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주1일봉사
뜨끈한 쌀밥같은 강연-대구 행복한 대화

지난 5월 31일 대구에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4년 만에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오후 2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그날 스님은 총 8명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질문자들은 안타까운 사연을 풀어냈고 참가자들은 서로를 보듬어주었습니다. 이 강연이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요? 이웃을 위해 강연을 준비한 행복 시민들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발대식

이런 큰 행사는 '발대식'으로 시작합니다. 발대식은 5월 12일 화창한 일요일 오후에 열렸습니다. 봉사자들은 서로 얼굴을 익히고 신나게 게임도 했습니다. 웃음소리가 유쾌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게임에 진심인 편(발대식 중)
▲ 게임에 진심인 편(발대식 중)

사전 접수 천여 명

대구 강연장은 420석 규모인데 본격적인 홍보를 하기 전에 이미 천여 명이 사전 접수를 했습니다. 대구 강연에 앞서 5월 20일 부산에서 먼저 지역 첫 강연이 열렸습니다. 그날 총괄과 꼭지들은 시간을 쪼개어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부산 강연장에서 기다리다가 입장하지 못한 분들은 실망과 화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부산 현장을 본 대구팀은 긴장했습니다. 다시 회의를 거듭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사전접수자들에게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한다는 공지와 사과 문자를 보냈습니다.

강연장 풍경

오후 1시 봉사자 도착

봉사자들은 강연장에 아주 일찍 모입니다. 무려 6시간 전, 오후 1시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책상을 옮기고 포스터를 붙이고 현장을 파악합니다.

준비할 게 많아요
▲ 준비할 게 많아요

책 판매팀 준비 완료!
▲ 책 판매팀 준비 완료!

오후 4시 여는 모임

권명순 총괄이 당부했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리다가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화가 많이 날 겁니다. 당연하지요. 그래서 오늘 우리 봉사자들은 무조건 방긋 웃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와 '방긋 웃기'를 선택한 그들은 천하무적, 어벤져스 팀이었습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 아자 아자 화이팅!

오늘도 행복합니다
▲ 오늘도 행복합니다

오후 5시 현장의 시민들

강연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줄을 섰지만, 걱정과 달리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장 대기자가 350명 정도 되었을 때 입장 마감 문자를 사전접수자들에게 보냈습니다. 400여 명이 강연을 기다리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강연을 기다리는 참가자들
▲ 강연을 기다리는 참가자들

오후 7시 30분 강연 시작

축하 공연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타 반주에 맞춘 노랫소리가 흥겹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사람들이 큰 소리로 환호했습니다. 스님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뭐 한다고, 애들처럼 소리를 질러요?”라고 농담합니다. 미리 질문을 접수한 5명과 현장 질문자 3명이 스님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 질문자는 실무 총괄 아들이었습니다. 우연 같은 필연이었습니다. 씩씩한 고등학생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총괄은 1명이 아니라 64명입니다

이날 행복 시민 64명은 140명처럼 일했습니다. 행복 시민1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손영주 행복 시민 이야기

사회를 맡았습니다. 너무 떨렸어요. 실수하지 않으려고 2주 동안 계속 사회자 대본을 소리 내 외웠더니 9살 아이도 다 외워버렸어요. 그날 입을 옷도 신경 쓰이고, 목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 많이 했는데 무사히 마쳐서 후련해요. 주부인 제가 이런 큰 경험을 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아이가 저를 많이 자랑스러워합니다.

임애란 행복 시민 이야기

내부 안내를 맡았습니다. 사전 연습을 세 번 정도 해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활동하느라 조금 바빴습니다. 오늘은 진짜 모자이크 붓다가 된 기분입니다. 스님이 사회참여 활동을 권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봉사하고 싶습니다.

방긋 웃는 얼굴, 최고!
▲ 방긋 웃는 얼굴, 최고!

김인숙 행복 시민 이야기

전화 받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전 접수가 입장권이 아니라는 문자를 받고 항의 전화가 좀 왔어요. 강연 날 화를 많이 내는 전화도 받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 기도하면서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어요. 현장에서는 '괜찮다, 괜찮아'했는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힘들었던 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신광섭 행복 시민 이야기

멀리 영주에서 조점숙, 박경순 님과 함께 왔습니다. 직장생활이 바빠서 봉사를 자주 못 했는데 이번에는 꼭 하고 싶어서 어렵게 휴가 냈습니다. 서로 의논하고 배려하는 시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뿌듯합니다.

뒷정리도 말끔하게
▲ 뒷정리도 말끔하게

강연장에서 봉사자 64명은 한 몸처럼 움직였습니다. 권명순 총괄에게 “팀원들이 이렇게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비결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총괄은 '회의'라고 말했습니다. 봉사자들이 먹을 떡을 결정하는 일부터 스님 책 사인회 위치까지 모두 회의에서 의논했다고 합니다. 작은 일도 회의를 거치니 얼핏 생각하면 시간 낭비 같습니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하는 일은 자발성이 없고 신바람도 나지 않습니다. “총괄은 1명이 아니라 64명입니다”라는 말에 잔잔한 감동이 일어났습니다.

닫는 나누기 중
▲ 닫는 나누기 중


행복 학교2가 열린 지 9년이 되었습니다. 긴 세월입니다. 길이 없는 길을 걸어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행복 시민들은 마을 입구를 지키는 아름드리나무 같았습니다. 그 나무 아래에서 푹 쉬고 온 기분입니다. 행복 시민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글_박언희 희망리포터(대경지부 경주지회)
사진_박우용
편집_도경화(대경지부 동대구지회)


  1. 행복시민 : 행복학교 전 과정을 수료하고 행복시민모임에서 지역 활동을 실천하는 시민 

  2. 행복학교 : 법륜스님 행복학교는 온라인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고 진행자와 참가자가 행복을 배우고 연습하며 '내 것으로 만드는 체험의 장'입니다. 행복학교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학교 신청: http://hihappyschool.com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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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엽

총괄은 64명이라는 말씀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저도 봉사해 보고 싶네요. ㅎ 수고하셨습니다~

2024-06-16 10:27:33

김창심

봉사하시는분들의 밝은 미소가 기쁨을 주네요
시어머니 노릇은 아예 하지 않겠다는 질문자 답변에 속이 후련했습니다
직장상사가 사전예약을 했는데 들어가지 못했다는 말씀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전예약을 하더래도 선착순이라는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강연이 기대됩니다

2024-06-16 09:32:42

현광 변상용

두시간 짜리 강연인데 들인 노력과 시간은 수십명이 며칠을 애쓰신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치만 하고 나면 그 뿌듯함은 비할 데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여러분들 덕분에 강연 듣고 조금이나마 행복해진 분들이 많아지셨을 겁니다.
다음에도 또 하실거지요? ㅎㅎ

2024-06-11 11: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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