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9.12.4 원주 공공기관 불자 연합회 초청 강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자꾸 실패해서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강원도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 초청으로 한국 광물자원공사 대강당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본 후 4시 50분에 강원도 원주로 출발했습니다. 차를 타고 1시간 30분을 달려 6시 20분에 광물자원공사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건물 앞에서 스님을 초청한 원주시 공공기관 연합 불자회 회원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강연 전 차담을 나누려고 하는데, 불자회 회장님이 스님에게 강연료를 건넸습니다.

“저는 강연료를 일체 받지 않아요. 성의는 감사하지만, 돈은 받지 않겠습니다.”

스님은 강연료를 바로 거절하고,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현재 원주시는 혁신도시로 지정되어 공공기관이 15개가 들어서 있고 5천 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 현황에 대해 담소를 나누다가 7시가 되어서 다 함께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라 주최 측에서 강연장에 오신 분들에게 주먹 만한 콩설기를 하나씩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6백여 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좌석이 꽉 차서 통로에 앉거나, 뒤편에 서서 듣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스님이 불자회 간부들과 대화를 마치고 강연장으로 입장하자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먼저 원주 공공기관연합 불자회 공동회장 심부경 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지난 4월 혁신도시에 13개 공공기관이 모두 이전하고, 원주 공공기관연합 불자회를 최초로 창립했습니다. 저희 불자회는 지역주민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 좋은 선물이자 기념이 될 만한 행사의 일환으로 법륜스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오늘 스님께서 들려주시는 행복의 대화로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지쳐있던 마음의 평온을 찾길 바랍니다. 우리 불자 연합회에서도 보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전국 혁신도시에서 불자회가 처음 만들어졌다니 축하드립니다. 저는 요즘 절을 비롯한 종교단체에서 강의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일반 공공기관에 가거나 대중과 만나서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강의도 특별히 불교인을 위한다는 전제에서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사람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게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 다른 말로 ‘좀 덜 괴롭게 살 수 있느냐’ 이런 관점에서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개인 상담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자리입니다.

아무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되는데, 가능하면 자기 이야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자, 누구든지 이야기를 시작해보세요.”

오늘은 사전에 질문을 미리 신청받지 않고, 객석에서 손을 들면 마이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5분 만에 강연이 끝난 적도 있습니다. 대학교 병원에 강의를 하러 갔는데 질문하라고 했더니 5분을 기다려도 아무도 하지 않아서 끝냈어요. 집에 빨리 가고 싶으면 질문하지 마세요.”(모두 웃음)

스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을 든 사림이 있었습니다. 혁신도시에는 직장을 이전하면서 주말부부가 된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첫 질문자는 울먹이며 주말부부로 사는 어려움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이는 분위기였는데, 줄지어 손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총 6명이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체력이 약해서 자꾸 실패한다는 질문자와 스님의 대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자꾸 실패해요

“십 대 때부터 30대인 지금까지 체력과 정신력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해왔어요.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니까 정신력도 안 되는 것 같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자꾸 실패해서 늘 불만스럽습니다. 지금은 2년 반 째 운동을 꾸준히 해왔는데요. 운동을 하니까 오히려 집안일을 할 체력이 더 부족합니다. 체력은 키워야 하니까 운동은 계속하되 집안일은 아예 팽개치고 아이들과 제 공부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중략)

흥미 있는 것을 하면 좀 나아질까 했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채널 운영은 정말 재미있지만 밤에 편집하다 보면 어느새 잠들어 있어요. 아이들을 재울 때도 제가 먼저 잠들어버릴 때도 많고요.

그 정도로 저는 체력이 항상 고민입니다. ‘내 체력이 이 정도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들도 이 정도만 해야지’ 이렇게 욕심이라 생각하고 좀 포기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데 제가 자각을 못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첫째, 말이 너무 많아요.” (모두 웃음)

“죄송합니다.” (모두 웃음)

“언제까지 얘기하나 했는데, 그래도 그 정도에서 끝나서 다행이에요. 질문자가 말이 많은 것은 ‘내가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으면 저 인간이 멍청해서 내 말을 못 알아듣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스님이 아주 영리한 사람이라고 믿으면 말을 길게 하지 않아요. 간단하게 얘기하죠. 스님은 모르면 반드시 왜 그러냐고 다시 질문을 하잖아요. 말을 많이 하는 것만 봐도 질문자가 욕심이 많아요. (모두 웃음)

내가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어떤 선수가 100미터를 10초에 달리는 모습을 봤다고 합시다.

‘야, 사람이 10초에 100미터를 달릴 수 있구나. 나도 한 번 해봐야지!’

그렇게 해서 1년간 죽기 살기로 노력하면 100미터를 10초에 달릴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을 것 같아요.”

“내가 열등한 존재라서 그래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게 있겠죠.”

“노력이 부족해서 그럴까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진 않은데요.”

“그래서 내가 테스트를 해봤다고 합시다. 현재 상태에서 100미터를 달려보니까 25초가 나왔어요. 그럴 때 내가 23초를 목표로 해서 3개월, 즉 100일간 노력을 하면 목표가 달성 가능할까요, 불가능할까요?”

“그건 될 것 같아요.”

“그래요. 그것도 안 될 수도 있긴 하지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그러면 여기서 질문자가 뭘 알 수 있어요? 질문자의 인생에서 계속 실패를 많이 했다는 건 목표를 너무 높이 설정했다는 뜻일까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목표가 높았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욕심이라는 거예요. 목표를 너무 높이 설정하면 아무리 애를 써도 거기에 도달할 수 없어요.” (모두 박수)

객석 곳곳에서 탄성과 함께 자연스럽게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현재의 자기 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내가 100미터를 25초에 달린다면 25초를 기준으로 조금 개선하는 건 누구나 다 가능해요. 내가 하루에 화를 열 번 낸다면 ‘한 번은 줄여야지’ 이렇게 목표를 잡는 거예요. 지금 하루에 화를 열 번 내는데 아예 안 내겠다는 목표를 잡으니까 죽을 때까지 달성을 못하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하루에 화를 열 번 냈지만 한 번은 줄여야지.’

이렇게 한 번 줄이는 것은 자기가 점검해볼 수 있잖아요. 100일쯤 기도를 해보니까 10퍼센트 정도는 줄어들었다고 합시다.

‘야, 나도 되네!’

이게 작은 성공이거든요. ‘그러면 한 번 더 줄여봐야지.’ 이렇게 해서 열 번에서 다시 여덟 번을 목표로 도전하면 또 100일 지났을 때 또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죠. 이렇게 작은 성공을 쌓아야 해요. 그래야 자기에게 믿음이 생깁니다.

그런데 목표를 너무 크게 세워서 욕심을 부리니까 자기가 자기한테 믿음이 없는 거예요. 어떤 목표를 세워봐야 ‘또 안 될 건데 뭐’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질문자에게 지금 욕심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게 욕심이 아니에요. 현실에 맞지 않는 목표를 세우니까 욕심이라고 하는 거예요.

여러 가지를 하고 싶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다 욕심은 아니에요. 동시에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면 방법을 모색해야죠. 예를 들어 청소는 청소도구를 도입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죠. 아이들과 같이 있을 때는 즐겁게 보내더라도 아이에게 지나친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이한테 짜증 내면서 맛있는 걸 해줘봐야 하나도 도움이 안 돼요. 짜증을 안 내고 옷을 한 번 덜 갈아입히든지, 짜증을 안 내고 방 청소를 한 번 덜 해주든지, 짜증을 안 내고 반찬을 대충 해주는 게 아이한테는 훨씬 이익이에요. 아이는 엄마가 짜증내고 화내는 데서 상처를 입지, 밥을 조금 적게 해 줬다고 상처 입는 건 아니에요. 아예 밥을 안 주면 몰라도요.

그런데 여러분은 거꾸로 하죠. 이걸 경상도 사투리로 ‘디비 쫀다’라고 해요. 여러분은 인생을 디비 쪼는 거예요. 아이한테 잘해주려고 엄청나게 애를 쓰면서도 정작 아이한테 엄청나게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옷을 자주 빨아주면서 짜증내고, 방 청소해주고 짜증내고, 반찬 하나 더 해주면서 짜증 내요. (모두 웃음) 그러니 나는 나대로 힘들고 애한테는 나쁜 영향을 주는 거예요. 엄마가 행복하게 살면 아이들은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너무 이것저것 하겠다고 목표에 욕심내지 마세요. 이걸 하고 싶다면 딴 걸 좀 대충 해야 해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기는 불가능해요. 제가 여러분과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먹는 것이며 입는 것에 신경을 안 쓰고, 부인이니 자식이니 가족에 신경을 안 쓰고, 돈 버는 데 별로 신경을 안 쓰기 때문이에요. 자는 것마저도 별로 신경 안 써요. 자면 자고, 시간 나면 아무 데나 앉아서 졸고, 밤이라도 일이 있으면 안 자고요. 그래서 거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잡니다. 그렇게 생활하니까 시간이 많이 남는 거예요.

질문자도 그렇게 다른 걸 절약해서 시간을 원하는 쪽에 투여하든지, 안 그러면 일을 좀 적게 벌리든지 해야죠. 이렇게 얘기하면 또 이렇게 말할 거예요.

‘스님은 일 많이 벌리잖아요!’

대신 저는 딴 걸 많이 안 하잖아요. 체력과 정신력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에요.”

“스님, 그리고 제가 아이들이 어릴 때 화를 많이 냈는데, 아이들이 지금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이 됐어요. 제가 스님 유튜브 법문을 정말 많이 보면서 엄마로서 좀 달라졌거든요. 그런데도...”

“그래도 나중에 사춘기 넘어가면 저항을 할 거예요.”

“저항하나요?”

“당연하죠. (모두 웃음) 경전에 이렇게 쓰여 있어요.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다. 깊은 산속, 깊은 바닷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내가 지은 인연에 대해 알고 있으면 문제가 안 돼요. 애들이 사춘기 돼서 막 저항하고 난동을 피워도 빙긋이 웃는 거예요. ‘아, 그래도 내가 너한테 심어준 것에 비해서는 효과가 적구나’ 하고요. (모두 웃음)

그러면 ‘요게 어디 까불어!’ 이런 마음이 없어요. ‘아이고, 엄마가 미안하다’ 이러고 넘어갈 수 있잖아요. 그러면 애들이 아무리 문제를 일으켜도 문제 자체가 안 됩니다. 내가 이미 딱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가 지은 인연을 모르면 ‘착실한 애가 갑자기 왜 그러느냐, 내가 너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어떻게 이러느냐’ 이렇게 해서 싸움이 계속 커집니다. 이미 알고 있으면 싸움이 안 돼요. 애가 뭐라고 저항을 해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아이고, 미안하다. 네가 어릴 때 엄마가 잘못해서 씨앗을 심어놓은 게 드디어 싹이 나는구나. 그런데 나는 한 100의 과보가 돌아올 줄 알았는데 50밖에 안 되네. 이 정도야 받아내야지.’

이렇게 기꺼이 받아버리면 아무 문제가 안 돼요. 과보가 없는 게 아니라, 과보가 문제가 안 되는 거예요. 받을 준비가 딱 있으니까요.

돈 빌린 것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한테 돈을 빌려준 상대가 빚 받으러 와서 돈 달라고 하면 기꺼이 주잖아요. 옛날에 빌렸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것처럼, 내가 이미 애한테서 돈을 빌렸으니까 애가 달라고 하면 이자 쳐서 주면 돼요.

그런 마음을 딱 가지면 전혀 문제가 안 돼요.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넘어지면 일어나야지, 왜 넘어졌는지 고민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과보를 받을 것이라고 딱 예측하고 있어야죠. 그런데 내 생각보다 저항이 좀 적으면 입에 미소를 지어야죠. ‘그래도 교회나 절에 다녔다고 좀 봐주나 보다’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아이들도 고맙게 여겨야 합니다.

‘아이고, 내가 너한테 끼친 나쁜 영향에 비하면 네가 참 잘 자라줘서 고맙다. 엄마는 100만 원 빚 갚으려고 준비했는데 50만 원밖에 안 달라고 하니까 고마워.’

이런 마음을 내면 앞으로 애 키우는 데 아무것도 문제가 안 됩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주말부부입니다. 애들이 어려서 남편이랑 같이 살고 싶은데 직장 때문에 떨어져서 살고 있어요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같이 살면 좋겠다고 했는데 남편은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그냥 따로 사는 것도 괜찮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작년까지 자신감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의욕이 없어졌어요. 사는 게 재미없고, 의미가 없어요.
  • 42살, 미혼입니다. 마흔이 넘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고 혼자 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30년 뒤에 저를 돌볼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돼요. 결혼을 하는 게 좋을까요, 안 하는 게 좋을까요?
  •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사회초년생입니다. 일주일에 5일은 먹고 자고 일만 하고 살고 있어요. 이러다가 일만 하다 죽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하는데 평생 자식 키운다고 고생하다가 병들어 죽는 환자들을 봅니다.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또 행복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고민이에요.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손을 든 사람이 더 있었지만, 강연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강연을 준비한 불자회를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오늘 불교 신자들도 많이 오셨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알아야 해요. 정리를 하면 이렇습니다. 부처님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부처님이었던 게 아닙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깨달아서 부처님이 됐다’라고 알고 있잖아요. 부처님께서 무엇을 깨달으셨어요? ‘연기법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스님은 15분 정도 연기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면한 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직접 체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습니다.

내가 지금 겪는 모든 것이 공부 거리입니다

“훌륭한 스님을 모시고 살아도, 자기가 보는 눈이 없고 듣는 귀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법륜스님이 훌륭한 것과 여러분 개인이 무슨 상관이 있어요? 그림의 떡이죠. (모두 박수)

우리가 경기장에서 어떤 야구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어떤 축구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것과 같아요. 맥주 마시고 오징어 다리 씹으면서 ‘잘한다!’ 이렇게 응원하더라도 자기 건강과는 하나도 관계가 없어요. 오히려 건강을 해칩니다. (스님 웃음) 그러니 축구가 좋으면 골대에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공을 직접 차 봐야 하고, 야구가 좋으면 직접 공을 던져보든지 때려봐야 해요. 그래야 자기가 건강해집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불교 공부를 한다면서 전부 응원석에 앉아 있어요. 훌륭한 사람을 칭찬해주는 것도 좋긴 하겠죠.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남의 얘기만 하지 말고 직접 체험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물어보라고 하면 또 책에 있는 교리 같은 걸 가져와서 내내 묻고 있어요.

그런 것도 기본적으로 필요하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경험하는 거예요. 공부는 언제 어디에서든지 이루어집니다. 남편이 뭐라고 하고, 아내가 뭐라고 하고, 직장에서 한소리를 듣고, 아이하고 얘기하면서 감정이 일어나는 것, 이 모든 게 공부 거리예요. ‘옷을 입었냐, 머리를 깎았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가 지금 겪는 모든 것이 공부 거리입니다.

출가해야 공부가 되는 게 아니에요.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그 장소에서 자기 마음의 작용을 보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수행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다시 한번 불교협회 창립을 축하드리고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박수)

강연을 마치고 사회자가 다시 무대에 올랐습니다.

“저도 스님처럼 강연하는 내내 서 있어보니까 상당히 피곤합니다. 주옥같은 생활 법문을 해주신 스님께 뜨거운 박수 부탁드립니다.” (모두 박수)

이어서 청중 중에 30명을 추첨하여 법륜스님의 신간 ‘지금 이대로 좋다’를 선물했습니다. 스님은 직접 사인을 한 뒤 차례로 책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6백 명 중에 책 선물을 받게 된 사람들은 ‘내 생에 당첨은 처음’이라며 기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준비한 원주 공공기관 연합 불자회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니 11시가 지났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에서 하루 종일 각종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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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민

스포츠 경기 관람하며 응원만 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공부하려하지는 않고 남이 공부하는걸 지켜보기만 한다는 비유가 딱 들어맞네요
직접 뛰고 부딪히며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2020-02-28 11:37:33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참가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0-01-28 22:02:40

힐러리

언니가 요양보호사일 하면서 어르신보다 보호자들한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언니한테 힘이 되어줄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보호자들과의 관계개선에 어떻게 이야기를 해 줘야할지 모르겠네요. . 질문자들의대한 스님 답변 글을 보면서 답을 찿아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12-18 1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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