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2.11 정회원 교육(노원/송파 정토회)
“수행의 제1 원칙”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울 광진정토법당에서 노원, 송파 정토회 정회원을 위한 교육이 열렸습니다.

스님은 오전에 평화재단에서 기획위원회 회의를 한 후 광진구로 출발했습니다. 주간반과 저녁반이 한 번에 모이기 어려워 낮과 저녁으로 나누어 법회를 하되 두 정토회가 함께 모였습니다. 노원, 송파 지역에서 가장 큰 법당인 광진법당에 모였지만 법당이 비좁았습니다.

오후 2시와 저녁 7시에 정회원 법회가 열렸습니다. 교육 순서는 같습니다. 영상으로 10차 천일결사 사업방향에 대한 설명을 보고 정토회 별로 참자가와 새로 선출된 대표, 총무, 부총무 대의원을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10차 천일결사 사업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주었습니다. 주간반 교육을 시작할 때는 10차 천일결사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점과 우려되는 점을 먼저 짚어주었습니다.

“정토회가 만일결사를 시작한 지 2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올해부터는 마지막 천일결사인 10차 천일결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10차 천일결사는 그 전의 천일결사와 같은 천일이기는 하지만, 만일 결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천일이기 때문에, 어떤 천일결사보다 더 중요한 3년입니다. 왜냐하면 아홉 번의 천일결사를 지났지만, 아직 처음 세운 목표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9000일 동안 이루지 못한 밀린 숙제도 이번 천일 동안에 같이 해결해야 합니다.

정토회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운영체계를 바꾸어 왔습니다. 초기에는 절에 들어와서 사는 공동체 구성원이 정토회의 핵심 구성원이었어요. 그러다가 가정을 이루고 사는 재가 수행자들이 주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 조직 편제를 바꾸었고, 그 후에는 대의원 제도를 도입해서 사람들의 민의가 반영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변화해 왔어요. 10차 천일결사에는 아직 미비한 구조를 완결적으로 정비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중앙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10차 천일결사에 가장 큰 변화는 중앙 중심의 활동에서 지역 중심의 활동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정토회는 하나의 조직에서 출발해서 계속 확장을 해왔기 때문에 스님의 법문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늘 중앙 중심으로 운영이 되어 왔어요. 중앙에서 사업을 결정하면 지역에서는 집행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29개의 정토회가 각각 그 지역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형태로 바뀝니다. 중앙에서 사업을 결정하는 것이 절반 정도 된다면, 나머지 절반은 지역 정토회에서 사업을 결정해서 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중앙에는 삼권 분립의 완결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아직 지역 정토회는 완결적인 구조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번 10차에는 지역 정토회에도 삼권 분립의 완결적인 구조가 갖춰져서, 지역 정토회가 자체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고 감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게 되면, 두 가지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첫째, ‘아 이제 우리가 다 결정하면 된다’ 하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결권을 너무 과대하게 해석해서 자신들이 다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겁니다.

둘째, 아무리 지역 정토회에 자결권이 생겼다고 얘기해줘도 옛날부터 해오던 대로 하나하나 다 중앙에 보고해서 결재를 받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 옛날 관습이 아직 남아 있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이제는 각 지역 정토회가 중심이 되어 사업을 결정하는 쪽으로 점차 나아가려고 합니다. 아마 사업의 절반 정도는 여러분들이 선출한 전국대의원들의 심의를 받아서 사업을 결정해 나갈 것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지역적 특수성이 있는 사업은 지역 대의원들의 심의를 받아서 결정을 하게 될 겁니다.”

주간반 교육을 모두 마치자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저녁반 교육에서는 ‘수행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수행자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인생을 살다 보면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화가 날 때도 있고, 짜증이 날 때도 있고, 미워질 때도 있고, 원망을 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여러 가지 정신적인 부정적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럴 때 ‘왜 내가 괴로울까?’ 하고 그 원인을 한 번 살펴보세요.

괴로움은 왜 일어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내가 문제가 있어서, 남편이 문제가 있어서, 자식이 말을 안 들어서, 돈이 없어서, 정치를 잘못해서, 이렇게 무언가 다른 것에 불만족해서 그것 때문에 내가 괴롭다고 진단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괴로움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남편이 일찍 들어와야 하고, 아내가 잔소리를 안 해야 하고,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하고,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야 하고, 이렇게 바깥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해야 합니다. 바깥 세상이 나한테 맞도록 변해지면 내 속에 있던 불만도 없어질 겁니다. 그렇게 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남편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아들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아내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회사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정치도 내 마음대로 안 되죠. 그래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보다 더 능력 있는 존재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합니다.

그런 무한한 능력을 갖고 내가 원하는 걸 뭐든지 다 해결해주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바로 ‘신자'입니다. 이걸 종교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행자예요. 수행자는 신자가 아니고 '수행자', 즉 닦는 자입니다. 신자는 믿는 자이고, 수행자는 닦는 자입니다. 수행자는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진단이 이렇게 돼야 합니다.

‘모든 괴로움은 다 나의 무지로부터 일어난다’

괴로움이 나의 무지로부터 빚어지는 것이니까 나의 무지를 깨우치면 번뇌가 다 사라집니다. 힘 있는 자도 필요 없고, 힘 있는 자에게 빌 필요도 없어지는 거예요. 나의 무지를 깨우치는 것만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나가는 사람이 수행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절에 다니든지 교회에 다니든지 여부에 관계없이 대부분 다 신자예요. 왜냐하면 불평불만의 원인을 항상 바깥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신자가 아니고 수행자입니다.’

이렇게 아무리 가르쳐도 이것을 안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은 그냥 정토회가 하는 일이 좋아서 나오는 신자입니다. 수행자라면 남 탓을 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정확하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 설사 관점을 놓칠 때가 있더라도 ‘죄송합니다. 제가 놓쳤습니다’ 하고 다시 관점을 바로잡는 사람이 발심행자입니다. 이것이 부처로 가는 길입니다. 여러분은 부처로 가는 첫 발을 내디딘 발심행자입니다.

수행의 제1원칙

나의 어떤 고뇌나 불만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사람이 수행자예요. 그렇다고 남이 원하는 대로 내가 다 해주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이 수행자의 제1원칙이에요.

그럼 서원행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남을 탓하지 않은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깨우쳐 주거나, 필요한 것을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어려운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자세를 갖고 살아갑니다. 이 세상 사람들의 괴로움을 나의 문제로 보고, 그것을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겠다고 원을 세운 사람이 ‘서원행자’입니다.

발심행자도 이런 마음을 가지면 좋지만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을 한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서원행자는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예' 하고 어떤 봉사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발심행자는 수행, 보시, 봉사 중에서 수행이 가장 중요해요. 수행적 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서원행자는 다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뭔가 작은 기여를 하겠다는 약속을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행뿐만 아니라 보시와 봉사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에 임원 선거를 할 때 ‘제가 총무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를 찍어 주세요’ 이렇게 선거운동을 했다면, 이 사람은 서원행자 자격이 없는 걸까요, 아니면 발심행자 자격이 없는 걸까요?”

“....”

“이것을 아직 구분할 줄 모르네요. 이 사람은 자기 욕구를 내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수행자의 자격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 발심행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당신이 대표를 좀 맡아 주세요'라고 대중이 원하는 데도 '대표 역할은 너무 힘드니까 안 할래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서원행자 자격이 없는 겁니다. '나는 대표 안 할래요'라고 말했다 해서 이 사람이 수행자의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제 말이 이해가 되세요?”

“네.”

“정토회는 수행자들의 모임입니다. 수행자는 봉사를 하든 보시를 하든 뭘 하든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대가를 바라면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나중에 불만이 생깁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은 수행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에요.

이렇게 수행자인 여러분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를 하지만, 정토회는 그런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가 있는 겁니다.

부처님이 상가를 운영했던 방식의 재구현

더 나아가 정토회는 좋은 일을 하는 것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을 하는 과정도 세상에 모범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정토회의 운영을 아주 민주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받아들여서 민주적으로 운영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부처님께서 상가를 운영했던 방식은 아주 민주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꼭 서구의 민주주의를 모방할 필요는 없어요. 부처님이 상가를 운영했던 방식이 중간에 많이 왜곡되었는데, 이것을 다시 원행대로 복구하는 일만 해도 굉장히 민주적인 운영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삼의제입니다. 정토회에서는 회의를 할 때 과반도 아니고, 3분의 2도 아니고, 삼의제를 통해서 만장일치에 준하는 결론을 냅니다. 그런데 회칙에는 그런 말을 넣을 수가 없으니까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사업을 결정한다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실제로는 모든 결정을 내릴 때 만장일치로 합니다. 그냥 만장일치라고 정해 놓으면, 한 사람이 고집스럽게 반대할 때 안건이 통과가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만장일치에 준하는’ 이런 표현을 쓴 겁니다. 즉,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소수가 되었을 때는 세 번까지 토론의 기회를 준 후 그들 스스로 ‘다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고 안건을 철회해 주는 방식입니다. 반대를 해도 무시하고 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세 번 밟아서 만장일치를 유도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누가 봐도 ‘참 민주적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정토회를 잘 운영해 봤으면 합니다.”

정토회 활동에 대한 즉문즉설

스님은 정회원들이 사업방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다음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차 천일결사 사업 방향은 이해하셨죠? 이제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해보세요. 오붓하게 앉아서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가 일 년에 한 번도 오기 어려워요. 마음껏 이야기해보세요.”

주간반 보다 저녁반 교육시간에 더욱 활발하게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10차 천일결사 사업에 대한 질문 중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중앙의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지역에 있나요

“여전히 중앙에서 절반의 정책이 결정된다고 하셨는데, 중앙에서 결정된 정책이 하부 조직으로 전달되는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예전과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요. 중앙에서 내린 결정을 지역 정토회에서 재심의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요.”

“그런 권한은 지역 정토회에 없어요. (모두 웃음) 지역 정토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중앙에서 안 된다고 하면 재심의를 내려 보낼 수는 있습니다. 지역 정토회에서는 중앙에서 결정한 내용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없어요. 굉장하네요. 저희는 그런 걸 생각도 못 해봤거든요. 앞으로 한번 의논해 보겠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스님도, 참석자들도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질문자는 다른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모둠 중심의 법당 운영,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모둠을 중심으로 법당을 운영한다고 하셨는데, 결국 과거의 팀 체제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만 모둠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결국 팀이 하던 일을 모둠이 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나 싶어요.”

“저도 그럴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둠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지금까지 해온 운영 방식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모둠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요. 모둠으로 운영한다는 것까지만 정해졌어요. 그래서 당분간 법당별로 자기 법당의 처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자유가 주어졌어요.

갖가지 실험을 하면서 공청회를 계속 열어서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제일 낫다고 확정이 되면 전부 따라배우기를 해야 해요. 모둠 운영에 대해서는 여러분에게 재량권이 주어졌어요. 왜냐하면 모둠이 1개밖에 없는 법당, 모둠이 2개인 법당, 저녁반이 많은 법당 등 법당마다 상황이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모둠을 운영할 것인지는 각 법당마다 형편을 고려해서 정해야 해요.

질문자가 말한 것처럼 과거와 똑같이 운영하는 사례도 많이 나올 겁니다. 왜냐하면 보고 들은 것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그럴 위험은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만약 불교대학 진행자가 한 명 더 필요하면, 보조 담당자를 두면 되지 않나요? 굳이 모둠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는지요?”

“질문자는 불교대학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모둠 활동으로 법당을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교대학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굉장히 부차적인 일입니다. 여기서는 우리 법당의 모든 정회원들이 골고루 역할을 맡아서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어떻게 법당이 유지되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사업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말을 붙인 거예요.

과거에는 팀장이 된 사람만 열심히 일하고, 역할이 배정 안 된 나머지 사람들은 법회만 듣고 갔습니다. 이제 모둠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되면 그렇게 못 합니다. 예를 들어 불교대학생 50명을 팀장 한 사람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둠장이 그 업무를 가져오면 10명의 모둠원이 모여서 역할을 나눠야 해요. 그러면 ‘저는 낮에는 못 나오고 저녁밖에 못 나옵니다’ 이렇게 다들 자기 형편을 얘기하겠죠. 이런 형편을 고려해서 10명이 함께 업무를 나누어야 해요. 그래서 정회원 전원이 다 법당 운영에 참여해야 합니다.

모둠은 미래의 법당입니다

늘 한 사람이 책임을 다 지고, 나머지 사람들은 뒷짐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모둠원들이 모두 담당을 하나씩 맡아야 합니다. 이 일은 이 사람이 책임자가 되고, 저 일은 저 사람이 책임자가 되고, 이렇게 운영이 되는 거예요. 이런 연습이 계속되면, 나중에 장소만 하나 마련되면 이 모둠이 곧바로 새로운 법당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모둠의 구성원도 주거지별로 나누도록 했습니다. 주거지를 기준으로 나중에 새로운 법당으로 발전되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지금 불교대학에서도 학사일정 운영하기 위해서 모둠이 있고, 경전반에도 모둠이 있는데, 새롭게 편성하고자 하는 모둠은 이것 하고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모둠이라는 이름이 같을 뿐이에요. 이제 좀 이해가 되셨습니까?”

“네.”

이 외에도 주간반과 저녁반을 통틀어 10차 천일결사 사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모둠에서 각자 한 일을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나요?
  • 전체 사업 방향을 일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실현되는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가 안 됩니다.
  • 모둠으로 운영할 때, 직급 체계는 어떻게 되나요? 과거 직급과 비교하니 헷갈립니다.
  • 모둠을 구성할 때 지역별로 구성하기보다 모일 수 있는 시간별로 모둠을 구성하면 좋겠습니다.
  • 열 명의 모둠을 구성할 때 과거에 각 팀에서 하던 역할을 할 사람이 한 사람씩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요?
  • 모둠이라는 용어 때문에 천일결사자 모둠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가 됩니다. 천결 모둠은 입재하신 모든 분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모둠에는 들어와 있지만 활동을 하지 않는 분이 3-40% 됩니다. 10차 천일결사에서 모둠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모둠 구성을 할 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 열 명으로 구성하는 겁니까? 인원이 최대 열 명인 겁니까?
  • 9차 소임자들이 회향하고 10차 소임자를 정하고 3월 8일부터 바로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소임을 배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자세한 안내와 교육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정토회 운영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질문과 제안이 있었습니다.

  • 대의원은 국회와 같은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의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민의를 수렴하는 역할은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의원을 본 것도 1년에 한 번 정회원의 날 뿐입니다. 실제로 민의를 수렴할 창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의원을 뽑을 때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습니다.
  • 저희 법당에서는 서원행자가 없어서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했습니다. 대의원이 없는 법당의 의견은 누락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상황이 답답합니다.
  • 10차 천일결사에는 전법에 집중하고, 7대 행사와 천도재는 간소화하면 좋겠습니다.
  • 법당에서 지내는 천도재나 사시예불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나요?
  • 저는 모태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불교적인 호칭 대신 사회적인 호칭으로 부르고 법복 대신 조끼를 착용하면 어떨까요?

  • 활동가들이 구글 문서를 사용하기는 하는데 활용을 잘 못하고, 사용한 후에 법당 컴퓨터마다 로그인이 되어있기도 합니다. 활동가를 위한 실무교육에 구글 관련한 교육도 포함되어 있나요?
  • 문서 양식을 한글과 워드, 두 가지를 쓰다 보니 프로그램을 두 개를 사야 합니다. 구글 문서로 통일하면 좋겠습니다.
  • 원래 결사행자 중에서만 법사를 임명했는데, 10차 천일결사부터 서원행자 중에서도 법사 임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서원행자는 원을 세운 사람이고, 결사행자는 한 평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이해했는데, 서원행자를 법사로 임명하는 것을 보니 평생을 안 바쳐도 법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인가요?
  • 경전반 졸업하고 바로 특위 활동을 해서 법당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수행 법회를 나가는데 법당에 가면 객처럼 느껴집니다. 특위 활동가로서 법당에서 정체성이 애매합니다. 법당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 통일특별위원회가 9차에는 특별했던 거 같지만 10차에는 별로 특별하지 않은 것 같아요. '특별'이라는 단어를 굳이 붙여야 하나요? '특별'이라는 말이 사람들을 가르는 용어 같습니다.
  • 수련 참가 기준을 제한할 때 명백한 기준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법당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지신 분이 본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곳에서 법회를 열어달라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어떤 고려를 하고 계신가요?

저녁반 교육을 마칠 때 즈음 한 활동가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운영을 하려니 어려워요.”

“네, 저도 지금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모두 웃음) 제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더 헷갈리나요, 아니면 위로가 되나요?”

“위로가 됩니다.”

“여러분들에게 위로가 좀 되라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 모둠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우리가 같이 만들어가야 해요. 모둠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상부에서 지시를 내려서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야 해요. 왜냐하면 아직 미완성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건물로 치면 뼈대만 지어놓고 분양을 한 거예요. 그러니 내부 장식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는 여러분들이 의논해서 정해야 해요.

내가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법당

아파트 분양을 받고 안에 들어가 봤더니 뼈대만 세워져 있고 아무것도 없어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라고 항의를 하시는데, 이제는 여러분들이 바닥을 타일로 깔지, 대리석으로 깔지, 형편에 따라 의논해서 정해야 해요. 샹들리에를 달지, 형광등을 달지, 여러분들이 정해야 합니다. 칸막이를 하나 더 해야 할지, 덜해야 할지도 여러분들이 정해야 해요. 골격만 세워져 있는 아파트에 여러분들이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이런 방식은 중국식이에요. (모두 웃음) 중국에서 아파트 분양을 한다고 하기에 제가 가서 봤거든요. 뼈대만 만들어 놓고 내부에는 아무것도 손을 안 댔어요. 아파트 가격이 싸다고 해서 가봤는데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나머지는 자기가 돈을 들여 인테리어 업자를 데려와서 공사를 하라는 겁니다. 이런 방식도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몇 십억 원씩 주고 새로 산 아파트에 들어가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내부를 다 뜯어내고 새로 공사를 하잖아요. 이런 방식으로 하면 그럴 일은 없어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내장재를 넣으면 되니까요.”

매년 초에 열리는 정회원교육에는 활동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해도, 꼭 개인적인 어려움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올해는 미완의 작품을 함께 다듬다 보니 개인의 어려움보다 사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습니다.

스님은 밤 11시가 되어 서초 법당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서초에서 서대문정토회와 양천 정토회정회원을 위한 교육이 진행됩니다.

전체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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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과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20-05-15 16:23:08

정지나

그냥 있는 할수있는 그대로 만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2-15 21:16:56

이지은

법륜스님 법문 감사합니다

2020-02-15 07: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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