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15-16. 제 2차 전국 통일의병대회, 결사행자회의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안녕하세요. 9차 천일결사 회향식을 마치고 오후 4시부터 제2차 전국 통일의병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정토회 통일의병 3천여 명이 모여 앞으로 3년 동안 활동 방향을 모색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법륜스님에게 10차 천일 통일의병의 활동방향에 대해 법문을 청해 듣고, 질문이나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연찬’을 진행했습니다.

“피곤하시죠?”

“네.”(모두 웃음)

통일의병들은 새벽에 출발해서 하루 종일 9차 천일결사 회향식을 한 후 통일의병대회에 참가했습니다.

“피곤하다고 해도 괜찮아요. 그래도 집에 갔다가 한 번 더 모이는 게 나아요, 지금 하는 게 나아요?”

“지금요!”

“원래는 별도로 해야 하는데 연말에 일정들이 다 바쁘다고 해서 회향식 뒤에다가 추가로 잡았으니까 여기에 불평이 있다면 하루 더 오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웃음)

웃음과 함께 불평이 쑥 들어갔습니다. 스님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이야기하며 통일의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991년에 소비에트가 붕괴되고 유럽에서는 모든 냉전구조가 해체되고 있을 때, 한반도의 냉전구조는 마치 봄의 응달에 잔설이 남아있듯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봄은 오고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결국에는 눈이 녹듯이 한반도의 냉전구조도 해체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갑자기 중국이 부상함으로 해서 다시 한반도에 신 냉전 구조가 형성될지 모르겠다는 위험이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동아시아의 질서가 바뀌는 현상이 나타날 때, 우리는 그때를 기회로 삼아서 통일을 이룰 수도 있겠다. 냉전 구조라 하더라도 강대국에 의해서 판이 딱 짜여 있을 때는 강대국이 짜 놓은 틀에 갇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짜여진 판이 유동적일 때는 우리의 능동적인 활동이 가능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해서 2004년에 평화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올해로 평화재단을 설립한 지 15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

그런데 강대국의 힘에 의해 대세가 이미 기울어져 버리면, 우리가 아무리 몸부림을 쳐봐야 희생만 치를 뿐이지 기회를 잡기는 어렵습니다. 세계는 지금 패권 경쟁에서 변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기회를 점점 놓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완전히 대세가 기울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10년 전보다는 상당히 불리해졌지만 아직까지 문이 닫힌 것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잘 대응하면 강대국들의 경쟁 국면에서 우리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까지 이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통일의병의 활동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처음에는 정부가 통일 정책을 바르게 추진하면서 주변 강국들에게 적절히 대응하도록 우리가 정책적 지원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평화재단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그 일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되겠다’ 해서 2013년에는 통일의병을 창립하게 됐습니다. 처음 3년 동안은 의병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고, 다음 3년은 활동 모델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그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새 정부도 통일을 지향하는 수준이지, 통일이라는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추진할 만한 역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미국과 북한 간의 교착 국면이 지속되면서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그저 쳐다만 보고 있는 형국입니다.

2년 전 한반도에 고조된 전쟁 위기를 극복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평화를 안착시키고 통일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측면에서는 현 정부의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정부가 역할을 잘해주리라고 믿고 전법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한반도 정세가 긴장국면으로 들어간다면, 우리는 정부한테만 이 일을 맡겨 놓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우리가 지금 놓여있습니다.

진정으로 통일의병 활동을 할 의향이 있나요?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평화의 바람이 불고 긴장 국면이 좀 떨어져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봤을 때 여러분들은 ‘내가 통일의병이 되겠다’ 하는 것에만 굉장한 열의를 보여주고, 그 뒤로는 아무런 행동을 안 해요. 통일의병이 되는 게 목표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통일의병이 되고 나서는 대부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게 인생의 목적인 것과 같아요. 부자가 되었지만 이 돈을 가지고 뭘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는 겁니다. 일단은 돈이 많으면 좋으니 부자가 되고 보자는 식입니다. 그 돈을 갖고 무엇을 할 것인지가 없으니까 결국 사치와 향락에 빠져서 개인과 세상에 오점을 남기는 것으로 인생이 끝납니다. 정치권력도 마찬가지예요. 권력을 잡는 것까지는 죽기 살기로 노력하는데 권력을 잡은 후에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한 계획이 없어요. 그래서 대통령이 된 후에 국민들에게 더 큰 희망을 주는 게 아니고 실망을 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가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되는 게 목적입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정토회 회원들도 정회원이 되는 게 목적이고, 통일의병이 되는 게 목적인가 봐요. 되고 나서는 실천 행동을 아무것도 안 해요. (모두 웃음)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서도 앞으로 통일의병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실히 아셨으면 좋겠어요. 통일의병이 되는 게 목적이 아니라 통일의병이 돼서 활동을 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도 반성할 건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한반도의 정세가 좋은 분위기에 놓여 있다 보니까 방심을 해서 활동이 좀 소극적인 측면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점을 감안했기 때문에 오늘 다시 여러분들께 물어보려고 합니다.

‘정말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고 통일의 꿈을 키워 나가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 의지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바쁜 와중에도 행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남이 장에 가니까 나도 거름 지고 장에 간다’는 식으로 너도 나도 통일의병을 한다고 해서 덩달아 나도 의병이 됐을 뿐이라면 내년에도 통일의병을 계속 유지할지 재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들 교육받는 것을 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안 그러면 통일의병이 되어서 동북아 역사기행 가는 게 목적이에요? (모두 웃음)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제가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진정으로 통일의병 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가?’

의향이 없다면 오늘 이 대회를 끝으로 돌아가셔서 ‘저는 통일의병은 사직하겠습니다’ 이렇게 사퇴서를 좀 내달라는 부탁을 드립니다. 내가 의병활동을 할 여력이 안 되고, 의향도 없다면 사퇴서를 내세요. 통일의병은 좀 단출하더라도 의기투합해서 활동할 사람이어야 합니다. 길가는 사람들을 모아 놓았다고 해서 통일의병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최소한 정토회의 통일의병이 되려면 먼저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토회에서는 수행자가 된 사람들 중에서 통일운동에 뜻이 있는 사람들을 통일의병으로 임명한 겁니다. 조선시대로 말하면 수행자는 승려와 똑같습니다. 수행자 중에서 의병을 모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승병이에요. 농민 의병이 아니고 승병입니다. (모두 웃음)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지금 미중의 무역 전쟁이 치열해져 가고 있는데요. 겉으로는 미국이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너무 많은 것을 개선하려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미국의 속심은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도전을 막아야겠다는 입장이에요. 이 입장에는 트럼프와 오바마도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중국에 대한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총만 안 들었다 뿐이지 지금 미국과 중국은 거의 전쟁 국면에 돌입한 겁니다.

첫 번째로 건드린 게 무역 전쟁입니다. 조금 더 세게 건드리고 들어오는 게 홍콩 문제입니다. 지금 홍콩에서 민주화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만약 중국 정부가 홍콩의 민주화를 내버려 두면 중국 본토 안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중국이 군대를 동원해서 민주화를 막아내면 미국은 홍콩이 가진 특별 지위를 없애버리려고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홍콩 배후에 있는 광둥 성의 경제가 거의 폭망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신장 위구르의 인권침해도 아주 심각합니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언급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관여를 하고 있죠.

이렇게 미국과 중국은 지금 홍콩 문제, 대만 문제, 한반도 문제로 대립하면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중국이 잘 막아내면 미국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고, 중국이 이것을 못 막아내면 중국이 분열할 위험이 있습니다. 중국이 혹시라도 분열할 가능성이 있다면 동아시아 판이 새롭게 전개가 되겠죠. 우리는 적어도 중국의 분열을 한 100년 뒤쯤으로 생각했는데 미중의 충돌로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리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됩니다. 그 기회를 활용해서 통일을 이루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에게 천년의 꿈을 실현할 기회가 주어지게 됩니다. 이것을 늘 우리는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남을 해칠 생각은 없습니다. 남북 간에 서로를 존중하면서 평화를 지켜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북한 스스로에 의해서 북한이 몰락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우리가 중국을 분열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중국이 스스로 분열한다면 우리는 그 기회에 우리의 국가 이익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의병은 우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동시에 미래의 국가 발전적인 관점을 가지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사실은 국가가 조금이라도 정신만 차린다면 정치인들이 국내 권력으로 싸울 게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금 이 국면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되느냐?’ 이런 협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국내 권력에 눈이 멀어서 이전투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닥친 위기도 극복하기 어렵고,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기회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그 기회를 포착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어떤 가치관을 두고 삶에 임할 것인가

그래서 깨어있는 국민들이 필요합니다. 깨어있는 국민들이 많아지게 하려면 국민운동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국민들을 각성시켜 나가려고 이렇게 활동을 하는 것이니까 여러분들도 이런 통일의병의 자세와 목표에 대한 충분한 숙지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의병 선서를 다시 한번 읽어보시고, 통일의병이 될 때 배웠던 것을 다시 살펴보시고, 왜 내가 통일의병이 되었는지를 확실히 인식하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힘들어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나라의 평화를 지키고 통일의 희망을 만드는 일에 내가 작은 기여라도 해야 되겠다!’

이런 입장을 분명히 가져야 통일의병 활동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정토회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바빠요’라고 합니다. 저도 다 알아요. 부부생활만 하는 데도 그걸 제대로 못해내서 이혼하는 사람이 있고, 직장생활만 하는 데도 그걸 제대로 못해서 사표 내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여러분들은 직장생활도 해야지, 가정생활도 해야지, 거기다 정토회 활동도 해야지, 거기다 통일의병 활동까지 하라고 하니까 ‘도대체 우리 보고 죽으라는 말이냐?’ 하면서 아우성인데요. 이 일은 죽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살자고 하는 일이에요. 잘 살자고 하는 일입니다. (모두 웃음)

결국은 ‘어떤 가치관을 두고 삶에 임할 것인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거기에 따라서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교통정리가 됩니다.

물론 저는 여러분 전원이 모두 다 통일의병으로서 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저의 바램이고 간절한 꿈이에요. (모두 박수)

그러나 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되잖아요. 요즘은 자기 자식도 자기 마음대로 안 되고, 자기 남편, 자기 부인도 자기 맘대로 안 되는 세상인데, 제가 어떻게 여러분들이 저의 뜻을 다 따르라고 얘기하겠습니까? 저의 바램은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여러분 각자의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그러니 통일의병 활동을 못 할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사직을 하세요. 사직을 안 했는데 활동을 안 하고 있으면 권고사직을 시킬 겁니다. (모두 웃음)

그렇게 해서 비록 통일의병이 얼마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년부터는 의기투합을 해서 활동을 하겠습니다.”

40분간 법문을 듣고 연찬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통일의병 활동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질문,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는 대중공사를 하겠습니다. 자, 누구든지 질문하실 분은 앞으로 나와 주세요.”

공간이 넓다 보니 1,2층 각각 오른편과 왼편 4곳에 마이크를 두고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직접 물을 기회가 오자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통일의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서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는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립니다.

통일의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서 동기 부여가 안 됩니다

“통일의병이 되는 과정들을 보면 얼떨결에 된 경우도 많습니다. 동기부여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안 옮겨지는 것 같아요. 제가 동기부여가 안 되는 이유는 통일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천 년의 중심에 우리나라가 서는 게 정말 가능할까요?

우리 힘으로 통일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동기부여가 돼서 열심히 활동할 텐데, 강대국들에 의해서 동아시아가 재편되는 상황을 보니 옛날처럼 외부의 힘에 의해 우리의 꿈이 좌절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동기부여가 안 되기 때문에 통일의병 활동에 적극적으로 못 나서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30년 전에 제가 정토회를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 가겠다고 발표를 하니까 ‘스님 법문은 참 좋은데, 약간 좀 허황된 소리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처럼 우리가 지금 통일을 꿈꾸는 것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 결국 중국의 시대가 도래하겠죠. 그러면 중국이 우리한테 엄청난 위협이 될 겁니다. 그걸 대비해서는 미국이 좀 마음에 안 들어도 미국이라는 뒷배를 좀 두고 있는 게 낫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미국 편이 되어 버리면 중국의 시대가 왔을 때 보복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중국 편에만 서도 안 되고, 미국 편에만 서도 안 됩니다. 미국이라는 뒷배를 두되, 중국을 적대하지 않는 이런 위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지금 미국이 우리한테 요구하는 건 ‘반중 전선의 최전선에 서서 완전히 미국 편에 서라’ 이겁니다. 반면 중국은 ‘너희 그렇게 하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요구하는 상황에 우리가 끼여 있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상황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만약 미중의 패권 경쟁에서 중국 공산당이 그 권위를 상실하고 붕괴가 된다면, 이것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중국 내에서 정권이 바뀐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되면 중국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원래는 티베트도 중국이 아니고, 위구르도 중국이 아니고, 만주도 중국이 아니었고, 몽골도 중국이 아니에요. 이 지역은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뿐만 아니라 그 주변 나라까지 점령해서 통치하고 있다가 청나라가 망하게 되면서 그 영역을 지금 중국이 다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이 지역들은 원래 중국이 아니었어요. 우리들 중에도 이 지역들이 원래 중국이었다고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이 붕괴되면 중국이 아니었던 이 나라들은 다 원래대로 독립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상황이 100년 후에 올 수도 있지만, 이번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이 져서 분열되면 그 상황이 우리 당대에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남북이 통일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남북이 분단되어 있으면 아무 역할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전쟁을 막아내는 평화가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면 남북이 통일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남북통일의 힘을 갖고 있으면, 이런 변화의 국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가 있어요.

그러니 지금 우리의 상황은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정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당장 확실한 행동을 하겠죠. 그 주식을 사면 반드시 오른다는 게 확실하면 누가 그 주식을 안 사겠습니까. 그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전혀 모르니까 사람들이 안 사는 것 아니겠어요. 통일의병 교육까지 다 시켜놓았는데도 왜 사람들이 잘 안 움직일까요?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노력해봤자 되겠나?’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을 안 하는 거예요. 질문자도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모두 웃음)

그래서 제가 방금 전에 강조를 했잖아요. 아직도 마음속에서 의심이 드는 사람은 이제 통일의병에서 빠지라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빠지고 수가 좀 적더라도 의기투합을 할 사람만 모이라는 거예요.

‘1% 가능성만 있어도 그 1% 가능성을 살려서 기회를 잡자!’

이런 꿈이 있는 사람들만 함께 모여서 의기투합을 하자는 겁니다. 아시겠죠?”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통일의병 교육을 받으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나 사드 배치의 문제점 등 자세하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통일에 장애가 되는 사회문제에 대해 1인 시위라도 해야 하지 않나 건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통일의병의 실천이 무엇인지 그림이 안 그려져요.
  • 한 달에 한 번씩 청와대에 가서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하자’고 압력을 넣으면 어떨까요?
  • 미국, 북한 눈치만 보는 게 답답한데 우리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일상에서 통일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요?

  • 저는 ‘통일의병’이라는 명칭이 불편합니다. 저는 통일을 지향하지만 통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평화보다 대중적이지 못한 용어라고 생각해요. 또 관군이 못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게 의병이라는 것은 좋은데 의병의 말로가 대부분 좋지 않잖아요. 일반 대중에게 ‘통일의병’이 잘 와 닿지 않을 것 같아요.
  •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고 하니 ‘당장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이 불쌍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통일을 늦추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든다’고 반대하는 사람에게 대답을 잘 못했어요. 어떻게 이야기해줘야 할까요?
  • 저는 경전반에서 금강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금강경에서는 ‘상을 놓아라’고 배웠습니다. 통일의병은 통일이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상을 짓는 게 아닌가요?

  • 법륜스님 영상만 보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불교,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상 교재를 다양화하면 좋겠습니다.
  • 통일의병활동 중 외부 활동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부활동 전에 사전 교육이 필요합니다.
  • 저녁부는 통일특별위원회 활동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가 있다고 하는데 통일특별위원회의 활동 범위를 알아야 지원을 결정할 수 있겠습니다.
  • 저녁부가 도움이 안 된다고 평가한 사람은 주간부 활동가인 것 같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에 저녁부가 많이 자원해야 합니다.

연찬은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좋은 말을 많이 듣는 것도 좋지만, 의문을 해소하는 자리도 좋았습니다. 1시간 20분 정도 질문을 받고 스님은 통일의병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격려하며 연찬을 마쳤습니다.

“의문이 해소됐어요?”

“네!”

통일의병대회를 마치며

“오늘 제 말은 사퇴해도 좋다가 핵심일까요?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가 핵심일까요?”

“적극적으로 참여해라.”

“사퇴해도 좋다가 핵심이라고 들으신 분들은 수준이 좀 떨어져서 그렇게 들리는 거예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시라는 얘기입니다. 이게 여러분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통일의병 훈련을 적극적으로 받으시라는 겁니다. 어렵다고 자꾸 빠지지 마시고, 이럴 때일수록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보시라는 거예요. 사회활동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앞으로 훈련을 할 때마다 뭐든 한번 부딪혀서 해봅니다.

이런 활동은 개인의 수행에도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싫은 소리는 다 듣기 싫습니다. 그러나 이런 활동도 몇 번 해보면 다 이골이 생겨서 뻔뻔해져요. 포항에 안 살아도 다 얼굴에 철판이 깔려요. (모두 웃음) 그렇게 자신의 담력을 키워나가는 계기로도 한 번 삼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통일의병대회를 마쳤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날이 저물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빈자리에 천일결사를 준비한 활동가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법사님들에게 함께 청소를 하고 가자고 했습니다.

“법사님들 바쁘세요? 안 바쁘면 의자 치우고, 화장실 청소를 도와주세요. 행사 후에는 원래대로 깨끗이 해놓고 가야 해요.”

법사님들은 화장실을 청소하고 뒷정리를 도운 뒤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정토행자들은 돌아가는 차 안에서 길고 꽉 찬 하루를 보낸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회향식은 마쳤지만, 수행은 끝이 없습니다.

12월 16일, 다음 천일을 준비하는 결사행자회의

천일을 마무리하는 회향식이 끝나고, 다시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평소와 똑같이 천일결사 기도와 명상을 한 후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원고 교정을 본 후 10시 30분부터는 전국에서 결사행자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1박 2일 동안 결사행자들은 다음 천일을 준비하는 회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9차 천일결사가 어제 부로 모두 회향을 했지만, 결사행자들은 10차 천일을 준비하느라 더 바빠졌습니다.

오늘은 다음 제10차 천일결사를 준비하는 총무, 대표, 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상임 천일준비위원회에서 올린 다양한 안건들을 논의하였습니다. 특히 정토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새롭게 제안한 오프라인 전자투표 방식도 직접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점검하기도 하였습니다. 각 지역 정토회 별 법사단 배정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토론이 있었습니다.

저녁 8시까지 부지런히 논의를 했지만 아직 안건이 많이 남았습니다. 다루지 못한 안건들은 내일 다시 검토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전체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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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02-12 18:09:45

무지랭이

1% 가능성에도 진심을 담아내겠습니다~^^

2019-12-25 20:45:24

김나영

저도 동참하고 싶은데요. 역사에 대해 통일에 대해 사람들에게 전파하라는 뜻일까요 스님

2019-12-22 0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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