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2.21~22 온라인 일요명상
“명상을 하면 자꾸 의도적인 호흡만 느껴지는데, 어떡하죠?”

2월 21일

안녕하세요. 온라인 불교대학 졸업식이 끝나고 스님은 곧바로 두북으로 가서 오후 내내 비닐하우스 안에 있던 겨울배추를 뽑고 밭을 정리했습니다. 배추는 대부분 얼었다 녹으면서 썩어있었습니다. 가을에 뽑아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는 것보다 보관상태가 못했습니다.

저녁에는 다시 문경수련원으로 돌아와 온라인 일요명상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46번째로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내외에서 2천 여 명이 접속한 가운데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 닥쳐도 봄은 오고야 말 듯이 인생도 그렇다고 격려하며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곳은 문경수련원입니다. 오늘 오후에는 온도가 거의 20도까지 올라갔어요. 두북 수련원이 있는 곳은 24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봄 날씨를 넘어서 여름 날씨 같았어요.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하는 폭이 아주 심해진 것 같습니다.

담장 밑에는 벌써 난초가 파릇하게 올라오고 있었어요.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지만 봄은 결코 오고야 말았습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겨울처럼 아주 힘들 때가 있지만 꾸준하게 수행정진하면 이렇게 봄은 오고야 맙니다.”

이어서 지난주에 올라온 질문을 소개하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했는데, 그중 하나는 명상 때 호흡을 자꾸 의식적으로 하게 된다며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명상 방법인지 질문했습니다.

명상을 하면 자꾸 의도적인 호흡만 느껴지는데, 어떡하죠?

"의식적으로 호흡하고 있습니다. 애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맞게 하고 있는지요?"
"I am trying to breathe consciously. I'm trying not to try, am I doing it right?"

“명상을 할 때는 일부러 호흡을 길게 한다든지, 천천히 하려고 한다든지, 복식 호흡을 하려고 한다든지, 숫자를 센다든지, 이렇게 의도적으로 호흡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호흡이 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면 됩니다. 숨이 가쁘면 가쁜 대로,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대로, 길면 긴 대로 그냥 내버려 두세요. 잠을 잘 때는 의도적으로 호흡하지 않지만 호흡은 계속하거든요. 그것처럼 그냥 두라는 거예요. 다만 알아차리기만 합니다. 숨이 가쁘면 가쁜 줄 알고, 길게 들어오면 길게 들어오는 줄 알고, 그냥 그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의도적으로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의도적으로 하고 있구나’ 하고 그냥 알 뿐입니다. 일부러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호흡을 하는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연 호흡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의도적인 호흡은 힘이 들어서 오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하게 되지만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되어 있어요. 문제는 의도적으로 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저절로 호흡이 자연스럽게 될 때 알아차림을 놓친다는 겁니다. 호흡으로 돌아와서 알아차리면 또 나도 모르게 의도적으로 호흡이 되죠.

자연스러운 호흡을 아무런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알아차리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알아차리려고 하면 의도적으로 호흡을 하게 되고, 호흡이 자연스럽게 돌아가면 알아차림을 놓치는 것이 현실이에요. 그래서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연습을 자꾸 하면 자연스러운 호흡을 알아차리는 쪽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나도 모르게 의도적으로 호흡이 되는 것은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그냥 내버려 두면 됩니다.”

나머지 한 명의 질문에 대해 더 답변을 한 후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명상을 시작하겠습니다. 자세를 바로 하고, 마음을 콧구멍 끝에 모읍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아무 할 일 없는 한가한 마음을 갖습니다. 다만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아차릴 뿐입니다. ‘알아차려야지!’ 하고 너무 애쓰지 않습니다. 그 반작용으로 안 된다고 포기하지도 말고, 그냥 꾸준히 해나갑니다. 관심을 코끝에 지속해서 둡니다. 안 된다고 실망하지도 말고, 된다고 좋아하지도 말고, 그냥 알아차려지면 계속하고, 놓치면 다시 알아차리고, 이렇게 편안한 가운데 꾸준히 해나갑니다.

알아차렸다, 못 알아차렸다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편안한 가운데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코끝에 관심을 둔다’ 이렇게 약간의 의도가 들어갑니다. 조금 있으면 그 의도마저도 놓아버리고, 다만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그다음에는 알아차리기는 알아차리는데 알아차리는 주체도 없이 다만 호흡을 하고 있을 뿐인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조금 짧았기 때문에 40분 동안 명상을 했습니다.

“채팅창에 해보신 소감을 올려 주세요.”

소감이 올라오는 동안 스님은 매월 주말마다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수련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에서는 매월 1회씩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주말 명상과 4박 5일 명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매달은 못 하더라도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씩은 신청해서 조금 긴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명상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채팅창에 올라온 소감을 스님이 직접 읽었습니다.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잘 마쳤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Yeah, I wasn't in discomfort at all. I ended up really relaxed and comfortable. Thank you seunim.”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지나갔지만, 호흡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I had a lot of thoughts pass by inside my head but I did not lose focus of the breath.”

“처음에 몸이 긴장하는 것을 알았고 호흡에 집중하였습니다.”
“The beginning I was aware that my body was tensing up but nevertheless, I was able to focus on the breath.”

마지막으로 각각의 증상에 대해 스님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어떤 것도 명상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입니다. 그 증상은 현재 나의 상태에서 일어날 만한 것이 일어난 것일 뿐입니다. 이것이 현재 나의 상태입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고, 이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각자의 출발점이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다리 아픈 데서 출발해서 다리 아프지 않은 상태로 나아가고, 졸음이 오는 상태에서 출발해서 졸음이 오지 않은 상태로 나아갑니다. 호흡 알아차림이 잘 안 되는 상태에서 되는 쪽으로 나아가고, 상념의 스토리를 만들어 망상을 키우는 상태에서 망상을 피우지 않는 상태로 나아갑니다. 긴장하는 상태에서 출발해서 편안한 상태로 나아갑니다.

각자의 출발점이 조금씩 다르다 하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같습니다. 각자의 출발점에 좋고 나쁜 것은 없어요. 각자가 현재 자신의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상태가 이렇구나!’ 하고 알 뿐입니다. 안 된다고 낙담할 일도 아니고, 잘 된다고 들뜰 일도 아닙니다. 그런 관점에서 편안하게 꾸준히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방송을 마쳤습니다.

방송을 종료한 후 스님은 국제국 활동가들과 요즘 미국의 변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2월 22일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침에 문경 수련원을 출발하여 서울로 향했습니다. 오늘부터 서울 정토회관은 이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각 부서마다 실무자들과 상근 봉사자들은 책장에 꽂힌 책들과 서류들, 컴퓨터, 문구류 등 각종 짐들을 이동하기 좋게 상자에 담는 일을 했습니다.

스님도 이사를 앞두고 그동안 해외에서 받은 선물들과 예전 북한동포 돕기를 했을 때 보관했던 서류들 등 여러 가지 자료들을 박스에 담고 이동할 준비를 했습니다.

이사 준비만 하다 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갔습니다. 내일도 하루 종일 이사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자유롭고 행복하길 원하나요?

누구나 입학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수업 참여가 가능합니다.
당신의 인생을 바꿀 선택!
법륜스님의 온라인 정토불교대학으로 오세요~

▻ 신청마감: 2월 28일(일)
▻ 입학식: 3월 9일(화)

▼ 아래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클릭] https://www.jungto.org/edu/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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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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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스님 감사합니다 호흡알아차림을 의도하지 않고 그냥 알아차림이 목표이군요,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3-03 11:00:38

굴뚝연기

네 스님~각자의 출발점은 다르지만,추구하는 목표지점은 같은 곳을 향해 가는 사람들! 모두가 깨친다면 이곳이 정말 살기좋은 정토가 아니겠는지요^^그러면 살기가 힘들지도 않을것이고요‥ㅜ이렇게 좋은세상 만들려 애써주셔,살기좋게 만들어주시는데 앞장서주셔 스님 고맙습니다^^*목아프신데 생강차도 좋다고하니,끓여드시구요^^건강 잘챙기십시오^^*

2021-03-01 18:50:04

월광

참 고맙습니다.

2021-03-01 08: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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