이 아파하는 그 고통을 생각하니 무섭습니다.
  • 미래사회에선 왜 행복이 중요한가요? 뉴질랜드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 사람들이 일을 안 하고 매일 노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삶일까요?

대화를 다 나누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님이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직장에서 구설수에 올라 힘들다는 분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 스스로 잘나고 싶어 했고,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있었어요. 그런 와중에 소문에 휩싸이다 보니 괴로움이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지나 놓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그냥 잠시 입에 올리고 지나간 일인데, 저 혼자 1년 넘는 시간 동안 괴로워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저도 털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마음은 가볍습니다.”

모두 큰 박수로 질문자들을 격려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10분 휴식을 하고 곧이어 4시부터 통일특별위원회 운영위원회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운영위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준비된 안건에 대한 토론을 두 시간 동안 진행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에는 여러 가지 업무들을 처리하고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농사일을 한 후 오전에는 통일특별위원회 의병대회를 하고, 오후에는 산 아랫밭에 고구마순을 치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5

0/200

ㅎㅎ

별로 잘나지도 않은사람이 잘나려고 하니까 괴로운거구나.. 감사합니다

2021-09-20 18:58:17

성대

감사합니다

2021-09-18 00:19:35

청정화

감사합니다.

2021-09-17 17:27:2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