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17 결사행자회의
“지혜로운 남자를 찾다가 마흔이 넘도록 결혼을 못했어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하루 종일 결사행자 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9차 천일결사를 마치고 10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3월까지 백일은 다음 천일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 대의원회는 결사행자회의가 대신합니다.

천일준비위원회에서는 어제 결사행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초로 수정 보완하여 정토회 대표, 총무, 대의원 선거에 관련된 최종 규정 안을 다시 제출했습니다. 긴 시간 끝에 결사행자들은 선거 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특히 지역별 선거관리위원장을 임명한 후 선거구까지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어서 지역 정토회 별 담당 법사 배정에 대해서도 의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일준비위원회에서 제10차 천일결사 조직개편안 보고가 있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정토회까지 어떻게 개편을 하는 것이 정토회의 전체 사업방향에 맞고 효율적인지 질의응답을 통해 의문점을 해소한 후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이 제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 법당의 민의를 잘 수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기획위원회, 만일준비위원회 등 각 위원회는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열띤 논의를 하였습니다.

긴 시간 토론 끝에 10시에 시작한 회의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다루지 못한 안건은 30일에 다시 만나서 의논하기로 하고 사홍서원을 끝으로 회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오늘은 강연이 없었는데요. 지난 11월 21일 부산 사하구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 내용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지혜로운 남자를 찾다 보니 마흔이 넘도록 아직 남자를 못 만났어요

“저는 나이가 올해 40이 넘었습니다. 남자의 외모나 능력을 크게 보지는 않아요. 다만 저와 얼마나 대화가 잘 통하는지 성격적인 부분을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혼자 있습니다. 제가 정말 놓치고 싶지 않는 욕심 중의 하나가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겁니다. 제가 너무 큰 욕심을 가지고 있는 건지, 저는 계속 혼자 살아야 하는 건지, 스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는 67살인데도 혼자 사는데 나이 40살이 된 게 무슨 큰 걱정이에요? (모두 웃음) > 남자가 장가를 못 가거나, 여자가 시집을 못 가는 이유는 눈이 너무 높아서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지천에 널린 게 남자고 여자예요. 지금 이 자리에도 남자가 많잖아요. (모두 웃음)

질문자가 남자를 못 만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구의 절반이 여자이니까 나머지 절반 중에서 나이가 한 두 살 많거나 한 두 살 적은 남자로 제한하면 그중에 80퍼센트 정도가 없어져 버려요. 그중에 외모가 잘 생겨야 하고, 좋은 직장에 다녀야 한다고 조건을 추가하면 더 숫자가 적어집니다. 여기에 총각이라야 한다는 조건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확 줄어들어 버려요. 그런데 질문자는 거기에다 지혜로운 사람까지 찾는다고 하니 확률이 다시 100분의 1로 떨어집니다.

방금 질문자가 말한 평범한 조건이라고 말한 것들을 70억 인구를 대상으로 컴퓨터에 집어넣으면 어떻게 나올까요? 이 지구 상에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지 검색 창에서 버튼을 딱 누르면, 땡 하면서 숫자가 제로로 나와요. (모두 웃음)

그런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그런 조건을 다 갖춘 사람을 찾으면 죽을 때까지 시집 못 가요. 그냥 죽을 때까지 혼자 살면 되지 억울해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혼자 사는데요 뭐.” (모두 웃음)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눈이 높아서 시집을 못 가는 것이니까 눈만 약간 내리면 얼마든지 시집을 갈 수 있어요.

남자를 만나는 기회의 창을 넓히세요. 먼저 나이부터 아래위로 20세, 20대에서 60대까지로 넓히면 모든 남자 중에 절반은 해당이 돼요. 나이가 40인데 60대와 결혼한 사람들도 많이 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과 나이 차이가 25살입니다. 또 정반대로 프랑스 대통령은 부인이 본인보다 25살 더 많습니다. 고등학교 학생일 때 아이가 셋인 학교 여선생님을 좋아해서 이혼시키고 결혼했어요. 그래도 프랑스 대통령이 됐습니다. 시대가 지금 이런 데도 아직까지 나이를 따지고 있으니까 결혼을 못 하는 거예요. 범위를 좀 확 넓혀보세요. (모두 웃음)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이 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요? 거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혜롭고 어리석고를 따지지 않는다’ 이렇게 입장을 가져야 남자를 만날 수 있어요. 질문자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겁니다.

물론 어쩌다가 그런 남자가 나타나기는 해요. 제 나이가 67살인데도 나이나 처지는 생각 안 하고 젊은 여성과 결혼을 하겠다고 하면, 그런 여성이 저를 찾아올 리가 없어요. 그런 여성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그건 정신질환이 있거나 사기꾼이에요. 그래서 질문자도 지금 제비 같은 사람의 유혹에 넘어갈 확률이 매우 높아요. 어느 날 갑자기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났다고 하면 100퍼센트 제비입니다. (모두 웃음)

그러니 아예 결혼을 안 하든지, 결혼을 하려면 그런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남자면 된다’라고 눈을 낮추면 돼요. 그런데 한 번 물어볼게요. 소형차 새 것이 나아요, 고급차 중고가 나아요?”

“중고가 낫습니다.”

“질문자는 중고를 탈 확률이 높아요.”

“저는 중고도 상관없습니다.” (모두 웃음)

“오래 기다린 사람은 자기 나이 생각을 안 해요. 25살 때 결혼할 상대가 조금 마음에 안 들어 그만두었다면, 35살이 됐을 때는 기준을 더 낮춰야 하는데 오히려 기준이 더 높아져요.

‘그 정도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으면 10년 전에 결혼했지 내가 지금 그 수준과 결혼하게 생겼나’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를 보는 기준이 더 높아지는 거예요. 그리고 질문자가 원하는 정도의 사람은 이미 다른 여성들이 다 데려가고 남은 사람이 없어요. 아니면 겉모습만 보고 데려갔다가 내용이 별 볼 일이 없어서 버린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아요. (모두 웃음)

스님이 이렇게 얘기해서 기분이 조금 상할지도 모르지만, 인생의 이치가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이치를 딱 꿰뚫어 보고 ‘그래도 괜찮다’ 하는 관점을 가져야지, 마치 소녀 시절에 꿈을 꾸듯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나이가 60이 되어도 본인이 소녀인 줄 알아요.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이생에는 결혼을 안 해도 좋다. 그런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겠다.’

이렇게 꿋꿋하게 마음을 먹고 가든지, 아니면 ‘아, 내가 눈이 너무 높구나’ 이렇게 인정이 되면, 그냥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살아보는 거예요. 옛날에는 한 번 결혼하면 두 번은 다시 결혼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결혼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요즘은 같이 살다가 이혼해도 괜찮은 시대잖아요. 일단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한 번 살아보고, 아니다 싶으면 갈라서면 돼요. 좀 가볍게 사세요.

그래도 3일이라도 같이 살다가 헤어지면 결혼에 대한 부담은 없어질 거예요. 그래서 혼자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 생각은 빨리 버리는 게 좋아요. 그래야 사람이 자유롭게 살 수 있죠. 별거 아닌 것 붙들고 그렇게 고민해 봐야 인생만 피곤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솔직하게 얘기하면, 인생이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닌 것을 별거 아닌 줄 알면 가볍게 살 수 있어요. 여러분 중에 고등학교나 대학교 시험에 재수해 본 사람 한번 손들어 보세요.

(몇몇 청중이 손을 들었습니다.)

어때요? 그때는 엄청난 충격이었는데 지금 지나 놓고 다시 돌아보니 재수한 게 인생에서 큰 타격이에요, 별거 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

“네. 별거 아니에요. 그것이 별거 아닌 줄을 어릴 때 알아버리면 인생을 통달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리석기 때문에 그것이 별거 아닌 줄을 모르는 겁니다.

인생이 별 거 아닌 줄을 알고 가볍고 밝게 살아보세요.”

전체댓글 34

0/200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02-12 20:21:30

전은혜

가볍게 즐겁게 살겠습니다

2019-12-25 06:29:57

무지랭이

~~~^^

2019-12-22 14:49:1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